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7. 12. 20. 선고 2017가단5446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갑 제1호증의 1, 갑 제2호증의 2,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 갑 제5호증의 1 내지 3,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원고는 정보통신공사업을 하는 법인체인바, 2016. 1. 5.경 평택시로부터 '2016. 12. 31.까지의 C 관리시스템 유지보수업무'(이하 '이 사건 용역사업'이라고 한다)를 수급하여 시행하다가, 2016. 3. 3.자로 평택시로부터 '원고의 용역업무 이행에 있어서의 잘못을 이유로 이 사건 용역사업을 해지한다.'는 통고를 받았다.

나.

그런데 2016. 2.경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가 피고를 '2016. 1. 18.부터 2016. 12. 31.'까지 기간 동안 이 사건 용역사업 상의 시스템 유지보수업무를 수행하는 정보통신직으로 고용하기로 하되, 3개월 간의 시용기간을 두기로 하며, 근로기간 중이라도 정당한 업무지시 불이행 및 고의·중대한 과실로 회사에 손실을 야기한 경우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며, 이 사건 용역사업이 만료된 때에도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의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고 한다)가 작성되었다.

다.

그리고 원고가 피고에게, ① 2016. 2. 26.에 1,836,320원을, ② 2016. 3. 17.에 20만 원을, ③ 2016. 3. 21.에 30만 원을, ④ 2016. 9. 21.에 150만 원을, ⑤ 2016. 9. 30.에 854,355원을, 각 송금하였다.

라.

피고는 2016. 4. 8.경 경기 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2016. 4. 4.자로 피고를 해고하였는데, 이는 부당하므로, 그 무효확인과 복직 및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한다.'는 내용의 구제신청을 하였고, 그 결과 2016. 8. 26.경 위 위원회로부터 피고가 구하는 대로의 결정을 받았다.

마.

위 위원회의 결정 후 피고는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6가소54777호로 원고를 상대로, 부당해고로 인하여 피고가 근로하지 못한 기간, 즉 2016. 4. 4.부터 2016. 12. 31.까지의 임금 17,733,33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이에 위 법원이 2016. 12. 26.자로 이행권고결정을 하였는데, 원고가 이를 송달받고도 이의를 하지 아니하여 위 이행권고결정이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이라고 한다).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

피고는 원래 원고에 의하여 고용된 것이 아니고, 원고로부터 이 사건 용역사업을 하도급받은 소외 주식회사 D(이하 'D'이라고 한다)에 고용되었을 뿐인데, 이 사건 용역사업의 하도급이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외관상으로만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함을 전제로 한 임금청구는 이유 없어,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2)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서 약정한 근로계약 중도해지사유인 '원고와 평택시 사이의 이 사건 용역사업이 평택시의 2016. 3. 3.자 해지통고로 종료하는 사유'가 발생하였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위 2016. 3. 3.자로 해지된 것이어서, 2016. 4. 4. 이후의 미지급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청구는 이유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3)

또한 2016. 4. 4.에 원고가 피고를 해고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서 약정한 3개월 간의 시용기간 내의 시점에서 정식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한 것에 불과하여, 부당해고를 원인으로 하여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청구는 이유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4)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용역사업이 평택시에 의하여 해지된 원인에는 피고가 업무사실의 확인 서명도 받지 아니하고 사진촬영도 하지 아니하는 바람에 원고가 평택시에 주간업무보고를 제때 못한 사유 등이 있으므로, 결국 피고의 정당한 업무지시 불이행 내지 과실에 의하여 원고에게 손실을 입힌 사유가 발생한 것이고, 이를 이유로 원고 대표이사가 피고에게 구두로 해고 통고를 한 것이므로, 원고가 피고를 해고한 것은 정당하여 부당해고를 원인으로 하여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청구는 이유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5)

마지막으로, 피고가 노동위원회에 위 구제신청을 하여 이루어진 조사과정에서 원고와 피고가 '원고가 피고에게 1개월 간의 해고수당을 지급하고 2016. 4. 3.자로 해고하는 것'으로 합의하였으므로, 2016. 4. 4 이후로 원고가 피고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어,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

비록 피고가 D의 대표이사와 면담 후 구두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나 D의 대표이사 E은 원고 회사 직원이기도 하였으며, 원고 회사가 피고를 고용하는 것이라고 하여 피고는 그렇게 알았고, 실제로도 원고 회사 팀장 F의 지시를 받고서 일을 하였으며, 피고는 원고와 D을 사실상 동일체인 것으로 인식했다.

(2)

2016. 3. 3.에 이 사건 용역사업이 해지되었지만, 그 이후에도 원고가 피고에게 계속하여 업무를 시켰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위 사유를 이유로 해지되지 아니하였고, 2016. 4. 4.자로 근로자인 피고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원고 대표이사의 부인이 운영하는 소외 주식회사 G(이하 'H'라고 한다)이라는 회사로 이직시키는 방법으로 퇴사처리해서 피고를 실질적으로 해고한 것이다.

(3)

시용기간이 지나서 정식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않기 위해서는 그 사실을 서면으로 통고받아야 하는데 받지 못하였으므로, 정식 근로계약 미체결에 불과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그리고 피고의 지시불이행 등을 이유로 한 해고통고 역시 서면으로 받은 적이 없으므로, 설령 피고에게 해고할 만한 사유가 있어도 해고는 정당하지 않다.

(5)

마지막으로 해고수당을 지급하거나 해고합의를 한 적이 없다.

3.

