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19. 7. 29. 원고에 대하여 한 퇴학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장래 희망 관련 원고의 언행
원고는 D고등학교 2학년 재학 중이던 2019. 3. 초경 진로상담 과정에서 담임교사인 F에게 장래 희망을 'G여대 청소부'라고 말하였다. 이에 F이 '꼭 여대 청소부여야 하느냐?'라고 물어보며 환경미화원으로 기록하겠다고 하였으나 '환경미화원은 싫다. 꼭 G여대 청소부여야 한다'고 말하였다.
그 후 원고는 F에게 장래 희망을 '에로 배우' 또는 '누드 모델'이라고 말하였고, 그 이유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이에 F이 '배우'나 '모델'로 적어주겠다고 하자 원고는 그것이 자신이 원하는 직업이 아니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F은 원고의 학교생활세부사항기록부의 '진로 희망'란에 '모델'이라고 기재하였고, 원고의 모인 C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C에게 원고의 장래 희망을 알려주면서 걱정된다는 취지로 말한 적이 있다.
2019. 4.경의 징계 경위
F은 2019. 4. 12.경 '원고가 화장실에서 전자담배 피우는 것을 보았다'는 취지의 다른 학생의 말을 듣고 이를 확인하고자 원고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원고는 이를 부인하면서 F이 믿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F에게 'ㅈ'이나 'ㅈㄴ' 등 욕설이 포함되어 있거나 불손한 어투의 문자를 보냈다.
2019. 4. 16. 원고와 그 부모, F, 인성안전부장교사 등이 학교 건물 1층의 인성안전부에 모였는데, 원고에게 전자담배와 관련한 확인을 하던 중 원고가 흥분하여 '씨발'이라고 말하면서 앉아 있던 의자를 넘어뜨리는 등 분을 참지 못하는 행동을 하였다(원고는, 전자담배를 피우지 않았다는 원고의 말을 믿어주지 않아 화가 나서 그러한 행동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 후 2019. 4. 24. 개최된 교권보호위원회에서 원고의 위와 같은 행동이 교권침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를 학생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하는 의결이 이루어졌다. 당시 F은 위 교권보호위원회에 출석하여 원고의 담임교사를 맡은 이후 원고의 무단결석, 무단지각 등 근태가 매우 불량하여 너무 어렵고 힘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에 따라 2019. 4. 30. 학생생활교육위원회가 개최되었고, 피고는 그 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2019. 5. 1.경 원고에게 출석정지 10일(시행기간 2019. 5. 7.부터 5. 20.까지)의 처분을 하였다.
그 후 원고는 위 10일의 출석정지 기간과 20일간의 체험학습기간을 거친 뒤 2019. 7. 3. 다시 출석하였다.
이 사건 퇴학처분 경위
F은 2019. 6. 21. 원고로 인하여 야기된 정신적 불안증세로 심리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심리상담 및 치료비 지원신청서'를 제출하였는데, 거기에는 원고의 여러 문제 행동들이 기재되어 있는 외에도(앞서 본 장래 희망 관련 원고의 언동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 '본인에게 욕설과 위협 행동을 한 학생이 7. 3.부터 다시 학교에 온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공포스러우며 마음이 불안정함. 앞으로도 그 학생과 마주하며 계속 담임을 해야 한다면 병가 및 휴직을 고려 중이며, 학생이 학교에 오는지 안오는지 3월부터 아침마다 문자와 전화 연락을 하는 것 자체도 매우 부담스럽고 힘든 상황임'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F은 2019. 7. 4. '장래 희망 관련 원고의 언행으로 심한 성적 불쾌감과 수치심을 느꼈고 이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사안들로 극심한 심리적 불안, 불면 및 우울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는 취지의 이유로 교권침해 및 교육활동 보호 관련 심의(조정)를 요구하는 학교교권보호위원회 심의(조정) 신청서를 제출하였다.
2019. 7. 9. 개최된 교권보호위원회는 '교사 F의 입장에서 충분히 피해를 입었다고 사료되어 교권을 침해한 학생인 원고를 학생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하기를 요청하고, F에게 피해자 보호조치(공무상 병가 인정, 심리치료비용 지원)을 실시한다'고 의결하였다.
그 무렵 D고등학교는 '교권 침해 및 무단결석(7일 이상)'을 이유로 원고를 학생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하였고, 2019. 7. 15. 개최된 학생생활교육위원회는 '교권 침해(성희롱 발언) 및 무단결석 7일 이상'을 이유로 원고에게 퇴학 처분을 할 것을 결의하였다[원고의 근태상황을 보면, 1학년에서 질병결석 27일, 미인정결석 36일, 질병지각 10회, 미인정지각 29회, 질병조퇴 31회, 미인정조퇴 16회였고, 2학년에서는 2019. 6. 30.까지 질병결석 16일, 미인정결석 24일(출석정지 10일 포함), 질병지각 3회, 미인정지 각 14회, 질병조퇴 4회, 미인정조퇴 3회였다].
피고는 2019. 7. 29. 원고에 대하여 퇴학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퇴학처분'이라 한다).
그 외
한편 원고는 피고로부터, 2018. 3. 20. 개최된 선도위원회 결의에 따라 흡연, 2019. 3. 22.경 교권침해(담임교사에게 욕설 등)를 이유로 '사회봉사 5일'의 처분을, 2018. 9. 13. 개최된 선도위원회 결의에 따라 2018. 9. 14. 경 무단결석(22일), 징계불이행(위 사회봉사 5일 처분 불이행)을 이유로 출석정지 7일의 처분을 각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9 내지 14, 18호증, 을 제2, 3,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퇴학처분의 적법 여부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퇴학처분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위법하다.
