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판결
사건
2020고단2561
판결선고
2022. 6. 9.
수원지방법원안산지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조립식 건축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B(이하 ‘B’라 한다)의 실제 운영자로 2018. 9.경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피해자 D로부터 광명시 E 토지에 향후 C의 사무실로 사용할 근린생활시설을 신축해 달라는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 의뢰를 받고, 2018. 10. 10.경 피해자에게 “공사비 1억 2,500만 원을 지불하면 2018. 12.말경까지 신축공사를 완료해 주겠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고 피해자와 사이에 위와 같은 내용의 공사계약서를 작성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당시 신용불량상태로 별다른 재산 없이 5억 원 상당의 국세 및 최소 6,000만 원 상당의 개인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여러 공사현장의 공사대금을 속칭 ‘돌려막기’ 형태로 운영하면서 B 소속 근로자들의 급여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으며, 피해자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더라도 그중 일부를 생활비, 기존 채무변제, 다른 공사현장의 공사 비용 등으로 사용할 생각이었으므로 처음부터 정상적으로 공사를 진행할 만한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8. 10. 10.경 B 명의의 F 계좌로 37,500,000원을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9. 3. 27.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12회에 걸쳐 공사대금 명목으로 합계 136,950,000원을 송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았다.
증거의 요지
제2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제6회 공판조서 중 증인 G의 진술기재
제8회 공판조서 중 증인 H의 진술기재
피고인에 대한 일부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에 대한 각 일부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D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D이 작성한 진술서
신용정보조회 이력, ㈜B 사업자등록증, ㈜B 법인등기부등본, 1차 견적서, 2차 견적서, 공사계약서, 각 공사 진척 사진(2018. 11. 7. 및 2018. 12. 13.), 추가 공사비내역서(2018. 11. 20.), 광명시 안전점검 결과, 추가 공사비내역서(2019. 2. 7.), 레미콘 지급서, 레디믹스트 콘크리트 납품서, 공사이행통지서, 피해자가 ㈜B에 입금한 내역(기업은행 입출거래내역), 피해자가 ㈜B의 하도급업체에 공사대금을 입금한 내역, 추가 공사비내역, 지급내역에 대한 정리표, ㈜B F계좌 입출금내역, 남양주시 신축공사 관련 고소장, 수사보고[근로기준법위반 전과 관련 판결문 첨부(첨부자료 포함)]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47조 제1항(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판시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도급받아 피해자로부터 12회에 걸쳐 이 사건 공사대금 합계 1억 3,695만 원을 지급받은 것은 사실이나, 이 사건 공사를 도급받을 당시는 물론 그 이후에도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사를 완성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
관련 법리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그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그 본질은 기망행위에 의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에 있다. 그리고 사기죄는 보호법익인 재산권이 침해되었을 때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사기죄의 기망행위라고 하려면 불법영득의 의사 내지 편취의 범의를 가지고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어야 한다.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불법영득의 의사 내지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 밖에 없다. 특히 공사도급계약에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공사를 완성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공사대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법원으로서는 공사도급계약의 내용, 그 체결 경위 및 계약의 이행과정이나 그 결과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416 판결, 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5도10570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그로부터 추단되는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이 사건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판시와 같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공사를 충분히 완성할 수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 사건 공사대금을 편취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과 피해자의 공사계약 체결 및 공사 진행 경과 등
피고인은 2018. 10. 10.경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총 공사대금 1억 2,500만 원, 공사기간은 2018. 12. 말경까지로 정하여 도급받았고, 위 공사대금은 ① 계약금 3,750만 원(30%), ② H빔 입고시 2,500만 원(20%), ③ H빔 완공시 2,500만 원(20%), ④ 판넬 완공 후 2,000만 원, ⑤ 공사완료 후 1,750만 원을 지급받기로 정하였다[증거목록 순번(이하 ‘순번’이라 한다) 6 증거기록 159, 160쪽, 순번 14 증거기록 29쪽, 이하 ‘이 사건 공사계약’이라 한다].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계약에 따라 피해자로부터 2018. 10. 10.경 계약금 3,750만 원을 지급받은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그 무렵부터 2019. 3. 27.경까지 총 12회에 걸쳐 공사대금 명목으로 합계 1억 3,695만 원을 지급받았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공사대금을 지급받는 과정에서 2018. 11. 22.경 피해자로부터 1,300만 원을 지급받으며 피해자에게 교부한 2018. 11. 20.자 추가공사비 내역서에 ‘상기 금액(13,117,500원) 외에 준공까지 일체의 추가가 없음을 약속한다’는 내용을 기재해주었는바(순번 17 증거기록 38쪽),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2018. 11. 28.경 805만 원을 추가로 지급받았고, 그때까지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이 이 사건 공사계약에 따른 전체 공사대금 액수에 비추어 상당한 정도인 합계 8,855만 원에 이른다.
