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성남시 분당구 C, 3층에 있는 D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의 대표자이다.
원고는 2012. 7. 10.부터 2016. 3. 30.까지 피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병원에서 간병인으로 일하였다.
피고가 원고에게 임금 10,750,706원 및 퇴직금 6,993,488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피고에 대한 이 법원 2017고정1809호 근로기준법 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사건에서, 피고는 2018. 7. 18. 무죄를 선고받았고, 그 후 검사가 항소하였으나 항소가 기각되어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호증, 을 제1,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및 판단
원고는 자신이 피고의 근로자라는 전제에서, 시간 당 최저임금에 미달하여 급여를 지급받아 발생한 미지급 임금 44,392,680원 및 그에 대한 근로기준법 소정의 지연손해금 12,858,107원, 연차를 사용하지 못하여 발생한 연차 유급휴가 보상금 1,294,800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 352,740원, 퇴직금 16,164,207원의 합계 75,062,534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지 않다며, 채무를 부인한다.
원고의 근로자성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본다. 앞서 본 인정사실, 갑 제3, 4호증, 을 제1, 2, 7, 10호증의 각 기재, 갑 제2, 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5, 6, 8, 9호증의 각 일부 기재, 증인 E, F의 각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포함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는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에 대하여 구체적인 업무 환경에 따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는 개별사업자로서 피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용역계약서상 보수는 사업소득으로 지급하고 국민연금 및 건강보험 등은 사업소득에 의거하여 원고가 부담하기로 정하였다(제5조). 위 용역계약에 따라 원고는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다.
간병인들의 경우 근로제공 여부와 관계 없이 지급되는 기본급 등이 정해져 있지 않고 피고와 체결한 용역계약에 따라 일급으로 지급되는 보수가 매월 지급될 뿐이었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용역계약서에 업무 범위에 관한 규정이 없고 피고가 간병인들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하거나 교육을 실시한 바 없다.
병원 내 간호사들에게 적용된 취업규칙, 인사·복무규정은 원고에게 적용되지 아니하였다. 병원 내 간호사들은 지문 인식시스템을 통하여 출·퇴근 시간을 기록하였으나,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간병인들의 근무일수에 따른 보수를 지급하기 위하여 '간병여사님 근무표'에 원고를 비롯한 간병인들의 근무일수를 표시하는 외에 간병인들의 출·퇴근 시간을 별도로 확인하지 않았다.
원고를 비롯한 간병인들은 피고의 허락 없이 대리 근무자를 쉽게 활용하였고, 간병인들이 대리 근무자를 통해 업무를 수행한 경우에도 병원은 간병인들에게 보수를 지급하고 간병인이 보수 중 얼마를 대리 근무자에게 지급하는지 관여하지 아니하였다.
간병인 제도가 피고의 병원의 광고나 영업에 필요한 것이라고 하여도 원고가 수행한 간병 업무가 피고의 병원에서 필요불가결한 인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F은 원고와 함께 이 사건 병원에서 간호사들의 지시를 받았고 간병에 필요한 물품은 이 사건 병원에서 제공받은 것이라고 진술하였으나, 계속적 용역계약의 특성상 계약 당사자가 서로 업무에 관여하거나 상대방의 요청에 응하여야 할 경우가 있을 수 있어 그러한 사정만으로 구체적 지휘·감독이 있다고 쉽사리 단정할 수는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장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액수 등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윤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