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1992. 4. 1. 피고 회사에 입사하였고, 1997. 2.경부터는 유니레버 베트남법인으로 파견되어 2000. 5. 31.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다(이하 '1차 퇴직'이라 한다). 나. 원고는 2001. 2. 1.부터 다시 유니레버 베트남 법인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였고, 2005. 3. 1.부터 2010. 1. 29.까지는 유니레버 태국 법인에서, 2010. 2. 1.부터 2012. 5. 31.까지는 유니레버 남아프리카 법인에서, 2012. 6. 1.부터 2014. 4. 30.까지는 유니레버 중국 법인에서 각 근무하다가 2014. 4. 30. 퇴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회사에 재입사한 2001. 2. 1.부터 2014. 4. 30.까지 피고 회사의 근로자로 근무하였음에도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위 기간 동안의 퇴직금 435,657,269원 및 이에 대하여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이 지난 2014. 5.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피고의 주장
이에 대하여 피고는, 다국적 글로벌 기업의 특성상 처음 고용되었던 법인이 아닌타 국가의 법인에 발령을 받아 현지 법인에 소속되어 근무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경우 단순 파견 · 출장의 형태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유니레버의 국제인사팀에서 별도로 기간별 계약을 체결하고, 그 기간 동안 실제 근무지의 법인에 고용되어 해당 외국 회사의 직접적 지휘 · 감독 하에 근로를 제공하고 급여를 받는 것이므로, 2001. 2. 1.부터 2014. 4. 30.까지 사이에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는 고용관계가 없어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판단
먼저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근로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갑 제2, 6, 9,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06. 9. 8. 및 2013. 9. 10. 원고에게 원고가 1992. 6. 8.부터 당시까지 피고 회사에 재직 중이라는 내용의 재직증명서를 발급하여 준 사실, 원고의 남아프리카 발령 당시 작성된 2009. 11. 27.자계약서 및 중국 발령 당시 작성된 2012. 4. 17.자 계약서에 법적 고용주가 피고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다.
한편 앞서 채택한 각 증거와 을 제2 내지 5, 7, 8, 9, 12, 17 내지 21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역시 인정할 수 있다.
원고가 1차 퇴직 이후 재입사한 유니레버 베트남 법인은 피고 회사와는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회사로 대한민국의 국내 영업과 별도로 독자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바, 원고는 2001. 2. 1. 재입사 당시 유니레버 베트남 법인과 직접 고용계약을 체결하였고, 이 과정에서 피고 회사와 사이에 별도의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
원고의 1차 퇴직 이전에는 피고 회사가 원고의 임금을 일부 부담하거나 1차 퇴직 당시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도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1차 퇴직 이후 원고가 유니레버 베트남 법인에 재입사한 다음에는 임금 등 근로관계의 대가는 모두 베트남법인 등 원고가 근무하는 현지 법인에서 지급되었고, 피고 회사가 이를 부담한 사실은 없다.
또한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한 인사 및 노무 관리를 하였다거나 원고의 보수 및 주요 근로조건 등을 결정한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한다.
유니레버 그룹의 국제파견정책에 의하면, 파견자가 지역을 옮길 때 현 고용주와의 근로계약을 변경하도록 하고 있고, 국제파견자는 노동허가를 얻기 위해 홈컨트리고용계약을 유지하여야 하는 경우가 아닌 한 호스트 국가의 유로넷 고용계약으로 변경하여야 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유니레버 그룹에서는 일정 기준 이상의 임원들에게 어느 특정 국가의 연금제도보다 더 높은 혜택을 주는 연금제도(International Pension Plan, 이하 'IPP'라 한다)를 운영하고 있는데, 원고가 유니레버 베트남 법인에서 근무하던 2003. 9.경 유니레버 그룹의 기업연금부서는 원고를 IPP에 가입시키기로 하였고, 원고에 대한 IPP 제도에 따른 비용은 모두 유니레버 베트남 법인이 부담하기로 하였다.
IPP 약관에 의하면 IPP 가입자는 다른 연금제도에 가입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바, 유니레버 그룹의 기업연금부서는 원고의 IPP 가입 과정에서 피고 회사와 사이에 이에 관한 논의를 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피고 회사는 원고가 자신의 근로자가 아님을 밝히기도 하였고, 피고 회사가 원고를 위하여 국민연금 등 대한민국의 사회보장보험료 등을 대납하여 주고 있으나, 이를 유니레버 베트남 법인에 다시 청구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하였다.
위와 같은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1차 퇴직 이전에 모두 종료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원고가 유니레버 베트남 법인에 재입사한 이후 피고 회사가 원고를 위하여 일부 사회보험 등을 가입하여 주었다거나 대한민국의 임금 체계와 수준을 고려하여 원고의 임금을 책정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2001. 2. 1. 유니레버 베트남 법인에 재입사한 이후에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사용종속관계가 있었다거나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존재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양희(재판장) 강민기 박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