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6. 7. 16. 선고 2024가단84427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8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 11.부터 2026. 7. 16.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62%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황동 압축 등의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에 고용되어 피고의 공장에서 생산 업무 등을 담당하던 근로자이다.

나.

이 사건 사고의 발생

원고는 2021. 1. 11. 11:30경 피고의 공장에서 황동 압축기에서 황동 압축 후 발생하는 압출잔류물(이른바 '깍지', 이하 이 사건에서 당사자들의 용례를 좇아 '깍지'라고 한다)을 수작업으로 제거하던 중 깍지가 손에서 미끄러져 원고의 왼쪽 발등에 떨어지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다.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는 왼쪽 발등이 찢어지고 왼발 제1족지 장무지신근[(長拇趾伸筋), Extensor Hallucis Longus(EHL), 제1족지(엄지발가락)를 위로 들어 올리는 긴 근육)]이 파열되는 등의 상해를 입었다. 이 사건 사고 후 원고는 2021. 1. 11.부터 2021. 8. 17.까지 21일간 입원치료를, 95일간 통원치료를 각각 받았다.

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의 수령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아 요양기간116일에 대한 휴업급여 10,386,760원, 요양급여 7,175,030원, 장해급여 19,487,470원(장해 12급 14호) 등 합계 37,049,270원의 보험급여를 지급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의 1·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책임의 인정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갑 3 내지 12호증, 을 1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 이 법원의 검증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종합하면, 피고는 이 사건 깍지 제거 작업을 수행하는 근로자인 원고에게 그 위험성을 방지하기에 적합하고 충분한 보호장구를 제공하는 등 안전배려의무를 다 하지 못한 과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①

이 사건 작업의 대상인 '깍지'는 측정 온도가 245.4도에서 325.7도에 이르는 고온이고, 중량 또한 4kg에서 11kg에 달하는 육중한 철제 중량물로서, 기계에서 이를 수작업으로 빼내는 과정에서 미끄러지거나 낙하할 경우 작업자에게 중대한 화상 및 타박상, 골절 등의 상해를 입힐 고도의 위험성이 있는 물건이다.

②

피고가 해당 작업을 위해 원고에게 지급한 방열장갑은 아라미드 소재로 제작되어 일정한 안전인증을 통과한 제품이기는 하나, 벙어리장갑의 형태를 띠고 있어 고열의 무거운 중량물을 열 차단을 위해 덧대어 쥐고 힘을 주어 빼내야 하는 이 사건 작업의 특성상 손가락을 자유롭고 단단하게 사용하기 어려워 깍지를 놓칠 위험을 가중시켰다.

③

고온의 중량물인 깍지의 낙하 위험이 큰 작업환경임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일반적인 강철판(토캡)이 내장된 보통작업용 안전화만을 지급하였을 뿐, 깍지 낙하시 발등 전체를 고열과 충격으로부터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안전화 덮개 등을 별도로 제공하지 않았다.

나.

책임의 제한

다만, 원고로서도 고온의 중량물을 다루는 작업을 수행함에 있어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작업 공정에서 깍지를 놓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다소 소홀히 한 작업상의 부주의가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및 손해 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원고의 잘못은 재산상 손해에 관한 과실상계의 사유가 될 뿐만 아니라 위자료 산정에 있어서도 중요한 참작 사유가 된다 할 것이다.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 및 쌍방의 과실 정도 등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의 책임을 7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원고는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적극손해 및 소극손해에 관한 청구를 모두 취하하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10,000,000원의 지급만을 구하고 있다.

이 법원의 C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왼발 제1족지 구축 변형(추상지 강직)으로 5%의 영구적인 노동능력상실 장해를 입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다 원고의 나이,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 및 상해의 부위와 정도, 피고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의 정도, 원고의 과실 비율, 원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 및 장해급여 등을 지급받아 재산상 손해가 상당 부분 회복된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위자료의 액수를 3,800,000원으로 정한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3,8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일2021. 1. 11.부터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판결 선고일인 2026. 7. 1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채성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