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3. 7. 18. 선고 2021가합400550 판결

2021

주문

1.

원고(반소피고)들의 본소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본소로 인한 소송비용은 원고(반소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1978. 9. 19. 설립되어 광주시에서 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최저임금법이 적용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에 고용되어 택시운전기사로 근로하다가 퇴사한 사람들이다.

2)

원고별 근무기간은 별지2 본소 청구금액표 '근무기간'란 기재와 같다.

나.

원고들의 근무형태 및 임금지급 체계

원고들은 1일 2교대로 2일 승무·1일 휴무 방식으로 근무하면서,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이하 '사납금'이라고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고 한다)을 자신들이 보유하고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다.

2009년 임금협정

피고는 2009. 3. 14. 피고의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고 한다)과 소정 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 주 40시간으로 하는 임금협정(이하 '2009년 임금협정'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는바,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라.

최저임금법의 개정

1)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고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고 한다)이 신설되었다.

2)

위 법률 부칙 및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10. 7. 1.부터 피고가 소재한 광주시 지역에도 시행되어 피고도 이때부터 이 사건 특례조항을 적용받게 되었다.

마.

2010년~2017년까지의 임금협정 및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1)

피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던 첫 해인 2010년에는 2009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1일 6시간 40분, 주 40시간)을 유지하였다.

2)

그런데 소정근로시간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할 경우 이 사건 특례조항에 따라 최저임금의 범위에 '생산고에 따른 임금'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 초과운송수입금이 제외됨에 따라 고정급을 큰 폭으로 올려야 하고, 이에 따라 고정급의 재원인 사납금 역시 대폭 올려야 하는 상황에 이르자, 피고는 노동조합에 전액관리제 실시(소정근로시간 1일 8시간)를 요청하였다. 그러나 노동조합에서는 전액관리제 실시를 반대하고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여 달라고 요청하였다. 이에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1. 1. 14.경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으로 줄이고 사납금을 135,000원으로 정하는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

3)

피고는 2011. 12.경 이 사건 노동조합과 2012년도 임금협정(유효기간 2012. 1. 1.~ 2012. 12. 31.)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4시간 30분, 주 25.8시간으로 정하고, 사납금을 1일 135,000원 또는 138,000원(차량 모델이 K5인 경우)으로 정하였다.

4)

피고는 2012. 12.경 이 사건 노동조합과 2013년도 임금협정(유효기간 2013. 1. 1.~2013. 12. 31.)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4시간, 실 영업시간 주 28시간으로 정하고, 사납금은 2012년도와 동일하게 1일 135,000원 또는 138,000원(차량 모델이 K5인 경우)으로 정하였다.

5)

피고는 2013. 12.경 이 사건 노동조합과 2014년도 임금협정(유효기간 2014. 1. 1.~2014. 12. 31.)을 체결하였는데 위 임금협정에서는 2013년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1일 4시간, 주 28시간)을 유지하였고, 사납금은 2012, 2013년도와 동일하게 1일 135,000원 또는 138,000원(차량 모델이 K5, YF소나타인 경우)으로 정하였다.

6)

피고는 2014. 12.경 이 사건 노동조합과 2015년도 임금협정(유효기간 2015. 1. 1.~2015. 12. 31.)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3시간 50분, 주 21시간으로, 사납금을 1일 145,000원(차량 모델이 로체인 경우) 또는 148,000원(차량 모델이 K5, YF 소나타인 경우)으로 정하였다.

7)

피고는 2015. 12.경 이 사건 노동조합과 2016년 임금협정(유효기간 2016. 1. 1.~2016. 12. 31.)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3시간 30분, 주 24.5시간, 사납금을 1일 148,000만 원으로 정하였다.

8)

피고는 2016. 12.경 이 사건 노동조합과 2017년 단체협약(유효기간 2017. 1. 1.~2017. 12. 31.)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3시간 20분, 주 23.3시간, 사납금을 1일 158,000원으로 정하였다.

