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원고 A의 청구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원고 A
원고 A은 2004. 3.경부터 2018. 3.경까지 ‘E’(이하 ‘이 사건 사업체’라 한다)을 운영하는 C에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였고, C으로부터 월 100만 원의 급여를 받기로 약정하였다. 따라서 C의 파산관재인인 피고는 원고에게 2015. 9.부터 2018. 3.까지 31개월분의 미지급 임금 3,100만 원, 미지급 퇴직금 13,992,114원 등 합계 44,992,11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 A과 C은 2006. 8.경 ‘C은 중국에서 장갑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원고 A은 국내에서 영업, 수금, 매장관리 등을 하여 발생하는 수익을 분배하되, C이 원고 A의 국내 영업활동에 필요한 경비로 월 100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그 무렵부터 이 사건 사업체를 함께 운영하였으므로, 원고 A의 근로자성을 전제로 한 임금 및 퇴직금 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 A은 C으로부터 이 사건 사업체의 장갑 등 판매영업, 판매대금 수금 등의 업무를 위임받아 처리하면서 ① 2011. 3. 7.부터 2011. 10. 17.까지 거래처로부터 물품대금 203,752,000원을 어음 또는 수표로 지급받았음에도 이를 C의 예금계좌로 입금하지 아니하였고, ② 2011년 및 2012년 거래처로부터 받은 액면금 264,392,000원의 당좌수표와 어음을 C에게 지급하지 아니하였으며, ③ 2011. 1. 13.경 거래처로부터 88,611,400원 상당의 물품을 반품 받았음에도 이를 C에게 인도하거나 보고하지 아니하였고, ④ 2010년경부터 2013년경까지 F이 운영하는 ‘G’에게 사무실을 임대하고 물품을 공급하였음에도 임대료 11,200,000원, 물품대금 49,152,900원을 각 지급받지 아니하여 C에게 손해를 입혔으며, ⑤ 2006년경부터 2015년경까지 C 명의 예금계좌에서 총 366,428,500원을 무단으로 인출하여 사용하였다. 원고 A이 C에게 위와 같은 채무불이행 등으로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채권으로 원고 A의 임금 및 퇴직금 지급채권을 상계한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두524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다78466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갑 제13, 14, 2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의 각 기재에 의하면, C은 2000. 3.경부터 장갑 등 제조․판매업을 하는 이 사건 사업체를 운영하여 왔고, 원고는 2004. 3.경부터 위 사업체에서 수주, 납품 등의 업무를 담당하여 온 사실, C은 2004. 7.경부터 2016. 9.경까지 원고 A의 동생, 배우자 등의 예금계좌로 월 50만 원~ 500만 원 상당의 돈을 송금하였고, 2015. 6.경부터 2018. 2.경까지 원고 A의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하여 주었으며, 이 사건 사업체의 2008년도 임금대장 일부에 원고 A의 임금이 100만 원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증거들 및 을 제3호증의 기재, 갑 제3 내지 6호증의 각 일부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과 그밖에 원고 A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 A이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C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 A과 C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사실이 없다. 원고 A은, 이 사건 사업체의 규모가 영세하여 따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다른 근로자 H에 대해서는 근로기간, 급여 등을 명시한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원고 A은 2004. 7.경부터 2016. 9.경까지 C으로부터 동생, 배우자 등의 예금계좌로 월 50만 원~ 500만 원 상당의 돈을 송금 받았으나 그 주장과 증거자료에 의하더라도 매월 받은 금액이 일정하지 않고, 1,000원 단위의 금액까지 송금된 경우도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송금내역만으로는 원고 A이 월 100만 원의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사업체의 임금대장 일부에 원고 A의 임금이 100만 원으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위 임금대장에 C의 임금도 150만 원으로 기재되어 있고, 대휴비, 행사비, 사은품 비용 등의 기재도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이 사건 사업체에서 해당 월에 지출된 비용 등을 정리한 내역으로 위 지급내역이 반드시 근로관계를 전제로 한 임금을 의미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 A의 입차기록에 의하면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출퇴근 현황이나 휴가 등 근태관리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 C은 주로 생산 공장이 있는 중국에서 머물며 생산 관리 업무를 하였고, 원고 A은 국내에서 자신의 차량을 이용하여 영업활동을 하였으며, C이 원고 A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지시하거나 평가․관리한 사실이 없다.
아래에서 보는 것과 같이 원고들은, 원고 A의 배우자인 원고 B이 C에게 1억 3,000여만 원을 이 사건 사업체 운영자금으로 대여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원고 A이 월 100만 원의 임금도 지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그 배우자가 대규모의 자금을 대여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고, 이러한 이유로 원고 A은 단순히 C에게 고용된 근로자라고 보이지 아니한다.
