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1. 6. 24. 선고 2018가합9545 판결

2018

주문

1.

원고(반소피고)의 본소 청구와 피고(반소원고)의 반소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각자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14. 7.경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로부터 도급받은 충청남도 보령군 소재 D 공사 중 판넬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에 관하여 원고가 작업 인부를 고용하여 위 공사의 시공을 완료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별도로 서면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나.

원고는 2014. 10.경부터 이 사건 공사에 착수하여 2016. 2.경까지 공사를 진행하다가 피고의 요청으로 이를 중단하였는데, 원고는 2014. 7. 31.부터 2016. 1. 28.까지 아래 표 발행일자 및 발행금액란 기재와 같은 내용으로 피고를 상대로 세금계산서(공급자: 원고, 공급 받는 자: 피고)를 발행하고, 이에 따라 피고로부터 아래 표 지급일자 및 지급금액란 기재와 같이 합계 801,968,380원을 지급받았다.

(단위: 원)

다.

원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현장소장’으로 불리며 이 사건 공사의 전반에 관여하였고, 공정현황을 보고하며 매월 노임경비청구를 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하여 왔다. 라. 한편, 원고는 이 사건 공사에서 배제된 직후인 2016. 4.경 대전지방고용노동청 보령지청에 ‘원고는 충남 보령 D 공사 중 판넬 공사에서 일급 200,000원에서 250,000원씩 지급받으며 2014. 7. 14.부터 2016. 2. 29.까지 근무한 바 있으나 2014년 10월 임금 5,415,000원, 2014년 11월 임금 5,130,000원, 2014년 12월 임금 6,745,000원을 비롯하여 총 44,115,000원을 지급받지 못하여 진정을 제기함’의 내용이 기재된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호증, 을 제10, 11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

