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기초사실
프랑스 회사인 C는 D(D, 이하 'D'라고 한다)와 E(E, 이하 'E'라고 한다)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피고는 초콜릿 등 식품판매업 등에 종사하는 회사로서 E와 독점 수입·유통계약을 체결하고 E가 제조한 초콜릿 제품을 수입하여 국내에 유통하고 있다.
D는 2018. 3. 21. 피고의 주식 80%를 인수하여 피고의 최대주주가 되었다.
E의 아시아 지역 사업을 총괄하는 E 홍콩사무소(이하 'E 홍콩'이라고 한다)는 2018. 6.경 원고를 한국사업개발자(Business Developer for Korea)로 채용하였다<2>. E 홍콩은 그 후 2018. 7. 9. 피고와 아래와 같은 요지의 원고에 관한 사외파견계약(이하'이 사건 파견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피고와 별도의 근로계약서(갑 제2호증)를 작성하였다.
<1>
E 홍콩의 I(I, 이하 'I'라고 한다) 총괄대표(Chief Representative)는 2020. 12. 3. 원고가 E의 고객들, 독점 유통사(distributor)인 피고, J 등 다른 직원 그리고 I 자신과 사이에 일으킨 문제들을 이유로 원고를 해고하였고, 피고는 같은 달 30. 원고가 위와 같이 E 홍콩으로부터 해고되었음을 이유로 원고를 퇴사처리하였다.
청구취지
주위적으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0. 12. 3.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하고, 피고는 2020. 12. 3.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원고에게 월 4,885,800원 및 이에 대하여 각 지급기일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예비적으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고, 피고는 2020. 12. 3.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원고에게 월 4,885,800원 및 이에 대하여 각 지급기일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한 피고의 근로자임에도 피고는 근로기준법상의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를 해고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퇴사처리는 부당한 해고로서 무효이고, 피고는 해고 이후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의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서는 E의 요청에 따라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에 불과하고, 원고는 실제로 E와 체결한 근로계약에 따라 E의 지휘·감독 아래 E에 근로를 제공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다.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원고가 E 외에 피고와 사이에서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아가 갑 제1, 2, 6 내지 11, 13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① 원고는 피고로부터 직접 급여를 지급받았고, 피고가 원고의 건강보험료 등 4대 보험료를 납부한 사실, ② 원고와 E 홍콩 사이의 근로계약서에는 월 기본총급여(basic gross monthly salary)가 '3,800,000원'으로만 기재되어 있는데,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서에는 월급여 3,800,000원의 구성항목(기본급 2,895,200원<3> 및 연장근로수당 904,300원<4>)까지 기재되어 있는 사실<5>, ③ 피고의 K 대표이사 및 L(L, 이하 'L'라고 한다) 상무이사 등이 수시로 이메일 등을 통해 원고에게 E 제품에 관한 레시피 등 마케팅용 정보와 자료 제공 또는 고객사와의 회의 참석을 요청하였고, 제품 배송이나 고객응대 방법 등에 관한 자신들의 불만사항을 표출하기도 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K 대표이사가 원고에게 반말로 대한 사실, ④ 원고가 2019. 5.경 E팀<6> 신규직원 채용 당시 K 대표이사 및 L 상무이사에게 면접일정을 보고하였고 L 상무이사가 면접을 진행한 사실, ⑤ 피고가 피고의 임직원들에게 제공하는 종합건강검진을 원고 및 E팀 직원들도 함께 받은 사실, ⑥ 원고가 2020년 E 연간사업계획(Business Review E Selection)의 이메일 수신인 및 검토회의(Review meeting) 참석대상에 K 대표이사 및 L 상무이사 등 피고의 임직원들도 포함시켰고, L 상무이사 등 피고의 임직원들과 주기적으로 코디네이션 미팅(ESelection Coordination Meeting)을 가졌으며, 피고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프랑스어 교육에도 참석한 사실, ⑦ 원고가 E 제품의 공식 블로그나 시연행사에서 E 제품 외에 피고가 판매하는 다른 브랜드 제품의 홍보도 함께 한 사실은 각 인정된다.
그러나 을 제1 내지 8, 10 내지 18, 22, 23, 2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각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그 실질에 있어 피고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원고는 E 홍콩의 근로자로서 E 홍콩의 지휘·감독 하에 피고의 E팀에서 한국 내 E 제품 관련 영업 및 홍보 등 E 홍콩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서는 실제 고용관계를 형성할 의사 없이 이 사건 파견계약에 부수하여 형식적으로 작성한 계약서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다.