원고 A과 C의 대화 내용에 의하면, 원고 A은 C에게 ‘내가 회사에 들어간 돈이 1억 8,000이에요. 최고 많이 들어간 게 2억 3,000, 2억 4,000까지 들어갔었어요.
4,000 받았고 그 전에 조금씩 정리해서 지금 1억 8,000 남았다고, 이자 빼고’, ‘그러니까 형이 못 미더우면 내가 다 그걸 정리하면 되고, 근데 반대로 얘기하면 내가 형 속이려고 안 들어간 돈 들어갔다고 하는 건 아니잖아요’라고 말하는 등 이 사건 사업체에 투입된 자금의 정산을 요청하여 왔을 뿐, C에게 ‘임금’, ‘급여’ 등의 명목으로 돈을 지급하여 줄 것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 A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 A의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 B의 청구에 관하여
주장의 요지
원고 B은 원고 A의 배우자로서 2011. 3. 11.부터 2011. 12. 1.까지 C에게 총 122,900,000원을 대여하였고, 2011. 11.경 C의 부탁으로 사무실 인테리어 공사비용 13,810,000원을 대신 지급하였다. 따라서 C의 파산관재인인 피고는 원고 B에게 대여금 122,900,000원 및 대위변제금 13,810,000원 등 합계 136,71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대여금 청구에 관하여
관련 법리
다른 사람의 예금계좌에 금전을 이체하는 등으로 송금하는 경우 그 송금은 소비대차, 증여, 변제 등 다양한 법적 원인에 기하여 행하여질 수 있는 것이므로, 그러한 송금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소비대차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합치가 있었다고 쉽사리 단정할 수 없고(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2다30861 판결 참조), 당사자 사이에 금전의 수수가 있다는 사실에 관하여 다툼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를 대여하였다는 측의 주장에 대하여 상대방이 다투는 때에는 그 대여사실에 대하여 이를 주장하는 측에게 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4다2618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 B이 2011. 3. 11.경부터 2011. 12.경까지 C의 예금계좌로 총 122,900,000원(이하 ‘이 사건 금전’이라 한다)을 송금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6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3 내지 8호증, 을 제5 내지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 및 그밖에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금전을 원고 B의 C에 대한 대여금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다.
원고 B과 C 사이에 차용증 등 대여사실을 직접 증명하는 처분문서 등이 작성된 사실이 없고, 변제기와 이자 등 대여에 관한 내용을 알 수 있는 아무런 자료도 제출된 사실이 없다.
원고들의 주장에 의하면 이 사건 금전 중 상당 부분은 이 사건 사업체 운영자금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인데, 앞서 본 것과 같이 원고 B의 남편 원고 A은 C과 이 사건 사업체 운영에 따른 수익, 비용을 정산해야 할 위치에 있으므로, 이 사건 금전을 단순히 송금명의자인 원고 B과 C 사이의 대여금으로 보기는 어렵다.
원고 B은 C으로부터 일부 대여금을 변제받거나 이자를 지급받은 사실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A은 C이 운영하는 이 사건 사업체에서 국내 영업 및 자금 관리를 담당하였고, 그 과정에서 C 명의의 예금계좌의 입․출금을 관리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사정과 원고 B과 C의 각 예금계좌 사이에 다수의 금융거래내역이 존재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C의 예금계좌에서 원고 B의 예금계좌로 ‘이자’ 명목으로 이체된 돈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C이 그 대여관계를 인정하였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원고 A과 C 사이의 대화내용에 의하면, 원고 A은 대출을 받아 이 사건 사업체의 사업자금을 조달하였고, C에게 그 대출이자 상당을 지급하여 줄 것을 요구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는바, C이 원고 B의 예금계좌로 이체한 돈은 이와 같은 원고 A의 요구에 따라 ‘대출이자’ 상당을 지급하여 준 것으로 볼 가능성도 있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 B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구상금 청구에 관하여
갑 제19, 20호증 등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 B이 C이 지급해야 할 인테리어 비용을 대신 지급하여 그 채무를 대위변제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앞서 본 것과 같이 원고 A은 C과 사이에 이 사건 사업체 운영에 따른 수익, 비용을 정산해야 할 위치에 있는바, 원고 A이 원고 B의 예금계좌를 통하여 지급한 인테리어 비용은 위 정산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원고 B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유정
각주1) 원고 A은 동업관계 정산금 청구로 주장 및 청구취지를 변경할 예정이었으나(2019. 3. 29.자 준비서면),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청구취지를 변경하지 아니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