9)

위 각 임금협정상 소정근로시간 및 사납금 변경 경과를 표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이하 위 각 임금협정을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라고 하고, 위 각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라고 통칭한다).

바.

최저임금법상 법정 최저시급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각 법정 최저시급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B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요지<3>

원고들은 이 사건 노동조합을 통해 '소정근로시간 단축으로 문제가 있을시 노동조합이 민·형사상 책임을 지겠다'고 하였는바 이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이 사건 청구와 같은 임금청구권을 포기하고 부제소합의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들의 본소는 부적법하다.

나.

판단

1)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처럼 그 합의의 존부 판단에 따라 당사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리게 되는 소송행위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를 해석할 때는 표시된 문언의 내용이 불분명하여 당사자의 의사해석에 관한 주장이 대립할 소지가 있고 나아가 당사자의 의사를 참작한 객관적·합리적 의사해석과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되는 당사자의 의사조차도 불분명하다면, 가급적 소극적 입장에서 그러한 합의의 존재를 부정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권리의무의 주체인 당사자 간에서의 부제소합의라도 그 당사자가 처분할 수 있는 특정된 법률관계에 관한 것으로서 그 합의 당시 각 당사자가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게 된다(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0다17803 판결, 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7다217151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을 제15호증의 1, 2, 4의 각 기재 및 증인 B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가 매년 임금협정 과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늘릴 것을 제안하였으나 노동조합은 소정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하여 오면서 2014.경, 2016.경, 2019.경 피고에게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경우 자신들이 민·형사상 책임을 지겠다는 공문을 보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러한 점만으로는 원고들이 이 사건 청구와 같은 임금청구권을 포기하고 이 사건과 관련하여 피고와 부제소합의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들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앞서 본 각 임금협정을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2009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1일 6시간 40분(주 40시간)에서 2017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1일 3시간 20분(주 23.3시간)까지 단축하기로 합의하였으나, 이는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 임의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것이어서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은 2009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바와 같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1일 소정근로시간을 2009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바에 따라 다시 산정하여 계산된 최저임금 미달액에 따른 미지급 임금, 연차수당 및 퇴직금으로 별지2 본소 청구금액표의 '합계'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노동조합이 피고에게 사납금 인상을 회피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등 양측의 이익을 고려하여 상호 합의한 것으로 이와 같은 합의가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렀다거나, 노동관계 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하는 원고들의 본소 청구는 부당하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 : 유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1 내지 3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B의 증언, 이 법원의 경기도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렀다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고 볼 수 없다.

가)

택시운송업체에서 소정근로시간 개념의 기능과 소정근로시간 산정의 특수성 근로자가 근로의무를 부담할 것을 약정하고, 사용자가 그 근로의무의 이행에 관하여 임금을 지불하기로 약정한 시간인 소정근로시간은 피고의 기본급과 각종 수당, 퇴직금을 산정하는 데 기초가 된다. 그런데 피고의 택시운전근로자들은 택시를 운행하면서 승객들로부터 받은 운송료 중 일정액을 피고에 사납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초과 운송수입금은 근로자들이 갖고 피고로부터 일정액의 기본급 및 수당을 지급받는 방식의 임금 체계를 가지고 있고, 피고는 위와 같이 근로자들이 회사에 지급하는 사납금을 주요 운영 재원으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근로형태, 임금 체계 및 임금 재원 마련의 특성상 근로자들의 운행시간이 정확히 얼마인지는 근로자들마다 달라 이를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피고가 근로자들의 운행 시간 전부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도 어려우며, 이와 같이 정액사납금제를 실시하면서 기본급 등 지금을 위하여 노사합의로 임의로 정한 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하는 이상 실제 근로시간을 파악하는 것도 불필요하다. 이에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58조<4>에 따라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기 이전부터 노사 합의를 통하여 사납금을 납부하는 데 들인 운행시간이나 초과운송수입금에 해당하는 운행시간을 구분하지 않고 대략적인 시간을 합의하여 이를 소정근로시간으로 간주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본급여와 각종 수당을 산정하여 왔다. 즉,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이전에 정한 소정근로시간 1일 6시간 40분은 이와 같이 피고가 노동조합과 협의하여 소정근로시간으로 간주하기로 합의한 시간이지 근로자들의 실제 근로시간을 추정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은 근거로 하여 산정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나)

