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3. 3. 8. 선고 2021가단102070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69,281,657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4. 25.부터 2023. 3. 8.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통풍기, 펌프 제조 및 수리업을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8. 4. 2.부터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였던 근로자이다. 원고가 2018. 4. 25. 펌프에 들어가는 엠펠러 및 축을 가공하라는 지시를 받고 범용선반 주축에 롤러를 끼워 사포로 연마작업을 하던 중 양손이 말려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 이 사건 사고로 원고는 척골 및 요골의 개방성 골절, 아래팔 부위의 으깸손상, 아래팔 부위의 신경손상, 아래팔 부위의 척골동맥 손상, 손목 및 손 부위의 요골동맥 손상, 손목의 탈구, 중수골의 개방성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근로복지공단에서 휴업급여(지급기간 2018. 4. 26.부터 2021. 10. 31.까지) 94,276,480원, 장해급여 14,726,100원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3.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보호의무 위반, 산업안전보건법령상 사업주의 의무 위반

1)

근로자 안전배려의무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참조).

2)

선반은 선삭가공을 하는 공작기계로서 회전하는 가공물로 인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용도 외 사용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연마작업을 할 때에는 연마 전용 기계(연마용 벨트, 연삭기 등)을 사용하도록 해야 하고, 선반 이용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근로자의 손이 롤러에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사포를 장착한 수공구 등 작업도구를 사용하여 보다 안전한 방법으로 연마작업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가 범용선반으로 연마작업을 하면서도 아무런 작업도구 없이 손으로 사포를 잡고 작업을 하게 하여, 선반으로부터 돌출하여 회전하고 있는 가공물로 인한 위험에 그대로 노출시킴으로써 근로자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

3)

또한 사업주는 근로자가 선반과 같이 공작물 또는 축이 회전하는 기계를 취급하는 경우에는 손이 말려들어갈 위험 없는 장갑(예: 손에 밀착이 잘 되는 가죽장갑 등)을 착용하도록 하여야 한다(안전보건규칙 제95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가 손이 말려들어갈 위험이 큰 면장갑을 낀 채 범용선반으로 연마작업을 하는 것을 방치한 과실이 있다.

피고는, 원고에게 손이 말려들어갈 위험이 있으니 장갑을 착용하지 말고 작업하라는 지시를 하였는데도 원고가 피고의 지시를 무시하고 작업하여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나, 그러한 지시를 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을 뿐 아니라, 손이 말려들어갈 위험이 있는 장갑을 착용하고 선반작업을 하는지 여부를 감독하는 것까지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에 속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어떠한 장갑도 착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작업하도록 하는 것이 안전보건규칙 제95조에서 정한 안전조치라고 할 수는 없다. 회전하는 축으로부터 근로자의 손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할 필요가 있고, 그러한 조치로 장갑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가죽 장갑과 같이 손이 말려들어갈 위험이 없는 종류를 사용하여야 한다는 것이 규칙의 취지로 해석된다.

4)

또한 사업주는 선반 등으로부터 돌출하여 회전하고 있는 가공물이 근로자에게 위험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덮개 또는 울 등을 설치하여야 한다(안전보건규칙 제87조 제6항). 덮개나 울은 근로자의 신체가 회전하는 돌출 가공물에 접촉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덮개가 주축을 덮고 있는 상태에서 손이 아닌 작업도구를 사용하여 연마작업을 하였다면 원고의 손이 회전축의 위험반경 내로 접근하게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선반의 돌출부에 덮개, 울 등을 설치하지 않은 과실이 2)항 과실과 함께 손이 말려들어갈 위험을 가중시키게 되었다.

5)

원고는, 사람의 손이나 다른 이물질이 기계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경우 이를 감지하여 즉시 작동을 멈추는 안전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피고가 이러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도 있다고 주장한다. 을 제3호증의 영상에 의하면 선반작업 중 하부 발판을 밟았을 때 회전축이 즉시 회전을 멈추게 됨을 알 수 있고, 이는 안전보건규칙에서 정한 동력차단장치의 요건에 부합한다고 보인다. 따라서 동력차단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과실은 인정하지 않는다.

6)

피고의 근로자 안전배려의무 위반과 산업안전보건법령에서 정한 사업주의 의무위반은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 되었으므로 피고는 채무불이행책임 및 불법행위책임에 기하여 원고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책임의 제한

다만 원고도 2001. 7. 수치제어선반기능사 자격을, 2001. 8. 선반기능사 자격을 취득한 만큼 범용선반의 구조와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한데도, 회전하는 축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할 아무런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만연히 작업에 나아간 과실이 있다. 원고의 이러한 부주의도 이 사건 사고 발생 및 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으므로 이를 참작하여 피고의 책임을 80%로 제한한다.

