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2. 2. 15. 선고 2021가합402709 판결

주문

1.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0. 3. 20.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신용사업, 복지사업 등을 목적으로 1973. 3. 23. 설립된 D조합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D조합의 업무를 지도·감독하며 공동이익의 증진과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E법에 의해 설립된 비영리법인이다.

2)

원고는 피고의 재무 및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상무로서 E법 제30조에 따른 간부 직원이다.

나.

피고의 업무용 부동산 구입 결의

1)

피고는 2018. 3. 16. 개최된 이사회에서 ‘하남시 미사지점’ 신설을 위한 업무용 부동산을 구입하기로 결의하고, 피고의 이사장 F과 부이사장, 이사 2인 총 4인의 위원으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추진위원회에 위 부동산 분양계약 업무를 위임하였다.

2)

추진위원회는 2018. 3. 19. 하남시 G 구분상가 3채(H호, I호, J호, 이하 ‘이 사건 상가’라 한다)를 분양받기로 하고, F에게 이 사건 상가에 대한 분양계약을 위임하였다.

다.

이 사건 상가 분양계약 체결 및 분양대금 지급 경과

1)

F과 원고는 2018. 4. 13. 신규 지점 설치시 거쳐야 할 참가인의 타당성 심사 및 업무용 부동산 취득을 위해 필요한 참가인의 지점 신설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이 사건상가의 분양시행사인 K 주식회사(이하 회사명에 ‘주식회사’의 기재를 생략한다)에게 이 사건 상가에 대하여 피고 명의로 분양 청약을 하고, 피고의 차장 L을 통해 담보신탁회사인 M에게 청약증거금 5억 9,600만 원을 입금하였다.

2)

K의 대표자인 사내이사 N은 2018. 4. 30. F과 원고에게, “신탁회사가 M에서 O으로 변경되었으니 M에서 돈이 반환되면 O 명의 계좌로 입금해달라”라고 요청하였다.

3)

피고는 위 2)항 기재 일자에 M으로부터 청약증거금 5억 9,600만 원을 반환받았고, 원고는 2018. 5. 2. F의 지시에 따라 L을 통해 O 명의 계좌로 위 5억 9,600만 원 중 5억 6,200만 원을, 2018. 5. 8. 같은 계좌로 나머지 3,400만 원을 각 입금하였다.

4)

F과 원고는 2018. 12. 12. N으로부터 분양계약서를 제시받아 피고를 대리하여 K과 사이에 이 사건 상가에 관한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2018. 12. 13. L을 통해 O 명의 계좌로 20억 9,025만 원을 입금하였다.

라.

원고에 대한 징계면직 절차 진행 경과

1)

피고는 2019. 2.경 분양대행사로부터 이 사건 상가 분양계약이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은 것 같다는 통보를 받고, 2019. 3. 6.부터 2019. 3. 11.까지 자체 조사를 한 결과 위 분양계약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하여 이를 참가인에게 보고하였다.

2)

참가인은 2019. 3. 15. 피고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후, 2019. 6. 21. 피고에게 아래와 같은 이유로 F에 대하여 ‘개선(변상)’, 원고에 대하여 ‘징계면직(변상)’의 각 징계조치를 요구하였다.

3)

피고는 2019. 6. 25. 개최된 임시 이사회에서 참가인의 징계조치 요구에 대한 재심청구를 의결하고, 2019. 7. 19.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2019. 10. 21. 참가인으로부터 재심청구 기각 결정을 받았다.

4)

피고는 2020. 3. 20. 개최된 이사회에서 원고에 대한 징계면직을 의결하였고(이하 ‘이 사건 징계면직’이라 한다), 같은 날 원고에게 위와 같은 의결 내용을 구두로 통지하였다.

5)

원고는 2020. 4. 20.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징계면직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하였다(Q).

6)

피고는 2020. 5. 7.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징계결과 통보를 내용증명우편으로 보냈고, 원고는 그 무렵 위 통보서를 송달받았다.

