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7. 6. 15. 선고 2015고단1790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B 주식회사(이하 'B'이라 한다)의 부사장으로 일하던 망 C(2015. 5. 9. 사망)가 2012년 4월경 B의 D은행에 대한 법인대출을 진행하면서 위 법인의 인감증명서를 소지하게 된 것을 기화로 서로 공모하여 B 명의의 약속어음을 위조하고 이를 공증법인에 제출하여 공증을 받아 강제경매하는 방법으로 B 소유의 부동산을 편취하기로 마음먹었다.

가.

유가증권위조

피고인은 2012. 7. 12. 서울 서초구 E에 있는 법무법인 F 공증사무실에서 행사할 목적으로 권한 없이 미리 준비한 약속어음 용지에 검은색 펜을 이용하여 수취인란에 'A', 금액란에 '오십억원, ₩5,000,000,000', 지급기일란에 '2012년 7월 20일', 발행일란에 '2012년 4월 17일', 발행지 등란에 '발행지: 서울, 지급처: 서울, 지급장소: 서울', 발행인란에 '서울 서초구 G 오피스텔 K호, B 주식회사 대표이사 H'라고 기재하고, 그 옆에 B의 법인인감도장을 임의로 날인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망 C와 공모하여, 행사할 목적으로 권한 없이 유가증권인 B 주식회사 대표이사 H 명의로 된 약속어음 1장(이하 '이 사건 약속어음'이라 한다)을 위조하였다.

나.

사문서위조

피고인은 위 가항과 같은 일시, 장소에서 행사할 목적으로 권한 없이 공증인가 법무법인 F의 '위임장' 용지에 검은색 펜을 이용하여 수임인란에 'A, 안산시 단원구 I에 있는 J식당', 액면금 등란에 '액면금 오십억원 정, 발행일 2012. 4. 17., 발행지 서울, 지급기일 2012. 7. 20., 발행인 B 주식회사, 수취인 A, 지급지 서울, 지급장소 서울, 2012년 4월 17일', 위임인란에 'B㈜ 대표 H, 서초구 G오피스텔 K호'이라고 기재하고, 그 옆에 B의 법인인감도장을 임의로 날인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망 C와 공모하여, 행사할 목적으로 권한 없이 권리의무에 관한 사문서인 B 주식회사 대표이사 H 명의의 위임장 1장(이하 '이 사건 위임장'이라 한다)을 위조하였다.

다.

위조유가증권행사 및 위조사문서행사

피고인은 2012. 7. 12. 위 법무법인 F에서, 공증담당 변호사에게 위 가항 및 나항 각 기재와 같이 위조한 이 사건 약속어음와 이 사건 위임장 그리고 망 C가 소지하고 있던 B의 법인인감증명서를 이용하여 약속어음공정증서 작성을 촉탁하며 제시하여 이를 각각 행사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망 C와 공모하여, 위조된 이 사건 약속어음과 이 사건 위임장을 각각 행사하였다.

라.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피고인은 망 C와 공모하여, 위 다항과 같은 일시, 장소에서 동항 기재와 같이 약속어음공정증서 작성을 촉탁하여 위 공증담당 변호사로 하여금 위 공증사무소 증서 2012년 121호 약속어음 공정증서원본에 '위 촉탁인(발행인)의 대리인은 본 공증인에게 이 증서에 부착된 어음의 발행 및 기명날인을 자인하며, 위 어음의 소지인에게 위 어음금의 지급을 지체할 때에는 즉시 강제집행을 받더라도 이의가 없음을 인낙하는 취지의 공정증서 작성을 촉탁인(수취인)과 함께 촉탁하고 각 서명날인하였다'는 취지의 문구를 기재하게 함으로써 공증인에게 허위신고를 하여 공정증서원본에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하였다.

마.

불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

피고인은 망 C와 공모하여, 위 라항과 같은 일시, 장소에서 동항 기재와 같이 불실의 사실이 기재된 약속어음공정증서를 비치하게 하여 이를 행사하였다.

