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고등법원판결

수원고등법원 2025. 4. 23. 선고 2024나16291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19,161,592원 및 그중 181,314,146원에 대하여는 2020. 11. 17.부터, 37,847,446원에 대하여는 2020. 12. 13.부터 각 2022. 9. 21.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1/20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심판결의 주문 제1항 중 “2022. 9. 20.”을 “2022. 9. 21.”로 경정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고용계약과 편의점 영업 양수도계약의 체결

1)

원고는 2018. 6. 22. 상세불명의 비기질성 정신병, 상세불명의 정신장애, 상세불명의 우울에피소드를 진단받는 등 정신장애를 앓고 있다가 2019. 9. 21.부터 피고가 운영하는 F편의점 G점(이하 ‘이 사건 F 편의점’이라 한다)에서 일용직원(아르바이트)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

2)

원고는 2019. 9. 29. 피고와 사이에 임금을 2019년 최저시급인 8,350원으로 정한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는데, 2019. 10. 7. 피고로부터 이 사건 F 편의점보다 규모가 큰 I편의점 J점(이하 ‘이 사건 I 편의점’이라 한다)의 영업을 2억 3,000만 원에 양수하기로 하는 계약(이하 ‘제1차 양수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계약금으로 1,200만 원을 지급하였다.

3)

원고는 거액의 양도대금을 감당하기 어려워 피고에게 계약을 취소하겠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2019. 11. 1. 피고와 사이에 위 계약을 해제하기로 합의하는 한편, 근로를 제공하던 이 사건 F 편의점의 영업을 피고로부터 1억 5,000만 원에 양수하되 명의 이전 전까지 임대료를 지급하고, 임금을 지급받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제2차 양수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으며, 2020. 11. 17.까지 피고 측의 계좌로 별지 1 기재와 같이 181,314,146원(이하 ‘원고 지급금’이라 한다)을 송금하였다.

나.

원고의 근로제공 종료 및 양도대금 미지급

1)

원고는 제2차 양수도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이 사건 F 편의점에서 1일 14시간의 근로를 제공하였는데, 2019. 11. 11. 자녀가 자살하는 사건을 겪었다. 원고는 2020. 11. 29. 근로제공을 종료하였다.

2)

원고는 2020. 12. 10. 양극성 장애로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는데, 2020. 12. 14. 피고와 사이에 계좌 송금액 중 1억 2,000만 원이 제2차 양수도계약 대금 명목으로 지급되었음을 확인하는 내용의 계약서(이하 ‘이 사건 확인 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3)

한편 피고는 2019. 12. 13.부터 2021. 1. 16.까지 원고에게 38,207,420원(이하 ‘피고 지급금’이라 한다)을 지급하였다.

다.

편의점 영업 양수도계약의 합의해제 및 이후의 경과

1)

원고는 2021. 2. 11. 피고와 사이에 제2차 양수도계약을 해제하기로 합의하고, 원고의 남은 양수도대금 3,000만 원(= 1억 5,000만 원 - 1억 2,000만 원)의 지급의무는 소멸하는 것으로 하되, 민, 형사상의 어떠한 소송 및 고소를 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2)

이후 원고는 상태가 악화되어 2021. 2. 18. H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에 입원하였고, 2021. 3. 2. 심리검사 결과 지능지수가 경계선 구간인 85로 측정되었으며, 정서적 혼란을 경험하는 상황에서는 의사결정 및 판단에 오류가 있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평가되었다(갑 제6호증 135면, 139면 참조).

3)

원고의 여동생 B은 원고에 대한 한정후견을 청구하여 2021. 4. 27. 수원가정법원에서 개시결정을 받아 한정후견인으로 선임되었다(2021후개50042).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내지 12호증, 을 제1, 12, 13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리

민법 제104조에 규정된 불공정한 법률행위는 객관적으로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하고, 주관적으로 그와 같이 균형을 잃은 거래가 피해 당사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하여 이루어진 경우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약자적 지위에 있는 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한 폭리행위를 규제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불공정한 법률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인 궁박, 경솔, 무경험은 모두 구비되어야 하는 요건이 아니라 그 중 일부만 갖추어져도 충분한데, 여기에서 궁박이라 함은 급박한 곤궁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경제적 원인에 기인할 수도 있고 정신적 또는 심리적 원인에 기인할 수도 있으며, 무경험이라 함은 일반적인 생활체험의 부족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어느 특정영역에서의 경험부족이 아니라 거래일반에 대한 경험부족을 뜻한다. 당사자가 궁박 또는 무경험의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는 그의 나이와 직업, 교육 및 사회경험의 정도, 재산 상태 및 그가 처한 상황의 절박성의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피해 당사자가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의 상태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상대방 당사자에게 그와 같은 피해 당사자 측의 사정을 알면서 이를 이용하려는 의사, 즉 폭리행위의 악의가 없었다거나 또는 객관적으로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하지 아니한다면 불공정 법률행위는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02. 10. 22. 선고 2002다38927 판결 참조).

