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제1심판결 이유의 인용
이 법원이 기재할 이유는 원고가 이 법원에서 강조하거나 새롭게 한 주장에 대하여 제2항에서 추가로 판단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 판결 이유로 인용한다.
추가 판단
징계사유 존부
품위유지의무위반[성폭력등(성희롱)]
주장
원고가 피해자들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의 전후 맥락, 피해자들의 피해 호소 시기와 진술 정황, 원고가 다른 부대원들에게 보인 언행, 피해자들 진술 중 객관적 증거와 모순된 부분, 원고의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부분 징계사유에 나타난 원고의 언동은 친밀관계에서 비롯된 것일 뿐, 일반적ㆍ평균적 사람이 성적 굴욕감이나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정도의 객관적 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그 언행만으로 피해자들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언동은 징계사유인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단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27조 제1항 제1호는 금지되는 군기문란 행위 중 하나로 ‘성희롱ㆍ성추행 및 성폭력 등 행위’를 규정하고 있고, 구 부대관리훈령(2020. 10. 15. 국방부훈령 제24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1조 제3호는 “성희롱이란상급자, 동료, 하급자 등이 상대방에게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상대방이 원하지 아니하는 성적 의미가 내포된 육체적ㆍ언어적ㆍ시각적 행위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상대방의 성적 언동 및 요구에 대한 불응을 이유로 복무ㆍ근무평가ㆍ근무조건, 사기ㆍ복지 등에서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은 직 장 내 성희롱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을 예시하면서 “성희롱 여부를 판단하는 때에는 피해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하되,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이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문제가 되는 행동에 대하여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하였을 것인가를 함께 고려하여야 하며, 결과적으로 위협적ㆍ적대적인 고용환경을 형성하여 업무능률을 떨어뜨리게 되는지를 검토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와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면 성희롱이 성립한다.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지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제1심판결에서 들고 있는 사정들과, 앞서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 원고가 보낸 메시지 중에는 단둘이 여행을 가자거나 괜찮은 식당에 같이 가자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는 표현방식이나 반복성, 상호관계 등에 비추어 여성인 피해자 입장에서 혐오감을 일으키기 충분한 내용들인 점, ㉡ 원고가 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를 포함하여 대화의 전후 맥락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더라도, 원고가 피해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들은, 영관장교인 기혼 남성 부서장과 9급 군무원 또는 하사인 미혼 여성 부서원 사이에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친분 관계의 수준을 넘어선 것이고, 일부 메시지들은 이성 간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형식을 띠고 있어서 원치 않는 이성 상대방으로부터 그와 같은 메시지를 받을 경우 상대방은 성적 혐오감을 느낄 수도 있는 것들인 점, ㉢ 피해자들은 조사과정에서 원고의 언동이 싫고 불쾌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평소 주변 동료들에게도 고통을 호소해 왔던 것으로 보이는 점, ㉣ 성희롱 피해의 특성상 명시적인 거부가 없었다거나 소극적 진술 태도를 보였다는 것만으로 쉽게 피해자들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는 없고, 피해자들의 전반적인 진술 내용에는 대체로 일관성과 구체성이 인정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의 언동은 피해자들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ㆍ평균적 사람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객관적 행위에 해당하고, 그 언행에 의해 피해자들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품위유지의무위반(기타)
원고는, 해군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업무 지시의 일환으로 D에게 천안함 기사가 실린 해군지 3월호에 대한 소감을 보고하게 하였고, 지인을 소개시켜 줄 목적으로 D과 친한 여군의 이성교제 여부를 문의한 것으로, 군인으로서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동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군인은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군인사법 제56조). 공무원이 일반적으로 부담하는 품위유지의무는, 공무원이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에 걸맞게 본인은 물론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의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품위 손상행위에 해당하는가는 수범자인 평균적인 공무원을 기준으로 구체적 상황에 따라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 군인은 국토방위와국민의 생명, 재산 보호를 사명으로 하고, 명예를 존중하고 필승의 신념, 임전무퇴의기상과 죽음을 무릎쓰고 책임을 완수하는 애국애족의 정신을 굳게 지녀야 하고, 특히 상관의 지위에 있는 군인은 직무 내외를 불문하고 부하에게 모범을 보이며 부하의 인격을 존중하고 배려하여야 한다(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1조, 제5조, 제36조). 이러한 점에서 상관인 군인은 일반적인 공무원으로서의 품위뿐 아니라 명예로운 군인으로서의 사명을 다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품위를 갖추어야 하고, 부하에게는 직무 외에서도 모범이 될 수 있는 품위를 갖추어야 한다.