사납금제 하에서 근로자들의 소득의 구성과 내용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소득은 운송 수입 중 일부를 사납금으로 납부하고 남은 초과운송수입금과 회사로부터 받은 급여로 구성되는데, 그 중 초과운송수입금은 이를 소득으로 신고하지 않는 등 외부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수입으로 관리되어, 근로자들은 신고되는 소득인 급여만을 기준으로 근로소득세, 4대 보험료 등을 납부하고 초과운송수입금은 아무런 조세 부담을 지지 아니한 채 전액을 근로자들이 자유로이 처분, 관리하여 왔다.

다)

피고의 과거 전액관리제 도입 논의 경과

(1)

1997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 개정되면서 사납금제가 폐지되고 운송수입금 전액을 회사에 내는 전액관리제가 3년 유예기간을 거쳐 2000. 9.경 시행되었다. 그러나 피고의 당시 택시운전근로자들들은 초과운송수입금 감소를 우려하여 전액관리제를 반대하여 사납금제를 유지하게 되었다. 그런데 택시운전근로자들 중 퇴직자들이 피고가 전액관리제를 위반하였다고 민원을 제기하는 등으로 피고는 2005. 7.경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받기도 하였다(피고가 위 과태료 부과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고, 법원은 피고가 근로자들과 전액관리제 도입 여부를 협상 중이고 다수 근로자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을 감안하여 2006. 2.경 과태료에 처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하였다).

(2)

이에 피고는 2005. 11.경부터 노동조합과 협의 하에 전액관리제(1일 소정 근로시간 6시간 40분)를 도입하였고, 그 결과 택시운전근로자들 상당수가 고정급이 증가되기는 하였으나 사납금도 인상되고 근로자들의 모든 급여가 세원으로 노출되어 각종 세금 및 4대 보험료가 증가되는 등 실제 수입액이 대폭 감소하게 되었다. 그런데 택시운전근로자들 상당수가 전액관리제 실시를 반대하여 그 적용을 면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탈퇴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피고는 탈퇴한 택시운전근로자들로 구성된 직장협의회와 수차례 협의를 거쳤으나 끝내 택시운전근로자들 사이에 의견이 합치되지 않아 택시운전근로자들 개별적으로 근로계약을 다르게 체결하는 방안이 제시되기도 하였다.

(3)

피고는 관할관청인 광주시에 노동조합과 전액관리제 협약을 맺은 경우 비노조원에 대하여도 전액관리제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행정처분을 내려 줄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민원을 제기하였고, 이에 광주시장은 위 민원 사항을 광주시시정조정위원회에 상정하였는데, 조정위원회는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에서 탈퇴하여 단체협약을 적용받는 근로자 수가 동종 근로자의 과반수에 미달하게 되면 그때부터 사용자는 비노조원에게 단체협약이나 임금협정을 확장하여 적용할 의무가 없고, 비노조원도 임금협정을 적용할 의무가 없으므로, 전액관리제 시행 여부는 노사간 자율적인 협의로 정할 사안이라는 전제 하에 운송사업자와 운수종사자에 대한 행정처분 요구사항에 대하여는 처분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4)

이처럼 피고의 택시운전근로자들 상당수는 전액관리제 도입에 따른 초과운송수입금 감소에 따른 전반적인 수입 감소 및 예상되는 근로조건 악화 등을 우려하여 전액관리제 도입을 원하지 않았다.

