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61,971,072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5. 1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2/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플라스틱 제품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2013. 11. 28.경 원고와 아래와 같은 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는 2013. 12. 2.부터 피고 회사의 사장 직함을 사용하며 근무하였다(위 계약서에는 원고의 직위가 부사장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실제 원고는 사장의 직함으로 근무하였다).
피고 회사는 2015. 12. 21.자로 원고를 사장에서 상임고문으로 전보하였고, 이어 2016. 3. 29. 원고에게 '전문 경영인으로서의 리더쉽 부족, 회사 임원으로서의 품위손상 및 위계질서 훼손, 전문 경영인으로서 직원들에 대한 신뢰감 상실을 해임사유로 하여, 서울 사업장 임원회 의결에 따라 2016. 3. 31.자로 해임한다'는 내용의 해임결정을 통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13호증, 을 제1호증의 1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그 직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의 대표이사 C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근무한 근로자이다. 피고의 2016. 3. 31.자 해임은 정당한 이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취업규칙에 따른 절차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서 무효이다.
원고에 대한 해고가 무효인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고용계약기간(해고일 이후인 2016. 4. 1.부터 고용계약기간 종료일인 2016. 12. 1.까지) 동안의 급여 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설령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이 사건 계약이 위임유사의 계약이라 할지라도 피고는 원고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 기간 만료 전에 일방적으로 해지함에 따라 원고가 입게 된 손해(위 잔여 계약기간 동안의 급여상당액)를 배상하여야 한다.
원고는 피고의 일방적 해고로 인하여 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10,000,00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이 법원의 판단
해고무효확인 청구 및 미지급 임금 청구 부분
원고는 자신이 근로자임을 전제로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6. 3. 31.자 해고는 무효임을 주장하고, 부당해고로 인해 근무하지 못한 기간 동안의 임금을 청구하는바, 우선 원고가 근로자의 지위를 갖는지에 관하여 본다.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다61312 판결 등 참조). 다만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 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6 내지 9호증, 을 제2, 3, 8, 9, 10, 12, 1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 및 피고 대표이사와의 신임관계 하에 일정한 자율성을 가지고 피고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처리를 수행한 것으로 보일 뿐, 이와 달리 실제로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여 원고의 지위나 명칭이 형식적이고 명목적인 것에 불과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가 구하는 해고무효확인 청구 및 미지급 임금 청구 부분은 모두 이유 없다.
피고 회사는 종래 대표이사 C에 의하여 운영되다가 매출 증대 및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하여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2010. 11.경 D을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하였으나 매출액이 2011년 약 643억, 2012년 약 715억, 2013년 약 659억을 기록하며 계속적인 성장을 이어가지 못하자, 위 D과의 계약기간이 만료된 뒤인 2013. 11.경 이 사건 계약을 통해 원고를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하였다.
이 사건 계약에서는 원고의 직위를 부사장으로 하고, 원고가 수행할 직무에 관하여 '피고 회사의 전반적인 운영', '장기적으로 피고 회사가 주식시장에 상장될 수 있도록 회사의 체질개선 및 조직화'라고 규정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연봉 130,000,000원(이러한 원고의 연봉 수준은 피고 회사의 소속 임직원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외에 회사의 경영성과에 따라 연봉 인상률 및 성과급을 정하기로 하였고, 원고의 재직 중 피고 회사가 주식시장에 상장될 경우 원고는 피고 회사의 주식 1% 이상을 무상으로 교부받기로 하였다. 즉, 원고는 피고 회사의 운영 전반에 관여하며 그 성과에 따라 정해진 보수 외에 별도의 대가를 지급받기로 하였다.
실제로 원고는 피고 회사의 사장 직함을 사용하며, 소프트웨어 구입의 건, 일급제 및 용역직 시급 조정의 건, 한국무역보험공사 단기수출보험 단체보험 가입 신청의 건, 지급보증료 납부의 건, E의 건, F의 건, 예산 전용 신청의 건, 행사 운영에 대한 내지 디자인 요청의 건, 보온병 칼라 도색 작업의 건, 본사 구호 출력비의 건, 외국인 근로자 신규 채용의 건, 지게차 접촉사고 최종 보고의 건, 물류팀 인원 충원의 건 등 피고 회사 업무 전반에 걸쳐 최종 결재권자로서 의사를 결정하였다. 나아가 원고는 제품개발회의 등에 사장으로서 참석하여 관련 내용을 점검하고, 주요 보직자 변경 및 신규 직원 채용 등의 인사에도 관여하였다.