그런데 피해자가 2018. 11. 7.경 촬영한 이 사건 공사현장 사진 영상에 의하면 현장 바닥은 아직 터파기 기초공사 등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이고, 그곳에 어떤 저장탱크로 보이는 물건의 상단 부분이 일부 밖으로 드러난 채 매몰되어 있는 모습이 확인되며(순번 15 증거기록 31 내지 33쪽), 2018. 12. 13.경 촬영한 이 사건 공사현장 사진 영상에 의하면 바닥 면에만 철골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는 등 여전히 바닥 기초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이는 모습이 확인되는바(순번 16 증거기록 34 내지 37쪽), 이 사건 공사가 시작되고 두 달이 지나 완공 예정일이 임박해오는 시점에서도 상당 부분의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나아가 광명시에서 2018. 11.경 이 사건 공사현장에 대하여 실시한 안전점검 결과에 의하면, ‘지하 지중보 도면과 다르게 시공됨. 지중 철근 피복 두계 부족. 지하 터파기 및 철근 배근도가 미흡된 상태에서 임의로 시공되었으므로 설계 보완 후 재시공 필요’ 등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바(순번 18 증거기록 39쪽), 피고인은 설계도면과 달리 시공하는 등 일부 시공을 부실하게 한 것으로도 보인다.
그 후에도 피고인은 2019. 2. 7.경 피해자에게 옹벽 철근공사와 주차장 기초공사 등 명목으로 440만 원의 추가 공사비용을 요구하면서 이 부분 추가공사비 내역서에 ‘앞으로 공사시 상기 금액 외 추가금액이 일체 없음을 약속합니다.’라고 기재해주고(순번 19 증거기록 40쪽) 피해자로부터 2019. 2. 8.경부터 2019. 2. 20.경까지 합계 440만 원을 지급받았는데, 2019. 2. 27.경에는 이 사건 공사계약서에 ‘이 사건 공사를 2019. 3. 30.경까지 완료하지 못하면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를 기재해주기도 하였다(순번 6 증거기록 168쪽, 순번 14 증거기록 29쪽).
피해자는 위와 같이 2019. 2.경 피고인에게 합계 440만 원을 지급한 후에도 2019. 3. 8.경부터 2019. 3. 27.경까지 추가로 5회에 걸쳐 합계 4,400만 원을 지급하였는데, 여전히 이 사건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그 이후 피고인의 추가 공사대금 요구를 거절하였고, 피고인은 계속하여 공사대금의 지급을 요구하면서 그 무렵 이 사건 공사가 중단되었다.
피해자는 판시와 같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사대금 명목으로 합계 1억 3,695만 원을 지급한 것 외에도 이 사건 공사 진행 과정에서 피고인을 대신하여 레미콘 대금 13,588,790원(순번 20, 21 증거기록 41 내지 59쪽, 순번 24 증거기록 68 내지 70쪽), 정화조 대금 473만 원(순번 24 증거기록 71, 72쪽), 판넬 등 대금 15,455,000원을 직접 지급하기도 하였고(순번 24 증거기록 73, 74쪽), 이 사건 공사가 중단된 후인 2019. 4.경부터 2019. 8.경까지 사이에는 직접 잔여 공사를 진행하여 합계 1억 2,000만 원이 넘는 공사대금을 추가로 지출하기도 하였다(순번 25 증거기록 75 내지 101쪽).
