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14. 3. 28. 선고 2013가합391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정부출연연구기관인 C의 부설기관으로, C 정관 제4조 제6호에 따라 D 분야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고, 원고는 2010. 3. 8.부터 2013. 4. 5.까지 피고의 부연구위원으로 근무한 자이다.

나.

채용공고 및 임용계약의 체결

1)

피고는 2010. 2. 1. 건축, 도시설계, 주거환경계획 분야의 박사학위 소지자를 피고의 부연구원으로 공개 채용한다는 내용의 채용공고를 하였는데, 채용공고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채용분야 및 자격기준

◎ 제출서류

. 지원서 1부

. 자기소개서(해당분야 연구경력 및 앞으로의 연구희망분야 및 포부 등을 상세히 기재) 1부

. 박사학위 논문(10page 이내 국문요약서 포함) 및 주요 연구 실적물(목록 포함) 각 1부

※

박사학위 취득 예정자는 학위심사 예정논문 또는 주요 학술지 게재 논문(10page 이내 국문요약서 포함) 1부를 제출

. 성적증명서(대학 및 대학원) 각 1부

. 경력증명서 및 영어성적(토플, 토익, 텝스에 한함) 증명서(해당자에 한함) 각 1부

◎ 전형방법(1차 서류전형 합격자에 한해 2차 전형자격 부여)

. 1차(서류전형)

. 2차(논문발표, 면접)

2)

원고는 2009. 6.경 E대학교로부터 「F」(이하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이라 한다)를 박사학위 논문으로 인정받아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위 부연구위원 채용에 박사학위 소지자로서 지원하면서 피고에게 지원서 및 원고의 박사학위논문을 제출하였다. 이후 피고는 서류전형 및 면접심사를 거쳐 원고를 최종합격자로 결정하였다.

3)

피고는 2010. 3. 8. 원고와 사이에 임용계약기간을 2010. 3. 8.부터 2011. 3. 7.까지, 직급을 부연구위원으로 각 정하여 임용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임용기간을 연장하는 임용계약을 거듭 체결함으로써 원고의 임용기간은 2015. 3. 7.까지로 연장되었다. 위 임용계약 제5조는 '임용계약 후 피임용자에게 결격사유가 발생한 경우 또는 임용계약 당시 피임용자가 제출한 제반 서류에 하자가 발견되거나 내용이 변경될 때에는 소장은 임용계약을 해지 또는 그 내용을 변경할 수 있다.'고 정하였다.

다.

직권면직

1)

피고는 2013. 4. 4. 제48차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와의 임용계약을 해지하기로 의결하였는데, 인사위원회의 의결사항은 다음과 같다.

2)

그에 따라 피고는 2013. 4. 5. 원고에게 임용계약 해지를 통보하였는데, 임용계약 해지 통보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라.

원고의 이의제기

1)

원고는 피고의 위 임용계약 해지 통보에 대하여 2013. 4. 11. 피고에게 '원고는 임용계약서 계약사항을 위반하지 않았으며, 임용계약서 계약사항 제5호 조문과 인사관리규정 제25조에 해당되는 일이 발생한 바 없으므로 피고의 임용계약 해지통보는 인사관리 규정에 위반되거나 부당하다'는 이유로 "직권면직 및 임용계약 해지"를 취소하여 달라는 내용의 이의신청을 하였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3. 4. 15. 제49차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이의신청을 기각하기로 의결한 다음 2013. 4. 17. 임용계약서 계약사항 제5호 조문 및 인사관리규정 제25조 위반에 따른 직권면직 처분에 대한 취소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임용계약 해지 최종 통보를 하였다.

마.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의 인사관리규정은 다음과 같다.

제25조(직권면직) 직원이 다음 각 호의 하나에 해당할 때에는 소장은 직권으로서 면직시킬 수 있다.

1.

제8조의 규정에 의한 결격사유가 발생한 때

2.

신체.정신상의 이상으로 6개월 이상 직무를 감당하지 못 할만한 지장이 있을 때

3.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 자로서 개전의 정이 없다고 인정되는 때

4.

직제와 정원의 개폐로 폐직되었을 때

5.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고를 발생하게 하여 연구소에 손해를 끼친 때

6.

채용시 제출한 서류에 부정이 발견되었거나 채용시 제출한 재정보증서의 갱신을 거부할 때

7.

수습기간 중 부적격으로 판정되었을 때

8.

계약기간이 만료된 직원이 재임명되지 않았을 때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의 1, 2, 3, 갑 제4호증, 갑 제5호증의 1, 2,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의 1, 2, 을 제4, 5호증, 을 제7호증의 1, 2, 을 제24호증, 을 제25, 26호증의 각 1, 2, 을 제27호증, 을 제28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해고의 절차적 정당성 결여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직권면직처분 및 임용계약 해지는 피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해 이루어진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에 해당한다.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의하면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는데,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면서 보낸 임용계약 해지 통보서에는 해고사유가 전혀 기재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해고의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서 무효이다.

