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0. 3. 22. 선고 99구19045 판결

판결요지

원고가 조합장으로 당선되고 파업 등으로 회사에 대한 비협조적인 태도가 뚜렷해지자 규정을 빌미로 무단결근을 유도하여 결국 원고를 징계해고한 것으로 이는 노동조합의 운영에 대한 지배·개입으로써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파업의 경위 및 태양, 교섭촉구의 횟수 및 기간, 파업결과 등을 종합하여 보면 불법파업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들고, 불법파업이라고 하여도 파업에 참여한 것이 원고와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를 더이상 지속시키기가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정도의 귀책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힘들어 회사의 조치는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넘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 사건/2000.3.22 선고, 서울행법 제2부 99구19045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황석근, 소송대리인 부평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문병호, 김남근

* 피고/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이미경, 남옥임

* 피고보조참가인/남북택시 주식회사 대표이사 이상덕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용호

* 변론종결/2000.3.8

주문

1.

피고가 1999.5.27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99부노52, 99부해201호 부당노동행위 및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하고, 그 나머지 부분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아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11호증의 1내지 15호증의 2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원고는 1993.11.8 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회사에 입사하여 택시운전기사로 근무하여 오던 중 1998.11.7 노동조합장에 당선되었다.

나.

피고는 원고가 노동조합장에 당선된 이후 차량승무에 응하지 않아 무단결근을 하였고 1998.11.11부터 같은 달 16일까지 6일간 불법파업을 주도하였다는 이유로 징계위원회를 거쳐 1999.1.2 이 사건 징계해고처분을 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징계해고처분이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면서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여 같은 위원회가 1999.3.8 그 신청을 받아들였으나, 참가인 회사가 이에 불복하여 1999.4.6 피고에게 99부노52 및 99부해201호로 재심신청을 하자 피고는 1999.5.27 인천지방 노동위원회의명령을 취소하고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징계해고처분은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을 혐오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하여 한 것으로써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므로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① 1998.10.28 갱신된 단체협약에 의하면 노조전임규정이 삭제되어 노조전임이 아니면서도 1998.11.7 노조조합장에 당선된 이후 이 사건 징계해고처분시 까지 노조조합장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참가인 회사의 배차지시에 불응하여 무단결근을 하였으며, ② 참가인 회사는 1998.9.9 이미 노사간에 임금협정(을 제3호증)이 체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의 중앙단위에서 택시업체 완전월급제 시행을 위하여 단행한 1998.11.11부터 같은 달 16일까지 불법파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였는 바, 이는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44조 제7호, 제10호, 제12호, 단체협약 제44조 제3호, 제11호, 제12호 등의 해고 사유에 각 해당되는 행위이고, 나아가 원고의 위와 같은 비

위행위는 그 경위 및 태양, 비위 정도, 위반횟수, 계속기간 등에 비추어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를 더이상 지속시키기가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정도의 귀책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들 사유를 들어 원고를 해고한 참가인 회사의 조치는 징계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행해진 정당한 것이어서 이 사건 재심판정이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인정되는 사실관계

아래 각 사실은 갑 제3호증의 1 내지 갑 제5호증의 6, 을 제1호증의 1 내지 을 제8호증의 6, 을 제11호증의 1 내지 14호증, 을 제16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 및 증인 김기홍, 이범희의 각 증언 및 증인 이용남의 일부 증언, 이 법원의 중앙노동위원회 및 인천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듯한 증인 이용남의 증언 및 을 제7호증의 1, 2, 을 제17호증의 각 일부기재는 믿을 수 없으며, 달리 반증이 없다.

(1)

참가인 회사의 1996년도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은 1996.7.26부터 1998.7.25까지로 규정되어 있고 그 여유효기간은 3개월로 되어 있다. 위 여유효기간이 끝나갈 무렵 참가인 회사의 요구로 1998.10.14부터 단체협약의 갱신을 위한 단체교섭이 진행되던 중, 참가인 회사는 1998.10.23 진행된 제5차 회의에서 당시 진행되던 조합장 선거에 후보등록한 원고가 조합원들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현 노조집행부가 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서명을 받음으로써 정당한 교섭의 의미가 저해되고 노사간의 신뢰가 무너졌다는 이유로 교섭을 중단한 후 1998.10.24과 10.27 두 차례에 걸쳐 당시 노조집행부에게 관련자에 대한 조치를 촉구하면서 96년도 단체협약의 효력이 1998.10.29부터 정지된다고 통고하였다.