이 사건 공사가 중단된 이후 피해자의 비용으로 위 공사를 이어서 진행한 G는 이 법원 증인으로 나와 ‘본인은 2019. 4.경 이 사건 공사현장을 처음 보았는데, 건물 외형상으로 봤을 때는 기성고가 40% 정도였고, 판넬과 정화조 등을 새로 공사해야 되기 때문에 실제로 완벽히 완성된 것은 15% 정도이다(증인 G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3, 4쪽). … 피고인이 기시공한 판넬의 경우 시험성적서 제출이 안 되어 있어 재시공이 필요했고, 시험성적 문제를 제외하고도 내부공사로는 전기공사, 수도설비공사, 화장실공사, 천장마감공사, 단열공사 등이 안 되어 있었으며, 외부공사는 보강토 블록공사, 흙막이 옹벽공사 등이 안 되어 있었다. 판넬을 하게 되면 방수를 위해 옥상에 조적을 쌓게 되는데 옥상 조적공사가 안 되어 있었다(같은 증인신문조서 8, 9, 11쪽)’는 취지로 일관되게 증언하였고, 이 사건 공사의 감리업무를 수행한 H은 이 법원 증인으로 나와 ‘2019. 3.경 피고인에게 기초터파기 및 철근배근 등에 관하여 건축법에 따른 조건이 갖춰지지 않아 시정조치를 요구한 적이 있고, 그 당시를 기준으로 본인이 볼 때 이 사건 공사의 전체 공정에서 잘해야 50~55% 정도였다고 본다. 내부도 마무리가 안 되어 있었고, 외부에 토목도 안 되어 있는 상태였다(증인 H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3, 4, 10, 11쪽)’는 취지로 일관되게 증언하였는데, 위 각 증언 내용이 서로 어느 정도 부합하고, 그 각 내용이 허위라고 볼 만한 자료나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공사계약 당시 피고인의 변제 자력 등
피고인이 2017. 4.경 설립하여 운영한 B는 그 설립 당시부터 순수익이 없이 적자가 계속되었고, 이후 세금을 납부하지 못할 정도로 사정이 어려워져 2019. 11.경 결국 폐업하였다(순번 1 증거기록 8, 9쪽, 순번 6 증거기록 159쪽, 순번 28 증거기록 124, 125쪽).
피고인은 B를 설립한 후인 2017. 8.경부터 2017. 12.경까지 근무한 소속 근로자의 임금 합계 418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18. 5.경 근로기준법위반에 따른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이 사건 공사가 진행되던 2018. 12.경부터 2019. 3.경까지 사이에 소속 근로자의 임금 합계 2,445,000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20. 5.경 근로기준법에 따른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각각 받았는바(순번 7 증거기록 180 내지 184쪽),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할 당시 소속 근로자의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피고인의 신용등급은 2020. 3. 15. 기준 9등급으로 좋지 않고,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및 공사 진행 당시에도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세청 등에 대한 체납액 등만도 그 합계가 8억 5,000만 원을 초과할 정도로 채무가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순번 2 증거기록 17쪽).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전에 남양주 근린생활시설 공사, 이천시 근린생활시설 공사, 광주시 근린생활시설 공사 등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 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공사들의 경우에도 이미 채권채무관계가 복잡한 상태였고(순번 1 증거기록 7쪽), 이 사건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불과 얼마 뒤인 2018. 10. 31.경 지인인 J로부터 다른 공사현장들을 운용하기 위하여 3,600만 원을 차용하기도 하였다(순번 1 증거기록 8, 9쪽, 순번 32 증거기록 191쪽). 그런데 이 사건 공사계약 이후 그 중단 무렵까지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사대금 외에 다른 공사 등을 통하여 뚜렷하게 예상되는 상당한 수입이 있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보이지 않는다.
특히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계약을 체결하기 불과 석 달 전 무렵인 2018. 7.
