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4, 7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2014. 3. 22.부터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가 운영하는 E(이하 “이 사건 골프장”이라 한다)에서 캐디(경기보조원)으로 근무하던 중 2015. 6. 8. 13:00경 이 사건 골프장 카트창고에서 카트를 운전하여 나가다가 카트가 문에 끼어 카트창고문이 파손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일으켰다. 캐디 조장들은 2015. 6. 12. 조장회의에서 ① 원고가 이 사건 사고에 대한 변상조치에 불응한 건, ② 2015. 6. 11. 오후 근무를 하지 않고 이 사건 골프장에서 무단으로 이탈한 건 등의 사유로 캐디자율수칙에 따라 원고를 퇴사처리 하기로 결정하고 2015. 6. 13. 원고에게 그 회의록을 교부하였다.
원고는 2015. 6. 15. 위와 같은 회의록 교부행위가 D의 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8. 6. 원고를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각하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12. 11. 이에 대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에 원고는 법원에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이하 “이 사건 행정소송”이라 한다), 법원은 2016. 12. 14.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위 행정소송에서 원고가 속한 캐디 조의 조장이었던 피고 B은 2016. 11. 2. 증인으로 출석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이후 원고와 대화하려고 원고가 살던 기숙사 방까지 찾아갔지만 원고가 대화를 거부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이하 “이 사건 증언”이라 한다). 그러나 사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전인 2015. 3.경 위 기숙사에서 퇴소하였으므로 피고 B이 위 증언과 같이 위 사고가 발생한 이후 원고의 기숙사 방에 찾아가 원고와 대화를 시도한 바 없었다.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증언에 대하여 피고 B을 위증죄로 경찰에 고소하였고(이하 “이 사건 형사사건”이라 한다), 경찰은 검찰에 위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송치하였으나, 검사는 “위 증언은 사소한 부분에 관한 것으로 착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고, 위증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 피고 B은 검찰의 피의자 조사에서 위 증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2015. 6. 11. 13:00경 원고가 2부 근무를 하지 않고 주차장으로 가는 것을 보고 뒤쫓아가서 ‘이야기 좀 하자’고 하였으나 원고가 그대로 승용차를 타고 가버렸고, 이를 같은 캐디 조원인 C도 목격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이하 “이 사건 진술”이라 한다), 그 피의자신문조서에는 위 진술에 대한 검사와의 전화통화에서 피고 C이 “당시 원고가 사무실을 나와서 주차장으로 가자 피고 B이 원고를 뒤쫓아가 ‘A언니! 이야기 좀 해’라고 하였다”고 진술(이하 “이 사건 목격진술”이라 한다)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 B은 이 사건 사고 이후 원고의 기숙사 방을 찾아온 바 없음에도 이 사건 행정소송에서 “이 사건 사고 이후 원고의 기숙사 방을 찾아와 원고와 대화하려 하였지만 원고가 대화를 거부하였다”는 취지로 이 사건 증언을 하였고, 이는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위증에 해당한다. 이로 인하여 원고는 위 행정소송에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임을 인정받지 못하여 원고에 대한 부당해고를 구제받지 못하게 되었으므로, 피고 B은 위와 같은 위증에 의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의 배상으로 300만 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 B은 이 사건 형사사건에서 “2015. 6. 11. 13:00경 이 사건 골프장 주차장에서 원고에게 말을 걸었다”는 취지로 이 사건 진술을 하였고, 피고 C은 피고 B의 교사를 받고 검사에게 “위와 같은 사실을 목격하였다”는 취지로 이 사건 목격진술을 하였다. 그러나 피고들은 모두 2015. 6. 11. 09:30~10:30에 시작하여 같은 날 14:30~15:30에 종료되는 2부 근무를 수행하고 있었으므로, 2015. 6. 11. 13:00경 피고 B이 이 사건 골프장 주차장에서 원고에게 말을 걸거나 피고 C이 이를 목격할 수 없고, 결국 이 사건 진술 및 이 사건 목격진술은 모두 허위다. 피고들의 위와 같은 허위진술로 검사가 피고 B의 위증에 대하여 혐의없음 처분을 함으로써 원고는 형사절차를 통하여 위증의 피해를 구제받지 못하게 되었으므로, 피고들은 연대하여 위와 같은 허위진술에 의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의 배상으로 500만 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위 각 증거, 갑 제5, 6, 8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한다.