원고는 피고 소속 근로자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현장소장으로 근무하여 왔는데, 피고는 원고의 2014. 7.경부터 2016. 2.경까지의 총 근로기간 동안 2014년 10, 11, 12월 임금, 2015년 8, 9, 12월 임금, 2016년 1, 2월의 임금 합계인 44,115,000원을 미지급하였고, 원고가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면서 피고를 대신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의 인부들에게 노임 117,990,000원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미지급 임금 및 대위변제금의 합계 162,105,000원(= 44,115,000원 + 117,99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노무도급을 받아 인부들을 고용하여 공사를 진행하였으므로 원고가 피고 소속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청구에 응할 수 없다. 또한, 피고는 피고로부터 노임을 직접 지급받을 수 없는 일부 인부들의 요청으로 원고에게 대신 해당 인부들의 노임을 지급하고, 원고로부터 세금계산서를 발행 받았는데 세금계산서가 발행된 8억 원이 넘는 돈은 인부들에 대한 노무비 명목으로 지급된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지급받은 범위 내에서 위 인부들에게 노임을 지급한 이상 원고가 피고를 대위하여 인부들에게 노임을 변제하였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원고를 포함한 인부들의 이 사건 공사현장 출입기록을 근거로 하여 2014. 7.경부터 2016. 2.경까지 이 사건 공사현장 소속 인부들의 노무비를 다시 계산해보면, 원고가 피고에게 매월 인부들의 실제 작업내역을 기재한 일용노무대장을 제출하면서 인부들이 실제 작업한 시간보다 근로시간을 부풀리거나 실제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자들이 마치 작업을 한 것처럼 허위 내용의 노무비 지급 청구서를 작성하였음이 밝혀졌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727,013,915원[= 1,692,530원(= 원고가 피고로부터 노임 명목으로 지급받은 돈 63,792,530원 – 위 출입기록을 근거로 재산정한 계산 결과로서 원고가 실제 지급받아야 할 노임 62,100,000원) + 725,321,385원(=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인부들 노임 801,968,380원 + 피고가 인부들에게 직접 지급한 노임 837,008,235원 – 위 출입기록을 근거로 재산정한 계산 결과로서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인부들이 실제로 지급받아야 할 노임 849,862,700원 – 원고가 실제 지급받은 노임 63,792,530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있고, 원고는 피고에게 위 부당이득 중 일부로서 200,000,1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미지급 임금 청구 부분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면에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사회·경제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다5003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그 입증책임은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54637, 2006다54644(병합)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갑 제5, 9, 16 내지 2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일용노무대장’ 및 ‘일일안전교육 참석자 명단’의 작성을 통하여 원고 및 인부들의 업무수행결과를 검수하고, 인부들로 하여금 매 공사일 마다 인원 현황 및 근태 현황을 기재하도록 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각 증거들에다가 갑 제4, 3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위 주장은 더 이상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 원고가 이 사건 소 제기 당시 직접 작성·제출한 소장 및 이후 피고가 직접 작성·제출한 답변서에는 이 사건 계약이 ‘품떼기 계약’ 또는 ‘노무도급’으로 기재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품떼기 공사’란 외관상으로 수급인이 원수급인의 직원으로서 공사를 수행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일체를 하도급받아 책임을 지고 공사를 수행하는 방식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 법적 성격은 고용계약과 도급계약이 혼합된 노무도급계약(勞務都給契約)이라 할 것인데, ‘품떼기 공사’ 계약금액에는 노무를 제공하는 측의 계약당사자가 자신이 고용한 인부들에게 지출하는 인건비와 경비뿐만 아니라 그 자신의 임금 및 도급계약으로 인하여 취득하게 되는 이윤 등이 복합적으로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의 경우 비록 원고와 피고 사이 서면으로 작성된 계약서가 존재하지 않지만, 원고와 피고 모두 이 사건 계약이 ‘노무도급’의 형태로 이루어졌음을 인정하고 있는 이상 원고를 단순히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 또한, 원고는 2016. 5.경 대전지방고용노동청 보령지청 근로개선지도과에서 진행된 조사 당시 “피고 현장소장 F, 상무 G의 소개로 견적을 협의했고 전체금액이 57억 원이고 단가는 협의하여 피고가 입찰 사업자로 선정되었으며 같이 공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근로자들의 임금책정은 원고가 하였고, 출력관리는 피고에서 하였다. 근로자들의 임금은 일급으로 10만 원에서 17만 원이다.”, “노무비는 노무대장에서 피고가 직불 처리하였고, 경비(숙소비, 현장식대, 저녁식대)는 인원대비하여 세금계산서(H, 본인 사업자등록)를 피고에게 발행하였다. 장비비(곤도라, 스카이, 지게차, 크레인, 현장 소모부속 부품)는 2014. 12.경까지는 세금계산서(H)로 피고에게 발행하였고, 2015. 1.경부터는 피고에서 관련 업체로 직접 처리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인부의 선정과 임금책정, 출·퇴근시간, 이들에 대한 작업의 배정과 지휘, 숙소의 마련과 숙소에서의 이들의 관리 등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노무를 제공하기 위한 모든 과정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모두 원고에게 맡겨져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는 위 ‘H’이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면서 식대, 숙박비, 노임, 자재비, 장비대 등의 지급을 청구하면 그때 그 때 돈을 지급하였을 뿐이므로 이 사건 계약은 그 법적 성질이 용역계약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 피고는 ‘원고 및 그 외에 인부들이 실제 작업한 시간보다 근로시간을 부풀리거나 실제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자들이 마치 작업을 한 것처럼 허위 내용의 노임청구서를 작성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가 돈을 과다하게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데, 이러한 주장은 이 사건 공사 진행 중에 원고와 그 외 인부들의 출·퇴근시간이 피고에 의하여 전혀 관리되지 않았고, 단지 출입시 카드인증방식으로만 출입하였음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원고도 이러한 전제에 관하여는 다투지 아니한다. 그 외에 원고와 인부들이 피고 또는 피고 소속 직원들로부터 구체적인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볼 만한 정황이나 자료 또한 없다.

㉣ 한편,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하기 전인 2016. 2.경부터 2016. 5.경에 이르기까지 발주처 한국중부발전(주), 원수급인 C을 상대로 제출한 진정서에서 ‘원고는 중부발전 D 공사현장에서 판넬 공사 팀장으로서 공사를 관리하여 왔는데, 이 사건 공사 진행 도중 도면의 변경으로 시공비의 금액이 변경되어야 하나 피고와 C 사이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지출한 경비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는데, 판넬 공사의 특성상 공사 진행 정도나 도면 변경에 따라 통상 대금 조정이 선행되어야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피고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받아 왔다고 보기 어렵고, 그 지급받은 돈이 원고의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나.

대위변제금 지급 청구 부분

원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의 인부들에게 노임을 대위 지급하였다고 하면서 I, J, K, L 등 30명의 인부들(이하 ‘대위 지급한 인부들’이라 한다)에게 노임을 이체한 이체내역을 증거로 제출하고 있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당시 원고가 대위 지급을 주장하는 위 인부들의 경우 원고를 통하여 노임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앞서 든 각 증거들에 갑 제21호증, 을 제8호증의 각 기재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위 이체내역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위 인부들에 대한 노임 지급채무를 대위변제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 원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배제되고 이 사건 소를 제기하기 전인 2016. 2.경부터 2016. 5.경에 이르기까지 C, 피고 및 중부발전(주)을 상대로 보낸 진정서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지 않은 장비대, 경비 및 다른 하도급 업체들에 대한 결제대금 등을 포함한 총체적인 공사대금의 지급을 수차 독촉하였으나, 정작 원고가 그 이전 및 그 무렵에 피고를 대신하여 변제하였다는 1억 원이 넘는 다액의 노무비는 전혀 문제 삼거나 지급을 요구하지 않았다.