(2)

원고는 1998.11.7 위 조합장 선거에서 조합장으로 당선되었다. 그러자 참가인 회사는 그날 21:00경 1998.10.28 갱신된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이라며 1998년도 단체협약을 사업장 내에 게시하였는데, 그 단체협약에는 4차까지 진행된 교섭을 통하여 1998.9.9 노사간에

체결된 임금협정을 반영하여 수정하기로 합의한 조항이 고쳐진 것 외에 기존 단체협약 제13조의 “조합장의 조합업무 전임을 인정하며 조합장의 전임업무기간은 무급으로 한다”는 규정이 삭제되어 있었다.

(3)

한편,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은 택시업체 완전월급제 시행을 위한 노사 교섭을 진행하여 오다가 결렬에 이르자 파업을 준비하는 상황이었는데, 원고는 1998.11.10 참가인 회사에 위 파업에 참가할 것을 유보한다고 통보하였다가, 1998.11.11 소집된 참가인 회사 노동조합 긴급회의에서

위 연맹 산하 지역노조에 가입할 것과 파업에 참여할 것이 결의되자, 그날부터 위 연맹 산하 인천지역노동조합 남북택시분회장으로서 같은 달 16일까지 진행된 파업(이하 `이 사건 파업'이라한다)을 주도하도록 하였다.

(4)

참가인 회사는 1998.11.18 원고에게 위 파업은 노동위원회의 `자율조정 권고결정'을 무시한 불법파업으로 이로 인하여 회사는 3,800여만원의 운송수입금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가담한 행위에 대하여 원고와 노조집행부가 책임을 질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면을 발송하였고,

이어 1998.11.20, 11.23, 11.25, 11.30 네차례에 걸쳐 단체협약상 노조전임규정이 폐지되었음을 근거로 원고에게 승무를 명하는 근무이행촉구문을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였다.

(5)

참가인 회사는 1998.12.17 위와 같은 근무이행촉구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계속하여 승무에 임하지 않고 있으며 불법파업을 단행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결의하고, 원고에게 1998.12.21 열리는 징계위원회에 참석할 것을 통지하였다가 1998.12.19 위 징계위원회 일

시를 1998.12.28로 변경한다고 통지한 다음 그날 저녁 위 회사 대표이사 이상덕은 원고를 회사 밖으로 불러내어 “전임 조합장들에게는 월급 외에 따로 110만원씩 주었는데, 원고에게는 월 120만원씩 비공식적으로 주겠다”고 제안하면서 회사측의 지시에 잘 따라줄 것을 요구하였다.

(6)

위 요구에 대하여 원고가 거절하자, 참가인 회사는 1998.12.28 사용자측 징계위원으로 상무 이용남, 부장 김철주, 박승만, 차장 신인식 등 4인, 근로자측 징계위원으로 부분회장 임종권, 오상록, 노현국 등 3인이 참석한 가운데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고 해고 4인, 견책 2인, 기권 1인으로 나온 의결결과에 따라 2000.1.2 이 사건 징계해고처분을 하였다. 이 사건 단체협약은 그 제44조 제3호에서 회사에 연락없이 무단결근 계속 3일 이상인 자를, 같은 조 제12호에서 불법적 쟁의행위를 선동, 주도 또는 동조한 자 등을 그 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7)

그런데, 원고 이전의 전 조합장 박종길과 원고 이후에 조합장으로 당선된 이범희는 그 재임기간 동안 계속하여 노조전임으로 근무하면서 참가인 회사로부터 일정한 전임료를 받았다.

다.

판 단

(1)

우선 부당노동행위 부분에 관하여 본다.

앞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할 때, 참가인 회사가 다체협약이 갱신되었다고 주장하는 1998.10.28경은 원고의 서명행위로 인하여 조합선거가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당시의 집행부와 단체교섭을 벌이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인식이 조합원들 사이에 확산되어 있는 시점으로 참가인 회사는 바로 이 사유를 들어 단체교섭을 중단하고 노조집행부에게 진상조사, 관련자 조치 등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에 대한 아무런 해결없이, 또한 중단되었던 교섭을 재개하지도 아니하고 노조조합장만을 상대로 하여 곧바로 단체협약을 갱신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점, 노조로써는 96년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된다 하여도 복지후생 관련항을 포함한 규범적 부분은 여전히 그 효력이 존속되므로 회사가 효력상실일시로 통보한 1998.10.29부터 조합장 선거일인1999.11.7까지 약 열흘 정도의 공백상태로 인하여 근로자들이 받을 불이익은 그리 크지 않고, 또한 단체협약 갱신 교섭시 합의된 중요 부분은 1998.9.9의 임금협정을 통하여 이미 합의된 것으로 한시바삐 이를 수정한 단체협약을 체결할 실익도 없으므로, 교섭과정시 노조측은 전임 1명, 반전임 2명을 인정하고 유급으로 하여줄 것을 주장하고 회사측은 노조전임규정을 아예 삭제할 것을 주장하여 의견 차이가 크게 드러나 유보한 조항을 회사측의 요구대로 삭제하면서까지 1998.10.28경 단체협약을 체결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점, 회사는 이 사건 단체협약이 그 시경 정당하게 체결되었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이후에도 회사에 협조적인 박종길 전 조합장이나, 원고 이후에 조합장에 당선된 이범희 등에게는 계속하여 노조전임을 인정하면서 전임료를 지급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회사는 회사에 협조적이었던 전 조합장 박종길이 낙선하고 비협조적인 원고가 조합