판단

가.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관계에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1)

피고가 처음에 D의 대표이사와 면담 후 구두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피고가 자인하고 있고, 갑 제6호증의 1 내지 4,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의 팀장 F에게, '우리 D에서 전부 도급받아 하는 건가요?'라고 질문을 하기도 한 사실, 또 D의 대표이사가 피고로부터 업무에 관한 보고를 받기도 한 사실 등이 인정되고 반증이 없으며, 피고에게 지급할 임금과 관련하여 D이 책임을 지라는 내용으로 원고가 D에게 보낸 2016. 5. 30.자 서면인 갑 제2호증의 3이 존재하기는 한다.

(2)

그러나 갑 제2호증의 2,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D의 대표이사는 원고 회사의 직원을 겸하기도 하였기에, 피고로서는 D과 원고 회사를 동일체로 인식하고 있었고, 그래서 '우리 D'이라는 표현을 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보기는 어려운 사실, ② 피고에 대하여 일일이 작업지시를 한 주체는 원고 회사 팀장 F로 보이는 사실, ③ D의 대표이사는 하도급 사업을 총괄 관리하는 차원에서 피고로부터도 보고를 받았다고 위 노동위원회에 진술하였던 사실, ④ 비록 이 사건 용역사업의 하도급이 금지되어 있다 할지라도, 진정으로 D이 고용주라면 최소한 이면계약서의 형태로라도 피고와 D 사이의 근로계약서가 작성되는 것이 일반적일터인데,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근로계약서만 작성되었고, D 명의의 근로계약서나 이면계약서가 작성된 적이 없으며, 임금도 원고 회사가 직접 지불한 흔적만 있을 뿐, D에서 지급된 적이 없고, 피고에 대한 고용보험 등 역시 원고 회사에서 가입하여 준 사실, ⑤ D의 대표이사도 노동위원회 조사 당시 원고가 고용주라고 이야기하였고, 또 부당해고라고 항의하는 피고에 대하여 원고 측에서 답장 메시지를 보내면서 원고가 피고의 고용주라는 취지로 기재한 사실 등이 인정되고, 반증이 없다.

(3)

위 (2)항 기재 사실들에, 처분문서인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존재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관계를 형성한 고용주는 원고라고 인정함이 마땅하다 할 것이고, 제(1)항에서 인정된 사실만으로는 처분문서인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피고의 고용주가 아니라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할 것이며, 갑 제2호증의 3의 기재는 그 작성 일시가 피고의 구제신청 이후라는 점에서 믿기 어렵고, 달리 반증이 없다.

(4)

따라서 원고가 고용주가 아님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첫 번째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용역사업 해지를 이유로 한 원고의 주장에 관하여

(1)

이 사건 용역사업이 해지되는 경우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역시 해지될 수 있도록 이 사건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다.

(2)

그러나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이 사건 용역사업이 해지된 2016. 3. 3. 이후에도 같은 달 31.까지 원고 회사 팀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으면서 기존과 같은 업무를 계속 수행한 사실, 그러다가 D의 대표이사 E이 피고에게 '원고 회사 일인데 와서 일을 해 줄 수 있느냐?'고 제의하여 피고가 2016. 4. 1.부터 부산시 일원에서 '2016년 시도 정보통신공사업 시스템 유지관리용역' 업무를 수행하다가, 위 업무가 원고 회사의 업무가 아니라 원고의 처가 대표이사로 있는 H의 업무라는 사실을 알고는 피고가 이의를 제기하기에 이른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3)

위 (2)항 기재 사실들에 비추어 보면, 비록 원고가 피고와의 근로관계를 해지할 수 있는 사유인 이 사건 용역사업의 해지라는 사유가 발생하기는 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이유로 피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키지 아니하다가, 2016. 4.에 들어서서 피고의 의사를 확인하지 아니하고 피고를 H의 사업장으로 이직시키는 방법으로 피고를 해고 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용역사업의 해지를 이유로 피고와의 근로관계가 해지되었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하겠다.

다.

시용기간 내에 정식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한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관하여

(1)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16. 4. 18.까지의 기간 동안은 시용기간에 있었다고 보아야 함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다.

(2)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인바,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규정의 내용과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로 하여금 그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참조).

(3)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보면, 설령 원고가 피고를 해고한 것이 시용기간 만료 후의 정식 근로계약 체결 거부에 불과하다고 할지라도, 원고로서는 피고에게 정식 근로계약 체결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였어야만 원고의 위 주장, 즉 정식근로계약 체결 거부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 터인데, 원고가 이와 같이 서면으로 피고에게 정식 근로계약체결 거부사유를 통지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나머지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 볼 필요도 없이 이유 없다 할 것이다.

라.

피고의 직무태만 등을 이유로 한 해고여서 정당한 해고라는 주장에 관하여

(1)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설령 피고가 원고 주장과 같은 직무태만 등을 저질렀다 할지라도, 원고가 그 사유를 이유로 피고를 해고한 것이 정당해지기 위해서는 형식적 요건인 근로기준법 제27조 소정의 서면통지의무를 이행하였어야 할 것인데, 이러한 서면에 의한 통지를 원고가 피고에게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직무태만 등을 이유로 한 해고여서 정당하다는 원고의 주장 역시 나머지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마.

원고와 피고가 근로계약을 합의해지 하였다는 주장에 관하여

(1)

원고가 2016. 4. 4. 이후의 시점에 피고에게 150만 원 및 854,355원을 송금한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을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 즉 위 돈은 피고가 근로를 제공한 2016. 4. 3.까지의 임금에 해당하는데 원고가 이를 연체하다가 형사고소를 당하고서야 뒤늦게 이를 지급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위 사실만으로 원고와 피고가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는 대신 2016. 4. 3.자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기로 합의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할 것이고, 달리 위와 같은 합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다른 증거가 없다.

(2)

그렇다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합의해지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었음을 이유로 피고의 임금 청구권이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는 원고의 위 마지막 주장 또한 이유 없다 하겠다.

4.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의 집행력의 배제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어느 모로 보아도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주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