㉡ 원고는 2014. 9.경부터 2015. 12.경까지 발생한 인부들의 노임을 2014. 11.경부터 2016. 2.경까지 사이에 원고의 계좌에서 위 인부들의 계좌로 이체하여 주었다고 주장하는데, 위 이체 자금의 출처가 원고의 개인 자금인지, 이 사건 공사로 인하여 피고로부터 인부들 노임 명목으로 지급받은 금원인지 알 수 없다. 오히려 원고가 작업인부를 고용하여 공사에 투입한 팀장의 지위에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1억 원이 넘는 다액을 자신의 자금으로 인부들에게 대위지급하였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사건에서 피고의 자금난 등으로 노임 지급이 지연되어 팀장인 원고가 인부들에게 자신의 자금으로라도 대위변제할 부득이한 필요성이 있었다는 등의 구체적인 정황이나 자료도 존재하지 아니한다.

㉢ 원고는 피고로부터 적어도 인부들의 노무비 명목으로 2015. 11. 30. 8,492,000원을, 2016. 1. 8. 11,165,000원을 각 지급받았음을 인정하고 있고, 그 무렵 원고가 주장하는 대위변제 노임 가운데는 피고가 원고에게 위 각 돈을 지급함으로써 그 체불이 해소되었다고 보아야 하는 일부 인부들의 노임내역도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또한, 원고가 위 인부들에게 노임을 대위변제하였다는 시기는 해당 노임 지급채무가 발생한 시점으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후인데, 같은 달 노임이 동일하게 체불된 인부들의 경우도 각기 그 지급시기가 다르고, 체불되었다고 기재된 액수와 실제 이체된 금액에 차이가 있는 경우가 다수 존재한다. 이와 같은 이체 시기 및 금액 등에 비추어 원고가 주장하는 이체내역이 이 사건 공사에 관한 노임 대위변제 내역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 원고는 이 사건 공사 이전에도 작업인부를 확보하여 공사에 투입하는 것을 업으로 해왔고, 원고가 대위변제를 주장하는 인부들 중 상당수는 이 사건 공사 이전에도 원고가 구성한 팀의 소속으로서 작업을 해왔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에서 원고가 이체한 금액이 이 사건 공사로 인하여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노임을 대위변제한 것인지, 종전에 받지 못한 노임을 뒤늦게 지급한 것인지도 알 수 없다.

㉥ 구체적인 예로서 2015. 6.경부터 2015. 8.경까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노무를 제공하였던 인부들인 M, N, O, P의 노임 지급내역에 대하여 살펴본다. 원고가 제출 한 노임 체불내역서와 예금거래실적증명서(갑 제2호증의 2, 갑 제3호증의 1)에 의하면, 2015년 6월분 노임의 경우 M, N, O, P의 근로일수(23일)에 대하여 일당 180,000원으로 계산한 4,140,000원이 동일하게 체불되었고, 원고는 2015. 7. 15. M에게 3,910,000원을, N에게 3,450,000원을, O에게 3,450,000원을, P에게 2,300,000원을, 2015. 8. 3. M에게 다시 1,150,000원을 각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에 관하여 원고는 위 2015. 7. 15.자 이체내역 및 2015. 8. 3.자 이체내역 모두 피고의 2015년 6월분 노임을 원고의 계산으로 대위변제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한편, 갑 제5호증의 17, 18, 42, 43의 각 기재에 의하면, M, N, O, P이 2015. 7.경에는 21일 ~ 22일 동안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노무를 제공하였고, 2015. 8.경에는 4일만 참여한 사실, M, N, O, P의 2015년 7월 및 8월분 노임은 일용노무대장에 기재된 위 근로일수를 바탕으로 원고가 지급 청구한 돈을 피고가 위 각 인부들에게 전액 지급한 사실 등이 인정된다. 이는 2015년 7월 및 8월의 일일안전교육 참석자명단(갑 제22, 23호증)의 기재와도 부합한다.