20.경 K로부터 남양주 근린생활시설 공사를 총 공사대금 6억 원, 공사기간 2018. 10. 31.까지로 정하여 도급받았는데, 위 공사도 이 사건 공사와 마찬가지로 그 공사계약대로 원활히 진행되지 않았고, 결국 2018. 10. 31.경 공사가 완성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하다가 피고인이 2019. 1. 29.경 K에게 ‘2019. 3. 31.경까지는 공사를 완성하겠다’는 취지의 공사이행각서를 작성해주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위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K은 2019. 4. 26.경 피고인에게 공사계약 해지를 통보하였지만, 피고인의 요청으로 피고인과 사이에 추가 공사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공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K은 재차 공사계약 해지를 통보하였고, 피고인 측을 상대로 공사대금 반환 등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으며, 2021. 7.경에는 피해자가 이 사건에서 피고인을 고소한 것과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을 공사대금 편취에 따른 사기죄 등으로 고소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피해자에게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전인 2018. 9. 15.경 총공사비 합계 97,045,168원(부가가치세 별도, 이하 같다)인 견적서를 작성․교부하였다가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무렵인 2018. 10. 8.경 총공사비 합계 125,477,563원인 견적서를 작성․교부해주었는데(순번 12, 13 증거기록 19 내지 28쪽), 피고인의 검찰 및 법정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위 견적서에 따른 공사비만으로는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기에 부족하였고, 이 사건 공사에 관해 설계변경, 면허대여 등의 문제로 추가 공사비용이 필요하여 공사대금이 거의 2억 원 정도는 되어야 이 사건 공사를 완성할 수 있었다는 것인바(순번 6 증거기록 160쪽, 피고인신문조서 7쪽),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공사 진행 과정에서 추가 공사비용이 발생하리라는 것을 어느 정도 예상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공사와 무관한 용도로 공사대금 사용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은 B 명의의 F은행 계좌를 사용․관리하면서 앞서 본 다른 공사현장의 공사대금에 관한 입출금이나 피고인의 개인 금전거래에 관한 입출금 등도 같은 계좌에서 사용․관리하였는데, 피고인의 경찰 및 검찰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이 사건 공사대금을 다른 명목의 입출금과 특별한 구분 없이 임의로 그때그때 필요한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거나 다른 공사현장에 필요한 비용으로 사용하였고, 조사자가 그 개별 지출내역들을 지적하며 하는 질문에 일부의 경우 그 사용처 등을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였다(증거기록 162 내지 170쪽).
또한 위 B 명의의 F은행 계좌내역에 의하면,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공사대금을 지급받기 직전의 계좌잔고가 각각 2018. 10. 10.경 2,920원, 2018. 10. 22.경 54,920원, 2018. 11. 22.경 200,154원, 2018. 11. 28.경 856,382원, 2019. 3. 8.경 10,760원, 2019. 3. 11.경 7,080원, 2019. 3. 21.경 75,770원(순번 32 증거기록 187, 189, 195, 196, 203, 204, 207쪽)에 불과하고,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공사대금이 지급되면 당일 바로 이 사건 공사와 무관한 수많은 명목들로 출금이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바,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이 사건 공사대금을 그때그때 다른 공사현장이나 개인적인 용도 등으로 이 사건 공사와는 무관하게 임의로 사용하면서 경우에 따라 다른 공사현장에서 지급받은 공사대금을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하는 등 이 사건 공사대금을 비롯한 여러 자금을 이른바 돌려막기 식으로 운용하였으며,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공사대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돈을 실제 이 사건 공사에 사용하지 않고 유용한 액수 자체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피해자와 이 사건 공사계약을 체결하기 불과 석 달 전에 도급받아 진행하던 위 남양주 공사가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당시까지도 이미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던 상황이었고, 이 사건 공사까지 더하여 겹치게 되면 더더욱 전체적인 공사 진행과 자금 운용이 원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공사대금을 유용할 경우 이 사건 공사가 제대로 진행될 수 없고 완공이 어려우리라는 사정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공사 진행 과정에서도 앞서 본 바와 같은 여러 관련 문제로 이 사건 공사대금만으로는 이 사건 공사를 완성하기에 부족하리라는 점을 어느 정도 예상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처음 이 사건 공사대금을 입금받은 직후부터 이 사건 공사 중단 시점까지 그 공사대금 중 상당액을 개인적인 용도 내지 다른 공사현장에 임의로 사용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대금을 위와 같이 이 사건 공사와 무관한 다른 공사현장에 