라)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른 노사 양측의 이해관계 및 피고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에 이른 경위

(1)

2010. 7. 1.부터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으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초과운송수입금은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게 되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소정근로시간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피고로서는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고정급이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되어 고정급의 주요 재원이 되는 사납금을 대폭 증액할 필요성이 큰 반면, 택시운전근로자들은 고정급이 어느 정도 인상되더라도 사납금 증액이 곧바로 초과운송수입금의 감소로 이어지게 되어 반드시 총수입의 증가가 예상되지 않고, 오히려 개별 근로자에 따라서는 사납금의 부담으로 인하여 종전보다 수입이 감소될 가능성도 존재하였다.

(2)

위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의 택시운전근로자들 대부분은 사납금이 증액되어 초과운송수입금을 포함한 소득 총액이 감소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이에 피고와 노동조합은 자발적 합의로서 사납금을 인상하지 않거나 매우 소폭으로만 인상하는 대신 소정근로시간을 줄이는 내용으로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 이와 같은 임금협정은 피고로서는 사납금 증액을 최소화하면서 최저임금법을 준수하고, 택시운전근로자들로서도 사납금 증액을 최소화하면서 초과운송수입금을 종전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끝에 노사의 진정한 합의 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3)

한편 피고는 2014.경부터 다시 노동조합에 전액관리제 실시를 요청하였으나,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전액관리제 시행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면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에게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경우 자신들이 민·형사상 책임을 지겠다는 공문을 수 차례 보내기도 하였다.

(4)

이에 따라 피고는 2017. 9. 20. 노사협의에서 전액관리제는 다른 지역의 상황변화에 따라 협의하기로 합의하는 선에서 사납금제를 유지하였다.

마)

피고의 2020년 전액관리제 재실시 및 근로자들의 반대

(1)

피고는 앞서 본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6다2451)이 2019. 4. 18. 선고된 이후 2019. 7.경부터 수차례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위 전원합의체 판결 내용을 알리고 소정근로시간을 1일 8시간, 주 40시간 이상으로 정할 필요성 등에 관하여 설명하여 온 후, 2020. 1.경부터 '소정근로시간을 1일 8시간, 주 40시간, 사납금 25만 원, 기본급을 1,374,400원(시급 8,590원)<5>으로 정하고, 초과운송수입금은 근로자가 68%, 피고가 32%로 배분한다'는 내용의 전액관리제를 다시 실시하였다.

(2)

그런데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0. 9. 1. 위 전액관리제에 반대하면서 피고에게 전체 조합원의 만장일치로 을 제8호증의 1(소정근로시간 단축, 사납금제 변경 청원) 기재와 같이 '조합원은 2020. 1.부터 전액관리제에 기초한 임금협정을 적용함에 따라 운송수입 납입 기준금이 많이 인상되어 조합원들이나 피고에게 아무런 득이 없고 각종 세금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종전의 사납금제보다 소득이 감소하고 불리한 근로조건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며, 임금산정을 위한 기준금을 (피고에) 납입하기 위하여 더욱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려서 조합원들이 회사를 떠나고 있음은 물론 신규 입사자도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니 이러한 제도를 적용하기에는 너무도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음을 노사는 충분히 느끼고 있는 실정에서, 우리 조합원들은 전체의견(청원서)과 대의원총회를 개최하여 결의하고 청원하오니 2019.까지 시행했던 대로 소정근로시간을 축소하여 사납금제 제도로 해 주십시오. 이에 따라 회사가 필요한 조치에 적극 협조하기로 전체 조합원은 만장일치로 찬성하였으므로 청원에 이른 것입니다.' 라는 내용의 청원을 하였다.