나.

해고의 실체적 정당성 결여

이 사건 해고는 다음과 같이 정당한 이유가 없으므로 무효이다.

1)

피고는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이 다른 저작물 등을 표절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해고하였는바, 교육과학기술부 훈령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에 의하면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에 대한 최종적인 검증책임은 학위수여기관인 E대학교에 있는데, E대학교는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에 대한 조사결과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이 표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해고 사유 없이 이루어진 것이다.

2)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이 표절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린 피고의 특별조사위원회나 학술단체협의회는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의 표절 여부에 관한 검증 권한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 구성에 있어서나, 조사과정에 있어서 연구윤리를 위한 지침을 위반하였는바, 피고는 이와 같이 부당한 절차에 의하여 이루어진 특별조사위원회나 학술단체협의회의 결론에 따라 원고를 해고하였다.

다.

이와 같이 이 사건 해고는 그 효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이 있다고 다투고 있으므로 원고로서는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고,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일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5,124,109원(연봉 61489,310원× 1/12)의 비율에 의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갑 제8호증, 을 제10, 11, 12호증의 각 1, 2, 을 제13호증, 을 제14호증의 1,2, 을 제15호증, 을 제16호증의 1 내지 7, 을 제21, 22, 23호증의 각 1, 2, 을 제24호증, 을 제25, 26호증의 각 1, 2, 을 제27호증, 을 제28호증의 1, 2, 을 제29 내지 32호증, 을 제36, 37, 39, 40, 4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는 2009. 6.경 원고의 박사학위논문으로 E대학교의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는데, 원고의 지도교수 H은 원고가 피고에 입사할 당시 피고의 연구소장으로 재직하였다가, 2012. 5.경부터 연구소장 재직시의 비위사실에 대하여 국무총리실 등에 의한 조사가 진행되자 2012. 7. 4. 사직하였다.

2)

2012. 3.경 피고의 직원 몇 명이 H의 비위사실 및 원고의 박사학위논문의 표절 의혹을 제기하자, 국무총리실은 2012. 5.경 이에 관한 감사에 착수하였다.

3)

원고와 H은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에 대한 표절시비가 일자 2012. 4. 16. E대학교 도서관, 국회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는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을 수정하여 교체하면서 인용출처를 추가하였는데, 기존의 논문 인준지 사용에 대하여 심사위원 중 한명인 I 교수의 동의를 받지 못하였다. 또한 원고와 H은 2012. 5. 10. G학회에 H이 저자인 'J'에 대하여 원고를 공동저자로 추가해 줄 것을 요청하는 요청서를 날짜를 소급 기재하여 보내기도 하였다.

4)

국무총리실은 2012. 6. 27. 피고에게 특별감사 지적사항 처분요구서를 보냈다(K). 위 감사결과의 지적사항 및 처분요구 내역 중 원고의 박사학위논문 표절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5)

원고에 대한 위 국무총리실의 감사결과 처분 요구와 관련하여 피고는 2012. 7. 31. 제37차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인사위원회는 원고의 박사학위논문 표절 의혹 등을 밝히기 위해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하기로 의결하였다.

6)

그에 따라 피고는 2012. 8. 1. 피고의 연구위원 등 5인으로 구성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였고, 특별조사위원회는 2012. 8. 2.부터 조사결과 보고시까지 '향후 해당 대학교의 조사 및 심의결과에 대한 인사위원회의 객관적인 판단을 지원하기 위해 자체 조사수행과 위원회에 진행사항 및 결과 보고를 수행'하기로 하였다. 피고는 2012. 8. 2. 특별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대한 사실을 피고의 구성원들이 볼 수 있도록 피고의 내부 게시판에 게시하였다.

7)

한편, 교육과학기술부가 2012. 5. 10.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사건을 E대학교 대학원으로 이첩함에 따라, E대학교는 이에 대한 예비조사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 본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하였다. E대학교는 2012. 11. 19. 원고 및 피고에게 연구부정행위 관련 민원 이첩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통보하였는데, 그에 첨부된 연구윤리 진실성 검증에 관한 본 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보고서에서 E대학교가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과 관련하여 인정한 사실은 아래와 같고, 위 인정사실에 대하여 E대학교는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은 E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검증및처리에관한규정 제4조 제1항 제3호의 '연구부정행위'로서 '표절'에 해당하지 않고, 같은 규정 제4조 제2항 제5호의 '연구부적절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8)

피고의 특별조사위원회 위원 M, N은 2012. 8. 21. 원고의 연구실을 방문하여 원고에게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제3의 기관에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 검토 의뢰를 추진하기로 하였다고 설명하고, 추천할 의뢰기관이 있는지 물었는데, 원고는 기관 추천을 거부하였다.

