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고등법원판결

수원고등법원 2022. 7. 7. 선고 2021나18043 판결

주문

1.

이 법원에서의 선정당사자 선정에 따라 제1심판결 중 원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 D에 대한 부분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원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 D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원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 D과 피고 사이의 소송총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 및 위 선정자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피고 회사는 전자전기기계기구 및 관련기기와 그 부품의 제작,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들은 용역관리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J, 주식회사 H, 주식회사 I 등(이하 ‘이 사건 각 용역업체’라 한다)과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회사의 기흥캠퍼스, 화성캠퍼스 등에서 임원 등의 차량을 운전하는 ‘전담기사’ 또는 피고 회사의 업무용 차량을 운전하는 ‘업무기사’로서 운전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원고들의 근무 기간 및 장소, 수행업무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순번 성명 용역업체<1> 근무기간<2> 근무장소<3> 수행업무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8, 9, 2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1)

근로자확인

원고들은 이 사건 각 용역업체와 각 근로계약을 체결한 다음 피고 회사의 기흥캠퍼스, 화성캠퍼스 등에서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는데, 피고 회사가 원고들의 채용에 직접 관여하였고, 근무지 변경 등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였으며, 원고들에 대하여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였으므로, 원고들과 피고 회사는 파견근로관계에 있었다.

따라서 원고들은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일부개정되어 2007. 7. 1. 시행되기 전의 것) 제6조 제3항에 따라 각 입사일로부터 2년이 초과된 날(원고는 2002. 1. 11., 선정자는 2002. 4. 8.)에 피고 회사에 고용된 것으로 간주되므로, 피고 회사는 위 각 시점부터 원고들에 대하여 사용자 지위에 있다.

2)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 등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게 직접 고용간주일부터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 회사는 2020. 10. 31. 기준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액, 즉 원고에게 531,489,343원, 선정자에게 501,323,330원 및 이에 대한 각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나아가 2020. 11. 1.부터 원고들을 복직시키는 날까지 각 월 5,122,213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4>

나.

피고 회사의 주장

1)

주위적 주장

피고 회사는 원고들의 채용절차에 개입한 사실이 없는 점,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인사발령을 낸 사실이 없는 점, 피고 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구체적인 업무지시가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피고 회사로부터 지휘ㆍ감독을 받은 파견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2)

예비적 주장

가)

원고들의 손해배상액의 기준이 되는 급여는 피고 회사 소속 무기계약직 운전기사들의 급여가 되어야 하고, 손해배상액도 원고들이 각 업무내용에 따라 개별적으로 산정되어야 하는데, 원고들이 손해배상액 산정의 기준으로 삼은 근로자들(BC, BD, BE, BF, BG)의 급여에는 성과인센티브, 연차보상비, 학자금 등이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근무기간도 원고들보다 훨씬 길어 위 근로자들의 급여를 기준으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하여서는 안 된다.

나)

원고들이 이 사건 각 용역업체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거나 퇴직연금을 지급받은 경우 손익상계의 법리에 따라 이는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다)

원고들의 임금 미지급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채권은 본래의 채권인 임금채권과 동일하게 소멸시효기간이 3년이므로, 이 사건 소제기 시로부터 역산하여 3년을 경과한 부분은 시효완성으로 소멸되었다.

라)

원고들은 각 입사일로부터 2년이 초과한 날부터 상당한 기간(원고의 경우 16년 6월)이 경과한 시점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는데, 이는 노동분쟁의 신속한 해결, 신의성실의 원칙 및 실효의 원칙 등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해당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과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해당 근로자의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필요한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원고들의 주장은 원고들의 각 입사일(원고의 경우 2000. 1. 11.이고, 선정자의 경우 2000. 4. 8.이다)부터 피고 회사와 파견근로관계에 있었고, 위 각 시점으로부터 2년을 초과한 날부터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근로자 지위에 있어, 피고 회사는 2년을 초과한 날부터 원고들에게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것이므로,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에 따른 각 입사일로부터 2년 간(원고의 경우 2000. 1. 11.부터 2002. 1. 10.까지이고, 선정자의 경우 2000. 4. 8.부터 2002. 4. 7.까지이다, 이하 ‘이 사건 기간’이라 한다)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에 파견근로관계에 있었음이 입증되어야 한다.

2)

원고들은 이 사건 기간 동안 주식회사 J(이하 ‘J’로 한다)에 고용되어 피고 회사의 임원 전담기사 업무를 수행하였는바, 당심 증인 BI, BJ, BK의 각 증언에 의하면, J가 피고 회사와 사이에 통상적인 도급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정황이 일부 발견되기는 한다.

3)

그러나 위 각 증언 및 을 제6,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기간 동안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에 파견근로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모두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가)

피고 회사가 체결한 계약의 내용

원고들의 각 입사일 무렵의 J와 피고 회사가 일의 완성도에 따라 대가를 지급하는 도급계약과 배치되는 내용이 포함된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는지, 용역대금이 단순히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로서 일정하게 지급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당시의 계약서 및 대금 지급 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운전업무 도급계약에서 일의 완성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으로는 운행횟수, 운행코스, 운행거리나 운행시간 등을 상정할 수 있는데, 당심 증인 BI, BK의 각 증언에 의하면, J는 당시 전담기사들로부터 운행일보를 제출받아 관리하고, 이를 근거로 피고 회사와 사이에 월 단위로 대금을 정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의하면 J가 이 사건 기간 동안 전담기사를 통해 제공한 업무량, 즉 일의 성과에 따라 용역비를 지급받았다고 볼 여지가 있다.