사용하거나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사실 자체를 인정하면서도 다른 공사현장에서 지급받은 공사대금을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공사대금을 초과하는 돈을 이 사건 공사에 사용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대금을 비롯하여 여러 다른 공사현장에 소요된 비용과 개인적인 금전거래 등 여러 자금을 혼용한 점, ② 이 사건 공사에 앞서 시작하였으나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여 시기적으로나 비용적으로 이 사건 공사와 겹치게 된 남양주 근린생활시설 공사도 결국 완성하지 못한 점, ③ 피고인 스스로도 일부 개별적인 자금 운용처 및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못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제출하는 금융거래내역 등 자료만으로는 이를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는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중간에 설계도면이 일부 변경되는 등으로 공사가 다소 지연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 사건 공사 자체를 중단하게 할 정도의 문제는 아니었고, 이 사건 공사가 중단된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이후 별다른 해결책 없이 이 사건 공사대금을 비롯한 여러 자금을 혼용함으로써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할 자금이 부족하게 된 것이 주요하고 결정적인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 진행 도중 피고인의 건설면허와 관련하여 이 사건 공사대금 외에 면허대여 등 관련 추가비용으로 1,200만 원의 지출이 필요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피해자가 그중 절반인 600만 원을 부담한 것으로 보이고(순번 17 증거기록 38쪽), 피고인의 법정진술에 의하더라도 피해자가 그중 500만 원을 부담하였다는 것이다(피고인신문조서 9쪽). 그 밖에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 있던 한옥건물 및 돌담 등의 철거를 위하여 1,200만 원의 비용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나, 당시 피고인의 입장에서 탐탁지 않았음에도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피해자와 사이에 그 비용을 500만 원으로 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피고인신문조서 10쪽). 또한 피고인은 2018. 11.경부터 2018. 12.경까지 사이에 이루어진 설계변경으로 A자형 지붕형태를 평지붕 형태로 재시공하기 위하여 추가 공사비용으로 1,200만 원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부분에 대하여도 당시 피해자와 사이에 앞서 본 바와 마찬가지로 그 비용을 500만 원으로 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피고인신문조서 15, 16쪽). 그런데 피고인은 위와 같은 사유로 인한 공사 지연가능성이나 추가 공사비용 발생과 관련하여 피해자의 위와 같은 요구가 불합리해 보였음에도 그동안 자신이 투입한 비용 등을 고려하여 피해자의 요구대로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다는 것인데, 이 사건 공사계약의 진행과 관련한 주요 내용에 관하여 피해자에게 충분히 고지하였다거나 별다른 약정을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에게 2018. 11. 22.경 향후 일체의 추가 공사비용이 없을 것임을 약속하였을 뿐만 아니라 2019. 2. 27.경에는 이 사건 공사를 2019. 3. 31.경까지 완성하지 못하면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의 의사도 표시하였다.
이 사건 공사의 중단 직전 상황 등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가 최종적으로 중단되기 직전 무렵인 2019. 3.경 이후에도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공사대금 명목으로 5회에 걸쳐 합계 4,400만 원에 이르는 거액을 지급받았는데, 피고인이 위 돈을 이 사건 공사현장 비용으로 투입하였다는 근거자료로 제출한 2019. 3.경 L 사용내역만으로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해당 비용을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하였다는 점을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고, 그 자료에 의하더라도 같은 2019. 3.경 이 사건 공사현장에 집행된 금액은 합계 5,243,355원에 불과하여 이 기간 역시 공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 및 변호인은, 위 5,243,355원에다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전인 2018. 7. 16.경부터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무렵인 2018. 9. 22.경까지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를 위하여 지출한 중고 H빔 철거 및 가공 등 비용 합계 2,998만 원, 이 사건 공사계약 이후 2018. 10. 16.경부터 2019. 2. 2.경까지 지출한 빔 철거 및 철거현장 인건비 등 비용 합계 1,050만 원을 합하면 45,723,355원(= 5,243,355원 + 2,998만 원 + 1,050만 원)에 이르러 위 2019. 3.경 이후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4,400만 원을 상회하므로, 2019. 3.경 이후에도 피해자로부터 받은 이 사건 공사대금 전액이 이 사건 공사에 집행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① 피고인의 검찰 및 법정진술에 의하더라도 2018. 7.경부터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무렵까지 지출된 H빔 관련 비용은 이 사건 공사계약에 따라 2018. 10. 