재산권에 관한 민사소송에서 증인의 증언내용 그 자체가 소송당사자 등의 명예 또는 신용을 훼손하거나 기타 인격적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 아닌 한, 증인의 위증으로 인하여 패소판결을 받을지도 모를 위험에 노출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위험은 원칙적으로 재산적 손해와 직결되는 것이므로, 재산적 손해의 발생 여부나 그 회복 여부에 상관없는 정신적인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고, 나아가 가해자가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그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4다4386 판결 참조). 이 사건 행정소송은 원고가 D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구제를 구하는 것이었으므로, 설령 피고 B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증언을 하고 그로 인하여 원고가 위 행정소송에서 패소판결을 받을 위험이 증가하였더라도, 그 위험은 원고가 근로자의 지위를 회복하지 못하는 재산적 손해에 관한 것일 뿐 원고의 인격 자체의 침해에 관한 것이라 볼 수 없다. 이 사건 증언은 원고가 위 회의록 중 이 사건 사고에 대한 변상조치의 불응 부분에 관하여 “원고에게 변상의사를 물어보지도 않았다”면서 피고 B에게 그와 같은 확인조치를 취한 날짜와 시간까지 추궁하자 피고 B이 “날짜, 시간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 뒤 답변한 것으로, 그 증언이 허위더라도 원고의 인격을 침해한 것이라 볼 수 없다. 나아가 그 증언의 경위와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증언이 원고의 근로자 지위를 부정한 이 사건 행정소송의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증언에 의하여 원고가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진술은 피고 B이 이 사건 증언에 관한 위증 피의자로서 검사의 질문에 본인의 입장을 변소하면서 그 당시 원고의 태도에 관하여 본인의 기억을 진술한 것이고, 이 사건 목격진술은 이 사건 진술에 대하여 피고 C이 검사의 질문에 본인의 기억을 진술한 것이다. 먼저 원고가 제출한 갑 제5, 7호증만으로는 이 사건 진술 및 목격진술의 전체적인 취지, 즉 “2015. 6. 11. 이 사건 골프장에서 원고를 만났다”는 부분이 객관적인 사실에 반하는 것이라 단정할 수 없고, 단지 그 만난 시각이 객관적인 사실과 다를 가능성을 제시할 뿐이며, 그 구체적인 시각에 허위가 있더라도 그것이 수사기관의 판단에 영향을 끼치거나 원고의 인격을 침해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 또한 피고 C이 피고 B의 변소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다는 것만으로는 피고 C이 피고 B으로부터 허위 진술을 교사받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수사기관은 피의자나 참고인의 진술 여하와는 별도로 피의사실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제반증거를 수집ㆍ조사하여야 하고, 피의자는 자기에게 유리한 진술을 할 권리가 있고 진실만을 진술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피의자나 참고인이 수사기관에서 허위의 진술을 하였더라도 수사를 방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8도3767 판결 등 참조). 원고는 피고 B이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증언에 관하여 “이 사건 사고 이전에 원고의 기숙사 방에 찾아간 것과 시기를 착각한 것 같다”고 변소한 것에 대한 질문에 답하면서 “그전에도 고객으로부터 원고에 대한 컴플레인이 들어와서 원고의 기숙사 방으로 찾아간 일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을 두고 허위사실로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하지만, 위와 같은 진술이 허위임을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는 직무상 비밀유지의무가 있는 수사기관을 상대로 진술한 것으로서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되어 원고의 사회적인 명예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진술 및 목격진술에 의하여 원고가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이경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