원고와 그 부모는 피고가 보낸 학생생활교육위원회 개최 관련 참석안내문을 받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그 참석안내문에는 학생생활교육위원회 개최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유와 법적 근거 등이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와 그 부모는 학생생활교육위원회에 참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보장받지 못한 것이다. 또한 피고는 원고에게 보낸 조치결과통보서에 이 사건 퇴학처분의 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아 행정절차법 등에 따른 처분이유 제시의무를 위반하였다.
이 사건 퇴학처분에는 그 징계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절차상 위법 주장에 대한 판단
이 부분은 제1심판결 이유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징계사유 부존재 내지 재량권의 일탈·남용 주장에 대한 판단
초·중등교육법 및 시행령, 그 위임에 따른 D고등학교 학생생활교육규정 등에서 학교가 교육목적 실현과 내부질서 유지를 위하여 학생들이 준수하여야 할 사항을 정하고 이를 위반한 행위에 대하여는 징계를 규정할 수 있고 이러한 규율은 가능한 존중되어야 하나, 퇴학은 학적을 박탈하여 학생의 신분 관계를 소멸시킨다는 점에서 징계 중 가장 가혹한 처분에 해당하는바, 위 시행령 및 위 규정상 퇴학처분 관련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적어도 객관적으로 학생신분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 교육상의 필요 및 학내질서의 유지라는 징계의 목적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합리하다고 인정될 수 있을 정도로 중한 징계사유가 있고 개전의 가능성이 없어 다른 징계수단으로는 징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퇴학처분 이유 중 교권 침해(성희롱 발언) 부분에 관하여 본다.
일반적으로 '성희롱'이란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등을 말하는데(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등 참조), 여기서 말하는 성희롱의 전제요건으로서의 '성적 언동 등'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하고,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가 아닌 이상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는 이유만으로 성희롱이 성립될 수는 없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여성인 교사 F의 입장에서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인 원고가 장래 희망이라고 말한 'G여대 청소부', '에로배우', '누드모델' 등에 대하여 다소 불쾌감을 느꼈을 수는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원고가 성적인 의도로 위와 같은 장래 희망을 F에게 말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고(오히려 원고는 친구들에게도 위와 같은 장래 희망을 말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F이 이를 문제삼지 않았고, 그 무렵 원고의 모인 C에게 원고의 위 장래 희망에 관한 상담을 하면서도 자신에 대한 성희롱으로 문제 삼지는 않은 점, 2019. 4.경의 교권보호위원회에서의 진술이나 2019. 6. 21. 제출한 '심리상담 및 치료비 지원신청서'에서 원고의 담임교사로서 본 원고의 잘못들을 거의 빠짐없이 지적하면서도 위 언행은 문제 삼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장래희망 관련 원고의 언행에 대하여 F도 자신에 대한 성적인 발언으로 느끼지는 않았다고 보인다(당시 F이 느낀 불쾌감은 자신을 무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 내지 담임교사의 기준에서 적절하지 않은 장래 희망을 가진 학생에 대한 느낌이었다고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위 언행이 교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를 지적하는 원고 주장은 이유 있다.
다음으로, 이 사건 퇴학처분 이유 중 무단결석 부분에 관하여 본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 내지 8, 16, 20, 21, 23 내지 3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원고에게 2019. 5. 1.자 징계 이전까지 결석 등의 이력이 다수 존재하기는 하나, 위 징계 시점 이후 이 사건 퇴학처분 시점까지의 무단결석은 5일 정도에 불과한 점, 앞서 본 장래 희망 관련 원고의 언행이 교권침해(성희롱 발언)에 해당함을 이유로 원고가 학생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되면서 무단결석이 그 징계사유로 추가되었는바, 교권침해가 문제되지 않았다면 무단결석만을 이유로 하여서는 학생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2019. 5. 1.자 징계처분 이후 원고가 최초로 등교한 바로 다음날부터 위 처분 전에 발생한 사유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퇴학처분 관련 징계절차가 진행되었는바, 원고는 위 2019. 5. 1.자 징계처분 이후 그 개전 여부를 평가받을 최소한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였다고 보이는 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31조 제2항은 "학교의 장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징계를 할 때에는 학생의 인격이 존중되는 교육적인 방법으로 하여야 하며, 그 사유의 경중에 따라 징계의 종류를 단계별로 적용하여 학생에게 개전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D고등학교 학생생활교육규정 제14조 제2항 역시 같은 취지로 규정되어 있는데, 2019. 5. 1.자 처분과 이 사건 퇴학처분의 각 경위, 위 각 처분 시점 및 징계사유 등에 비추어 보면, 형식적으로 출석정지와 퇴학 처분이 이어졌을 뿐, 실질적으로 그 사유의 경중에 따른 징계 종류의 단계별 적용이 이루어졌다고 평가하기 어렵고, 원고의 인격이 존중되는 교육적인 방법이었다고는 보기 어려운 점, 이 사건 퇴학처분은 징계의 종류 중 가장 무거운 처분으로서 원고의 현재 및 장래의 삶에 미칠 수 있는 불이익의 정도가 매우 큰 점, 원고가 본인의 잘못을 반성하고 현재 학교에서 성실하게 학업을 마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원고의 부모 역시 원고에 대한 선도를 다짐하는 점, 원고의 졸업예정일이 얼마 남지 않은 점 등의 사정까지 감안하여 보면, 무단결석만을 이유로 하여 서는 이 사건 퇴학처분이 원고에게 지나치게 불이익을 지우는 것으로서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그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하였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소결론
이 사건 퇴학처분은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고, 전체적으로는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어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달리 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퇴학처분을 취소하기로 한다.
판사 김승표(재판장) 김세용 조장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