나)

상당한 지휘·명령의 주체

①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였는지를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갑 제2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회사가 2011년경 주식회사 K 소속 운전기사들을 파견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마련한 추진 방안에 ‘업무의 동일성은 유지한다.’는 내용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추진 방안의 취지가 종전에도 운전기사에 대한 업무 지시 주체가 피고 회사였음을 전제로 계약 형식만을 바꾼다는 것인지, 아니면 업무 지시 주체를 종전의 용역업체에서 계약 변경에 따라 피고 회사로 전환하되 운전기사가 수행하는 업무의 범위와 정도 등에는 변화를 주지 않기로 한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므로, 위 증거는 파견직 전환 전의 업무 지시 관계를 알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없다.

또한 갑 제3 내지 7, 10, 내지 13, 18호증은 업무기사나 이 사건 기간으로부터 한참 뒤에 있었던 일에 관한 것으로서, 그리고 갑 제22, 23호증은 업무 수행내역만을 기록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서 모두 피고 회사가 이 사건 기간 동안 전담기사 업무를 수행한 원고들에 대하여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삼기에 부족하다.

②

당심 증인 BI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들과 같은 J 소속 전담기사들이 임원 내지 비서로부터 일정이나 운행경로 등에 관한 통보를 받아 운전업무를 수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는 승객의 구체적인 요청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지 않을 수 없는 운전업무 자체의 특수한 속성에 기인한 측면이 있어 그 점만으로 이 사건 기간 동안 원고들이 피고 회사로부터 상당한 지휘ㆍ명령을 받았다고 볼 수는 없다.

다)

전담기사 업무와 J의 독립성

피고 회사의 사업인 반도체 제조와 원고들이 담당한 운전업무는 그 내용이 확연히 구별되는 별개의 것이고, 원고들은 전담 임원이나 비서와의 개별적인 의사연락에 따라 운전업무를 수행하였을 뿐이다.

피고 회사에 전체 전담기사들의 운전업무를 유기적이고 통일적으로 관리하는 책임자가 있었다거나 원고들이 피고 회사 소속 운전직 근로자들과 하나의 작업단위로 구성되어 공동 작업을 수행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원고들이 피고 회사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당심 증인 BJ, BK의 각 증언에 의하면, 피고 회사가 J에 사무실을 임대해 주고, 차량과 유류비 등을 지원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운전업무 도급계약의 특성상 그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설비가 많지 않은 점, J는 전담기사 외에도 사무직원과 업무기사, 주차요원, 경비원 등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사무실 외에도 정비시설을 갖추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 J의 독립된 기업으로서의 실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라)

선발, 업무장소, 인사에 관한 결정 권한 행사자

①

당심 증인 BK는 ‘초기에 원고들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J의 대표이사 외에도 피고 회사 직원들이 후보자 면접에 참여하였다. 채용 전에 피고 회사의 결정을 받았다.’고 증언하였으나, 위 증언은 오래된 과거의 일에 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인 자료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와 어긋나는 다른 관련자의 진술도 있어 그대로 믿기 어렵다.

더구나 위 증인은 ‘J가 추천한 후보자 전부에 대해서 피고 회사가 채용을 거부한 적은 없고, 채용 여부의 최종 결정은 J 대표이사가 하였다.’고 증언하기도 하였는바, 이에 의하면, 전담기사에 대한 후보자 선정 및 최종 채용 권한은 J에 있었고, 피고 회사는 제한된 범위 내에서 의견을 밝혔을 뿐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당심 증인 BK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J 소속 전담기사 선발에 관한 권한을 피고 회사가 행사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②

당심 증인 BK는 전담 임원의 인사이동에 맞추어 원고들과 같은 전담기사의 업무장소가 변경된 사례에 대해서 ‘피고 회사의 일방적인 통보에 따른 것이다.’는 취지로 증언하기는 하였으나, 위 증인이 ‘전담 임원의 근무지가 변경되는 경우 J에서 전담기사의 의사를 물어 전담 임원의 새로운 근무지로 업무장소를 변경하기를 희망하면 이를 허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업무기사로 보직을 전환해주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증언하기도 한 점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일부 증언만으로 전담기사의 업무장소 변경이 J의 자체적인 판단이 아닌 피고 회사의 일방적인 지정에 의해 결정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 밖에 원고들을 비롯한 J 소속 전담기사의 교체, 업무 배치 및 변경을 피고 회사가 결정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③

당심 증인 BI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들과 같은 전담기사들이 대체로 전담 임원이 출장 등으로 부재한 시기에 휴가를 사용한 사실, 피고 회사가 J 등의 협력업체 소속 직원들에 대하여 서비스교육을 실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전담기사들은 임원을 상시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업무 자체의 특성으로 인해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휴가 일정을 맞춘 것으로 보이고, 경조사 등 개인사정이 있으면 임원의 일정과 무관하게 휴가를 사용했던 점, 피고 회사가 실시한 서비스교육은 친절 및 에티켓 등에 관한 것으로 운전업무 수행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 피고 회사가 원고들의 휴가 및 교육에 관한 결정 권한을 행사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당심 증인 BJ, BK의 각 증언에 의하면, J는 과장 BK 하여금 운행일보를 통해 전담기사들의 업무 내역을 확인하고, 전담기사의 휴가 결재 및 그에 따른 대체기사 투입 등을 검토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현장을 관리를 한 사실, 피고 회사가 전담기사들에 대해서 별도로 근무평정 및 근무태도 점검을 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원고들의 인사에 관한 결정 권한은 J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 중 원고들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나, 이 법원에서 원고가 선정당사자로 선정됨에 따라 이를 그대로 유지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제1심판결 중 원고들에 대한 부분을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형식(재판장) 나청 류희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