바.

사기미수

피고인은 2013. 8. 16. 충남 서산시 공림로에 있는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민원실에서, 위 라항과 같이 위조된 이 사건 약속어음과 이 사건 위임장을 이용하여 작성한 약속어음공정증서 및 집행문을 근거로 피해회사인 B 소유의 충남 당진시 L 공장용지 14,180㎡에 청구금액 22억 5,000만원으로 강제경매를 신청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2013. 8. 16.부터 2013. 11. 25.까지 모두 4회에 걸쳐 B 소유의 부동산에 청구금액 합계 50억 원으로 하여 강제경매를 신청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피해회사에 어떠한 채권관계가 없었고, 이 사건 약속어음도 위조된 것이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망 C와 공모하여, 위 법원을 기망하여 피해회사로부터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려고 하였으나 피해회사에서 이에 응소하여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2.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법원이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피고인은 공소사실 가항 기재와 같이 2012. 7. 12. 서울 서초구 E에 있는 법무법인 F 공증사무실에서 약속어음 용지에 검은색 펜을 이용하여 수취인란에 'A', 금액란에 '오십억원, ₩5,000,000,000', 지급기일란에 '2012년 7월 20일', 발행일란에 '2012년 4월 17일', 발행지 등란에 '발행지: 서울, 지급처: 서울, 지급장소: 서울', 발행인란에 '서울 서초구 G 오피스텔 K호, B 주식회사 대표이사 H'라고 기재하였고, 공소사실 나항 기재와 같이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공증인가 법무법인 F의 '위임장' 용지에 검은색 펜을 이용하여 수임인란에 'A, 안산시 단원구 I에 있는 J식당', 액면금 등란에 '액면금 오십억원 정, 발행일 2012. 4. 17., 발행지 서울, 지급기일 2012. 7. 20., 발행인 B 주식회사, 수취인 A, 지급지 서울, 지급장소 서울, 2012년 4월 17일', 위임인란에 'B㈜ 대표 H, 서초구 G오피스텔 K호'이라고 기재하였다.

②

이어서 피고인은 공소사실 다항 기재와 같이 위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공증담당 변호사에게 이 사건 약속어음와 이 사건 위임장 그리고 B의 법인인감증명서를 이용하여 약속어음 공정증서 작성을 촉탁하며 위 약속어음과 위임장을 각각 제시하였고, 이에 따라 공소사실 라항 기재와 같이 위 공증담당 변호사가 위 공증사무소 증서2012년 121호 약속어음 공정증서 원본에 '위 촉탁인(발행인)의 대리인은 본 공증인에게 이 증서에 부착된 어음의 발행 및 기명날인을 자인하며, 위 어음의 소지인에게 위 어음금의 지급을 지체할 때에는 즉시 강제집행을 받더라도 이의가 없음을 인낙하는 취지의 공정증서 작성을 촉탁인(수취인)과 함께 촉탁하고 각 서명날인하였다'는 취지의 문구를 기재하였으며, 피고인은 같은 날 같은 장소에 위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비치하게 하였다.

③

그 후 피고인은 2013. 8. 16. 충남 서산시 공림로에 있는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민원실에서, 위 약속어음과 위임장을 이용하여 작성한 약속어음공정증서 및 집행문을 근거로 피해회사인 B 소유의 충남 당진시 L 공장용지 14,180㎡에 청구금액 22억 5,000만원으로 강제경매를 신청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2013. 8. 16.부터 2013. 11. 25.까지 모두 4회에 걸쳐 B 소유의 부동산에 청구금액 합계 50억 원으로 하여 강제경매를 신청하였다.

④

이 사건 약속어음과 위임장에 날인된 인영의 진정 여부를 밝히기 위하여 대검찰청에서 위 약속어음과 위임장을 감정하였는데, 진정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⑤

C는 2015. 5. 9. 사망하였다. M은 2015. 10. 26.경 이후 현재까지 파킨슨 증후군으로 거동이 자유롭지 못하고 인지장애로 의사소통도 어려운 상태이다. 이에 따라 C와 M은 수사기관에서만 진술하였고, 이 법정에서는 증인으로서 진술하지 못하였다.