앞서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 군 기강 확립의 필요성이 있었다 하더라도, 특정 여성 군무원에게 야간에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반복적으로 수회에 걸쳐 특정인에게만 지시 이행을 요구한 것은 그 방법상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군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품위에 미치지 못하는 행동인 점, ㉡ 원고가 부하인 D에게 친한 여군의 남자친구 유무, 전 남자친구 이름ㆍ직업ㆍ외형 등 직무와 무관한 제3자의 사생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묻고 상관으로서의 지위에 기대어 그 답을 요구한 것은 일반 국민 입장에서 영관급 장교가 소속 부서원에게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모습과 거리가 멀 뿐 아니라, 부하 군인 입장에서 볼 때에도 군의 위신과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손상시키기에 충분한 행위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의 이 부분 행동은 군인으로서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성실의무위반(기타)
원고는, 부서원 전반의 기강을 확립할 목적으로 휴가 재보고를 지시한 것이고, E의 업무 과오를 겨냥한 부당한 지시가 아니었으며, 특근매식비 카드 집행업무도 E의 동의를 받아 지시한 것이므로,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앞서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 원고는 정당한 근거도 없이 문자메시지로 부서원들 휴가제한 조치를 취한 점, ㉡ 이러한 조치가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한 E은 큰 심리적 고통을 받았던 점, ㉢ 일과시간 이후 특근매식비 집행을 위하여 음식들을 부대 내 복지관 분식집이나 PX에서 구매해서 배달하는 업무는 E의 업무에 속하지 않는 점, ㉣ E의 동의가 있었더라도 의무 없는 일을 지시한 행위가 객관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의 이 부분 행위는 성실의무위반에 해당한다.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신고자등보호의무위반(부당한영향력행사)
원고는, 자신에 대한 신고를 이유로 회의를 소집한 것이 아니고, 신고자들의 신고를 위축시키려는 의도도 없었으며, 오히려 신고행위를 적극적으로 조력하였으므로, 신고자 등 보호의무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앞서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 원고가 회의를 소집한 시점은 원고에 대한 비위 진술이 있기 전이기는 하나, 당시 제3자에 대한 신고가 있자 그와 관련하여 원고가 회의를 소집하게 되었던 점, ㉡ 회의 내용은 외부 경로를 통해 비위 신고가 이루어진 것에 대해 비난하는 내용이었는데, 이러한 내용이 원고와 같은 상관에 의해 전달될 경우 불이익을 염려한 부하들은 추가 신고를 주저할 수밖에 없고, 이는 적극적인 신고자 보호를 통해 군부대 내 비위 사실 은폐를 방지하려는 신고자 보호 제도의 취지에 반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의 이 부분 행위는 부당한 영향력 행사에 의한 신고자등 보호의무위반에 해당한다.
소결
이 사건 징계처분에 나타난 원고의 행위는 모두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재량권 일탈ㆍ남용 여부
주장
신체접촉을 포함한 성추행 행위자에 대하여 정직 이하의 처분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단순 언어 성희롱을 한 원고에게는 해임 처분이 내려진 점, 다수 부대원들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고, 이 사건 징계처분 후 그 집행 전까지 정상 보직을 부여받았으며, 해군잠수함사령관 표창을 받기도 했던 점, 행위태양이 가벼워 징계 감경사유에 해당하는 점, 직업을 잃게 되면 생계가 곤란하게 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판단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 특성, 징계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두6387 판결, 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9두4868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하였다는 사정은 그 처분 효력을 다투는 자가 주장ㆍ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7. 23. 선고 2020두36007 판결 등 참조).
원고가 군대 내 상관으로서 지위를 이용하여 복수의 징계대상 행위를 한 점, 부대원인 피해자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이 큰 점, 군대 내 기강 확립 필요성이 크고, 상관인 원고의 행위로 인해 군 위신이 크게 떨어진 점, 원고의 불이익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적 필요가 가볍지 않은 점,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 제2조 제1호 가목 [별표 1의3]에 따른 징계양정기준과 가중요소를 고려하여 이사건 징계처분이 내려진 점 등 제1심판결에서 적절하게 들고 있는 사정들과, 징계사유들을 종합적으로 볼 때 원고의 행위 태양이 가볍다고만은 할 수 없어 징계양정기준에서 정한 감경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원고에게 적용된 징계양정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않거나 관계 법령 규정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가 주장한 사정이나 원고가 제시한 다른 징계사례들만으로 이 사건 징계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제1심판결은 정당하다.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노경필(재판장) 강은주 김대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