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6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판결
사건
2022고단3362
판결선고
2023. 10. 12.
수원지방법원안산지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B’라는 상호로 석재업체를 운영했던 사람이다.
피고인은 2020. 8. 일자 불상경 불상의 장소에서 석재반장인 피해자 C에게 ‘경기도 양주시 D, 경기도 광주시 E 등에 있는 공사현장에서 석공 공사를 해주면 인건비를 지급하겠다.‘<1>는 취지로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당시 세금이 약 4,300만 원, 국민건강보험료가 약 3,000만 원이 체납된 상태였고, 기존 공사현장에서 일한 인부들의 임금도 지급하지 못한 채 계속 돌려막기를 하던 상황이어서 원청에서 받은 공사대금을 다른 현장 인부들의 인건비, 피고인의 개인 생활비, 채무변제 등에 사용하고 있었으므로 피해자와 그 팀원인 근로자들이 위 각 현장에서 석공 공사를 하더라도 약속대로 인건비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 및 팀원 F, G, H, I, J, K로 하여금 2020. 8. 17.부터 2020. 8. 20.까지, 2020. 9. 11.부터 2020. 9. 16.까지는 위 양주시 현장에서, 2020. 8. 21.부터 2020. 9. 8.까지는 위 광주시 현장에서 각각 석공 공사를 하게 하고도 임금, 경비 등 공사비용 불상액<2>을 지급하지 않아 그와 같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법정진술
증인 C, F의 각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일부
이체 확인증, 계좌거래내역
현장 작업일지, 각 직불동의서, 문자메시지 등, 노무비 지급 명세서
각 수사보고서(참고인 L의 진술 / 참고인 M의 진술/ 참고인 N의 진술 / 양주건축주확인
각 수사보고서(피의자 금융거래정보 등 조회결과 / 근로기준법 위반 전력확인)
피고인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지급을 약속한 인건비 상당의 공사비용을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으므로 기망행위와 기망의 고의가 없었고,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얻은 재산상 이익도 공사에 따른 하자 보수 비용과 다른 공사현장에서 인건비를 증액하여 보전해준 금액 등을 제외하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17,555,320원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판단
기망행위 및 기망의 고의 인정 여부
위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 사정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와 그 팀원들이 제공한 공사 용역에 대한 공사비용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상황에 있었고, 그와 같은 결과를 미필적이나마 예견하면서도 그 공사비용을 충분히 지급할 수 있는 의사와 능력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용역을 제공받아 재산상 이익을 취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공소사실 기재 각 공사(이하 ‘이 사건 각 공사’라 하고, 양주시 D의 공사는 ‘양주시 공사’, 경기도 광주시 E의 공사는 ‘광주시 공사’라 한다)를 할 무렵 상당한 금액의 세금과 국민건강보험료를 체납하고 있었고, 2017~2018년경부터 공사를 진행하고도 그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다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계좌가 압류되기도 하는 상태였으며, 그밖에 별다른 재산도 없었다.
실제로 피고인은 2019~2020년 무렵 다수의 공사현장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미지급하였고, 이로 인해 2020~2021경에는 임금 미지급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으로 고발이 이루어져 합의가 되어 공소권 없음의 처분을 받거나 약식명령으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기도 하였다.
이러한 피고인의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공사비용을 지급하기 위한 수단으로는 피해자가 수행한 공사를 통해 받을 수 있는 공사대금이 거의 유일하였다고 볼 수 있고, 피고인도 수사과정에서 이에 부합하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2020. 8.경에는 이 사건 각 공사 외에 다른 공사로 인한 다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채무와 자재 대금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피고인은 피해자와 그 팀원들이 이 사건 각 공사를 수행하고 있을 무렵 양주시 공사와 광주시 공사의 각 도급인 측으로부터 일부 공사대금(양주시 공사 관련 : 2020. 8. 22. 550만 원, 2020. 8. 29. 300만 원, 2020. 8. 29. 300만 원, 광주시 공사 관련 : 2020. 8. 14. 3,850만 원, 202. 9. 8. 330만 원, 2020. 9. 15. 1,650만 원)을 지급받았음에도 이를 바로 피해자가 아닌 다른 근로자들의 임금이나 자재 비용을 지급하기 위해 사용하거나, 개인적인 용도로 모두 소비해버렸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공사비용을 전혀 지급하지 않으면서 2020. 8. 말과 2020. 9. 중순경에는 피해자에게 공사대금이 나오면 공사비용을 주겠다며 각 도급인 측으로부터 공사대금을 아직 받지 못한 것처럼 말하기도 하였다.