7)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7. 6.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8)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20. 7. 1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S),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9. 24.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마.

이 사건 분양계약의 합의해제

한편, 피고는 2020. 5. 26. K과 사이에 이 사건 상가에 대한 분양계약을 합의해제 함과 동시에 시행사로부터 기지급한 분양대금 26억 8,625만 원을 반환받기로 합의하고, 2020. 5. 29. K으로부터 20억 원을 반환받았으며, 나머지 금액의 지급을 담보하기위하여 T으로부터 K의 담보신탁계약상 수익권에 관하여 1순위 근질권을 설정받았다.

바.

이 사건 징계면직 관련 규정

이 사건 징계면직과 관련된 참가인의 규정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6, 10, 11, 13~16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원고가 이사장인 F의 지시에 따라 수동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것이어서 비위의 정도가 무겁지 않은 점, 원고가 재직 기간 동안 성실히 근무하였고, 표창 수상 실적도 있는 점, 피고가 입은 피해가 상당 부분 회복된 점 등의 유리한 정상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징계면직이라는 무거운 징계처분을 내렸는바, 징계양정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나.

관련 법리

면직처분은 이를 일체로서 관찰할 때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실질상 해고에 해당하는바(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3두8210 판결 등 참조),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0. 31. 선고 2013두13198 판결 등 참조).

한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 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면직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피고에게 주어진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1)

D조합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제33조는 임직원이 ‘중과실로 위법·부당한 행위를 행하여 조합에 중대한 손실을 초래한 경우’ ‘징계면직’의 제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D조합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 제32조 제1항 [별표 2]에서는 ‘당해 조합에 금전적 손해를 초래하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행위’에 대해서 ‘비위의 도가 심하거나 중과실이 있는 경우’ ‘징계면직 ~ 감봉’의 제재양정기준을 정하고 있고, 같은 항 [별표 3]은 ‘계약사무 관리 부적’에 대한 제재기준으로 ‘징계면직부터 견책’을 규정하고 있다.

2)

원고는 금융기관인 피고의 상무, 즉 재무 및 회계 업무를 처리하고, 재무 및 회계에 관한 증명서류의 보관, 금전의 출납 및 보관의 책임을 지는 간부직원이자, 피고의인사규정상 피고의 실무를 책임지는 사람이다. 따라서 원고는 단순히 F으로부터 지시받은 업무만 수행하는 보조적 지위에 그치지 않고 이 사건 상가 분양계약과 관련하여 실무책임자로서 규정을 준수하여 피고에게 손해가 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 사무를 처리할 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원고는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현저히 게을리 한 과실로 이 사건 상가 분양계약 체결 이전에 참가인에 대한 타당성 조사 의뢰나 업무용 부동산 취득 승인 신청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 등 그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아니하였고, 그로 인하여 피고에게 금전적 손해를 초래하였다.

3)

한편, 원고는 K 대표자 N의 신탁사 변경 및 그에 따른 O 계좌로의 반환금 입금 요청을 받고 그 진위에 관하여 별다른 확인을 하지 않은 채 위 요청에 그대로 응하였는바,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계약서를 읽어보았다면, O 계좌가 정당한 지급계좌인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아니하였다. 이는 원고의 지위에 비추어 볼 때 그 비위의 정도가 심하거나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4)

이 사건 상가 분양계약으로 인하여 피고가 입은 피해액은 26억 8,625만 원에 달한다. 이는 피고의 출자금 약 110억 원의 25%에 이르는 적지 않은 액수이다. 비록 피고가 사후 대응으로 K으로부터 피해액 중 20억 원을 돌려받기는 하였으나, 아직 약 6억 원이 회수되지 않았는바, 위 피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이고, 피고는 위 대응 과정에서 변호사 비용 지출 등의 손해를 입었다.