나.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B의 실제 운영자는 M이고, ㈜N(이하 'N'이라고 한다)의 실제 운영자는 피고인이다. 피고인은 위 N이 부도날 무렵 M에 대하여 30억 원 상당의 채권을 갖게 되었고, M이 최종적으로 부담하여야 할 양도소득세 12억 원 상당 및 추징금 등도 피고인이 부담하게 되었다. 그 때문에 피고인이 2012년 4월경 M에게 위 채권금액, 양도소득세액 및 추징금액 등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M이 공소사실 가 내지 다항 기재 유가증권, 위임장, B 법인인감증명서를 위 유가증권 및 위임장이 백지인 채 날인만 된 상태로 피고인에게 교부하였으며, 그 후 피고인은 2012. 7. 12. 백지보충권을 행사하였을 뿐이다. 피고인은 위 유가증권 및 위임장을 위조한 사실이 없고, C와 공모한 사실도 없다.

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살피건대, 먼저 공소사실 가항 및 나항 기재 2012. 7. 12.자 유가증권위조 및 사문서위조 사실이 인정되어야 나머지 공소사실도 유죄로 인정될 수 있는바, 위 유가증권위조 및 사문서위조 사실이 인정되는지 살펴본다.

위에서 인정된 사실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가항 및 나항 기재 2012. 7. 12.자 유가증권위조 및 사문서위조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라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

①

C는 2013. 10. 8.경 B을 상대로 포천시 O 내지 P 소재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는데, 그 후 위 소송이 무변론으로 진행되어 C가 2014. 1. 23. 그 1심에서 전부 승소판결을 받았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 중에는 C가 당시 위 소장 부본을 스스로 송달받았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다수 있어 C가 B을 상대로 위 O 내지 P 소재 토지에 관하여 소송사기 범행을 저질렀다고 충분히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

②

B의 인감은 2013. 8. 30.경 변경되었는데, C가 2014년 6월경 B의 실제 운영자는 M이라고 주장하면서 M을 상대로 임금 미지급을 이유로 한 근로기준법위반 진정을 제기하였고, 위 진정서에 첨부된 M 명의의 2013. 10. 31.자 체불임금확인서에는 B의 변경 전 인감이 날인되어 있었다. 즉 C가 B의 변경 전 인감을 임의로 조각하여 소지하고 있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

③

법무법인 F에서는 2012. 7. 12. 앞서 본 바와 같이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작성한 후 그 작성 사실을 B에 통지하였는데, 당시 B의 대표이사인 H를 비롯한 그의 가족들은 위와 같은 통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였다. 즉 C가 위 약속어음 공정증서 작성 관련 서류를 수령한 후 이를 B의 대표이사인 H 등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

④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이 사건 약속어음 및 위임장, B 법인인감증명서를 이용하여 작성한 약속어음공정증서 및 집행문을 근거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2013. 8. 16.부터 2013. 11. 25.까지 모두 4회에 걸쳐 B 소유의 부동산에 청구금액 합계 50억 원으로 하여 강제경매를 신청하였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C가 B을 상대로 소송사기 범행을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는 대상 토지인 포천시 O 내지 P 소재 토지는 위 강제경매 신청 대상 부동산에서 빠져있다. 즉 피고인이 C와 공모하여, C가 이미 소송사기 범행의 대상으로 삼은 토지를 뺀 나머지 토지에 관하여서만 강제경매를 신청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⑤

이 사건 약속어음의 금액은 무려 50억 원인데, 다음과 같이 그 원인채권의 존재가 의심스러운 사정이 존재한다.