장으로 당선되자 부랴부랴 전조합장인 박종길로부터 소급한 일자로 이 사건 단체협약안에 서명하게 하여 이를 게시하였거나, 당시 진행되고 있던 조합장 선거에서 원고가 당선될 것에 대비하여 미리 박종길을 매수하여 서명하게 한 후 그 결과를 지켜보다가 원고가 당선되자 이를 공표한 것으로 보이고, 또한 원고가 일시적으로 파업을 유보하는 통지를 하는 등의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자 노조전임 여부를 문제삼지 않고 있다가 이 사건 파업으로 참가인 회사에 대한 비협조적인 태도가 뚜렷해지자 위 삭제된 규정을 빌미로 무단결근을 유도하여 결국 원고를 징계해고한 것으로 보이는 바, 이는 노동조합의 운영에 대한 지배·개입으로써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2)

부당해고 부분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징계해고 사유 중 무단결근에 관하여 보면,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전임제의 폐지 및 원고에 대한 승무지시가 부당노동행위의 의사에서 행해진 위법한 것이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승무거부를 해고의 정당한 사유라고 볼 수는 없다.

다음으로 불법파업 참가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3호증의 1 내지 갑 제5호증의 6, 갑 제10호증, 을 제8호증의 1 내지 6의 각 기재 및 증인 김기홍, 이범희의 각 증언, 이 법원의 중앙노동위원회 및 인천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전국민주택시연맹(이하 `택시연맹'이라고만 한다)은 참가인 회사가 소속된 그 연맹 소속 사업자측 대표와 1998.3.19부터 같은 해 6.11까지 8차례에 거쳐 1998년도 임금인상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하였는데 사업자측의 일방적인 교섭결렬 선언으로 교섭이 결렬된 사실, 이후 택시연맹은 1998.9.2까지 수십차례 교섭재개공문을 발송하였음에도 사업자측이 교섭에 임하지 않자 1998.10.31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서를 제출하였으며, 중앙노동위원회에서는 인천지방노동위원회로 이송하여 조정회의를 개최한 결과 자율교섭을 권고하는 행정지도를 하기로 결정한 사실, 택시연맹은 기업별 노동조합별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1998.11.11부터 같은 달 16일까지

이 사건 파업을 진행하다가 1998.11.17 사업자측과 `완전월급제 시행을 위한 노사협의회 구성' 및 `노사 쌍방 고소·고발을 취하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최소화'하기로 합의함으로써 파업을 마무리하고, 1998.11.19부터 1999.3.12까지 위 합의에 의하여 구성된 중앙노사협의회에서 총 16차의 회

의를 하였으나 결렬되자 1999.3.15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중재신청을 하였고, 1999.4.15 인천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중재재정서가 시달되어 완전월급제와 관련한 1년여간의 노사협상을 종결하게된 사실, 이에 참여한 인천지역 50여개 사업장 중 이 사건 처분을 제외하고는 이 사건과 관련하여 조합원을 징계한 바가 없는 사실, 원고의 후임 조합장인 이범희도 정당한 파업이라고 생각하고 이에 동참하였던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위와 같은 파업의 경위 및 태양, 교섭촉구의 횟수 및 기간, 파업의 결과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파업을 불법파업이라고 단정하기 힘들고, 가사 불법파업이라고 하여도 앞에서 지적한 점 등을 참작하여 보면 이 사건 파업에 참여한 것이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를 더이상 지속시키기가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정도의 귀책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힘들어, 이들 사유를 들어 원고를 해고한 참가인 회사의 조치는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넘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치중(재판장), 이재권, 정계선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