9)

피고의 특별조사위원회는 2011. 11.경 학술단체협의회에게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의 표절 여부의 심사를 의뢰하였고, 학술단체협의회는 2012. 12. 6.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이 "1. A, (E대 대학원 P과 석사학위논문, 2005). 2. H, 『Q』(R, 2001). 3. H, 『S』(R, 2007)."을 표절하였다는 결론이 담긴 소견서를 회신하였는데, 학술단체협의회가 표절이라고 판단한 구체적인 논문표절 페이지와 표절 내용은 별지 [논문 표절 페이지 비교] 기재와 같고, 학술단체협의회의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의 표절 여부에 관한 종합 소견은 다음과 같다.

10)

원고는 2013. 1. 29. 피고의 소장 T에게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를 마무리해줄 것과 공정한 인사조치를 해 줄 것을 요청하는 서신을 보냈다.

11)

특별조사위원회는 2013. 2. 8. 및 2013. 2. 14. 원고에게 두 차례에 걸쳐 질의사항을 전달하였고, 원고는 2013. 2. 20. 특별조사위원회에 1, 2차 질의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하였다. 두 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전달된 특별조사위원회의 질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12)

E대학교의 조사결과 및 학술단체협의회의 소견 등과 더불어 자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특별조사위원회는 2013. 3. 29. 인사위원회에 특별조사위원회 결과보고서를 제출하였는데, 결과보고서의 주요 핵심사항에 대한 조사결과는 다음과 같다.

13)

위와 같은 특별위원회의 조사결과가 보고되자, 피고는 2013. 4. 1. 제47차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특별조사위원회의 결과보고서를 검토하고 제48차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의 진술을 청취한 후 처분사항을 정하기로 의결하였다.

14)

그에 따라 피고는 2013. 4. 2. 원고에게 제48차 인사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보하였고, 원고는 2013. 4. 4. 제48차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였다. 위 인사위원회에서 위원장 대행은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결과와 관련하여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게 질문을 하고 답변을 하고자 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특별위원회 조사관련 답변서 제출 여부, 답변서와 관련한 입장의 변화 등을 확인한 뒤, 원고에게 추가적으로 소명할 내용이 있는지 물었고, 원고는 추가적으로 소명할 내용이 없다고 답변하였다.

15)

위와 같은 절차를 마친 다음 인사위원회는 2013. 4. 4. 원고에 대한 임용계약해지를 의결하였고, 피고는 2013. 4. 5. 원고에게 임용계약해지를 통보하였다.

16)

한편, 원고의 박사학위논문에 대한 표절 의혹이 제기되어 국무총리실의 감사결과 통보가 있은 이후, 원고는 2012. 6.경 "제 박사논문의 표절논란에 대한 해명서", 2012. 8. 9. "소명서", 2012. 8. 25. "진정서에 대한 답변서" 등을 각 작성하여 E대학교 등에 제출하였는데, 그 내용은 주로 원고의 박사학위 표절 의혹에 대하여 반박하는 것이었다.

17)

또한 원고는 2013. 4. 1. 국민 신문고에 피고가 원고의 박사학위논문 관련한 조사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마무리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을 글을 작성하여 게시하였다. 위 글에서 원고는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의 표절 의혹에 대한 진정의 제기에서부터 특별위원회 구성 및 그간의 조사과정에 대하여 상세하게 기술하였다.

나.

해고의 절차에 있어서 하자가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시기 및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라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2012. 4. 5. 피고에게 보낸 임용계약 해지 통보서에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결과와 관련하여 제47차 인사위원회 및 제48차 인사위원회에서 논의 결과, 원고의 임용계약서 계약사항 위반이 확인됨에 따라 임용계약서 계약사항 제5호 조문 및 인사관리규정 제25조에 의거 직권면직을 결정하고 임용계약해지를 통보합니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해고 사유가 적시되지 않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한편, 앞서 인정사실에서 본 바에 의하면, 원고의 박사학위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된 시점부터 피고가 원고에게 임용계약 해지통보를 한 때까지 약 1년이 걸렸는데, 그 과정에서 원고는 표절 의혹에 대하여 여러 기관에 소명자료를 제출하는 등으로 적극적으로 대처하였고, 특별위원회의 조사결과를 지켜보면서 피고에게 신속한 조사 및 공정한 인사조치를 요청하기도 하였는바, 이상의 사정에 비추어보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임용계약 해지통보서의 문언상 해고사유가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가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이 다른 저작물을 표절하였기 때문에 자신을 해고하였음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기에 충분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에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절차상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해고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1)

