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갑 제1, 2, 8~13호증, 을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C 주식회사와 남양주시 D 아파트 신축공사 중 미장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 부분에 관한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2017. 7. 24. 원고와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공사기간 2017. 7. 24. ~ 2019. 4. 30., 공사금액 13억 5,600만 원 등을 내용으로 하는 시공 참여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공사는 2018. 9.경 중단되었고, E가 2018. 12. 31. 원고에 대한 노임 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원고의 C 주식회사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에 관하여 채권가압류 결정을 받았고, 주식회사 F이 2019. 1. 10. 원고에 대한 공사대금 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원고의 주식회사 G, H은행에 대한 각 예금채권 등에 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 I 외 4명의 근로자가 한 임금체불 진정사건에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의정부지청장은 2019. 5. 10. 원고에게 임금 지급 등 법 위반사항을 시정하라고 지시하였다.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의 명의를 빌려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을 뿐, 이 사건 공사에 관한 하도급계약의 주체는 원고이므로 임금 등 지급 채무나 하자에 따른 손해배상채무는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그런데 피고는 근로자들이 작성한 위임장을 제시하며 근로자들에게 전달하겠다면서 원고로부터 합계 205,986,000원을, 자재비(폐기물 처리, 지게차 식대, 안전장비 등을 포함한다. 이하에서도 같다)를 직접 지급하겠다면서 원고로부터 합계 69,164,900원을 각각 별지 미불금액 현황표 기재와 같이 받고도, 이를 정해진 용도에 따라 지출하지 않고 개인적인 용도로 소비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으며, 이로 말미암아 원고는 공사명의자로서 미지급 상태인 노무비, 자재비 합계 275,150,900원을 다시 지급해야 하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
피고의 주장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재하도급받아 공사를 진행하였으므로 피고가 임금이나 자재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와 근로자·관련 업체 사이의 문제일 뿐이다. 그리고 피고는 원고로부터 받은 돈 이상을 근로자와 관련 업체에 지급하였다.
판단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선 시공 참여 계약서(갑 제2호증)의 내용,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의정부지청장이 원고에게 시정지시를 한 근거가 '하수급인이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 그 직상 수급인이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정한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인 점, 원고도 자신이 '공사명의자'라고 주장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이 사건 공사를 피고에게 재하도급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금의 경우 피고가 지급하지 않아 원고가 연대책임을 부담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고, 자재비의 경우 관련 법률행위가 원고 명의로 이루어져 원고가 계약당사자로서 지급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시공참여계약서 특약사항 제3항에도 그러한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로부터 받은 돈을 정해진 업체나 근로자에게 지급하지 않고 다른 용도로 사용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오히려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돈을 지급할 업체나 근로자의 계좌번호와 금액을 알려주면 원고가 직접 송금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고, 다만 임금 대리수령 위임장이 제출된 건에 한하여 피고에게 송금하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실제로 갑 제9호증을 살펴보면 원고가 주식회사 F(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를 상대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에 2018. 11. 1. 500만 원을, 2019. 1. 22. 1,500만 원을 각각 직접 송금한 사실이 인정될 뿐, 원고가 주식회사 F에 지급하라는 취지로 피고에게 자재비를 지급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 노동청에 민원을 제기한 'I 외 4명'이 별지 미불금액 현황표에 기재된 근로자에 포함된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갑 제5, 10호증으로 제출된 각 위임장에서도 확인할 수 없다). 그리고 을 제1, 2, 5호증을 살펴보면, 피고가 원고로부터 송금받은 뒤 이 사건 공사 관련자들에게 송금한 사례들을 다수 확인할 수 있다. 원고가 피고에게 송금한 돈의 합계액에 관하여 원고와 피고가 주장하는 액수에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나, 약 4억 원이고, 피고가 이 사건 공사 관계자들에게 송금한 돈의 합계액도 약 4억 원이다[예금거래실적증명서(을 제5호증)에 송금상대방의 이름과 함께 'D', '미장', '방통', '견출', '식대' 등으로 현장명, 발생 월(月), 업무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또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게 어떠한 손해가 생겼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앞서 든 증거와 갑 제5,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한 근로자들로부터 위임을 받아 원고로부터 그들의 임금을 대신 받은 사실, 위 근로자들이 작성한 '임금 대리수령 위임장'에는 "피고에게 지급된 노임을 본인이 지급받은 것으로 확약하며 금전 사고가 발생할 경우 본인이 민형사상 책임을 지겠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가 위 위임장에 따라 받은 돈 중 근로자에게 주지 않은 돈이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중지급 등의 손해를 입게 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피고를 업무상횡령죄로 고소하였으나 검사는 제1심판결 선고 이후인 2019. 12. 11.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최규홍(재판장) 장윤식 전용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