(3)

그에 따라 피고는 2021.부터는 노동조합과 협의를 통해 소정근로시간을 1일 4시간으로 하는 사납금제로 회귀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전액관리제 자체가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내용이었다고 주장하나, 만약 원고들 주장과 같이 전액관리제가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내용이었다면 원고들을 포함한 당시 노동조합에서는 그간의 협상 경위나 노동조합의 현황 등에 비추어 볼 때 전액관리제에서 정할 급여액수, 초과운송 수입금 배분 비율 등을 조정할 수 있는 협상력이 충분히 있었고, 피고로서도 과거부터 전액관리제 실시를 매우 원하였으므로 전액관리제 실시를 전제로 다만 그 세부 급여액이나 초과운송수입급 배분 조건을 협의하는 것에 반대할 이유는 없었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택시운전근로자들로서는 여러 사정 즉, 근로자들의 개별 근로 형태나 근로시간, 전액관리제 하에서 사납금을 납부해야 하는 부담, 근로자들의 외부로 노출되는 소득이 증가함에 따른 소득세나 보험료 증가에 따른 부담 등을 고려한 결과 이와 같이 전액관리제 대신 기존 사납금제를 실시할 것을 요청하였다고 보여진다.

바)

피고 근로자들의 최저임금법 위반 진정 및 고용노동청의 처분 결과

피고의 근로자들이 2019. 8. 26. 중부지방고용노동청성남지청에 피고가 소정근로시간 단축을 한 것이 최저임금법을 위반하였다는 취지로 진정하였고, 위 사건에서 중부지방고용노동청성남지청은 '피고는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하고 임금을 지급한 점, 피고는 임금교섭 시 노동조합에 소정근로시간을 늘릴 것을 요구하였으나 노동조합에서 이를 반대하고 소정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하여 임금협정이 체결된 점 등을 볼 때 피고가 최저임금법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종결처분(을 제31호증)을 하였다.

사)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 변경이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1)

원고들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주된 근거로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전과 후로 원고들의 근로시간(운행시간)의 변경이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6> 그러나, ① 앞서 가)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들과 같은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 개념의 기능과 그 특수성, 즉 근로자들의 운행시간이 정확히 얼마인지는 근로자들마다 달라 이를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피고가 근로자들의 운행 시간 전부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도 어려워 기본급 등 지금을 위하여 노사합의로 임의로 정한 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의제하여 왔을 뿐 근로자들별 평균 운행시간 등을 확인하여 이를 정하였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② 특히 사납금제 하에서 근로자들은 급여 외에 초과운송수입금도 주된 소득이 되어 온 관계로, 근로자들 입장에서는 소정근로시간이 얼마인지보다는 사납금인상 여부가 주된 임금협정의 쟁점이 되어 왔던 점, ③ 따라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이전에 정한 소정근로시간인 1일 6시간 40분이 근로자들의 실제 운행시간 등을 반영하여 정하여진 시간이라고 볼 수 없어 이를 토대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전후에 실제 근로시간에 변경이 있는지 여부로 위 단축 합의의 효력을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점, ④ 원고 C, D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초로 이루어진 2011.경 이후에 피고에 입사한 근로자들로, 단축 합의 전과 후의 운행시간이나 근무형태가 동일한지 여부를 비교할 아무런 근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들고 있는 위 근거 즉,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전후 실제 근로시간의 변경이 없다는 점은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을 판단하는 근거로 삼기에는 부족하다.

(2)

또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으로 인하여 초과운송수입금은 임금에 포함되지 않게 되었는데, 그러면서도 초과운송수입금을 얻기 위한 운행시간만은 특례조항 시행 전후 동일하게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전후 전체 근로시간의 변경이 없다는 원고들 주장은, 피고의 임금체계, 근로형태, 피고와 택시운전근로자들과의 이 사건 각 임금협정에 이르게 된 경위와 그간의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의욕한 내용 등과도 조화롭지 않다. 오히려 사납금을 납부하는 데 필요한 운행시간은 아래 (3)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택시요금인상, 택시호출서비스앱의 등장 등 여러 사회·경제적 요인에 따른 변화로 상당히 감소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3)

