사건정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해고의 정당성 유무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① 원고회사는 1991년의 대두 수입자유화조치로 인한 경쟁업체들의 난립과 1997년 말경의 환율급등으로 인한 환차손 등으로 인하여 1994년경부터 경영상황이 극도로 악화되어 1997 사업년도의 당기순손실이 178억원에 이른 데 이어, 1998년 상반기에만도 49억원 상당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인원 및 회사조직의 감축 등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절실하여 정리해고에 관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인정되고, ② 원고회사가 참가인을 해고하기에 앞서 경영난 타개를 위하여, 신규사원의 채용 및 촉탁직원의 재계약 금지, 인력재배치, 한계사업의 정리, 조업중단, 임금 반납, 각종 경비절감 등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자구노력을 계속하여온 점 등에 비추어 해고회피를 위한 상당한 노력을 하였다 하겠으며, ③ 또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사직서 수리기준은 원고회사의 직원들이 회사의 경영악화를 인식하고 원고회사의 인원감축 및 구조조정 작업에 협조하기 위하여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한 상황하에서 이를 전제로 회사와 근로자 대표가 합의, 결정한 것으로서 그 작성의 경위, 대상자 선정기준,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는 실질적인 정리해고기준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 내용 또한 근무성적 및 업무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어서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으로서 합리성이 있다고 판단되며, ④ 비록 원고회사가 참
가인과 개별적인 사전 협의를 거친 바는 없고, 참가인은 과장급 간부직원으로 노동조합원이 아니어서 원고회사의 노동조합이 참가인을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으나, 원고회사는 전직원의 49.8%에 해당하는 조합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과 사이에 사실상 정리해고기준에 해당하는 사직서 수리기준에 관하여 합의하고 이를 토대로 인원감축 대상자를 결정한 점, 참가인 등 극히 일부 사원을 제외한 원고회사의 대부분 사원들이 회사의 구조조정작업에 협조하기 위하여 사직서를 제출한 점, 원고는 저조한 인사고과 등으로 인하여 위 사직서 수리기준의 1순위 대상자에 해당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회사는 정리해고에 앞서 근로자측과의 성실한 사전 협의를 거쳤다고 보여지고, 참가인과 정리해고에 관하여 협의하였다 하여도 위 사직서 수리기준에 의할 경우 그 결과가 달라졌을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하는 바, 이러한 제반 사정을 전체적,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는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이 있다고 하겠다.
참가인의 주장 및 판단
참가인은 먼저, 원고회사는 의원면직을 가장하기 위하여 전직원들에게 사직서 제출을 강요한 뒤 이에 불응한다는 이유로, 자신을 인사적, 업무적, 경제적으로 압박하는 대기발령을 하고, 이어서 해고한 것이므로 자신에 대한 해고는 사직서 제출 거부에 대한 보복조치로서 부당해고에 해당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므로 보건대, 비록 원고회사의 대부분 직원들이 1998.1.5까지 회사의 방침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하였음에도 참가인은 끝내 사직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그 후 원고회사는 참가인을 같은 달 9일 생산본부 산하 개발사업부 개발팀에서 본사 기업문화팀으로 대기발령한 뒤, 같은 해 4.30 해고하였음은 앞서 본 바이나, 나아가 원고회사가 사직서 제출에 불응한 참가인에 대한 보복으로서 참가인을 해고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고, 오히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은 원래 위 개발팀 내에서 지적재산권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원고회사의 1998.1.3자 기구개편에 의하여 기술직 사원들이 자신의 해당 분야에 대한 특허출원 등의 업무를 직접 처리하게 됨에 따라 담당업무가 없어지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인사고과와 직위에 비하여 나이가 많은 편에 속하여 위 사직서 수리기준에 의한 정리해고 대상자에 해당되었으며, 한편 갑 19, 20, 31호증, 을 2, 