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4. 8. 29. 선고 2022가단21301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9. 10. 12. C교회(이하 ‘C교회’라 한다)와 이천시 D 지상의 E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와 관련하여 공사대금 6,350,000,000원, 공사기간 2019. 10. 14.부터 2020. 10. 13.까지로 정한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계약의 특약사항 제3조 제2항에서 ‘시공사 산정 총액 입찰계약으로 내역서에 의거한 물량 증감요수는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 같은 조 제4항에서 ‘본 공사는 실시도면에 의거 시공사에서 산출한 총액 기준 공사이므로 일체의 설계 변경 증감 없이 책임시공한다’라고 규정하였다.

나.

피고는 2019. 11. 18. 원고와 월 급여 5,220,000원으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그 무렵부터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한 현장소장으로 근무하였다.

다.

원고는 2019. 11. 12. 주식회사 F과 이 사건 공사 중 부대토목공사를 공사대금 163,300,000원, 공사기간 2020. 6. 1.부터 2020. 9. 30.까지로 정하여 위 회사에 하도급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계약서에 따른 1차 기성금 11,484,000원만을 지급한 상태에서 위 하도급계약이 해지되었다.

라.

원고 대표이사는 피고로부터 위 부대토목공사와 관련하여 당초 공사대금에서 위와 같이 기성금으로 지급하고 남은 151,816,000원(= 163,300,000원 - 11,484,000원)보다 더 적은 금액으로 직영 공사를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직영 공사를 지시하였는데, 직영 공사 후 정산결과 원고가 잔여 부대토목공사 비용으로 합계 237,614,190원을 지출한 사실이 밝혀졌다.

마.

한편 2020. 8. 24.경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로 중이던 작업자 G이 지붕 상단부에서 H빔 사이에 브레싱을 설치하는 작업을 하던 중 9m 아래의 바닥으로 추락하여 사망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산재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은 2021. 2. 25. 위 사고와 관련하여 피고에게 공사현장 총괄 안전관리자로서의 업무상과 실치사죄,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벌금 700만 원,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의 사업주이자 피고가 소속된 법인으로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벌금 700만 원의 각 약식명령을 발령하였다(2021고약156).

바.

이 사건 산재사고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과태료 8,287,270원이 부과되었고, 이와 별도로 원고는 2020. 11. 27. G의 유족들에게 20,000,0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 제1, 7, 29, 3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

건설회사의 현장소장은 특정 건설현장에서 공사의 시공에 관련된 업무를 위임받아 담당하는바, 민법 제581조(수임인의 선관의무)에 따라 위임받은 업무를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할 의무를 부담한다.

○

피고는 이 사건 공사의 현장소장으로서 현장 시공과 관련한 업무를 위임받아 수행하는 과정에서, ① 잔여 부대토목공사비의 범위 내에서 직영으로 공사를 완공할 업무를 위임받았음에도 원고에 대한 보고나 승인, 동의 없이 임의로 잔여 공사비를 초과하여 시공함에 따라 원고로 하여금 85,798,190원(= 237,614,190원 – 151,816,000원)이 초과된 토목공사비를 부담케 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가하였고, ② 원고의 승인이나 동의 없이 변경계약서에 기재되지 않은 공종을 임의로 시공함에 따라 원고로 하여금 임의 시공된 부분에 대한 추가공사비 합계 126,933,270원을 부담케 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가하였으며, ③ 피고에게 전적으로 책임 있는 과실로 인한 산재사고를 발생시켜 원고로 하여금 과태료 8,287,270원, 벌금 7,000,000 상당을 지급하게 하였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민법 제390조에 따른 손해배상으로서 위 각 손해액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

한편 원고는 피고의 현장 관리 부주의로 말미암아 발생한 산재사고의 피재자인 G의 유족들에게 합의금 20,000,000원을 지급하였는데, 사고 발생경위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의 내부 분담비율은 0%라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합의금 20,000,000원 전액을 구상금으로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 주장의 요지

○

피고는 2019. 10. 30. 원고 회사에 면접을 보고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입사한 근로자이고, 원고는 그 사용자인바, 피고는 원고와 사용종속관계를 맺고 원고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공사의 현장소장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

○

원고가 주장하는 부대토목공사는 피고가 준공일 차질이 예상되어 직영 공사를 하는 것이 준공에 이롭다고 건의한 것이고, 이 사건 공사계약 당시의 견적에서 상당 부분이 누락되어 있어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보고하고 추가 공사를 진행한 다음 원고가 발주자인 C교회와 총 공사대금에서 128,000,000원을 증액하는 변경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었던 것이므로 피고에 대한 위 각 공사대금의 청구는 이유 없다.

