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3. 11. 10. 선고 2022가단7899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8. 5. 27. 충남 홍성군 C에 사업장을 두고 건설업 등을 하는 'D'을 운영하고 있고, 피고는 부동산임대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E를 운영하고 있다.

나.

원고 및 남편 F(이하 '원고 등'이라 한다)은 2021. 9. 5. 피고로부터 피고 소유의 경기 양평군 G 지상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 처마(차양막 프레임) 설치 공사를 의뢰받아 같은 달 8. 파이프, 백관BS, 락카, 경첩 등을 구입한 다음, 같은 달 9.이 사건 건물의 처마 설치 작업(이하 '이 사건 설치작업'이라 한다)을 하였다. 그런데 프레임 한쪽을 사다리로 지탱하고 반대쪽을 원고가 받치면서 F이 프레임 고정작업을 하던 중 쇠파이프 구조물이 원고의 신체에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제1 경추의 골절, 폐쇄성' 상해를 입게 되어 2021. 10. 8. 근로복지공단에 '원고가 피고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설치작업을 하던 도중 상해를 입게 되었다'는 이유로 요양급여신청을 하였다. 피고는 위 신청 당시 원고에게 주식회사 E 명의로 "계약기간 2021. 9. 9.부터 같은 달 11., 근무장소 경기 양평군G, 임금 일당 20만 원"으로 한 2021. 9. 9.자 건설일용근로자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주었고, 2022. 1. 10. 원고에게 '피고가 원고에게 일당을 지급하기로 하여 이 사건 설치작업을 지시하였고, 원고가 자재를 구입하면 피고가 자재대금을 지급하고, 나머지 자재는 피고가 구입하기로 하였다. 그러므로 원고가 일용직임을 시인한다'라는 취지의 확인서(갑 제2호증)를 작성하여 교부하였다.

라.

그런데 근로복지공단은 원고의 위 신청에 대하여 '원고가 도급을 받아 직접 공사한 사업주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고,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이의를 제기하자, 근로복지공단 산업재해보상심사위원회는 2022. 4. 7.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당시 순수하게 임금만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업주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 및 산재보험법상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요양 불승인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7,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피고는 원고를 고용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설치작업을 하도록 지시하였는데, 이 사건 설치작업 당시 원고가 요청한 추가 인력 1명을 배치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안전장구 미지급, 안전교육 미실시, 현장감독 미실시 등 근로자 보호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다.

나.

가사 피고가 원고를 고용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노무도급을 주었는데 노무도급인으로서 위 가.항 기재와 같은 근로자 보호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다.

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고용 또는 노무도급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에게 기왕치료비 6,424,553원, 일실수입 50,675,981원, 위자료 41,104,800원 합계 98,205,33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원고의 고용관계 주장에 관한 판단

먼저, 피고가 원고를 고용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데, 위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건물 차양막 설치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1)

피고가 원고 등에게 이 사건 건물에 차양막을 설치하는 이 사건 설치작업을 의뢰하였는데, 원고 등이 자재 등을 직접 구입하여 원고 소유의 작업도구로 이 사건 설치작업을 하였을 뿐 피고가 원고 등에 대하여 이 사건 설치작업에 관한 구체적이고 상당한 지휘·감독을 한 사실이 없다. 또한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설치작업을 의뢰할 당시 구체적인 비용을 정한 바 없이 원고가 요청하는 비용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2)

원고는 건설업 등을 하는 'D'을 운영하는 사업주로서 피고와 사이에 구체적인 근로조건 등에 관한 협의를 한 사실이 없고, 피고가 운영하는 주식회사 E와 사이에 앞서 본 바와 같은 건설일용근로자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가 요양급여를 신청한 다음 사후에 작성된 것일 뿐만 아니라, 주식회사 E가 피고 소유의 이 사건 건물에 차양막을 설치하는 공사를 직접 시행하였다거나 수급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위 표준근로계약서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또한, 피고가 '원고를 일당직으로 고용하고 무리하게 일을 하게 하였다'는 취지의 확인서(갑 제2호증)을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로 하여금 요양급여를 수령할 수 있도록 작성한 것에 불과하고, 피고가 요양급여에 대한 조사를 받으면서 위 근로계약서를 착오로 작성하고 구두로 계약한 도급공사'라고 진술을 번복한 점에 비추어 보면, 위 확인서 역시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나.

원고의 노무도급 주장에 관한 판단

건축공사의 일부분을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채 재료와 설비는 자신이 공급하면서 시공 부분만을 시공기술자에게 재하도급하는 경우 이를 노무도급이라 하고, 이와 같이 도급인이 수급인에 대하여 특정한 행위를 지휘하거나 특정한 사업을 도급시키는 경우와 같은 이른바 노무도급의 경우에는 비록 도급인이라고 하더라도 사용자로서의 배상책임이 있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37676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등이 건설업자로서 피고로부터 이 사건 설치작업을 도급받아 직접 자재를 구입하여 설치하였을 뿐,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 등에게 이 사건 공사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할 권한을 유보하였다거나, 원고 등에게 구체적인 지시 및 감독을 하는 등 원고와 피고 사이에 노무도급관계가 존재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다.

원고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 등에게 이 사건 설치작업과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도급인으로서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 주장과 같이 피고가 인력사무소에 요청하여 이 사건 설치작업에 투여된 인력이 현장에서 이탈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고의 또는 과실로 이탈하게 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가 원고에게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각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창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