원고가 박사학위논문에서 자신의 석사학위 논문을 인용 없이 사용한 행위

이른바 표절이라 함은 '타인의 연구내용 등'을 '적절한 출처나 인용의 표시 없이' '사용'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할 것이고, 원고가 석사논문의 상당부분을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 3, 4장에 인용표기 없이 사용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표절의 대상이 되는 연구내용 등은 '타인'의 것일 것이 요구되는바, 자신의 연구내용 등을 적절한 출처나 인용의 표시 없이 사용하는 행위는 위에서 규정한 표절의 범주를 벗어난 것으로서, '표절'에는 해당하지 아니하고 이른바 '중복게재'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그러한 중복게재 역시 표절과 마찬가지로 연구윤리상 비난가능성이 큰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박사학위논문에 석사학위 논문의 내용이 인용표시 없이 사용된 것은 '제출서류에 부정이 발견된 때'에 해당하므로이 사건 해고의 사유가 된다고 할 것이다.

2)

원고가 박사학위논문에서 H의 저서 및 일본 저자들의 저서의 내용을 인용표기 없이 사용한 행위

살피건대, 원고가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에 H의 저서 4권 및 일본 저자들(L 외)의 저서를 인용표기 없이 사용한 사실은 앞서 보았는바, 이는 이른바 표절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가 위 저서들을 참고하였다는 취지를 박사학위논문의 서문과 참고문헌에 기재하였다거나, H의 위 저서들이 실질적으로 원고와의 공동연구의 결과물이라고 해서 위와 같은 타인의 연구내용 무단 사용행위가 정당화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박사학위논문에 위 저서들의 내용이 인용표시 없이 사용된 것은 역시 '제출서류에 부정이 발견된 때'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의 사유가 된다고 할 것이다.

3)

특별조사위원회 및 학술단체협의회가 연구윤리확보를 위한 지침에 따라 검증 권한이 없고, 지침에 규정된 검증절차를 위반하였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이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 검증절차에 적용되는 것인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교육과학기술부훈령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은 적용대상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제2조(적용대상) ① 이 지침은 다음 각호의 사업을 수행하는 대학 및 연구기관, 학술단체(이하 "연구기관 등"이라 한다) 및 연구자와 이를 지원하고 관리.감독하는 전문기관(이하 "전문기관"이라 한다)에 적용한다.

1.

「기초연구진흥 및 기술개발지원에 관한 법률」 제6조에 따른 기초연구사업 및 제14조에 따른 특정연구개발사업

2.

「우주개발진흥법」 제6조의2에 따른 우주개발사업

3.

「핵융합에너지개발진흥법」 제8조에 따른 핵융합에너지연구개발사업

4.

「원자력진흥법」제12조에 따른 원자력연구개발사업

5.

「과학기술기본법」 제17조에 따른 협동연구개발사업 및 제18조에 따른 과학기술협력사업

6.

「학술진흥법」 제5조에 따른 학술지원사업

7.

그 밖에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업 및 분야

②

제1항의 사업 이외의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 또는 단체가 제9조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자체규정을 마련하고자 할 경우 이 지침을 준용할 수 있다.

위 규정에 의하면, '원고의 박사학위논문'의 표절 의혹에 대한 검증은 위 지침의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위 지침이 원고의 박사학위논문 표절 의혹 조사 과정에 적용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뿐만 아니라,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이 표절에 해당함을 이유로 원고를 해고할 것인지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기관은 피고의 인사위원회이고, 특별조사위원회나 학술단체협의회는 그에 관한 피고의 판단을 보조하는 역할만을 수행하는 기관에 불과하므로, 원고가 특별조사위원회나 학술단체협의회의 조사과정에서 소명할 기회를 가지지 못하였다고 해서 위 조사절차가 위법하게 진행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7.8. 선고 2001두801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원고의 박사학위 소지 경력이나 박사학위논문의 내용은 피고가 원고를 채용함에 있어 본질적인 부분이었으므로, 피고가 임용계약 체결 당시 원고가 제출한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에 표절에 해당하는 부분이 다수 포함되어 있음을 알았다면 원고와 임용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판단되는 점, 원고의 표절행위는 2012년 국무총리실 감사의 대상이 됨으로써 국책연구기관으로서의 피고의 위상 및 신뢰도가 추락하는 무형의 피해가 발생한 점,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원에게는 고도의 직무상 주의의무와 성실성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므로, 채용시 제출된 서류의 하자나 부정에 대한 비난가능성도 클 수밖에 없는 점, 원고는 원고의 박사학위논문에 대한 표절의혹이 제기되자 H과 함께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을 수정하였고, 원고를 H의 저서의 공동저자로 추가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하였는바, 이는 원고의 박사학위 논문에 존재하는 표절의 요소를 감추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에게는 사회통념상 피고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숙(재판장) 홍은기 김세준

각주1) 3) 논문표절 페이지 비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