3.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본안전 항변의 요지

원고가 제1, 2차 양수도 계약의 무효 또는 합의해제로 인한 지급금의 반환과 근로제공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이 사건 합의서에 따른 부제소 합의에 반하여 제기된 것으로 부적법하다.

나.

판단

1)

살피건대 갑 제1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합의서에 다음과 같이 원고의 남은 양도대금 지급의무가 소멸하고, 모든 계약관계가 종료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반면, 피고가 수령한 원고 지급금과 제공받은 근로의 청산에 관해서는 언급이 없는 사실이 인정되고, 여기에다가 제2차 양수도계약에 임금청구권을 포기하는 조항과 계약 파기 시 기존에 지급한 양도대금 전부가 몰취당하도록 정한 조항이 있는 사정을 보태어 보면,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상호 원상회복과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에 관하여 다투지 않기로 부제소합의를 하였다고 볼 수 있다.

2)

그러나 갑 제6, 10 내지 12, 2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을 제5호증의 영상 및 음성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합의서에 의한 부제소합의는 민법 제104조에 의해 무효인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현저한 불균형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제2차 양수도계약은 무효이고, 원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합의서 작성 당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원고 지급금 181,314,146원의 반환과 근로제공에 대한 임금 47,297,740원 및 퇴직금 4,299,706원의 지급을 구할 수 있었다.

피고는 원고의 임금 및 퇴직금에서 피고 지급금 38,207,420원 상당을 공제 내지 상계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이 사건 합의서에 의해 소송상 청구를 포기한 권리의 가액은 232,911,592원(= 181,314,146원 + 47,297,740원 + 4,299,706원)으로 피고가 위 합의서에 의해 주장을 포기한 피고 지급금 액수의 6배를 초과하는 금액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서 작성에 의해 포기된 원고의 급부와 피고의 반대급부 사이에는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한다.

나)

원고의 경솔 및 궁박

원고는 자녀를 잃고서 양극성 장애로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은 2020. 12. 10.로부터 불과 약 2개월 후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양극성 장애의 증상 중에는 판단력 결여로 인해 고통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어리석은 사업 투자 등에 경솔하게 뛰어드는 조증 삽화가 있다. 또한 원고는 지능지수가 높지 않아 일정한 상황에서는 의사결정 및 판단에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있었다. 원고는 이 사건 합의서 작성 당시 제2차 양수도계약의 효력과 원고의 근로자성, 소송상 청구를 포기하는 권리의 가액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부제소합의 여부를 결정할 만한 판단력이 부족한 상태에 있었다.

원고는 2020. 11. 29.까지 이 사건 F 편의점에서 무임금으로 근로를 제공하여 소득원이 없었고, 2020. 11. 17. 이후로는 남은 양도대금을 마련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았다.

다)

피고의 악의

피고는 사용자이자 편의점 영업 양도인으로서 상당한 기간 동안 근로관계와 거래관계를 유지하면서 원고의 지능, 판단력 부족, 재산 상태, 원고가 처한 상황의 절박성 등을 파악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이 사건 확인 계약서가 작성된 2020. 12. 14. 굳이 원고가 ‘심신미약 상태에 있지 않다.’고 말하는 것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였고, 원고가 자필로 작성한 이 사건 합의서에도 ‘3. 심신미약, 신변상의 문제가 없는 상태로 작성하였다.’라는 문구가 포함되도록 하였다. 거래상대방의 의사능력, 심신상태 등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경우에 통상 위와 같은 동영상을 촬영하거나 위와 같은 문구가 포함된 합의서를 작성하지 않는다. 피고는 원고의 상태를 충분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로 인하여 합의의 효력에 문제가 생길 것을 대비하여 이러한 동영상과 자필 문구를 확보해 놓은 것으로 보이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고는 원고의 궁박 및 경솔 상태를 알면서 이를 이용하여 자신과의 청산관계를 차단하는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였다고 할 것이다.