그런데 M, N, O, P은 모두 2015. 6. 동일한 근로일수 및 일당을 적용받아 동일한 노임을 지급받았어야 할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2015. 7.자 및 8.자로 체불된 노임이 전혀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는 2015. 7. 15. 위 각 인부들에게 자신이 피고를 상대로 청구한 액수인 4,140,000원에 미달하는 돈을 각기 다른 액수로 지급하였고, 2015. 8. 3. M에게는 1,150,000원을 추가 이체까지 하였는바, 그와 같은 계산방식 및 지급경위가 합리적으로 설명되지 않고, 여기에다가 원고의 인력조달방법, 인부들과의 관계, 원고의 현장에서의 지위 등을 고려하여 보면, M, N, O, P 등에게 이체한 돈이 반드시 이 사건 공사현장과 관련하여서 발생한 노임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그 외에 이 사건 공사와 무관하게 지급된 돈이 포함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4.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당사자 일방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일정한 급부를 한 다음 급부가 법률상 원인 없음을 이유로 반환을 청구하는 이른바 급부부당이득의 경우에는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부당이득반환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 이 경우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자는 급부행위의 원인이 된 사실의 존재와 함께 그 사유가 무효, 취소, 해제 등으로 소멸되어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었음을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다가 앞서 든 각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로부터 법률상 원인 없이 허위, 과다책정된 노무비를 지급받았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고는 소속 인부들을 데리고 이 사건 공사현장에 들어가 노무 등을 제공하는 속칭 품떼기 공사를 하였는데, 피고가 원고 및 인부들에 대한 노임은 직접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그 외 일부 인부들에 대한 노임은 피고가 원고를 통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이에 관하여 원고는 C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받은 피고에게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형식으로 원고가 지출한 각종 비용 및 일부 인부들에 대한 노임을 보전받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피고는 당초 원고가 피고에게 발행한 세금계산서 부분 801,968,380원은 노무비의 명목으로 지급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 사건 계약의 특성상 근로자의 임금이나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대금 등에 관한 가장 중요한 산정근거는 근로시간이고,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1년 8개월 동안 원고에게 오직 노무비 명목으로 세금계산서 발행 부분 약 8억 원과 인부들에게 직접 지급한 돈 약 8억 원 합계 16억 원을 지급하면서도 단순히 원고가 제출한 일용노무대장 등을 바탕으로 별도의 확인 절차 없이 노임 등을 지급하였다는 것인데, 피고의 주장은 그 자체로 경험칙상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세금계산서의 발행을 통하여 원고에게 지급한 돈에는 대위 지급한 인부들의 노무비 뿐만 아니라 객관적 자료를 통하여 지출이 소명되는 각종 장비대와 기타 비용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와 전제가 다른 피고의 주장은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②

이 사건 공사현장에는 피고 소속 직원들이 상주하고 있고, 원고 및 그 소속 인부들의 일일안전교육이나 공사 진행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를 하여 왔으므로, 설령 그 과정에서 출입기록과 일용노무대장을 일일이 비교, 심사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노무비 지급은 단순히 원고가 청구하는 돈을 그대로 인정하여 지급한 것이 아니라 피고 내부적으로 별도의 확인 절차를 거쳐서 지급되었을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소송 중에 한국중부발전 Q발전소에 대한 사실조회회신결과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의 출입기록이 확보되었고, 그 내용이 일용노무대장과 일부 부합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소속 인부들의 실제 작업시간보다 과다하게 또는 허위로 노임지급청구서를 작성하였고, 피고가 이에 따라 과다하게 노무비를 지급하였음을 곧바로 인정하기 어렵다.

③

이 사건 공사현장은 업무 성격상 보안이 중요한 곳으로서 출입자들을 관리할 필요성이 인정되기는 하나, 별도로 이 사건 공사현장 소속 인부들에 대하여 출입자 목록을 작성하여 그 출입을 관리하였던 것은 아니고, 인부들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 출입할 때마다 별도로 다른 직원을 통하여 안내를 받거나 출입일자, 출입시간, 성명, 생년월일 등과 같이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상세히 기재하는 등과 같은 관리감독을 받지 않았던 이상 출입기록에 나타난 출입시간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인부들이 실제로 노무를 제공한 시간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일부 출입내역이 누락되었을 가능성이 기록상 엿보인다.

④

이 사건 소송에서 피고가 제출한 대부분의 증거들은 한국중부발전 Q발전소에 대한 사실조회회신결과를 바탕으로 피고가 원고 및 인부들의 근로일수, 근로시간에다가 노임단가를 적용하여 재산정한 수치나 결과에 불과하고, 위 사실조회회신결과로서 출입기록을 그대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인부들이 실제로 노무를 제공한 시간으로 보기 어려운 이상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로는 피고가 이미 원고 및 인부들에게 지급한 노무비 중 일부가 실제 노무의 제공 없이 지급되었음을 입증하기에는 부족하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 청구와 피고의 반소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상언(재판장) 이승민 손고은

각주1) 2016. 11. 10. 제출 원고 준비서면 5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