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고등법원판결

수원고등법원 2023. 5. 18. 선고 2022나17009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 판결의 인용

피고의 항소이유는 제1심에서 한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고, 제1심 및 당심에 제출된 증거를 면밀히 살펴보아도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당심에서 추가된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 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다만 당심에서 소를 취하한 원고 R, D, AL에 관한 부분 제외).

2.

추가 판단

가.

정년 이후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한 원고들에 대하여는 해당 원고들의 청구가 이유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 Z, O은<1> 정년 이후 2016. 11.경부터 1년 단위로 고용된 촉탁직 근로자들로서, 단체협약보다 위 원고들에게 유리한 내용의 개별 근로계약이 우선하여 적용되므로, 위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노조와 피고 사이에 체결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이고, 따라서 위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의 근로자들에게 적용될 소정근로시간은 2008년 임금협정상의 소정근로시간인 1일 6시간 40분임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데, 위 원고들이 2016. 11.경부터 피고와 체결한 촉탁직 근로계약상의 소정근로시간이 위 2008년 임금협정상의 소정근로시간보다 위 원고들에게 유리한 내용임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위 원고들과 피고가 체결한 각 근로계약상 소정근로시간은 3시간 30분인 것으로 보이나, 위 소정근로시간이 2008년 임금협정상의 소정근로시간보다 위 원고들에게 유리한 내용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주장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에게 예측할 수 없는 막대한 인건비 부담을 초래하는 것으로, 원고들이 노사간의 합의를 스스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최저임금과의 차액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

신의성실의 원칙(이하 ‘신의칙’이라고 한다)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한다. 여기서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관계에 관한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므로, 그러한 주장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음이 원칙이다. 그러나 노사합의의 내용이 그러한 강행규정을 위반한다고 하여 그 노사합의의 무효 주장에 대하여 예외 없이 신의칙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본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법령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그 노사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다만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강행규정보다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할 것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근로조건의 최저기준을 정하여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향상시키고자 하는 근로기준법 등의 입법 취지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업을 경영하는 주체는 사용자이고, 기업의 경영 상황은 기업 내·외부의 여러 경제적·사회적 사정에 따라 수시로 변할 수 있으므로,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금액 상당의 임금 청구 등을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는 이유로 배척한다면, 기업 경영에 따른 위험을 사실상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근로자의 임금 청구 등이 사용자에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여 신의칙에 위반되는지는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4. 23. 선고 2014다27807 판결 등의 취지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에서 원고들의 최저임금 미달액 및 미지급 퇴직금 청구를 인용할 경우 피고에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등 최저임금법 등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함이 마땅하다고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제1심 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다.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성충용

판사 민정석 조효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