피고인은 2020. 9.중순경부터 또 다른 공사현장인 서울 양천구 O, P, Q 공사(이하 ‘R 공사’라 한다)를 피해자와 그 팀원들에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서 피해자와 그 팀원들에게 지급될 임금 상당의 돈을 도급인 측으로부터 증액하여 받을 수 있도록 하여주었음에도 피해자와 그 팀원들이 근로를 하지 않아 이 사건 각 공사의 공사비용을 지급받지 못한 것이라며 피고인에게 변제 의사가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제안한 위와 같은 방식의 공사비용 정산은 R 공사현장의 도급인에게 피해자와 그 팀원들에게 지급되어야 하는 임금의 단가를 허위로 과장하여 원래 받을 수 있는 임금보다 더 많은 임금을 지급받게 하여 피고인이 미지급한 이 사건 각 공사의 공사비용을 보충해주겠다는 제안이므로 그 실현 여부 자체에 불확실성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방법은 결국 피고인이 아닌 R 공사 도급인의 자력을 통해 해결해주겠다는 것에 불과하므로 위와 같은 방식으로 이 사건 각 공사의 공사비용을 지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오히려 당시 피고인이 변제 능력이 없는 상태였음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위와 같은 방식의 지급 제안은 피해자가 2020. 8. ~ 9.경 이미 이 사건 각 공사에 용역을 제공하였음에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약속한 시점에 공사비용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자 뒤늦게 제안한 것이므로, 이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처분행위로 인해 이미 재산상 이익을 얻는 사기 범행 완성 이후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보인 행동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피고인이 위와 같은 제안을 하고 피해자가 그에 응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피고인의 공사비용 지급의 의사나 능력을 뒷받침하는 사실이 된다고 보긴 어렵다.
피해액 인정 범위
피고인은 이 사건 사기 범행의 피해액은 피해자의 용역 제공에 따른 공사비용에서 이 사건 각 공사에서 피해자의 용역 제공으로 인한 하자 보수 비용과 R 공사에서 근로자들의 임금을 과다 산정하여 보전된 금액을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기망행위로 피고인이 얻은 재산상 이익은 피해자의 용역 제공 그 자체이므로, 그 용역으로 발생한 하자 보수 비용이나 이후 피고인이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해 보전받을 수 있도록 한 돈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이 사건 범행의 피해액 상당인 제공된 용역의 가액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편, 공소사실에는 피해자가 제공한 용역의 공사비용 상당액이 고소장에 기재된 피해자와 그 팀원들의 노임단가에 총 근무일을 곱하는 방법으로 산정한 17,555,320원<3>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피해자의 수사기관 진술이나 이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과 피해자가 기본적으로 실제 용역을 수행한 피해자와 팀원들의 노임 상당액을 기초로 공사비용을 정하기로 한 것으로 보이긴 하나 각 팀원들의 개별적인 노임 단가까지 분명히 정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가 제공한 용역에는 공소사실 기재 팀원들뿐만 아니라 다른 팀원들이 수행한 부분도 있고, 그 공사비용에는 피고인이 지급해야 하는 식대 등 경비 명목의 돈까지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데 위와 같은 방법의 산정으로는 이러한 부분을 반영하기 어려운 점, 그 밖에 피해자가 작성하여 수사과정에서 제출된 자료들은 피해자가 일방적으로 사후에 작성한 것이므로 위 자료에 기재된 내용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공사비용을 산정하긴 부족한 점을 고려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해자가 제공한 용역의 공사비용 상당액이 위 금액과 같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그 밖에 위 용역의 공사비용 가액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해자가 제공한 용역의 공사비용 가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얻은 재산상 이익의 가액은 불상액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47조 제1항, 징역형 선택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공사비용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수 없는 상황임을 알면서도 피해자로 하여금 공사를 수행하도록 하여 공사비용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였다. 비록 그 가액을 정확히 산정하긴 어려우나 피해자의 공사 참여 기간이나 수행한 팀원들의 수를 고려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얻은 재산상 이익이 적다고 보긴 어렵다. 한편, 피고인의 기망행위 정도가 강하였다고 보긴 어렵고, 기망의 고의도 미필적 고의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
위 정상들을 비롯해 피고인의 형사공탁 금액, 피고인의 연령·성행·환경, 범행의 동기·수단·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강성대
각주1)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이 피해자 C에게 ‘석공 공사를 해주면 해당 현장에서 공사대금을 받으면 바로 인건비를 지급하겠다’고 말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공사 시작 전에 피해자 C에게 위와 같이 ‘해당 현장에서 공사대금을 받으면 바로’ 지급하겠다는 취지의 말까지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다만 피고인이 위와 같이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위 피해자에게 ‘인건비 상당의 공사비용을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말하여 피해자가 공사를 시작한 사실 자체는 인정할 수 있고, 아래에서 따로 살피는 바와 같이 실제로는 피고인이 인건비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사실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공소사실에 기재된 피고인의 고지 내용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기망 사실은 여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에 따라 공소사실을 적절히 고쳐 범죄사실을 인정한다.
각주2) 공소사실에는 ‘공사비용 17,555,320원’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아래에서 살피는 바와 같이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공사비용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그 공사비용이 위 금액과 같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공사비용을 불상액으로 인정한다.
각주3) 공소사실에는 17,555,320원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계산상 16,615,000원이 명백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