피고의 계약해지통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부분
피고의 위임계약 해지통보
위임인의 이익과 함께 수임인의 이익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위임의 경우에는 위임인의 해지 자유가 제한되어 위임인으로서는 해지 자체는 정당한 이유 유무에 관계없이 할 수 있다 하더라도 정당한 이유 없이 해지한 경우에는 상대방인 수임인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다47108 판결 등 참조). 또한 주식회사 이사의 임기를 정한 경우에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임기만료 전에 이를 해임한 때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해임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데(상법 제385조 제1항 후문), 이러한 경우 '정당한 이유'의 존부에 관한 입증책임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사가 부담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다4957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는 2013. 12. 2.부터 3년간의 기간 및 위 기간 동안 적어도 연봉 130,000,000원을 보장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5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실제로 원고는 2014년에는 연봉 130,000,000원을, 2015년에는 연봉 140,000,000원을 각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되는바, 그렇다면 이 사건 계약은 수임인인 원고에게도 이익이 되는 위임계약에 해당한다.
나아가 피고 회사가 원고와의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원고의 주된 의무는 '장기적으로 피고 회사가 주식시장에 상장될 수 있도록 회사의 체질개선 및 조직화'를 하는 것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여기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가 근무한 2014년에는 전년도에 비하여 매출이 증대된 점, 비록 2015년에는 다시 2013년 수준으로 매출이 감소되기는 하였으나 이것이 원고의 이 사건 계약상의 의무 위반에 기인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점, 그 밖에 피고가 원고와의 계약을 해지하였어야 할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와의 이 사건 계약기간 만료 전에 계약의 해지를 통보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5. 12. 21.경 원고와의 합의에 따라 계약기간이 단축된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고가 제출하는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계약의 기간을 단축시키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 제12호증의 각 기재 등에 의하면, 피고의 일방적인 기간 단축 통보에 대하여 원고는 이의를 제기하였던 사실이 인정되는바 그렇다면 2015. 12. 21.경 원고와 피고 사이에 기간 단축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손해액 판단
위와 같은 피고의 위임계약 해지 통보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된 손해는 원고가 기간 만료시까지 근무하였다면 지급받았을 보수 상당액이라 할 것이므로, 원고가 입게 된 손해는 77,463,840원(= 월 평균 급여 중 원고가 구하는 9,682,980원 × 해지통보 다음날인 2016. 4. 1.부터 기간 만료일인 2016. 12. 1.까지 8개월)이다.
다만,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경우에 있어서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거나 손해부담의 공평을 기하기 위한 필요가 있는 때에는 채무자의 책임을 제한할 수 있는바(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7다37721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7, 1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가 피고 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임원으로서의 품위를 일부 손상시키는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와의 이 사건 계약에도 불구하고 피고 회사의 체질이 개선되었다거나 주식시장에 상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손해부담의 공평을 기하기 위하여 피고의 책임을 80%[= 61,971,072원(= 77,463,840원 × 80%)]로 제한한다.
한편 원고는 피고의 위임계약 위반에 따른 정신적 손해 10,000,000원의 배상도 구하나, 부당한 계약위반에 따른 정신적 손해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재산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 이루어짐으로써 회복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그 외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라고 볼 것인바(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3다22912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주장만으로는 원고가 재산적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는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사정 및 피고가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사정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61,971,072원 및 이에 대하여 이 판결 선고일 다음날인 2017. 5. 1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명재권(재판장) 정현기 한현희
각주1) 이 사건의 경우 원고의 고용기간이 이미 만료되었으나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이 미지급 임금 청구 부분의 선결문제가 되기도 하므로 고용기간의 만료에도 불구하고 해고무효확인 청구는 여전히 확인의 이익이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3. 9. 14. 선고 92누4611 판결 참조). 따라서 이에 관하여 본안 판단에 나아간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