3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회사의 인사규정 제16조 제1호는 기구의 개편으로 인사관리상 부득이할 때 해당 사원에 대하여 보직해임하고 대기발령할 수 있다고 하고, 원고회사는 참가인을 포함한 기구개편에 따른 잉여인력 5명에 대하여 본사 대기발령을 명한 뒤 1998.1.14 원고회사의 노동조합 위원장과 사이에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기발령자를 같은 달 30일까지 타부서 및 관계회사에 전환배치 노력하되 기한까지 배치가 불가능한 대기발령자는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정리해고하기로 하는 데 합의한 바도 있으며, 또 참가인이 위 대기발령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한 결과 1998.5.28 참가인의 신청이 받아들여져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구제명령을 받은 바 있으나, 그 후 원고회사의 재심신청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는 1998.9.3 원고회사의 참가인에 대한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조치로 인정된다는 이유로 위 구제명령을 취소하는 재심판정을 하였고, 이에 참가인이 이 법원에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부당대기발령구제재심판정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가, 1999.6.15 위 재심판정이 정당하다는 이유로 청구기각의 판결을 선고받은 사실이 인정되는 바, 이에 의하면 원고회사는 그 인사규정에 따라 참가인에 대한 대기발령을 하고, 위 사직서 수리기준에 의하여 원고를 해고하게 된 것이지, 참가인의 사직서 미제출에 대한 보복조치로서 참가인에 대하여 대기발령을 한 뒤 정해진 수순에 따라 참가인을 해고하였던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가 정리해고에 해당한다 할지라도, ① 원고회사는 1994년부터 1996년까지 3개 사업년도에 연속하여 당기순이익을 낸 바 있고, 당기순손실이 발생하였다는 1997년 및 1998년 상반기에도 영업이익은 228억원, 281억원 상당에 달하였으며, 경영상황이 악화되었다면서도 1991년경 동방페레그린증권㈜, 1993년경 해표유니레버㈜를 설립하고, 1994년경 ㈜풍진을 합병하였으며, 그 후로도 꾸준히 신규투자 및 사업확장을 계속하여 1996.12월경부터 1997.10월경까지 사이에 건풍제약, 영육농산, ㈜코코스, ㈜코리아헤럴드, 내외경제신문 등을 인수하는 한편, 중국 석가장 신동방사료, ㈜해표를 설립하고 해표마트 부평점, 목동점을 개점하였으며, 목포사료공장을 준공함으로써 회사의 자산총계 및 투자자산이 증가한 점, 인원감축조치 후 얼마 지나지 않은 1998.7월경 조직을 대폭 확대개편한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회사에 정리해고를 하여야 할 경영악화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할 수 없고, ② 원고회사는
1998.1.12 조직개편에 따른 인사발령을 하기 전인 같은 달 9일 보직을 수행하고 있던 참가인에 대하여 같은 해 2.1자 대기발령 인사를 하고, 대기발령 상태에 들어가기도 전인 같은 해 1.31 참가인에 대한 해고예고통지를 함으로써 참가인에 관한 한 해고회피노력이 아닌 해고노력을 하였다고 할 것이며, 한편 정리해고에 앞서 한계사업 정리 및 조업중단, 일부 공장의 폐업조치를 취하였다고 하나, 그 원인과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하고 있는 데다가 음성공장의 경우 1997.12.31 폐업하였다고 주장한 바 있으나, 세무서에 폐업신고를 하지 않은 채 직원들의 고용보험료를 계속 지급하여 왔고, 음성공장에서 생산한 고춧가루 제품이 1999.3.19경까지 시중에 유통되고 있음이 확인되는 등 거짓 주장임이 판명된 점 등에 비추어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③ 또한 원고회사는 참가인이 사직서를 제출한 바 없음에도 사직서 제출을 전제로 한 사직서 처리기준에 의하여 참가인을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 사직서 처리기준은 노동조합 위원장이 자의적·독단적으로 회사와 합의한 것에 불과하여 이를 비조합원인 참가인에 대한 해고기준으로 적용할 수도 없는 것이고, 사전에 그 기준내용이 원고를 포함한 사원들에게 발표된 바도 없고, 그 내용도 근로자의 입장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서 정리해고기준으로서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④ 1998.4.30에는 참가인 한 사람만을 해고하였을 뿐임에도 그에 앞서 참가인과 해고에 관하여 협의한 바 없이 참가인을 해고하였던 바, 이는 해고 60일 전에 당사자와 성실한 협의를 하여야 할 의무를 이행한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해고는 정리해고로서의 요건과 절차를 갖추지 못하여 위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① 갑 4호증, 을 14, 19호증의 각 1, 을 24호증의 1, 2, 을 25, 