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 C의 전무로 근무했던 사람으로 2014. 4. 24. 18:38경 안양시 만안구 D 빌딩 301호 ㈜ C 사무실 내 피고인의 자리에 앉아 있다가 피고인의 우측 옆에 서서 E의 기업개요표 작성과 관련한 피고인의 설명을 들은 후 기업개요표를 들여다보고 있는 C의 실장인 F(여, 39세)의 엉덩이 부위를 오른손으로 3회 가량 만져 F을 강제로 추행하였다.
판단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살피건대,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F를 추행한 사실이 없다고 일관되게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F 및 G의 각 진술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려우며, 수사보고(CCTV 동영상 캡처 관련) 및 수사보고(수사기록 78-79쪽), 수사보고(수사기록 105쪽) 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사무실에 설치된 CCTV를 재생하고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해서 진실을 밝혀 달라'고 요청하였는바, 사무실에 CCTV가 설치되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피고인이 사무실 안에서 F을 추행하였을지 의문이 든다.
F는 이 사건 당시 피고인과 F 근처에 F의 어머니가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그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인이 갑자기 F를 추행하였을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F는 피고인이 F를 추행하는 장면이 CCTV에 녹화되었다고 주장하면서도 CCTV 동영상 캡처 화면만을 수사기관에 증거로 제출하였고, CCTV 동영상은 저장 기간이 경과되어 자동 삭제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F는 CCTV 동영상 화면 중 피고인으로부터 추행당하는 것이 가장 명확하게 나타나는 장면을 캡처하여 이를 수사기관에 제출하였을 것으로 봄이 상당한데, 수사보고(CCTV 동영상 캡처 관련) 및 수사보고(수사기록 78-79쪽)에 첨부된 유에스비(USB)에 저장된 3장의 사진에는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F의 엉덩이를 세 차례 만지는 것이 나타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 각 사진만으로는 피고인의 손이 F의 엉덩이에 닿은 것인지도 명확하게 알 수 없다(수사기록 103-104쪽).
F는 사건 발생 즉시 피고인에게 큰 소리로 항의하거나 주위에 이를 알리지 않았고, 그 경위에 대하여 '소리를 치면 당시 사무실에 있던 어머니가 많이 놀랄 것 같았고, 아버지가 알게 되어 일이 더 커질 것 같아 큰 소리를 내지 못했다. 다른 직원들 눈도 있고, 아버지가 사장이어서 오히려 강력하게 항의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추행을 당한 피해자의 일반적인 행동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F는 ㈜ C 대표이사 H의 딸인데,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 일시 이후에도 별다른 문제없이 ㈜ C에서 근무하였고, ㈜ C에서는 피고인에게 2014. 5. 15.경 출퇴근용 차량을 지급해주기까지 하였으며, F는 피고인에게 출퇴근용 차량이 지급되기 전까지 피고인으로 하여금 F의 차량을 이용하여 출근할 수 있도록 하였다.
G는 이 사건 발생 다음 날 F와 함께 공소사실 기재 범행 장면이 촬영된 CCTV를 보았다고 진술하나, G가 2014. 6. 24. 작성한 사실확인서에는 '피고인이 F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는 기재만 있을 뿐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추행을 목격하였다는 사실은 기재되어 있지 않고, 앞서 본 바와 같이 F는 ㈜ C 대표이사의 딸이고, G는 ㈜ C에서 이 사건 발생 이전부터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점, G는 증인으로 채택되기 전의 이 사건 공판기일에도 F와 함께 출석하여 방청을 하기도 하는 등 F와 상당한 친분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한편 피고인은 G와 크게 다툰 일로 2014. 6. 12.경 ㈜ C에서 퇴사하였는바 피고인과 G는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서 알 수 있는 G와 F, 피고인의 각 관계에 비추어 G가 F에게 유리하도록 허위 사실을 진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피고인은 2014. 6. 19. F의 아버지이자 ㈜ C의 대표이사인 H을 근로기준법위반죄로 고소하였고, 그러자 F도 이 사건 발생일로부터 두 달 가까이 지난 2014. 6. 25. 무렵 비로소 피고인을 고소하였는바, F가 피고인을 고소하게 된 경위에도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희진
각주1) 이에 대하여 F는 '출퇴근용 차량이 지급된 것은 2014. 4. 말경 또는 5.경이다'라고 진술하였으나, 피고인은 '피고인이 위 차량의 등록을 직접 하였고, 차량이 지급된 것은 2014. 5. 15.경이다'라고 진술하였는바, 진술의 구체성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진술에 더 신빙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