3)

더구나 제2차 양수도계약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민법 제104조에서 정하는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인데, 이 사건 합의서는 제2차 양수도계약으로 인해 불이익을 입는 원고로 하여금 그 불공정성을 소송 등 사법적 구제수단을 통하여 주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부제소합의를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이 점에서도 위 부제소합의는 무효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09다50308 판결 등 참조).

4)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4.

지급금 반환청구에 대한 판단

가.

제1차 양수도계약에 따라 지급한 1,200만 원의 반환을 구하는 청구에 관하여

1)

원고의 주장

피고가 원고의 궁박, 경솔, 무경험 상태를 이용하여 체결한 제1차 양수도계약은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설령 무효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제1차 양수도계약은 합의해제되었으므로, 피고는 부당이득반환 또는 원상회복으로 원고로부터 수령한 양도대금 1,200만 원 및 이에 대한 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무효로 인한 부당이득반환 주장에 관하여

가)

갑 제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제1차 양수도계약에 다음과 같이 원고가 양도대금 2억 3,000만 원을 분할 지급하되 전액을 지급한 때 이 사건 I 편의점의 명의를 이전받기로 하고, 1일 송금액이 500만 원에 미달하거나 재고조사에서 500만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경우, 당사자 일방이 파기를 원할 경우 계약은 원상회복 없이 해제되는 것으로 정한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나)

그러나 원고가 지급하기로 한 양도대금 2억 3,000만 원에 비해 피고가 이전하기로 한 이 사건 I 편의점 영업의 가치가 낮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원고가 일정한 사항을 위반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양도대금 몰취의 문제는 채무의 불이행 또는 계약 파기에 따른 효과로서 별로도 다루어지는 것이 원칙이므로(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0다42075 판결 참조) 송금액 미달, 재고 손실, 일방적인 파기에 관한 조항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제1차 양수도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약속된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한다고 볼 수는 없다.

다)

따라서 제1차 양수도계약이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부당이득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합의해제로 인한 원상회복 주장에 관하여

가)

제1차 양수도계약이 합의해제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원상회복으로 계약금 1,200만 원 및 이에 대한 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계약금 1,200만 원을 반환받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2023. 1. 10. 자 준비서면 5면 참조), 갑 제9,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제1차 양수도계약서 제7조에 당사자가 계약 파기를 원할 경우 지급된 금액을 반환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는 사실, 제2차 양수도계약에 위 1,200만 원의 지급 내역이 반영되어 있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여기에다가 민법 제565조 제1항은 매매의 당사자 일방이 계약당시에 금전을 계약금 명목으로 상대방에게 교부한 때에는 당사자간에 다른 약정이 없는 한 당사자의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1,200만 원은 명목과 액수에 비추어 해약금으로 몰취되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정을 보태어 보면, 원고는 계약금 1,200만 원의 반환청구를 포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원상회복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제2차 양수도계약에 따라 지급한 원고 지급금의 반환을 구하는 청구에 관하여

1)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의무

가)

갑 제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제2차 양수도계약에 원고가 양도대금 1억 5,000만 원을 분할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조항과 다음과 같이 원고가 명의 이전 전까지 피고에게 이 사건 F편의점 점포에 관한 임대료를 부담하고, 무임금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반면, 수익금은 피고가 관리하기로 하는 내용의 특약사항과 추가 계약 사항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나)

갑 제3, 6 내지 10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제2차 양수도계약은 민법 제104조에 의해 무효인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고, 피고는 법률상 원인이 없음을 인식하면서 원고 지급금을 수령 및 보유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1)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현저한 불균형

피고가 약속한 급부는 이 사건 F편의점 영업을 양도하는 것이 전부이고, 명의 이전 전까지는 피고로 하여금 원고에게 수익금을 분배하도록 하는 등 피고에게 다른 의무를 부과하는 조항이 계약 내용에 없다.

피고는 2019. 9.경부터 이 사건 F 편의점의 영업을 양도하고자 하였으므로, 피고는 매출액, 경쟁 편의점, 주변 거주 및 유동 인구 등의 현황과 전망을 파악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당시 피고가 제시한 양도대금은 1억 원이었다(을 제2호증 제5면 참조).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F 편의점 영업에 대한 양도대금으로 1억 5,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뿐만 아니라 원고는 명의를 이전받기 전까지 수익을 전혀 취함이 없이 임대료 지급의무를 부담하고, 무상으로 근로를 제공할 의무까지 부담하였는바, 위 각 부담까지 감안하면 원고가 이 사건 F 영업을 양수하기 위해 약속한 급부는 반대급부인 이 사건 F 영업의 가치보다 훨씬 크다.