31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이종헌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회사의 경우 그 대차대조표 등 회계장부상으로 1995년에 223억원, 1996년에 222억원, 1997년에 228억원, 1998년 상반기에 281억원 상당의 영업이익이 있었던 반면, 영업외 비용이 환율 및 금리의 폭등으로 인한 환차손 및 금융비용의 증가 등의 영향으로 1995년에 258억원, 1996년에 302억원, 1997년에 870억원, 1998년 상반기에 563억원 상당에 이르게 됨으로써, 전체적으로는 1997년에 374억원, 1998년 상반기에 이미 51억원 상당의 경상이익 적자가 발생한 상태이었고, 원고회사의 회사 설립 및 인수, 지점의 설치는 모두 환율 및 금리의 상승으로 원고 회사의 재정상태가 급격하게 악화되었던 1997년 말 이전의 일인 데다가, 대부분 기존의 회사가 외국인 투자자의 철수로 단순 전환된 것(㈜해표의 경우)이거나, 별도의 자금투자 없이 부득이한 사정에 의하여 인수한 것(㈜코코스, ㈜코리아헤럴드, 내외경제신문 등의 경우)이고, 한편 원고회사는 참가인을 해고한 후인 1998.7.30자로 1개의 본부, 3개의 사업부, 33개의 팀, 12개의 공장 내지 사업부(실)를 신설하고, 30개의 담당을 폐지하는 내용의 회사 조직기구개편을 단행한 바 있으나, 이는 종전의 대단위 회사조직을 소규모팀 단위 위주로 개편한 데 따른 것이고, 전체적인 인원은 오히려 감소한 사실이 인정되는 바, 여기에다가 앞서 인정한 원고회사의 경영상황 악화시기 및 경위, 그 밖에 원고회사가 취한 자구조치 등을 더하여 보면, 장부상 영업이익이 발생하였다거나 회사의 설립, 인수, 점포의 개설, 원고회사의 조직개편이 있었다는 점만으로는 정리해고에 관한 원고회사의 급박한 경영상 필요를 부인하기에 부족하고, ② 다음 대기발령이나 해고예고통지는 대상자에 대하여 앞으로 보직을 부여하지 않는다거나 장차 해고처리를 하겠다는 인사발령 또는 그에 앞선 사전통지로서 대상자의 보직 유무나 대기발령 여부와는 무관한 것이고, 또한 원고회사가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1997.12.31경 음성공장의 고춧가루 사업부문을 정리, 폐업하였음은 앞서 본 바이고, 비록 을 38호증의 기재와 이 법원의 무역센터 현대백화점에 대한 사실조회회보에 의하여 위 백화점 슈퍼마켓에서 1999.3.19 유효기간이 2002.1.12로 표시된 원고회사의 해표맛갈고춧가루 제품 2포가 판매된 바 있고, 위 제품을 남품한 회사는 유효기간을 제조일로부터 1년이라고 통보하였던 점이 인정되기는 하나, 그 점만으로는 원고회사가 위 일자 무렵 음성공장의 고춧가루 사업을 중단하지 아니한 채 계속 영업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가사 위 일자 이후에도 그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회사가 정리해고에 앞서
행한 조치들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여 전반적인 원고회사의 해고회피노력 유무에 관한 판단을 좌우할 만한 중대사유라고 보기 어려우며, ③ 또한, 원고회사가 노동조합측과 합의한 위 사직서 처리기준이 사실상 정리해고 기준에 해당하고 그 내용도 합리적이라고 보여짐은 앞서 인정한 바이고, 비록 노동조합이 비조합원인 참가인을 대표할 수 없다고는 하나, 원고회사가 전직원의 절반 가량이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으며 유일한 근로자단체인 노동조합측과 성실한 협의를 거쳐 정리해고기준을 마련한 이상 이를 토대로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함에 있어서는 조합원이냐 비조합원이냐 여부를 불문하는 것이므로 그러한 의미에서 참가인도 위 기준의 적용을 받는다 하겠으며, ④ 원고회사와 참가인이 해고에 앞서 개별적으로 그와 관련한 협의를 한 바 없음은 참가인의 주장과 같으나, 참가인은 1996년 및 1997년의 종합인사고과에서 연속하여 C등급을 부여받는 등 위 사직서 수리기준이 정한 정리해고 대상자에 해당하였고, 원고회사는 해고대상 근로자에 대하여는 해고조치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어서 위 기준에 의하여 계속근무하기를 원하던 직원들을 의원면직의 형식으로 해고시켜 왔음을 고려하면, 원고회사가 참가인과 해고에 관한 사전협의를 하였다 하여도 결과가 달라졌을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므로 결국 참가인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회사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는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이 있어 그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와 견해를 달리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리해고의 요건 및 절차, 위 사직서 수리기준의 성격 내지 적용범위에 관한 판단을 그르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술(재판장), 이정석, 이재권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