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84,232,949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4.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는 거래처로부터 철강구조물에 대한 아연도금 등을 의뢰받아 이를 가공하여 거래처에 공급하는 회사이다. 피고는 거래처와 사이에 철강구조물 또는 그 가공품을 운송하기 위하여 차량도급계약을 체결한 운송기사들을 두고 있다.
원고는 2009. 6. 8.부터 2022. 3. 31.까지 5회에 걸쳐 피고와 차량도급계약을 갱신 체결하고 피고의 운송기사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하루 평균 15건 정도의 운송 수요가 발생하고, 원고는 하루 평균 4~5건의 운송을 담당하였다.
원고가 근로자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는 근로자임을 전제로 피고에게 퇴직금을 청구하고 있는 반면, 피고는 차량도급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근로자의 지위가 없다고 주장하므로 우선 원고가 근로자인지 여부를 먼저 살펴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 을 제1 내지 9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증인 C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근로자를 부정할 만한 사정
운송기사들은 차량의 소유 명의를 자신으로 하여 개인사업자로 등록하거나 다른 회사에 지입하였다. 원고는 주식회사 D에 자신의 차량을 지입하였다. 이로써 노무제공에 가장 주요한 수단인 차량은 운송기사들이 실질적으로 소유하였고, 피고는 차량을 소유하지 않았다.
피고가 운송기사들에게 지급한 도급대금에 관한 세금신고는 다음과 같이 하였다. 즉, 차량 등록 명의를 갖고 개인사업자로 등록한 운송기사는 개인사업자 명의로 피고에게 화물운송대금 명목으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원고와 같은 지입차주는 지 입회사 명의로 피고에게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방법으로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였다.
원고를 비롯한 운송기사들이 운행 중 안전사고를 야기하여 운송물이 파손되는 경우에 그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운송기사들이 부담하도록 차량도급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다.
차량도급계약서에는 운송기사들에게 취업규칙의 준수의무가 부과되어 있고, 피고에게 취업규칙이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취업규칙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원에 한하여 적용한다고 명시되어 있는데다가, 근로자 여부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근로시간과 임금 등 취업규칙의 내용은 그 성격상 운송기사들의 업무형태와 이질적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취업규칙은 운송기사들에게 적용되지 않았다.
근로자를 긍정할 만한 사정
원고는 매월 고정급으로 보수를 받았다. 원고는 2009. 6. 8.부터 월 400만 원을, 2010. 5. 31.부터는 월 420만 원을, 2011. 6. 9.부터는 월 430만 원을, 2017년부터는 월 600만 원을, 2018. 4. 1.부터는 월 630만 원을 보수로 받았고, 이는 보수가 증액될 때마다 원고와 피고가 작성한 차량 도급계약서에도 명시되어 있다. 운송기사들이 당월에 운송량과 운행일정을 많이 수행하거나 적게 수행하더라도 그에 따라 성과급 등 명목으로 차등 지급되지 않았다.
피고는 배차담당직원을 두고 그로 하여금 운송기사들에게 운행 개시 전에 전화 또는 문자메시지로 운행목적지와 경로를 통지하여 운행일정을 지시하였다. 배차담당직원은 운행 중에도 이러한 지시를 통하여 다음 운행일정을 알리거나 운송경로를 점검하고 상하차 시각에 맞게 도착하게끔 감독하였다.
운송기사들은 매일 차량운행일지 양식에 날짜와 운송 거래처명, 운송목적물, 수량, 운행거리, 입/출을 기록해야 하고 월말에 통합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차량도급계약서에는 유류비, 차량오일, 도로비, 식대를 원고가 부담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나, 실제 피고는 운행일지와 영수증으로 파악한 운행거리 등을 기초로 경비보고서를 작성한 후 원고에게 유류비, 식사대금, 톨게이트비, 차량수리비를 지급하였고, 이외에도 명절마다 정기적으로 상여금도 지급하였다.
운송기사들의 근무시간은 매일 08:30부터 20:30까지로 정해져 있었다. 이는 피고와 거래처를 오가는 화물의 상하차 시간이 그와 같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었다. 운송기사들은 평일에 근무하고 토요일은 격주로 근무하고, 일요일은 휴무를 하였다.
피고는 운송기사들에게 출퇴근카드를 교부하여 사업장에 비치된 기기에 태그하는 방법으로 출퇴근시각을 점검하였다. 운송기사가 운송을 일찍 마치더라도 위 근무시간 동안에는 언제든지 상하차 작업 완료에 따라 새로운 운송일정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운송기사는 피고의 사업장으로 복귀하여 20:30까지 대기하다가 퇴근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안전관리비 명목으로 매월 10만 원씩 지급하였는데, 아침조회에 불참할 경우 1회당 5,000원씩 안전관리비에서 감액하였다.
운송기사들은 이른바 지입차주이더라도 위와 같이 근무시간과 운행일정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자신의 차량으로 다른 업체의 의뢰를 받아 운송을 할 수 없었다.
피고는 운송기사들에게 상호가 기재된 근무복과 안전화, 장갑을 주고 운행 중 이를 착용하게 하였다.
판 단
위 가항과 같은 사정에도 불구하고 위 나항에 드러난 사정을 종합해보면,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즉, 위 가항의 사정 중 노무제공의 주요 수단인 차량을 원고가 소유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가항의 사정은 비교적 형식적인 사항이기 때문에 우월한 지위에 있는 피고가 열등한 지위에 있는 원고에게 관철할 수 있을 만한 것이다. 반면 위 나항을 종합해보면, 피고가 상당한 지휘, 감독을 넘어 원고를 구체적으로 지휘, 감독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는 피고가 지정한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운행일정에 구속되고, 다른 업무나 소득활동을 할 수 없이 피고에 대한 전속성이 있으며, 업무성과에 관계없이 고정급을 받는 등 근로자로 볼 만한 뚜렷한 징표가 나타난다.
퇴직금의 산정
계속근로기간 (다툼 없는 사실)
2009. 6. 8.부터 2022. 3. 31.까지 12년 9개월 24일
퇴직 전 3개월 평균임금 (을 제3호증의 61 내지 63)
지급내역서 중 실비 변상적인 항목(유류대, 교통비, 수리비, 기타 등)을 제외하고 근로제공과 대가적 성격의 항목은 운반비와 식대에 국한된다. 퇴직 전 3개월(2022. 1. 1.부터 2022. 3. 31.까지 90일) 동안 원고가 피고로부터 수령한 운반비와 식대는 합계 19,717,900원이다. 따라서 1일 평균임금은 219,087원(=19,717,900원÷90일, 원 미만 버림)이다.
퇴직금의 계산
219,087원×30일×(12+9/12+24/365)=84,232,949원(원 미만 버림)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84,232,949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4. 15.(퇴직 이후 14일이 경과한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과 같은 법 시행령에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창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