따라서 제2차 양수도계약 당시 약속된 원고의 급부와 피고의 반대급부 사이에는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한다.

(2)

원고의 무경험 및 경솔

원고는 2007년 무렵부터 우울증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은 병력이 있고(갑 제6호증 31면 등 참조), 2018. 6. 22. 각종 정신장애 진단을 받을 무렵에는 환청과 망상에 시달리고 있음을 호소하는 등 지속적으로 정신장애를 앓고 있었다. 원고는 2021. 3. 2. 지능지수가 경계선 지능장애 정도인 85로 측정되었는바, 제2차 양수도계약이 체결된 2019. 11. 1. 이전의 지능도 동일하거나 유사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원고는 2018. 12.경 배우자와 이혼할 무렵부터 단기 아르바이트만을 경험하였고, 제2차 양수도계약 체결일로부터 얼마 전인 2019. 10. 7. 제1차 양수도계약을 체결한 것 외에 별다른 사회적·경제적 활동을 하지 아니하여 거래 일반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부족했다.

원고는 이 사건 I 편의점에 출근한지 불과 17일 만에 충분한 검토나 숙고 없이 제1차 양수도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약 400만 원의 예금 외에는 별다른 재산이 없는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제1차 양수도계약을 체결하였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파기로 인한 계약금 몰취의 불이익을 입게 되었음에도 또다시 제2차 양수도계약을 체결하였다.

제2차 양수도계약에도 계약 파기 시 기존에 지급한 양도대금 전부가 몰취당하도록 정한 특약사항 제6조, 임금청구권을 미리 포기하도록 정한 추가 계약 사항 제8조(이는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3다209039 판결, 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다21821, 25502 판결 참조) 등이 포함되어 있는바, 원고는 이번에도 그 결과에 대한 별다른 고려 없이 이러한 부당한 조항들이 포함된 제2차 양수도계약을 충동적으로 체결한 것이다.

따라서 원고는 제2차 양수도계약 체결 당시 무경험 및 경솔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3)

피고의 악의

피고는 이미 제1차 양수도계약을 체결하였다가 이를 이행하지 못한 원고로부터 계약금을 몰취한 바 있어 결과에 대한 별다른 고려 없이 충동적으로 의사를 결정하는 원고의 경솔함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피고의 설명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F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당시부터 손님들에 대한 민원을 발생시키는 등 문제가 있었고, 제1차 양수도계약 체결 이전에 원고로부터 ‘이혼 이후 아르바이트로 여러 곳에서 일을 했으나 모두 한 달을 채우지 못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인바(2023. 1. 10. 자 준비서면 2면, 3면 참조), 피고는 제2차 양수도계약 체결 당시 원고가 거래 일반에 대한 경험 및 지식이 부족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제1차 양수도계약에는 원고가 제3자의 협조나 조언을 얻지 못하도록 계약 조건의 발설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고(제9조), 제2차 양수도계약에는 제1차 양수도계약에 없던, 원고가 임대료를 부담하도록 하는 등의 불이익조항(특약사항 제3조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러한 부당한 조항들은 피고가 무경험 및 경솔 상태를 이용하였기에 계약 내용에 포함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피고는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고, 부당한 불이익조항이 포함되어 있는 제2차 양수도계약을 체결하고 원고 지급금을 수령하였다. 피고는 현저히 신의에 반하는 행위에 의해 이익을 얻은 거래 상대방으로서 당초부터 제2차 양수도계약의 효력에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면서 원고로부터 급부를 수령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불공정한 법률행위로서 무효인 이 사건 제2차 양수도계약에 따라 수령한 원고 지급금 181,314,146원 및 이에 대하여 그 최종 수령일인 2020. 11. 17.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22. 9. 2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이자를,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1>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의 무효로 인한 부당이득반환 주장을 받아들이는 이상 예비적인 합의해제로 인한 원상회복 주장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2)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는 먼저, 이 사건 확인 계약서를 근거로 원고와 체결한 계약의 유효성을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1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20. 12. 14. 이 사건 확인 계약서에 ‘8. 현재까지(최초 계약시점 ~ 2020. 12. 14.) 원고가 계약을 원했으며 어떠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습니다.’는 내용을 자필로 기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불공정한 법률행위로서 무효인 경우에는 추인에 의하여 그 무효인 법률행위가 유효로 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4. 6. 24. 선고 94다10900 판결 참조), 위 자필 기재만으로 제2차 양수도계약의 효력을 달리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고는 다음으로, 원고 지급금 중 1억 2,800만 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원고가 피고로부터 빌린 돈을 반환한 것이거나 매장에서 임의로 사용한 현금을 반환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피고 C”을 『피고』로 일괄하여 고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13면 14행부터 14면 5행까지 부분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5.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청구에 대한 판단

