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5. 8. 13. 선고 2024가단953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로부터, 2021. 4. 23. 용인시 처인구 D, E,2021. 7. 2. F, 2021. 8. 20. G 일원에 각 주택 신축공사 중 골조공사 및 부대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하도급 받았다. 원고는 토목, 철골공사, 건축공사 등을 주요 목적으로 하는 'H'의 대표자로 사업자등록을 하였다.

나.

원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피고의 이사라는 직함으로 현장 노무자 관리 등을 하였는데, 이 사건 공사의 노무자들은 2022. 4.경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에 피고를 상대로 노무비를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진정을 제기하였고, 이후 피고와 합의한 후 피고에 대한 진정을 취하하였다.

다.

피고는 2022. 6. 16.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원고를 상대로 원고가 이 사건 공사의 노무비 중 일부를 횡령하였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의 본소를 제기하였고, 원고는 2022. 11. 7.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공사의 미지급 하도급대금청구의 반소를 제기하였다(이하 '관련 소송'이라 한다). 위 법원[2022가단246546(본소), 2022가단287318(반소)]은 2023. 10. 26.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본소 청구 및 원고의 반소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피고가 항소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2023나2055017(본소), 2023나2055024(반소)]은 2024. 9. 25.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고, 위 판결은 2024. 10. 17.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판결'이라 한다).

라.

원고는 2022. 9. 1. 피고를 상대로 임금 미지급을 이유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에 진정을 제기하였으나(이하 '관련 진정사건'이라 한다), 원고는 근로자가 아님을 인정하여 스스로 취하서를 제출하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은 2022. 9. 20. 진정사건을 행정종결 처분하였다.

마.

피고의 대표이사 I는 2023. 11. 22. 경찰에 원고를 피고의 현장관리팀장임에도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한 하도급을 받은 사실이 없고, 공사대금을 미지급한 사실이 없음에도 관련 소송을 제기하여 소송사기를 하려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하였다. 위 사건에서 원고는 '이 사건 공사에서 피고의 현장관리팀장으로 일을 한 것이 아니고 H의 대표이사로 형틀목공과 옹벽부분을 도급받아 편의상 피고의 이사 직함을 달고 일을 한 것이다. H의 대표로써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하였음에도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 그대로 주장한 것이지 허위사실을 일체 주장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에 경찰은 2024. 11. 6. 소송사기에 대하여 'I와 원고의 각 진술, 제출된 증거에 의해 원고가 피고의 현장관리팀장이었다는 사실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실제 형틀목공과 옹벽부분을 하도급받은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상황에서 원고가 허위주장으로 법원을 기망하였다고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불송치 처분을 하였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2, 8,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주위적 청구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피고의 이사라는 직함으로 현장 노무자관리팀장의 직책을 부여하였고, 원고는 2021. 4.부터 2022. 3.까지 피고의 지시에 따라 종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지급받았으므로,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35,870,533원[= 원고의 위 기간 임금 85,070,000원 - 원고에게 지급된 임금 35,870,533원{=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노무비 합계775,435,893원 - 원고가 일용노무자들에게 지급한 노무비 739,565,36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예비적 청구

1)

원고는 피고로부터 2021. 4. 22.부터 2022. 3. 25.까지 이 사건 공사 중 형틀목공을 하도급받아 공사를 진행한 하수급인이다. 피고는 위 공사기간 동안 원고의 계좌나 피고가 요청한 친인척 등의 계좌, 노무자의 계좌 등으로 매월 노무비 지급 방식의 공사대금을 송금하였다. 파고의 공사대금 미지급으로 이 사건 공사의 노무자들에게 지급할 노무비 지급이 연체되었다. 원고가 2022. 3. 25. 피고로부터 하도급받은 공사를 완료하였음에도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하도급 공사대금 중 미지급 노무비 49,199,46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는 2021. 4.경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현장관리팀장으로서 현장노무자 관리업무를 위임하였고, 원고는 위 위임계약에 따라 이 사건 공사현장에 인력을 공급하고, 현장을 관리하면서 매달 일용노무비 지급명세서를 작성하여 보고하고, 피고로부터 일용노무비 총액을 받아 각 일용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가 충분한 노무비를 제공하지 않아 노무비 총액에 부족분이 발생하였고, 원고는 위임사무에 따른 일용노무자들의 노무비를 우선 지급하여 자신의 위임사무에 따른 보수49,199,467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임사무에 따른 보수49,199,46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타인의 노무를 이용하는 계약으로는 위임, 도급, 고용 계약이 있을 수 있다. 위임계약은 위임인이 수임인의 인격 · 지능 · 기량 등에 관한 대인적 신뢰를 기초로 수임인에게 사무를 위임하고, 수임인은 위임인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않고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재량권을 가지고 사무를 처리하며, 위임인은 그러한 수임인의 사무 처리에 관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점에서 고용 계약과 다른 본질적 특색이 있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9다221352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갑 제4, 10, 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은 인정된다.