아래 (4)항 기재 표와 같이 피고가 위치한 경기도 내 택시요금은 지속적으로 인상된 반면, 피고의 사납금 인상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근로자들이 초과운송수입금을 포함하여 기존 수입액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운행시간은 실제로 감소하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2015.경부터 승객이 모바일 앱을 통해 승객의 현재 위치나 지정 지역으로 택시를 호출하면 가까운 거리에 있는 택시가 배차되는 방식의 카카오 호출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도입되어 택시운전근로자들이 승객을 찾기 위해 배회하는 시간도 실질적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이에 따라 피고 역시 배차시간을 2009년 임금협정에서의 12시간에서 2011년 임금협정에서부터는 10시간으로 감축하고, 배차시간에서 소정근로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휴게시간은 근로자들이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정하였다. 이와 같이 사회·경제적 요인에 따라 기존 사납금을 납부하는 데 필요한 근로시간은 실질적으로 감소하여 왔다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택시운전근로자들이 기존 근로시간과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이후 근로시간의 변경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실제로는 사납금 납부를 위해 반드시 운행하여야 하는 시간 즉, 근로의무가 있는 운행시간은 줄어들었음에도 초과운송수입금에 해당하는 운행시간을 대신 늘려온 것에 기인한다고 보인다.

(4)

반면, 피고가 지출해야 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월 급여, 차량 연료 가격, 차량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였으나, 경기도는 2013년 요금인상 무렵 '경기도 택시운송사업 발전 지원 조례'를 제정하여 피고와 같은 일반택시운송사업자에 대하여 경기도 내 택시요금이 인상된 후 단기적 승객 감소로 인한 근로자들의 수입 감소 방지를 위해 '요금 인상 시점부터 1년 동안 사납금을 인상하지 말 것, 요금 인상 1년 이후에는 종전 사납금의 10%의 범위에서 인상할 것'을 정하면서, 이를 위반할 시에는 사업을 일부 정지하도록 하거나 보조금 지원을 중단할 수 있도록 정하였는바, 이에 따라 피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 실시 및 최저임금 인상에도 불과하고 사납금을 10% 이상 인상할 수 없었던 사정이 인정된다.

<7>

(5)

만약 이 사건 각 임금협정 및 그에 따른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원고들 주장과 같이 단축 합의 전후 근로시간 변경이 없다는 등의 사유로 무효라고 본다면, 피고로서는 원고들에게 기존 소정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 의무를 부담하게 되면서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유효함을 전제로 그간 인상해오지 않았던 사납금액은 그대로 고정됨으로써 피고 운영의 재원이 대폭 감소하게 되는바, 이와 같은 사정은 피고와 근로자들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당시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것인데다, 피고의 재무 상황의 현저한 악화로 인하여 피고의 현재 근로자들의 이익에도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불합리하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하는 원고들의 본소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피고들 주장 요지

1)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면 위 합의를 전제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사납금을 인상하지 않고 초과운송수입금을 원고들의 수입으로 인정하기로 한 합의도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고들은 근무 기간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별로 약 847만 원에서 약 8,300만 원의 초과운송수입금 상당의 이익을 얻고 그로 인하여 피고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은 피고에게 부당이득 반환으로 그 일부인 각 4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선택적으로, 피고는 원고들의 요구에 의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하였으나 결국 위 합의가 강행법규를 위반하여 무효라고 본다면, 원고들은 강행법규에 위배되는 탈법적인 요구를 한 것이고, 피고는 이러한 합의가 유효한 것으로 알고 사납금을 인상하지 않으면서도 원고들이 주장하는 이 사건 청구액을 지급하게 되는 손해를 입게 되었는바, 원고들의 이와 같은 행위는 피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하므로 원고들은 피고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각 4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의 본소 청구가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피고의 반소는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대법원 2006. 6. 29. 선고 2006다19061, 19078 판결 참조), 이에 대하여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본소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피고가 제기한 예비적 반소는 소송이 재판에 의하지 않고 끝난 경우에 해당하므로 그 반소비용에 관하여 판단하지 않는다(대법원 2018. 4. 6.자 2017마6406 결정 참조)].

판사 정용신(재판장) 이희경 한승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