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고등법원판결

수원고등법원 2023. 5. 11. 선고 2022나12899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항소와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1991년경부터 ‘G’라는 상호로 자동차 타이어 판매업 등의 개인사업을 영위하다가 2003. 10. 7. 타이어 도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H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를 설립하였는데, 그 설립 이후 현재까지 이 사건 회사의 주식 중 약 93%를 보유하고 있다.

나.

원고 B은 2005. 10. 1.경부터 2014. 2. 10.경까지 H 여주점, 이천점, 구성IC점, 경기광주점, 이천점, 여주점, 원주점, 남제천점 등에서 근무하였다.

다.

원고 C은 2002. 10. 1.경부터 2014. 10. 15.경까지 H 남수원점, 여주점, 평택중앙점, 안중점 등에서 근무하였는데, 위 여주점에 관하여 자기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 이하 별도로 표시하지 않는 이상 이와 같다), 을 제1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가.

피고는 개별 사업장의 사업자등록 명의와 무관하게 실질적으로 H 대리점들을 총괄하여 운영하였다. 원고들은 근로기간 동안 각 대리점에서 점장 또는 일반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실질적인 사업주인 피고에 대하여 종속되어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

나.

원고들의 근속일수, 월 급여, 연간 근로일, 1일 연장근로시간 및 이를 기초로 산정한 1일 평균임금(3개월 임금 / 90일), 퇴직금(1일 평균임금 × 근속일수 × 30일 / 365일)은 아래 표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나(금전은 모두 원 단위),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원고들은 피고에 대하여, 주위적으로는 미지급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예비적으로는 피고가 원고들에게 위와 같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행위 등은 불법행위에 해당하는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로서 같은 금액의 지급을 구한다.

3.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4.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갑 제11 내지 14, 18 내지 22, 25, 2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피고가 이 사건 회사의 발행주식총수 중 약 93%를 보유한 지배주주로서, 회장이라는 직함 하에 각 대리점 점장으로 구성된 연합회라는 조직을 통하여 점장들로부터 출퇴근시간이나 기타 대리점 운영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보고를 받았던 사실, H 수원역점, 남제천점, 춘천점, 광명점 등이 피고 명의로 사업자등록이 되어 운영된 바 있고, 원고 B이 그중 남제천점에서 근무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와 갑 제57호증의 24, 25, 30, 41, 을 제1, 4, 7, 8, 9, 13, 14,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원고들이 H 대리점에서 점장 또는 일반 직원으로 근무하였던 기간 동안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가.

앞서 인정한 사실이나 그 밖에 원고들이 이 사건에서 자신들의 근로자 지위를 뒷받침하기 위하여 주장하고 있는 사정들의 상당 부분은 경제적·사회적 관점에서 살펴볼 때 독립된 법인인 이 사건 회사에 종속되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정들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피고가 이 사건 회사의 지배주주이기는 하나, 주주와 주식회사의 법인격이 서로 구별되는 이상, 원고들이 이 사건 회사에 종속된다고 평가할 수 있는 사정들에 근거하여 이 사건 회사가 아닌 피고가 사용자로서 원고들에게 임금 및 퇴직금 등을 직접 지급하여야 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피고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 J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 등으로 대전지방법원 2018고단4771호로 기소되었는데, 이는 피고와 J가 아닌 이 사건 회사가 원고들에 대한 사용자임을 전제로 한 것이고(을 제17호증의 1), 이 사건 회사가 제1심 공동원고 A을 상대로 제기한 대전지방법원 2017가소43337호 손해배상 사건에서, A은 스스로 자신이 피고가 아니라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였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을 제18호증의 1).

나.

원고들이 각 지점에서 점장 또는 직원으로 근무하였던 기간 동안, 피고의 상당한 지휘·감독 하에 피고가 수립한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근무하였다든가, 피고가 제공한 매장 건물이나 재고자산을 사용하여 영업하였다든가, 피고의 자금으로 급여를 지급받았다고 명확히 인정할 만한 증거는 제출되지 아니하였다.

다.

원고 C은 피고를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고용노동청은 원고 C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에서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으로 검찰청에 송치하였다. 원고 B 및 제1심 공동원고 A 또한 피고를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고용노동청은 불기소(공소권없음 및 혐의없음) 의견으로 검찰청에 송치하였다.

라.

원고들이 점장으로서 근무하였던 기간과 관련하여서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할 때 원고들이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서 해당 대리점을 운영하였다고 평가할 여지도 있다.

1)

이 사건 회사나 피고가 점장들로부터 회사의 매장 관리에 관한 보고를 받거나 매출 목표 달성 등을 독려한 내역은 ‘H’라는 브랜드의 이미지 관리 및 서비스 품질 관리 등을 위한 일반적인 경영지도, 교육 내지는 협조요청으로 보이며, 각 대리점의 일상적 운영에 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이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점장들이 이 사건 회사나 피고에게 종속되는 듯 보이는 사정들이 일부 존재한다고 하여도, 본래 종속적인 노무 제공의 특성은 고용 관계 외에도 위임이나 도급 관계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2)

점장들은 각자가 관리하는 대리점의 운영에 관하여 상당한 재량을 가지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점장들은 각종 비용을 경영이익금에서 차감하는 형태로 자신의 계산으로 지출하는 한편 타이어 판매가격을 일정 부분 결정할 수 있는 재량을 가졌으며, 필요한 경우 직원을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있었고 실제 구인광고를 내어 채용하기도 하였다(채용된 직원들의 근로조건 또한 점장들이 정하였고, 점장들이 각 대리점에서 발생한 현금으로 인건비를 부담하였다).

3)

점장들은 대리점별 실적에 따른 정산을 통하여 일정한 기준을 초과한 수익의 일부를 지급받았는데, 지급받는 금액은 수익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하였다. 점장들은 대리점 운영 실적에 따라 상당한 경영상의 위험을 부담하였다.

4)

점장들은 매장 건물, 타이어, 단말기 등은 이 사건 회사로부터 제공받았으나, 다른 한편으로 공구, 사무용품, 기타 비품은 자기의 계산으로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5.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지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이상,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사용자로서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피고가 원고들이 주장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러 원고들에게 손해를 입힌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도 이유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주위적 청구는 이를 모두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제1심 판결은 정당하여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고, 원고들이 당심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도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변론종결 후에 원고들 소송대리인이 제출한 2023. 5. 2.자 변론재개신청서를 살펴보더라도 위와 같은 판단을 뒤집기 어렵고, 달리 변론을 재개할 필요성 또한 인정되지 아니한다).

판사 성충용(재판장) 민정석 조효정

각주1) 원고들은 제1심 변론종결 이후인 2022. 1. 6.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제1심 법원에 제출하였고, 이를 당심 제1회 변론기일인 2022. 7. 14.에 진술함으로써 청구취지를 감축하고 예비적 청구원인을 추가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