㉮

법인등기부에 B의 대표이사로 등재된 H는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B의 실제 운영자는 대표이사인 자신이고, M은 B의 건물(공장) 건축을 도와주었을 뿐 그 직원도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U도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

Q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1998년경 M과의 협의를 거쳐 N 및 ㈜R에 대한 외부회계감사를 실시하였고, 당시 N의 실제 운영자는 M이었다고 기억한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 및 변호인이 신청한 증인인 S도 이 법정에서, 20년 넘게 M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일을 했는데, N의 실제 운영자는 M이었다고 진술하였다. 나아가 피고인은 2011년 2월경 M을 N의 자금을 횡령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한 바 있는데, 당시 고소장에 M이 1998년경 N의 실제 운영자였다고 기재하였다.

㉰

피고인이 N의 운영과 관련하여 금융기관에 부담하게 된 각종 채무는 2008년 9월경 이미 면책되었고, 피고인이 M을 고소한 사건은 2011년 4월경 불기소처분이 내려진 후 2011년 8월경 항고각하결정이 내려져 종결되었으며, 피고인의 2014년 9월경 현재 체납 세금은 총 2,600여만 원이다. 즉 이미 면책되었거나 고소 사건이 종결된 피고인이 M에게 이 사건 유가증권 및 위임장 작성을 요구한 이유가 분명하지 않다.

그런데 한편 이 법원이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도 인정된다.

①

검사가 제출한 증거, 특히 문서감정결과통보에 의하면, 이 사건 약속어음 및 위임장에 날인된 인영은 진정한 것으로 인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검사도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하면서 그 공소사실 가항 및 나항에, "그 옆에 B의 법인인감도장을 임의로 날인하였다."고 기재하였다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공소사실 가항 및 나항 기재 2012. 7. 12.자 유가증권위조 및 사문서위조 사실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피고인이나 C가 B의 인감을 도용하였다는 점에 관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는 이에 관한 증거가 없다. H와 그 배우자인 T은 모두 이 법정 내지는 수사기관에서, B의 인감은 H가 관리하였고 필요할 때 T 내지는 H의 장모에게 교부하였을 뿐이며 T, H의 장모, U 이외에 C나 다른 사람에게는 맡기지 않았다는 취지로만 진술하였고, M도 수사기관에서 진술할 당시 누가 B의 인감을 도용하였는지에 관하여 구체적인 진술을 한 바는 없으며(증거기록 4권 214쪽 내지 216쪽), C 역시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B의 인감을 수령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4권 300 내지 301쪽). 오히려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는 위 약속어음 및 위임장에 날인된 인영이 진정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증거가 있다. H는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위 약속어음 및 위임장에 날인된 인영은, C가 위조한 인감에 의하여 날인된 것이지 진정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한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C가 B의 변경 전 인감을 임의로 조각하여 소지하고 있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 증거 및 사정만으로는 위 약속어음 및 위임장에 날인된 인영이 진정한 것이라고 인정된다는 증거판단을 뒤집고 위 인영 자체가 진정한 것이 아니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위 인영 자체가 진정한 것이 아니라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결국 검사는, 피고인이 C와 공모하여, 권한 없이 B의 인감을 임의로 날인하였다고 공소사실 가항 및 나항에 기재하여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하면서도 이에 관한 증거는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②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이 C와 공모하였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그 공모의 구체적인 내용, 즉 피고인과 C의 역할 분담이나 이익 분배 등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검사가 공모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한 증거를 제출한 바도 없다. C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과 공모한 바 없고 피고인을 잘 알지도 못한다는 취지로만 진술하였을 뿐이다(증거기록 5권 828쪽 이하). 피고인과 C의 공모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검사가 제출하여 이 법원이 채택·조사한 것으로는 피고인이 2012 내지 2013년경 C와 아는 사이였다는 취지의 증거인 V, W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이 있을 뿐인데, 위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이 C와 공모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③

