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5. 8. 14. 선고 2024가합6233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1 청구금액합계 기재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그중 같은 목록 '원금 합계'란 기재 각 돈에 대하여 2025. 4. 24.부터 2025. 8. 14.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들은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였거나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들이고, 피고는 식품용 포장용기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피고의 임금 규정 등

1)

피고의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은 상여금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정하고 있다.

2)

피고는 2019년도 임금협약에서 노동조합과 '정기상여금 중 100%를 통상임금에 산입한다'고 합의하였고, 그 이후 매년 임금 및 단체협약 합의 시 상여금과 별도로 체력단련비 1인당 80만 원을 7월 중에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

3)

피고는 1993. 11.경 B 주식회사로부터 분사하여 독립법인을 설립할 때부터 상여금을 지급하면서 내부적으로 '지급일 현재 재직자에 한하여 지급함'이라는 기준을 적용하여 왔고, 사내 공지문을 통해서도 같은 내용을 공지해왔으며, 이와 같은 기준에 따라 상여금 지급일 이전에 퇴직한 근로자들에게는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3, 5, 6, 8, 9,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들

이 사건 상여금과 체력단련비는 소정근로의 대가로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피고가 상여금 지급 조건으로 부가해 온 '재직자 조건'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명시적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그 조건이 유효하게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를 사후적인 사정으로 박탈하는 것이므로 무효이다. 따라서 위 상여금과 체력단련비를 포함하여 재산정한 통상임금을 기초로 미지급된 법정수당, 퇴직금 등의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

나.

피고

1)

이 사건 상여금은 '지급일 현재 재직자'에게만 지급하기로 하는 조건이 부가 되어 있고, 이는 오랜 기간 확립된 노사관행이다. 이러한 조건의 성취 여부가 불확실하므로 상여금은 고정성이 결여되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설령 통상임금에 해당하더라도, 노사는 상여금이 통상임금이 아님을 전제로 임금협상을 진행해 왔으므로, 이제 와서 추가 임금을 청구하는 것은 피고에게 예측하지 못한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므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

3.

판단

가.

이 사건 상여금 및 체력단련비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

앞서 인정한 기초사실과 갑 제1, 2호증, 을 제2,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상여금 및 체력단련비는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통상임금은 근로기준법상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임금 등을 산정하기 위한 기준임금으로서,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1항은 이를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금액'으로 정의하고 있다. 즉, 어떠한 임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핵심 기준은 그것이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기로 한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소정근로 대가성),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계속적으로(정기성), 일정한 조건이나 기준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자에게(일률성) 지급되는지 여부이다.

2)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1항은 통상임금을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근로 또는 총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 금액, 일급 금액, 주급금액, 월급 금액 또는 도급 금액"이라고 규정한다. 법령의 정의와 취지에 충실하게 통상임금 개념을 해석하면, 통상임금은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한 임금을 말한다. 통상임금은 근로기준법이 규정한 여러 임금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므로, 그 본질은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에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의 가치를 평가한 기준임금이라는 데에 있다. 정기성과 일률성은 그 임금이 소정근로의 대가인 임금임을 뒷받침하는 개념적 징표이다.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면 그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도록 정해진 임금은 그에 부가된 조건의 존부나 성취 가능성과 관계없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임금에 부가된 조건은 해당 임금의 객관적 성질을 실질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에서 소정근로 대가성이나 정기성, 일률성을 부정하는 요소 중 하나로 고려될 수는 있지만, 단지 조건의 성취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사정만으로 통상임금성이 부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①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하는 임금(이하 '재직조건부 임금'이라고 한다)에 대하여 보면, 통상임금은 실근로와 구별되는 소정근로의 가치를 반영하는 도구개념이므로, 계속적인 소정근로의 제공이 전제된 근로관계를 기초로 산정하여야 한다. 근로자가 재직하는 것은 근로계약에 따라 소정근로를 제공하기 위한 당연한 전제이다. '퇴직'은 정년의 도래, 사망, 해고 등과 함께 근로관계를 종료시켜 실 근로의 제공을 방해하는 장애사유일 뿐, 근로자와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에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의 대가와는 개념상 아무런 관련이 없다. 따라서 어떠한 임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부가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임금의 소정근로 대가성이나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고, ② 일정 근무일수를 충족하여야만 지급하는 임금(이하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이라고 한다)에 대하여 보면,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는 근로자라면 충족할 근무일수 조건, 즉 소정근로일수 이내로 정해진 근무일수 조건의 경우, 그러한 조건이 부가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임금의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설령 근로자의 실제 근무일수가 소정근로일수에 미치지 못하여 근로자가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더라도, 그 임금이 소정근로 대가성, 정기성, 일률성을 갖추고 있는 한 이를 통상임금에 산입하여 연장근로 등에 대한 법정수당을 산정하여야 한다. 통상임금은 실제 근무일수나 실제 수령한 임금에 관계없이 소정근로의 가치를 반영하여 정한 기준임금이기 때문이다. 반면 소정근로일수를 초과하는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은 소정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하여 지급되는 것이 아니고 소정근로를 넘는 추가 근로의 대가이므로 통상임금이 아니다(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0다24719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3)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의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은 이 사건 상여금을 기본급, 책임수당 등을 기준으로 연 800%라는 확정된 지급률에 따라 매월, 설날, 추석,12월 등 정해진 시기에 분할하여 지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또한 체력단련비 역시 매년 7월경 80만 원이라는 확정된 금액을 2019년부터 일률적으로 지급하여 왔다. 이는 해당 금품들이 사용자의 재량이나 일시적인 경영 성과에 따라 지급 여부나 지급액이 변동되는 것이 아니라,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제공하면 그 대가로서 지급이 예정된 임금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상여금과 체력단련비는 모두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성 및 일률성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할 것이다.

