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3. 6. 13. 선고 2020가단41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택시여객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최저임금법의 적용사업장이고, 원고는 2010. 8. 11.부터 2020. 1. 7.경까지 피고의 택시기사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1일 2교대제로 근무하면서,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총 운송수입금 중 단체협약 등에서 정한 일정액의 기준 운송수입금(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피고에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이에 더하여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다.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고, 위 법률 부칙 내지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2010. 7. 1.부터 피고의 본점 소재지인 성남시에도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었다.

라.

피고는 노동조합과의 임금협정이나 단체협약을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2011년부터 2014년까지는 1일 4시간(주28시간)으로 정하였다가, 2016년·2017년·2018년에는 1일3시간(주 21시간)으로 정하였다(이하 2016년·2017년·2018년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위 각 협약을 '이 사건 각 협약'이라 한다).

마.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4호증, 갑 제10, 11호증, 갑 제15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 을 제10, 11호증, 을 제19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①

이 사건 각 협약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실제 근로시간에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함으로써 강행규정인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이므로, 원고에게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1일 8시간 또는 실제 근무시간인 10시간의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하여 계산한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하여 산정한 미지급 최저임금 및 각종 수당 합계 67,514,000원(= 2016. 11.부터 2019. 12.까지 최저임금 미지급분 4,380만 원 + 2017년부터 2019년까지의 주휴수당 4,396,000원 + 야간근로수당 12,871,000원 + 연장근로수당 6,447,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②

단체협약 제24조에서 '회사는 조합원에게 세차행위 및 세차비를 일체 부담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세차권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합계 1,274,000원 상당의 세차비를 부담하도록 하였다. 또한 단체협약 제39조에서 '조합원이 근무 중 교통사고로 발생한 제반손해에 대하여 조합원에게 일체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중대사고인 교통사고처리특례법 12개 항목 사고 제외)'라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피고는 원고가 차량 운행 중 발생한 사고들에 대하여 원고의 과실 여부 및 피고의 실질적인 손해 여부 등을 전혀 고려함도 없이 원고에게 지급할 임금에서 가불금 명목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합계 700만 원을 공제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에 대한 구상금으로 합계 8,274,000원(= 1,274,000원 + 7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① 주장에 대하여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이 사건 기록에다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현재까지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협약이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근로자가 근로의무를 부담할 것을 약정하고, 사용자가 그 근로의무의 이행에 관하여 임금을 지불하기로 약정한 시간인 소정근로시간은 피고의 기본급과 각종 수당, 퇴직금을 산정하는 데 기초가 된다. 그런데 피고의 근로자들은 택시를 운행하면서 승객들로부터 받은 운송료 중 일정액을 피고에 사납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초과운송수입금은 근로자들이 갖고 피고로부터 일정액의 기본급 및 수당을 지급받는 방식의 임금체계를 가지고 있고, 피고는 근로자들이 회사에 지급하는 사납금을 주요 운영 재원으로 하고 있다. 사용자인 피고로서는 근로자들의 운행 시간 전부를 실질적으로 지휘 ·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고, 이에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기 이전부터 노사 합의를 통하여 실제 근로시간과는 다른 일정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본급여와 각종 수당을 산정하여 왔다. 피고가 노동조합과 노사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2)

다만 피고와 같은 택시회사가 택시운전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하고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소정근로시간만을 형식적으로 단축하기로 합의하는 등의 특별한 경우에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이어서 무효로 보아야 할 것인데, 이와 같은 특수한 사정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무효라는 점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입증책임이 있고, 단지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위와 같은 특수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3) 원고는 이 사건 각 협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근거로서 원고의 실제 운행시간에 변경이 없다거나 실제 운행시간이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한다는 점을 들고 있는데, 당초부터 실제 근로시간과는 다른 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정해왔던 점에 비추어, 마찬가지로 원고가 내세우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각 협약이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할 의도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4)

정액사납금제의 임금 체계와 회사 운영 재원 마련 구조상 기본급을 증액하는 경우 피고는 부득이 운영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근로자들로부터 받는 사납금을 증액할 필요성이 크고, 사납금이 증액되면 그 반대효과로서 근로자들이 갖게 되는 초과운송수익금이 감소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피고는 2010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3시간 30분으로 정한 후 2011년 임금협정에서는 이를 1일 4시간으로 늘렸는데, 이 사건 각 협약 체결 무렵 노동조합 측은 사납금이 증액되어 근로자들의 초과운송수입금을 포함한 수입 총액이 감소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이에 피고와 노동조합은 이 사건 각 협약으로 소정근로시간을 1일 3시간으로 합의하여 정하면서 그 경위 등을 기재한 '임금협정과정에 대한 노사확인서'를 작성하고 '이는 노사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이익을 우선하여 합의한 것이 아닌 신의원칙 하에 공동의 이익을 위하여 합의한 것'임을 확인하기도 하였다.

(5)

원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후인 2010. 8. 11. 입사한 근로자로서 피고와 사이에 소정근로시간을 4시간으로 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근무한 이래 그 무렵부터 2015년경까지의 대부분 1일 4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하여 근무하였다. 그런데 소정근로시간을 1일 4시간에서 1일 3시간으로 단축한 것이 그 변경 내용 등에 있어 양자간에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한다고 보기도 어렵다.<1>

2)

② 주장에 대하여

원고 주장과 같이, 피고가 세차권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합계 1,274,000원 상당의 세차비를 부담하도록 하고, 원고가 차량 운행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원고에게 지급할 임금에서 가불금 명목으로 합계 700만 원을 공제한 사실이 있는지에 관하여, 현재까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나진이

각주1) 원고는 2021. 11. 16.자 준비서면 등에서 '근로시간을 1일 4시간, 주 28시간에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오로지 소정근로시간만을 1일 3시간, 주 21시간으로 단축하기로 한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서의 변경합의는 탈법행위로 무효이다'라고 주장하였던바, 이는 당초 근로계약 체결 당시 정해진 4시간의 소정근로시간의 효력은 일응 인정하는 취지로 보이고, 달리 위 4시간의 소정근로시간 효력을 명확히 다투고 있지는 않다(원고가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의 단체협약 등 자료도 제출되어 있지 않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