①

원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피고의 이사라는 직함으로 현장 노무자 관리를 하였고, 피고에게 2021. 4.부터 2022. 3.까지 '일용노무비 지급명세서 - 형틀(목공)'를 작성하여 보고를 하였다.

②

피고는 2021. 4.부터 2022. 3.까지 원고의 노무의 일용소득에 대하여 원천징수를 하였고, 원고를 2021. 4.부터 2022. 2.까지 피고의 사업장의 건강보험 가입자로,2021. 5. 1.부터 2022. 2. 28.까지 국민연금 가입자로 각 가입되었다.

③

관련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는 이 사건 공사에서 피고의 현장관리팀장으로 노무자를 파악하는 인력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면서 피고에게 매달 '일용노무비 지급명세서'를 작성하여 보고하였고, 피고는 원고의 인력관리 보고에 따라 2021. 6. 7.경부터 2022. 3. 26.경까지 원고에게 노무자들을 위한 노무비 합계 775,435,893원을 지급하였다."고 주장하였다.

2)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사업장 또는 사업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2021. 4.부터 2022. 2.까지 일용노무비 지급명세서상 원고의 1월당 출역일수는 모두 29일이고, 2022. 3.에만 출역일수가 18.5일이다. 위 노무비 지급명세서에 기재된 원고의 노무비가 전부가 원고의 출역일자 또는 근로시간에 따라 산정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어렵다. 한편,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서 또한 작성되지 않았다.

②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의 형틀공사, 옹벽공사에 대하여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원고는 공사를 진행할 일용직 근로자들을 스스로 모집하였고 일용직 근로자들을 관리, 감독하였고, 피고로부터 노무비를 지급받아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등 스스로 정한 공사 진행 방식 및 계획에 따라 일용직 근로자들을 지휘하면서 독립적으로 형틀공사, 옹벽공사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피고는 노무비 이외에 공사차량 운행 및 공사에 필요한 자재, 식비 등을 직접 지출하였다.③ 원고가 피고의 취업규칙을 적용받았다거나, 피고가 근무시간을 지정하여 원고를 구속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가 피고의 현장관리팀장이라는 직위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의 이 사건 공사에서 업무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④

원고는 관련 소송, 관련 진정사건 및 관련 형사사건에서 스스로를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공사 중 형틀공사, 옹벽공사를 하도급받은 하수급인이라고 주장하였다.

4.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하도급대금청구에 관한 판단

1)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관련 소송에서 피고를 상대로 하도급대금 청구를 하였으나, 패소확정판결을 받았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기판력에 위반된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소송물로 주장된 법률관계의 존부에 관한 판단에 미치는 것이므로 동일한 당사자 사이에서 전소의 소송물과 동일한 소송물에 대한 후소를 제기하는 것은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1다49981 판결 등 참조). 원고 패소판결을 받은 당사자가 전소의 상대방을 상대로 다시 패소 확정판결과 동일한 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 법원은 확정판결과 모순되는 판단을 할 수 없어 그 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대법원 1976. 12. 14. 선고 76다148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고는 관련 소송에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공사 중 형틀공사, 옹벽공사를 하도급받았음을 원인으로 2021. 4. 22.부터 2022. 3. 25.까지 미지급 하도급대금 청구를 하였다가, 청구기각 판결을 선고받고 위 판결이 확정된 것은 앞서 본 것과 같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공사 중 형틀목공, 옹벽공사에 대한 미지급하도급대금청구의 소송물은 관련 판결의 소송물과 동일한 소송물이므로, 동일한 당사자 사이의 원고의 피고에 대한 위 미지급 하도급대금청구에는 확정판결인 관련 판결의 기판력이 미친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위임 보수청구에 관한 판단

민법 제686조 제1항은 "수임인은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위임인에 대하여 보수를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체결된 위임계약에서 보수를 약정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선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