E는 홍콩에 아시아 지역 사업을 총괄하는 사무소(E 홍콩)를 두고 한국에는 사무소를 두고 있지 않음에 따라 한국 시장에서의 판촉을 위해 한국어 의사소통에 원활한 식음료 영업마케팅 분야의 인력을 E 홍콩의 직원으로 채용하여 한국에서 근무시킬 계획을 세웠고, 이에 E 홍콩은 원고와의 면접을 거쳐 2018. 6.경 원고를 E 한국사업개발자로 채용하였다. 원고가 채용면접 직후 E 홍콩의 I 총괄대표 등에게 보낸 이메일(을 제5호증) 등에 의하면, 원고도 채용 당시에 이미 자신이 장차 E 홍콩의 직원으로 한국에서 일할 것임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위 채용 전·후는 물론 피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당시에도 원고가 피고의 임원이나 고용담당자와의 면접 등 별도의 채용절차를 거친 바는 없다.
I 총괄대표는 2018. 6.경 이메일을 통해 피고의 대표이사 K에게 원고가 한국사업개발자로 채용되어 2018. 7. 9.부터 근무하게 될 것임을 알리면서 사전에 협의한 대로 원고가 한국에서 근무하면서 건강보험 등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원고를 피고의 직원으로 등재하여 피고가 급여를 지급한 다음 원고에게 지급한 급여와 보험료 및 기여금 등을 E 홍콩에 청구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이에 피고는 2018. 7. 9. E 홍콩과 이 사건 파견계약서를, 원고와 근로계약서를 각 작성하였다.
이 사건 파견계약서 1.1항은 E를 고용인, 원고를 피고용인, 피고를 호스트로 정의하고 있고, 2.3항은 '피고는 원고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E의 유일한 지시와 통제 하에 있는 것에 동의한다', 4.1항은 'E와 피고는 원고가 피고에 파견 근무됨에도 불구하고항상 E의 직원으로 남을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다. 한편, 원고와 E 사이의 근로계약서는 1.항에서 원고의 직책(Position)을 한국사업개발자(Business Developer for Korea)로, 3.항에서 근무장소(Place of Work)를 한국에 있는 피고의 본점 소재지(B Co. Ltd M Hanam-si Gyeoggi-do Korea)로 각 표시한 반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서는 특정 직위나 직책을 명시하지 않고 원고를 '근로자'로, 근무내용을 'E 사업개발'로 각 표시하였다.
원고는 2018. 7. 9. 이후 피고의 본점 소재지 내 E팀의 책임자로 근무하며 한국시장에서의 E 제품의 판매처 확대 및 매출 증진을 위한 제품판매계획, 마케팅, 매출분석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E 홍콩의 I 총괄대표에게 보고하였고, I 총괄대표도 이메일 등을 통해 피고와의 협의를 지시하는 등 원고의 업무를 지속적으로 감독하였다. 조직도상으로도 원고를 비롯한 E팀 직원들은 E 홍콩에 소속되어 있었을 뿐<7> 피고의 조직도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피고의 K 대표이사 또는 L 상무이사 등이 수시로 이메일 등을 통해 E 제품 관련 정보 제공이나 자료 준비 등을 요청하거나 불만사항을 표출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이메일 등의 내용이 업무협조 차원에서의 요청이나 의견교환의 범위를 넘어 종속적인관계에서의 지휘․감독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한편, 원고는 E 홍콩을 대리하여 피고와 연간 업무협약을 체결하였고, 원고 역시 L 상무이사 등에게 피고 직원들의 업무협조 방식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I 총괄대표의 승인 하에 휴가를 사용하였고, 원고를 비롯한 'E팀의 근태관리 및 인사평가는 모두 E 홍콩에 의해 이루어졌다. 또한 원고는 코로나19 바이러스(COVID-19) 상황이 악화되자 E팀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하였고, 이메일을 통해 I 총괄대표에게 직접 재택근무계획을 보고하였다(피고의 L 상무이사도 이메일의 공동수신인 또는 참조인으로 포함시켰다).
피고는 원고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원고의 4대 보험료 등을 납부하였으나, 나중에 E 홍콩으로부터 그 전액을 돌려받았으므로, 원고에게 지급된 급여 등은 실질적으로 E 홍콩이 모두 부담하였다. 원고는 자신의 급여(연봉) 인상분을 I 총괄대표와 협의하였고, I 총괄대표의 지시에 따라 다른 E팀 직원들의 급여(연봉) 인상분을 검토하고 적정 인상분을 건의하였다. 또한 원고의 업무용 컴퓨터 및 업무용 차량은 E 홍콩에서 제공하였고, E 홍콩은 원고를 비롯한 E팀 직원들이 사용하는 업무수행공간에 대한 임차료를 피고에게 지급하였다.
