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2. 12. 16. 선고 2019가단221849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B 합자회사(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는 택시여객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최저임금 적용 대상인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피고 C는 피고 회사의 무한책임사원이다. 원고는 2011. 1. 1.부터 2018. 8. 16.까지 피고 회사의 택시기사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1일 2교대제로 근무하면서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기준 운송수입금(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피고 회사에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이에 더하여 피고 회사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다.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고, 위 법률 부칙 내지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2010. 7. 1.부터 피고 회사의 본점 소재지인 성남시에도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었다.

라.

피고 회사는 노동조합과의 임금협정이나 단체협약을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2011년부터 2014년까지는 1일 4시간(주28시간)으로 정하였다가, 2015년에는 1일 3시간 40분, 2016년·2017년·2018년에는 1일 3시간(주 21시간)으로 정하였다(이하 2016년·2017년·2018년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위 각 협약을 ‘이 사건 각 협약’이라 한다).

마.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호증, 을 제10,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각 협약은 피고 회사 소속 근로자들의 실제 근로시간에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함으로써 강행규정인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이므로, 원고에게는 2016년 이전의 소정근로시간인 1일 4시간(주 28시간)이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 회사와 무한책임사원인 피고 C는 연대하여 원고에게 위 1일 4시간의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하여 계산한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하여 산정한 임금 및 각종 수당(각 2016. 9. 1.부터 2018. 8. 16.까지), 퇴직금과 실제 원고가 해당 기간 지급받은 임금 및 각종 수당, 퇴직금과의 차액 합계 7,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1>

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2)

구체적인 판단

이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본다. 을 제2, 9, 14, 16, 17호증의 각 기재, 증인 D의 증언, 피고 C에 대한 당사자본인신문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증인 E의 증언이나 그 밖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각 협약이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가)

근로자가 근로의무를 부담할 것을 약정하고, 사용자가 그 근로의무의 이행에 관하여 임금을 지불하기로 약정한 시간인 소정근로시간은 피고 회사의 기본급과 각종 수당, 퇴직금을 산정하는 데 기초가 된다. 그런데 피고 회사의 근로자들은 택시를 운행하면서 승객들로부터 받은 운송료 중 일정액을 피고 회사에 사납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초과운송수입금은 근로자들이 갖고 피고 회사로부터 일정액의 기본급 및 수당을 지급받는 방식의 임금 체계를 가지고 있고, 피고 회사는 위와 같이 근로자들이 회사에 지급하는 사납금을 주요 운영 재원으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근로형태, 임금 체계 및 피고 회사 운영의 특성상 근로자들의 운행시간이 정확히 얼마인지는 근로자들마다 달라 이를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피고 회사가 근로자들의 운행 시간 전부를 실질적으로 지휘ㆍ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도 어려우며, 이와 같이 정액사납금제를 실시하면서 기본급 등 지금을 위하여 노사합의로 임의로 정한 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하는 이상 실제 근로시간을 파악하는 것도 불필요하다. 이에 피고 회사는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기 이전부터 노사 합의를 통하여 실제 근로시간과는 다른 일정 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본급여와 각종 수당을 산정하여 왔다.

나)

피고 회사가 채택한 정액사납금제의 임금 체계와 회사 운영 재원 마련 구조상 기본급을 증액하는 경우 피고 회사는 부득이 운영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근로자들로부터 받는 사납금을 증액할 필요성이 크고, 사납금이 증액되면 그 반대효과로서 근로자들이 갖게 되는 초과운송수익금이 감소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런데 피고 회사의 근로자들은 2010년 임금협정에서는 소정근로시간을 1일 3시간 30분으로 정한 후 2011년 임금협정에서는 이를 1일 4시간으로 늘렸다가, 이 사건 각 협약 체결 무렵에는 노동조합 측에서 사납금이 증액되어 근로자들의 초과운송수입금을 포함한 수입총액이 감소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이에 피고 회사와 노동조합은은 자발적 합의로서 이 사건 각 협약으로 소정근로시간을 1일 3시간으로 정하였다.

다)

또한 피고 회사와 노동조합은 협약 체결 과정에서 고용노동부가 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임금협정이 유효하다는 취지의 해석을 참고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이 사건 각 협약 체결 이유나 경위에 비추어 볼 때 피고 회사가 위 각 협약을 체결함에 있어 근로자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하려는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잠탈할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라)

원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후인 2011년 피고 회사에 입사한 근로자로서, 2011년부터 2015년까지의 소정근로시간(1일 4시간 내지 1일 3시간 40분)의 유효함을 인정하면서도 2016년 이후부터 소정근로시간을 1일 3시간으로 단축한 이 사건 각 협약이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나, 2011년부터 2015년까지의 소정근로시간과 이 사건 각 협약에 기한 2016년부터 2018년까지의 소정근로시간은 모두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후 결정된 것으로 그 변경 내용이나 앞서 본 협약 체결 경위에 비추어 양자 간에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마)

또한 원고는 이 사건 각 협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근거로서 원고의 실제 운행시간에 변경이 없다거나 실제 운행시간이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한다는 점을 들고 있는데,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으로 인하여 기존에는 근로자들이 얻는 초과운송수입금도 임금에 포함되었다가 위 조항 시행으로 초과운송수입금은 임금에 포함시키지 않으면서도 초과운송수입금을 얻기 위한 운행시간만은 특례조항 시행 전후 동일하게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은 이 사건 특례조항과 피고 회사의 임금체계, 근로형태 등과 조화롭게 해석되지 않는데다, 당초부터 실제 근로시간과는 다른 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정해온 점이나 앞서 본 협약 체결 이유 및 경위에 비추어 원고가 내세우는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각 협약이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할 의도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바)

만약 이 사건 각 협약이 무효라고 본다면, 피고 회사로서는 근로자들에게 기존 소정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면서도 그와 연동되어 정해지는 사납금은 그대로 고정됨으로써 피고 회사 운영의 재원이 대폭 감소하게 되는바, 이와 같은 사정은 협약 당시에는 피고 회사와 근로자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를 초래하여 부당하다.

3.

결 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이희경

각주1) 원고는 최저임금에 따른 월 급여가 2016년 1,260,270원, 2017년 1,352,230원, 2018년 1,573,770원임을 전제로, 2016. 9. 1.부터 2018. 8. 16.까지의 임금 차액 27,635,398원, 주휴수당, 휴일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연장근로수당으로 각 510만 원, 퇴직금 차액 18,379,695원을 구하나(2022. 1. 21.자 준비서면), 원고가 전제로 한 위 월 급여액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소정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하는 경우에 계산하여 제시한 금액에 해당될 뿐, 피고 회사는 2014년까지는 주28시간, 2016년부터 주21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정하여 임금 계산의 전제 요건인 주당 소정근로시간에 차이가 있음을 지적하여 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