10.경 지급받은 3,750만 원으로 이미 충당된 점(순번 6 증거기록 162쪽, 피고인신문조서 8, 21쪽), ② 피고인 및 변호인이 주장하는 2018. 10. 16.경부터 2018. 11. 20.경까지의 지출 비용은 피고인이 2018. 11. 22.경 피해자로부터 1,300만 원을 지급받으면서 피해자와 사이에 ‘2018. 11. 20.자 추가공사비 내역서에 따른 금액 합계 13,117,500원 외에 준공까지 일체의 추가비용이 없을 것’을 약정한 내용에 이미 포함되어 있는 점(순번 17 증거기록 38쪽), ③ 피해자가 B 명의의 F은행 계좌로, 2019. 3. 8.경 1,500만 원을 송금하기 전 피고인의 계좌잔고는 10,760원, 2019. 3. 11.경 700만 원을 송금하기 전 위 계좌잔고는 7,080원, 2019. 3. 21.경 1,000만 원을 송금하기 전 위 계좌잔고는 75,770원에 각각 불과하였는데(순번 30 증거기록 156 내지 158쪽),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2019. 2. 27.경 공사계약서에 ‘이 사건 공사를 2019. 3. 30.경까지 완료하지 못하면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를 부기하기까지 했음에도 위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각각 거액이 입금된 당일 바로 이 사건 공사와 무관한 수많은 명목의 비용들로 지출한 점(같은 증거기록 156 내지 161쪽)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인의 기망행위 및 편취의 고의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공사계약의 내용 및 그 체결 경위, 계약의 이행과정과 그 결과,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전후 피고인의 자력 및 피고인이 처한 객관적 상황, 이 사건 공사대금 중 피고인이 임의로 유용한 액수와 용도 및 시기, 이 사건 공사 중단 전후에 걸친 상황과 그에 대한 피고인의 대응, 공사 중단 당시 기성고의 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에게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이 사건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이 사건 공사계약대로 공사를 완성할 것처럼 거짓말하여 피해자로부터 공사대금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월∼10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사기범죄 > 01. 일반사기 > [제2유형]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
[특별감경인자] 미필적 고의로 기망행위를 저지른 경우 또는 기망행위의 정도가 약한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6월 20일∼2년 6월(동종경합 합산 결과 1단계 상승으로 형량 범위 하한의 1/3 감경)
선고형의 결정: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전에 이미 남양주 공사를 비롯한 여러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고, 특히 남양주 공사의 경우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당시는 물론 그 이후까지도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피해자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더라도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기에 충분하지 아니하며, 더욱이 이를 다른 곳에 사용할 경우에는 달리 변제자력이 없는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공사를 제대로 완성할 수 없으리라는 사정 또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피해자를 기망하여 공사계약을 체결한 다음 합계 1억 3,695만 원에 이르는 이 사건 공사대금의 상당 부분을 피고인의 개인적인 용도로나 다른 공사현장 등에 사용해버림으로써 이 사건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채 중단되게 하였다. 피고인으로 인하여 상당 기간 공사가 지연되었고, 그마저도 일부 부실 공사가 되어 피해자는 잔여 공사를 마무리하느라 실질적으로도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고, 피해 회복을 위하여 특별히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정도 찾아볼 수 없어 그 죄책이 무겁다.
다만,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당시 공사대금에 대한 편취의 고의가 강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이 사건 공사의 전체적인 진행 경과에 비추어 피고인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피해자의 요구사항을 대체로 수용하며 이 사건 공사를 완성하기 위한 노력을 어느 정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관련 증인들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인이 최종적으로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할 무렵 기성고가 약 40% 내지 50% 정도로 평가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하고,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내용, 피고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양형 요소를 모두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조민혁
별지
각주1) 공사계약서에는 ‘공사의 착수일자와 완공일자를 설계진행과 연계하여 피해자가 별도로 정하되, 공사진행 단계별로 피고인과 피해자가 협의하여 진행’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피고인과 피해자의 각 진술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위와 같이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