○

또한 이 사건 산재사고는 원고와 피고, 하수급인인 H 모두의 과실로 발생한 것이고 원고의 안전관리비 전가행위가 그 단초를 제공하였는바 피고에게 위 사고와 관련하여 지출한 금액의 배상청구 또는 구상청구를 할 수는 없다.

3.

판단

가.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타인의 노무를 이용하는 계약으로는 위임, 도급, 고용 계약이 있을 수 있다. 위임 계약은 위임인이 수임인의 인격․지능․기량 등에 관한 대인적 신뢰를 기초로 수임인에게 사무를 위임하고, 수임인은 위임인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않고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재량권을 가지고 사무를 처리하며, 위임인은 그러한 수임인의 사무 처리에 관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점에서 고용 계약과 다른 본질적 특색이 있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9다221352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12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근로계약에 따라 원고와 사이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처분문서인 을 제7호증의 문언 내용을 뒤집고 피고가 원고의 수임인 지위에서 원고의 지휘나 감독을 받지 않고 사무를 처리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피고의 근무장소 및 담당업무가 특정되어 있고,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이 명시되어 있으며, 원고가 약정한 임금에서 근로소득세, 4대 보험료 등의 제세공과금을 공제한 후 이를 지급하기로 되어 있다.

②

피고는 원고가 도급받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현장소장이라는 직책으로 근무하면서 매주 진행되는 공정회의에 참석하고 공사일보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정기적으로 이를 보고하여 왔다.

③

원고가 이 사건 공사 중 부대토목공사와 관련하여 주식회사 F과, 철골공사와 관련하여 주식회사 H과 각 하도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피고가 위 하도급업체를 직접 선정하였다거나 원고의 지휘, 감독 없이 재량권에 따라 위 각 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④

피고는 이 사건 공사 당시에 본인 명의로 별도의 사업자 명의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피고가 원고 퇴사 이후인 2023. 2. 27. 주식회사 I의 사내이사로 취임한 사실은 이 사건 공사 당시 피고의 근로자성 여부를 판단함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⑤

원고는 피고로부터 근로소득세, 건강․장기요양보험료, 연금보험료 등을 원천징수하고 급여 형식으로 매달 일정 금액을 지급하였으며, 피고는 이 사건 공사기간인 2019. 11. 18.부터 2021. 3. 13.까지 원고의 직장가입자로 건강보험자격을 취득하였다.

⑥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망 G의 사망사고와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았는데, 피고는 원고 소속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안전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는 피고의 사업주라는 이유로 위와 같은 처벌을 받았다.

나.

초과 지출된 토목공사비 및 추가 공사비용 청구에 대한 판단

1)

갑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 대표이사와 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중단된 토목공사를 직영으로 하되, 종전 업체의 잔여 공사대금 범위에서 이를 마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으나, 위 인정사실만으로 원고와 근로자인 피고 사이에 피고가 이 사건 공사 도중 중단된 토목공사를 잔여 공사대금의 범위에서 직영으로 완성하기로 하는 취지의 위임계약이 체결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원고가 도급인인 C교회와 총액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을 제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원고와 C 교회가 2020. 12. 16. 주차장 아스콘 포장공사 등을 포함한 일부 공종의 변경과 관련하여 공사대금을 128,000,000원 증액하는 공사변경계약을 체결한 점, 원고는 위 변경계약에 피고가 임의로 추가공사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내역서가 당초 도급계약과 무관하게 임의로 추가 시공된 부분이라거나 해당 금액 상당의 공사비용이 실제로 지출되었음을 입증할 객관적 증거도 부족한 점 등을 고려하면, 갑 제12, 15, 1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 원고가 피고의 임의적인 추가공사로 인하여 126,933,270원을 공사비로 지출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설령 원고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위 주장과 같은 토목공사비와 추가공사비를 각 지출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인 피고에게 이를 구상할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4)

따라서 원고가 피고와의 위임계약을 근거로 초과 지급된 토목공사비와 추가공사비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이 사건 산재사고와 관련한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가 이 사건 산재사고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부과된 벌금 7,000,000원과 과태료 8,287,270원을 각 납부하고, 망 G의 상속인에게 합의금 20,000,000원을 지급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이 사건 공사의 원수급인은 원고이고, 피고는 현장소장인 근로자로서 이 사건 공사 현장을 관리하였던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으며, 실제 그러한 취지에서 원고가 본인의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을 받은 것이다. 따라서 위 사고와 관련하여 원고가 본인에게 부과된 벌금과 과태료를 납부하고, 피해자의 유족에게 합의금을 지급한 것은 불법행위자로서 자신의 의무를 이행한 것에 불과하여 이를 피고에게 구상할 수 없고, 위 합의금에 피고가 부담하여야 할 손해배상금이 포함되어 있고, 원고가 본인의 부담부분을 넘어 피고의 부담부분을 면책시켰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산재사고와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의 배상 또는 구상을 구하는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의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