이 사건 공소사실의 모두에는 'C가 2012년 4월경 B의 법인인감증명서를 소지하게 된 것을 기화로 공모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즉 C의 B 인감증명서 소지가 피고인과 C의 공모 사실을 인정하기 위한 전제가 된다. 그러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 중 이 부분과 관련된, X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만으로는 C가 2012년 4월경 B의 법인인감증명서를 소지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당시 D은행에서 B에 대한 법인 대출을 담당하였던 X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일관되게, 내부적으로 B에 대한 법인 대출이 안 된다는 판정이 난 후 C에게 인감증명서를 반환하였던 기억은 없고 신용평가와 관련된 서류를 반환하였던 기억만 있다고 진술하였을 뿐이고, 위 X은 피고인이나 H 내지는 M 모두와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어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도 달리 보이지 않는다. 결국 피고인과 C의 공모 사실을 인정하기 위한 전제가 되는 사실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

④

이 사건 약속어음의 원인채권이 존재하는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이 사건 당시 B의 실제 운영자가 M이었다고 볼 수 있는 사정도 있다.

B은 디지털 도어락, 옥외용 정수기 등을 제조하여 판매하는 회사이고, M의 며느리이던 Y가 그 대표이사였는데, Y가 M의 아들과 이혼한 후인 2009년경 그 대표이사가 M의 사위인 H로 변경되었다. 또한 B은 이 사건 직전 무렵인 2011년경 건물(공장) 건축과 기술개발 업무만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당시 직원은 C, Z, AA뿐이었고, M은 위 건물 건축을 담당하였으며, C는 M으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아 일을 하였고,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던 H는 다른 회사에 출근하고 있었으며, 기술개발 업무는 아직 진행 중인 단계였다. 즉 이 사건 당시 B의 실질적인 업무는 건물 건축이었는데, 이를 담당한 사람이 M이었다.

⑤

다음과 같이 1998년경부터 부도날 무렵인 1999년경까지 N의 실제 운영자가 피고인이었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을 비롯하여 이 사건 약속어음의 원인채권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는 사정도 있다.

㉮

피고인은 1998년경 이전부터 부도날 무렵까지 N의 대표이사로 법인등기부에 등재되어 있었고, 당시 N의 주식은 피고인과 피고인의 가족이 모두 보유하고 있었다. N의 자금 집행을 담당하였던 AB는 N의 당시 운영에 관하여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피고인은 사장이었고 M은 회장이었는데 피고인 및 M 모두로부터 지시를 받아 자금을 집행하였고, N이 부도날 무렵 M이 운영하던 ㈜R의 자금으로 쓰기 위하여 M에게 N의 자금 35억 원을 지급하기도 하였으며, N 부도 후 M이 피고인 앞으로 명의신탁한 서울 서초구 AC 지상 건물이 경매되어 그 양도소득세 12억 원 정도가 피고인에게 부과되기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AB의 위 각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달리 보이지 않는다. 또한 M은 2011년 8월경 피고인의 채무 변제를 위하여 피고인에게 1억 1,000만 원을 지급하였기도 하였고, 수사기관에서 1998년에 N의 운영에 관하여 발생한 세금은 피고인에게 납부할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4권 183쪽).

㉯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N이 부도날 무렵 M에 대하여 갖게 된 30억 원 상당의 채권금액, 피고인이 부담하게 된 양도소득세액 및 추징금액을 피고인이 2012년 4월경 요구하자 M이 이 사건 약속어음 및 위임장을 날인하여 교부하였다는 것인바, 금융기관에 대한 각종 채무가 면책된 사정이나 피고인이 M을 고소한 사건이 불기소처분으로 종결되었다는 사정은 위 주장과 직접 관련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피고인의 2014년 9월경 현재 체납 세금이 총 2,600여만 원인 점이 여전히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을 의심하게 하기는 한다.

결국 위에서 살펴본 사정을 종합하면, 정황이나 가능성 내지는 의심스러운 사정이 존재한다는 것에 불과한 앞서 본 사정만으로는 공소사실 가항 및 나항 기재 2012. 7. 12.자 유가증권위조 및 사문서위조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인정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나머지 공소사실 역시 이를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김용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