5)

원고가 1990년 피고에 입사한 이래 장기간 징계를 받은 적이 없고, 표창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의 인사규정 제48조는 표창을 받은 직원에 대한 징계 감면의 특전을 피고의 재량사항으로 규정하고 있고, D조합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 제38조의2도 표창을 이유로 한 제재양정의 감경을 재량사항으로 규정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사유만으로 피고가 반드시 원고에 대한 징계수위를 감경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참가인은 2016. 4. 26.자 제재심의위원회 결의를 통해 ‘고의 또는 중과실로 조합에 1억 원 이상의 금전적 손해를 초래한 자’의 경우 표창 수상을 이유로 한 징계감경규정의 적용을 명시적으로 배제하기로 결정하였는바, 피고 또한 그러한 지침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표창 수상을 이유로 한 감경 규정을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3.

해고의 서면통지 절차 준수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C단체로부터 원고에 대한 징계조치요구를 받은 피고는 2020. 3. 20. 별다른 서면 통지 없이 원고에게 구두로 해고를 통지하였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서면통지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것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징계면직은 효력이 없다.

나.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나중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며,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21두36103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를 통해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그 무효 확인을 구하는 2020. 3. 20.자 해고, 즉 이 사건 징계면직은 서면통지요건을 결여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1)

피고는 2020. 3. 20. 원고에게 구두로 직권면직을 통보하였을 뿐, 해고사유나 해고시기를 명시한 서면을 교부하지 않았다.

2)

피고는 2020. 5. 7. 원고에게 해고사유를 ‘계약사무 부당 처리(유형자산 취득)’, 해고시기를 ‘2020. 3. 20.’로 명시한 서면을 발송하였다. 위 서면통지는 이 사건 징계면직이 있었던 2020. 3. 20.로부터 약 1개월 18일 뒤에, 특히 원고가 2020. 4. 20.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한 이후에야 비로소 이루어진 것으로, 이 사건 징계면직이 사후적으로 서면통지 요건을 충족하여 2020. 3. 20.자로 소급하여 유효하게 된다고 볼 수는 없다.

3)

이 사건 징계면직의 경위, 즉 참가인이 감사 이후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징계조치를 요구하였고, 피고가 이에 대해 재심을 신청하였으며, 참가인이 이를 기각하자 위 감사 실시 이후 약 1년만인 2020. 3. 20. 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면직을 조치하였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징계면직을 함에 있어 최대한 신중을 기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의 비위행위는 이 사건 상가 분양계약 과정에서 준수해야 할 규정 위반 및 그에 따른 피고의 손해 발생 등으로 한정되고, 이에 대하여 원고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방어와 변론의 기회를 부여받았으며, 방어권을 행사하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은 ‘해고사유’나 ‘해고시기’의 특정 내지 명시성의 요구 정도를 완화하는 사유가 될 수 있을 뿐, 이 사건 징계면직처럼 서면통지가 아예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도 그 흠결을 정당화하는 사유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고, 위 통지가 있어야만 해고의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그 문언상 서면통지가 없으면 해고의 효력은 발생하지 않는 것임이 명확하고, 이러한 법률 효과는 서면통지가 없더라도 위 규정이 달성하려는 고지의 목적이 현실적으로 달성되었는지 여부와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4)

원고는 위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심문 절차에서 해고의 서면통지와 관련한 다툼을 자발적으로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강행법규가 보호하는 이익을 보호의 대상자가 스스로 포기하기로 하였다고 하여 강행법규의 취지와 규범으로서의 효력이 부정될 수는 없는 점,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에 대한 구제신청 및 이 사건 소에서 일관되게 이 사건 징계면직이 서면으로 통지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신청절차에서 서면통지 요건의 흠결 주장을 한 차례 포기한 적이 있다는 사유만으로 이 사건 징계면직의 절차적 하자가 치유된다고 할 수 없다.

라.

소결론

이처럼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20. 3. 20.자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가 위 해고의 효력에 대하여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그 무효의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신(재판장) 이유진 이창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