원고가 2019. 5. E팀 신규직원 채용 당시 피고의 K 대표이사 및 L 상무이사에게 면접일정을 보고하였고, L 상무이사가 면접을 진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을 제1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E팀 신규직원 채용권한은 최종적으로 I 총괄대표에게 있는 것으로 보인다[원고는 위 을 제12호증을 근거로 E팀 신규직원 채용의 최종권한이 피고에게 있다고 주장하나(2021. 9. 6.자 준비서면 제9면), 을 제12호증 이메일의 수신인이 I 총괄대표와 N(N, E 홍콩의 마케팅 매니저)인 점에 비추어,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는 당초 원고를 비롯한 E팀 직원들이 피고의 직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피고가 제공하는 종합건강검진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는데, 원고로부터 그 사실을 보고받은 I 총괄대표가 관련 비용을 E 홍콩에서 부담하는 것을 조건으로 L 상무이사에게 요청하여 원고를 비롯한 E팀 직원들도 피고가 제공하는 종합건강검진을 받게 되었다.
위 2020년 연간사업계획은 E의 사업계획으로서, 이메일 수신인<8> 및 검토회의 참석대상에 K 대표이사 등 피고의 임직원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여 이를 피고의 지시에 의해 작성 및 보고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오히려 을 제10호증의 2 기재에 의하면, 위 연간사업계획은 I 총괄대표의 지시에 의해 작성되어 업무협조 차원에서 피고의 임원들을 보고대상에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코디네이션 미팅은 명칭 자체에서 E 제품 관련 E팀과 관계 피고 임직원들 사이의 업무협조를 위한 회의로 해석되고, 원고가 피고 직원들을 위한 프랑스어 교육에 참석한 것만으로 원고가 피고의 직원임을 인정하기도 어렵다.
원고가 E 제품의 공식 블로그나 시연행사에서 피고의 다른 브랜드 제품 홍보를 함께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와의 업무협조 차원에서의 행위로 볼 여지가 있고, 그러한 행위가 E 제품의 홍보 및 판촉행위와 전혀 관련성이 없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E팀의 부하직원 J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에 원고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진정하였는데, 원고는 위 진정사건의 조사과정에서 '자신은 E 소속으로 한국에서의 E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원고의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와 피고 사이에 직접적인 근로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E는 근로자파견사업의 허가를 받지 않고 원고를 피고에 파견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파견계약에 따라 피 고의 구체적인 지휘ㆍ감독 아래에서 피고에게 직접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한다. 따라서 피고는 파견법 제6조의2에 따라 원고를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하고, 2020. 12. 30. 해고 이후 위 고용의무를 이행할 때까지의 임금 상당의 금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에서 말하는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파견법 제2조 제1호).
그런데 원고가 이 사건 파견계약에 따라 E 홍콩으로부터 피고에 파견되어 근무하기는 하였으나, 피고 회사 내 E팀 책임자로서 E 홍콩의 I 총괄대표의 지휘·감독 하에 E 홍콩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로부터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파견법에서 말하는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아 피고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강종선(재판장) 이인호 김형준
각주1) 계약서는 영문과 국문 2개로 작성되었는데 그 중 국문계약서이다. ‘A’은 ‘원고’로, ‘B’는 ‘피고’로 표시하였다.
각주2) 다만, 근로계약서(갑 제1호증의 1) 작성은 2018. 8. 10. 완료되었고, 그 계약서에는 ‘모든 절차가 완료되면 2018. 7. 9.부터 고용관계가 개시된다“고 기재되어 있다.
각주3) 그 후 인상되어 2020. 12. 30. 퇴사처리 당시에는 3,717,041원이었다.
각주4) 그 후 변경되어 2020. 12. 30. 퇴사처리 당시에는 871,459원이었다.
각주5) 한편, 연차유급휴가의 경우 E 홍콩과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25일’로 기재되어 있는 반면, 피고와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기준법상 연차휴가규정에 따른다’고 기재되어 있다.
각주6) E 홍콩과 피고 사이의 파견계약에 따라 피고에 파견되어 E 제품 관련 사업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조직으로서 원고를 포함한 3~4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원고가 그 책임자이다.
각주7) I 총괄대표가 원고의 직속상관으로 표시되어 있다.
각주8) I 총괄대표 등 E 홍콩의 임직원들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판결
사건
2021가합402723
판결선고
2021. 11. 16.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