4)

이에 대하여 피고는 독립 법인을 설립한 이래 오랜 노사관행에 따라 '지급일 현재 재직자'에게만 상여금을 지급해 왔으므로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가 제출한 을 제1,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내부적으로 그러한 기준을 적용하여 상여금을 지급해 온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통상임금은 그 명칭이나 지급 주기의 형식 여하를 불문하고 그 객관적 성질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는 강행법규적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당사자 간의 합의나 관행으로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임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약정하더라도 그 부분은 무효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재직조건부 임금'은 더 이상 통상임금성을 부정하는 사유가 될 수 없다. 근로자가 상여금 지급일 이전에 퇴직하여 실제로 상여금을 받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는 해당 근로자의 개별적인 사정에 따른 임금 수령액의 문제일 뿐, 소정근로의 가치를 평가하여 사전에 산정되는 기준임금인 통상임금의 성격 자체를 바꾸는 것은 아니다.

5)

따라서 이 사건 상여금과 체력단련비는 통상임금에 해당하며, 이와 전제를 반대로 하는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의 신의칙 위반 항변에 관한 판단

1)

피고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항변한다.

2)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므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음이 원칙이다. 그러나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한다고 하여 노사합의의 무효 주장에 대하여 예외 없이 신의칙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노사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여기서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려면, 근로자 측이 임금협상의 방법과 경위, 실질적인 목표와 결과 등은 도외시한 채 임금협상 당시 전혀 생각하지 못한 사유를 들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가산하고 이를 토대로 추가적인 법정수당의 지급을 구함으로써, 노사가 합의한 임금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예상외의 이익을 추구하고 그로 말미암아 사용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등 종국적으로 근로자 측에까지 피해가 미치게 되어 노사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를 가져와 정의와 형평 관념에 비추어 신의에 현저히 반하고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3)

살피건대,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로 인하여 피고에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이 초래된다거나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태롭게 된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신의칙 위반 항변은 이유 없다.

다.

소결론

1)

이 사건 상여금 및 체력단련비는 통상임금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를 포함하여 재산정한 통상임금을 기초로 미지급 법정수당, 퇴직금, 퇴직연금 부담금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한편, 원고들은 2025. 4. 22.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해 피고가 주장하는 통상시급 산정 기준시간인 월 243시간 및 현물로 제공한 중식대 공제 주장을 모두 반영하여 청구금액을 재산정하였는바, 을 제6호증의 4, 을 제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들은 상여금및 체력단련비를 통상임금에 포함시킴으로써 별지 2-1 내지 60 기재 '해당연월'란 기재와 같이 피고에 근무하는 동안 '합계'란 기재와 같은 금액의 각종 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였고, '지연손해금'란 기재와 같은 금액의 미지급 각종 수당에 대한 지연손해금이 발생한 사실, 원고 C, D, E, F, G, H, I, J, K, L에게 상여금 및 체력단련비를 통상임금에 포함시킴으로써 별지 3-1 내지 7, 별지 4-1 내지 4 각 기재와 같이 미지급된 퇴직금 차액 또는 DC(퇴직연금)부담금 추가액이 발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는 원고들의 청구금액 계산 결과 자체는 인정하고 있으므로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재산정한 금액을 기준으로 인용 범위를 정한다.

3)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1 청구금액합계 기재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그중 같은 목록 '원금 합계'란 기재 각 돈에 대하여 수당 차액에 관하여는 지급일 이후로서, 퇴직금 차액에 관하여는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2025. 4. 24.부터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5. 8. 14.까지는 원고들이 구하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이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정택(재판장) 유소영 김기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