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지금의무의 발생

1)

원고가 2019. 9. 21. 피고에게 고용되고 나서 피고로부터 이 사건 F 편의점 영업을 양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제2차 양수도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으나, 갑 제7, 16, 17,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그 이후로도 이 사건 F 편의점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피고는 원고의 출퇴근 시간을 지정하고, 원고에게 재고관리 등의 업무지시를 하였으며, 이 사건 F 편의점에 설치된 CCTV를 통하여 원고를 감독하기도 하였다(갑 제16호증 4면 참조).

나)

이 사건 F 편의점의 사업자 명의는 양수도계약이 체결되고 합의해제에 이르기까지 원고에게 이전되지 않았고, 원고는 매출액과 비용을 파악하지도 못했다.

다)

피고는 주문을 발주하고 수익금을 관리하면서 2020. 3. 13.부터 2020. 11. 15.까지 원고에게 피고 지급금 중 별지 2 순번 4, 5, 8, 11, 14 기재 13,750,000원을 임금 명목으로<2> 이체해 주기도 하였다.

라)

원고는 4대 사회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다.

2)

을 제21호증의 기재에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 혐의와 관련하여 불기소처분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이는 반의사불벌죄인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혐의에 관하여 원고의 처벌불원 의사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이므로, 위 불기소처분은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함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3)

결국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고용관계는 제2차 양수도계약의 체결에도 불구하고 2019. 9. 21.부터 2020. 11. 29.까지 435일 동안 계속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범위

1)

원고의 계속근로기간 중 제2차 양수도계약을 체결한 2019. 11. 1.부터 근로제공을 종료함으로써 퇴직한 2020. 11. 29.까지 제공한 근로에 대하여 최저시급에 의해 산정한 임금액(야근근로수당 등의 수당 제외) 합계는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47,297,740원이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13,750,000원을 임금 명목으로 수령한 사실을 자인하고 있다.

<3>

2)

또한 1일 평균임금 120,260원(= 평균시급 8,590원 × 14시간)에 재직일수 435일을 적용하여 산정한 퇴직금은 4,299,706원(= 120,260원 × 30일 × 435일/365일, 원 미만 버림)이다.

3)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33,547,740원(= 47,297,740원 – 13,750,000원) 및 퇴직금 4,299,706원 합계 37,847,446원과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2020. 12. 13.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22. 9. 21.까지는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4>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 지급금 38,207,420원을 수익금 명목으로 지급하였으므로, 그 전부가 피고가 지급할 임금 및 퇴직금에서 공제 내지 상계되어야 한다[2025. 1. 22. 자 준비서면 14면 참조, 한편 피고 지급금 중 원고가 임금으로 수령한 사실을 자인하는 13,750,000원을 제외한 금액은 24,457,420원(= 38,207,420원 – 13,750,000원)이다].

2)

판단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 지급금은 임금이 아닌 수익금 명목으로 지급되었다는 것이고, 설령 제2차 양수도계약의 무효로 인하여 원고가 위 지급금 상당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 및 퇴직금 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므로(대법원 1990. 5. 8. 선고 88다카26413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주장하는 수익금 상당을 원고의 임금 및 퇴직금에서 공제 내지 상계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6.

결론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위에서 인정한 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함과 아울러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고,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며, 제1심판결의 주문 제1항 중 "2022. 9. 20."은 "2022. 9. 21."의 오기임이 분명하므로 이를 경정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2) 판단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 지급금은 임금이 아닌 수익금 명목으로 지급되었다는 것이고, 설령 제2차 양수도계약의 무효로 인하여 원고가 위 지급금 상당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 및 퇴직금 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므로(대법원 1990. 5. 8. 선고 88다카26413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주장하는 수익금 상당을 원고의 임금 및 퇴직금에서 공제 내지 상계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6.

결론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위에서 인정한 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함과 아울러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고,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며, 제1심판결의 주문 제1항 중 “2022. 9. 20.”은 “2022. 9. 21.”의 오기임이 분명하므로 이를 경정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차지원(재판장) 김건우 류희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