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0. 5. 14. 선고 2019가합100740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14. 11. 중순경 아래와 같은 『2015년 명예퇴직 시행방안』 (주요 내용만 기재함. 이하 '명예퇴직 시행방안'이라고 한다)을 직원들에게 공지하였다.

나.

원고들은 당시 피고에서 근무하던 4급 사무직 직원들로 2014. 11. 말경 피고에게 명예퇴직 신청을 하여 2014. 12. 18.경 위 신청이 모두 승인되었다. 원고들은 2015. 1. 1.자로 각 명예퇴직을 하였고, 피고는 위 명예퇴직 시행방안에 따라 2015. 2.경 원고들과 근로기간을 2015. 3. 1.부터 2015. 12. 31.까지로 하는 아래와 같은 내용의 'C PA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그 후 원고들과 피고는 동일한 내용으로 매년 계약서를 작성하여 오다가, 최종적으로 근로기간을 2018. 1. 1.부터 2018. 8. 31.까지로 하여 동일한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하였다(주요 내용만 기재함. 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

다.

2018. 8. 31. 이 사건 계약이 종료되자, 원고들은 위 계약의 종료가 사실상 해고의 효력을 가진다면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3호증, 을 1 내지 4-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2015. 3.경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8. 8. 31.까지 약 42개월 동안 매년 동일한 조건으로 재계약을 하면서 근로를 제공하였다. 위와 같이 계속 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하였기 때문에 원고들은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고 한다)에 의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된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2018. 8. 31. 이후 원고들과 재계약 체결을 거부하고 근로관계를 종료한 행위는 사실상 해고에 해당하며, 위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이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의 명예퇴직 시행방안에 동의하고 형식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들에 불과하여 근로자로 볼 수 없다. 설령 근로자로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은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않으며, 이 사건 계약은 성질상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에서 정한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원고들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된 것은 아니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또는 위임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6998 판결 등 참조).

나.

해고 무효 청구 부분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였음을 전제로 해고의 부당성을 다투고 있고, 근로자성에 대한 입증책임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 및 갑 4 내지 8호증, 갑 10, 15호증, 을 5~1 내지 18호증, 21-1 내지 21-2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이 사건 계약서는 원고들을 피고의 경마지원직으로 채용하는 것처럼 작성되어 있다. 그러나 이 사건 계약서는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일반적인 경마지원직(PA) 근로계약서와 구체적인 근무시간이나 휴게시간·준수사항·피고의 『경마지원직 인사규정』 적용 범위 등 주요 내용에서 차이가 있고, 위 『경마지원직 인사관리규정』에 첨부된 경마지원직 근로계약서 서식과도 다르다. 또한 원고들은 위 『경마지원직 인사관리규정」 별표 2의 임금 체계와는 달리 기본급으로만 구성된 보수를 수령하였는데, 그 금액은 일반적인 경마지원직의 2~5배에 달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에게 피고의 복무(인사)규정인 『경마지원직 인사관리규정』이 곧바로 적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2)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인사발령이나 각종 통지는 피고가 개설한 네이버 카페에 게시물을 등록하거나, 원고들과의 전화통화, 문자메시지 전송 등의 방법으로 이루어졌는데, 이는 통상적인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업무 지휘·감독 방법과 다소 차이가 있다.

한편 피고가 원고들에게 각종 교육을 이수하거나 건강진단을 받으라는 취지로 통지하거나 몇 달에 한 번씩 문자메시지를 통하여 간단한 업무지시를 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러한 사실들 외에는 피고가 구체적인 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원고들의 업무를 지휘·감독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도 없다.

3)

피고가 원고들에게 별도로 배정한 업무공간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들은 그때그때 담당자가 문자메시지나 유선으로 지정하여 주는 장소에서 컴퓨터를 이용하거나 다른 직원들에게 부탁하는 방법으로 출근등록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고가 2016. 8. 18.경 원고들에게 향후 출근등록을 성실하게 하여 줄 것을 당부하면서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급여를 차감하여 지급한다는 취지의 통지를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들의 근무 상황부에 따르면 원고들은 2016. 4. 1. 이전에는 출근등록 내역이 존재하지 않고, 원고 A은 2016. 8. 18. 이후에도 지각이나 무단결근 내역이 다수 존재하며, 원고 B은 2016. 4. 1.부터 지각과 결근을 합한 횟수가 등록된 총 출근등록 일수 364회 중 201회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은 인사상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고, 실제로 위 통지와 같이 지각이나 무단결근 등으로 급여가 삭감된 적도 없다.

결국 원고들이 피고가 지정한 근무 시간, 근무 장소에 구속받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4)

피고는 원고들과 같이 명예퇴직한 경마지원직들의 업무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때그때 원고들에게 임시적인 업무를 부여하였을 뿐 원고들에게 고정적인 업무가 존재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 A은 분기별로 문화센터 접수 업무를 일부 보조한 것 외에는 어떠한 업무를 수행하였는지 불분명하고, 원고 B은 시설관리나 민원상담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 B의 근무일에 작성된 '경마일 인력 배치현황'에 그 성명이 기재된 적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5)

명예퇴직 시행방안에는 개인별로 명예퇴직 손실보전금의 지급이 끝나면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으며, 원고들은 명예퇴직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향후 일체의 민사·노무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서약하기도 하였다. 또한 원고들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각 심문기일에서 "재고용 기간이 42개월로 정해져 있던 점은 인정한다"라고 진술한 적도 있는 것으로 보이고, 원고 A은 이 사건 근로계약이 42개월 뒤에 종료됨을 전제로 그 기간을 58개월로 연장해 줄 것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피고에게 제출하기도 하였다.

결국 원고들과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명예퇴직 신청을 유도하기 위한 추가 인센티브를 급여 형태로 분할지급 하기 위해 체결된 형식적인 것으로서 이를 통해 얻는 수입의 성격이 명예퇴직 손실보전금이라는 점과 위 손실보전금을 모두 수령하면(원고들의 경우 매월 350만 원씩 42개월 동안 합계 1억 5,000만 원) 이 사건 근로계약도 종료된다는 점에 대하여 사전에 합의하였다고 판단된다.

비록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문화센터 관리나 민원상담 업무 등 일부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여지도 있으나, 위와 같이 원고들이 근로기간 및 근로계약의 성질에 대하여 사전에 포괄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보이는 사정이나 업무의 강도, 원고들이 받은 보수의 액수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수령한 금전을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볼 수는 없다.

6)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금원에서 각종 세금을 원천징수한 사실은 인정되나, 앞서 든 사정들을 고려할 때 이러한 점만으로 원고들을 피고의 근로자로 인정할 수는 없다.

다.

복직시까지의 급여 지급 청구 부분에 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을 근로자로 보기 어려운 이상,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순열(재판장) 김길호 정우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