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해고예고의 의무를 위반하였다 하더라도 정리해고의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이상 부당해고라 볼 수 없다 ( 2000.09.05, 서울행법 99구28742 )
[요 지] 대한보증보험의 경영상태 악화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정리해고는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이 있는 것으로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된다. 한편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대한보증보험이 이 사건 해고를 하기에 앞서 해고예고 의무를 위반하였다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가 정리해고로서의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한, 위와 같은 점만을 들어 부당해고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사 건 / 2000.9.5 선고, 서울행법 제13부 99구28742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신종기,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영화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이미경
* 피고보조참가인 / 주식회사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 박해춘, 소송대리인 변호사 주완,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최현희
* 변론종결 /b2000.7.18
[주 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1999.8.3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 사이의 99부해277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재심판정의 경위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을 제3호증의 1, 2의 각 기재
원고는 1979.2.1 소외 대한보증보험 주식회사(이하 `대한보증보험'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경영상의 이유로 1998.11.25 정리해고 되었다.
원고는 “위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1999.4.19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판정을 받게 되자, 1999.5.11 중앙노동위원회에 99부해277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1999.8.30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정리해고는 ①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지 아니한 점, ② 정리해고기준에 대해 노동조합과 합의하지 아니한 점, ③ 취업규칙에 위반하는 내용의 정리해고기준을 설정한 점 등의 하자가 있어 정리해고로서의 정당화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일 뿐만 아니라, 해고예고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이루어진 것이어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인정된 사실관계
[인정근거]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7호증의 1, 2, 3, 을 제8호증의 1 내지 5, 을 제9호증의 1, 2, 을 제10호증의 1 내지 4, 을 제11호증의 1, 2, 을 제13, 15호증, 을 제20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 변론의 전취지
대한보증보험의 경영상태 등
대한보증보험은 1996년 이후 자신이 보증을 섰던 국내 기업들이 연쇄도산함에 따라 1996년에는 499억원의, 1997년에는 7,632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등 그 경영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었으며, 1998.10월 말에 이르러서는 그 경영상태가 더욱 악화되어 1조121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하게 되었다. 이에 대한보증보험은 1998.6.20 경영정상화 계획을, 1998.9.12 수정 경영정상화 계획을 마련하는 한편, 1998.10.15 수정 경영정상화 이행계획서 및 이행각서를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하는 등 자구책을 강구하였지만, 내부적인 노력만으로는 경영정상화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자, 1998.10.20 한국보증보험 주식회사(이하 `한국보증보험'이라 한다)와 합병계약을 체결한 다음, 1998.11.25 참가인 회사를 신설하여 이에 합병되었다.
정리해고의 경위
대한보증보험은 1998.1월경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기본급 10%와 상여금 200%를 삭감하였고, 비상대책경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1998.5월경 직원들의 복리후생증진을 위하여 제공하였던 주택구입자금, 임차사택 및 임차보증금의 지원을 축소하기로 하였다. 또 대한보증보험은 임금삭감, 인원감축 등의 안건을 놓고, 1998.9.24부터 1998.10.2까지 4차례에 걸쳐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지만 그 합의점을 찾지 못하게 되자, 1998.10.2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였다. 이후 대한보증보험의 노사 양측은 1998.10.15 피고의 조정안에 따라 `① 사원은 기본급의 30%를, 임원은 연봉의 30%를 각 삭감하고, 상여금 중 200%에 대하여는 성과급제를 도입하며, ② 1998.8월 말 기준으로 총인원의 55.6%를 합병 이전까지 감축하되, 1998.10.31까지 희망퇴직한 직원들에게는 소정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 이후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의 합병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구성된 합병추진위원회는 노사간 합의에 근거하여 직급별 정원을 정하면서, 대한보증보험의 1급 직원의 정원은 현원 42명 중 20명을 감축하여 22명으로 조정하기로 결정하였다.
대한보증보험은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합병 이후의 정원 규모가 정해지자, 1998.10월경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근무평정 80점, 포상 3점, 징계 3점, 근태 3점, 연령 1점, 승진누락 1회당 -0.2점, 부양가족 1인당 0.1점' 등의 정리해고기준을 설정하여,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평가한 다음 직급별 순위를 정하였는데, 위 정리해고기준에 따라 원고는 42명의 1급 직원 중 39위에 해당하여, 정리해고 대상에 포함되게 되었다.
한편, 대한보증보험은 정리해고를 피하기 위하여 1998.10.21부터 10.24까지 희망퇴직자를 모집하였고, 다시 그 기간을 10.29까지 연장하여 추가로 희망퇴직자를 모집하였다. 이에 따라 1급 직원 18명을 포함한 760명의 직원이 희망퇴직 등의 형태로 사직하게 되었는데, 그 결과 1급 직원들 중에서는 위 정리해고기준에 따라 39위로 평가된 원고와 42위로 평가된 오재용 등 2명의 직원이 정리해고 대상으로 남게 되었다. 그런데, 위 오재용은 비상대비자원관리법에 따라 회사가 보유하여야 할 필수 요원이었으므로, 대한보증보험은 위 오재용의 동의를 얻어 그를 2급으로 강등시켜 잔류케 하는 한편, 원고에게는 수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권유하였는데, 원고가 끝내 이에 응하지 아니하자 1998.11.25 합병과 동시에 원고를 정리해고 하였다.
판 단
기업이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는 이른바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하려면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에 기한 것인지 여부, 사용자가 해고회피를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하였는지 여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해고대상자를 선정하였는지 여부, 그 밖에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와의 성실한 협의를 거쳤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해 해고가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지닌 것으로 인정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① 대한보증보험이 1996년 이래 누적된 적자로 인해 전반적인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던 중 한국보증보험과의 합병을 통해 회생의 길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인력 수급을 조절할 필요성이 발생하자 이 사건 정리해고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해고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기한 것으로 인정되고, ② 대한보증보험이 이 사건 정리해고 이전에 임금 삭감, 복리후생비 지원 축소 등 해고 이외의 다른 방법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도모하였을 뿐만 아니라, 합병과정을 거치면서 직급별 정리해고인원이 결정되자, 직원들에게 일정한 퇴직위로금을 지급받고 희망퇴직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거의 대부분의 직원들이 희망퇴직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대한보증보험이 원고를 해고하기에 앞서 해고회피를 위한 상당한 노력을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며, ③ 대한보증보험이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마련한 정리해고기준은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업무능력뿐만 아니라 부양가족의 수 등 근로자의 주관적 사정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서,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에 있어서도 공정하고 합리적인 것으로 판단되며(대한보증보험이 정리해고기준을 설정하면서, 1급 직원들에 대해 참작한 근무평정의 기간을 13년간으로 하였다거나, `문책처분의 말소가 있는 때에는 장래에 향하여 그 문책처분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한 인사규정 제53조 제3항과는 달리, 징계 전력 전부를 해고대상자 선정에 참작할 수 있도록 하더라도, 그러한 기준 자체가 모든 근로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 이상, 정리해고기준으로서의 공정성과 합리성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④ 참가인 회사가 수차례에 걸친 단체협상과 피고의 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인원감축의 규모와 그 기준을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결정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측과 성실한 사전협의를 거친 것으로 인정된다.
위와 같은 대한보증보험의 경영상태 악화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정리해고는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이 있는 것으로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된다. 한편,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대한보증보험이 이 사건 해고를 하기에 앞서 해고예고 의무를 위반하였다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가 정리해고로서의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한 위와 같은 점만을 들어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1994.12.27 선고 94누11132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결 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재홍(재판장), 마용주, 김종기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