피고는 원고가 공동작업 지시를 무시하고 혼자 작업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사고는 연마기 아닌 선반을 이용하여 연마작업을 하도록 하면서도 손이 말려들어갈 위험이 큰 면장갑을 낀 채 손으로 사포를 잡고 연마하게 한 과실로 일어난 것이므로 공동 작업 여부는 이 사건 사고 발생과 인과관계 있다고 볼 수 없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단리할인법에 따르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가.

일실수입

1)

인적사항: C생 남자

2)

직업 및 소득: 보통인부 노임 기준

3)

가동기간 종료일: 만 65세가 되는 2048. 2. 29.까지

4)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률

[인정근거: 이 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E병원장에 대한 2021. 9. 10.자, 2021. 10. 1.자, 2022. 11. 18.자 각 신체감정촉탁 결과]

가)

좌측 주관절 관절운동 및 전완부 관절운동 부전강직으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 11.7%

나)

우측 손목 관절운동 부전강직으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 5%

다)

우측 2수지 관절운동 부전강직으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 2%(감정서에는 '감정일로부터 3년 동안의 한시장해'로 기재되어 있으나, '감정일로부터 3년'은 장해가 지속되는 기간의 종기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감정일인 2021. 9. 4.부터 3년 후인 2024. 9. 3.까지 위 노동능력상실률을 적용한다)

라)

우측 정중신경 감각 기능 소실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 6.1%

마)

양쪽 팔 반흔으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 5%

5)

계산

갑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사고일인 2018. 4. 25.부터 2019. 2. 21.까지(303일) E병원, F병원, G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고, 2019. 4. 17.부터 2019. 8. 17.까지(123일) F병원, H정형외과, F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2020. 8. 19.부터 같은 달 31.까지(13일) H정형외과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사실이 인정되는데, 계산의 편의상 사고일부터 2019. 7. 7.까지 연속하여 439일 동안 입원한 것으로 본다.

[2018. 4. 25.부터 2021. 10. 31.까지]

[2021. 11. 1.부터 가동종료일까지]

6)

휴업급여, 장해급여 공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 또는 수급권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 재해근로자가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재해근로자의 전체 손해액에서 먼저 근로복지공단의 보험급여 전액을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로 하여금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휴업급여나 장해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에 그 급여액을 일실수입의 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가능하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3다61703 판결 등).

휴업급여 지급기간 동안의 일실수입 57,521,584원에서 휴업급여 94,276,480원을 공제하면 위 기간 동안의 일실수입은 남지 않게 되고, 휴업급여 지급기간 다음날부터 가동종료일까지의 일실수입 157,865,744원에서 장해급여 14,726,100원을 공제하면 위 기간 동안의 일실수입은 143,139,644원이 남게 된다.

나.

향후치료비

1)

정형외과(손) 신체감정결과에 의하면, 향후 좌측 전완부 내고정물 제거술이 필요하고, 총 치료기간은 2개월 2주가 소요되며, 비용은 4,746,820원이다. 원고가 변론종결일까지 내고정물 제거술을 받았다는 자료가 없으므로 변론종결 다음날 위 수술을 받고 그로부터 2개월 2주가 되는 날인 2023. 3. 24. 치료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보아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하면, 아래와 같이 3,822,614원이 된다.

2)

성형외과 신체감정결과에 의하면, 향후 양쪽 팔의 반흔 제거 등을 위해 2회의 수술이 필요하고, 1차 수술을 받고 약 2개월 후 2차 수술이 가능하며, 수술비 합계는 22,080,000원이다. 원고가 변론종결일까지 반흔제거술을 받았다는 자료가 없으므로 변론종결 다음날 1차 수술을 받고 그로부터 2개월 후인 2023. 3. 12. 2차 수술을 받은 후 위 치료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보고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하면 아래와 같이 17,781,024원이 된다.

다.

기왕개호비

원고가 두 손에 절단에 가까운 부상을 입은 점, 정형외과(손) 신체감정의는 사고일로부터 2개월 동안 하루 4시간의 개호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힌 점, 원고의 치료 기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사고 후 수개월 동안 일상생활을 위하여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했음을 인정할 수 있고, 실제로 2018. 7. 4.부터 2018. 11. 24.까지 간병료 12,814,000원을 지출한 사실이 인정되므로(갑 제8호증), 위 금액은 기왕개호비로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에 포함된다.

라.

기왕치료비

갑 제9호증의1 내지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F병원, G병원,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 H정형외과에서 치료받으며 지출한 진료비, 약제비, 의료기 비용, 교통비 등 합계 2,794,790원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 치료비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에 포함된다.

마.

과실상계 후 재산상 손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재산상 손해액 합계는 180,352,072원(= 일실수입 143,139,644원 + 향후치료비 21,603,638원 + 기왕개호비 12,814,000원 + 기왕치료비 2,794,790원)이고, 과실상계를 적용하면 피고에게 청구할 수 있는 재산상 손해액은 144,281,657원(= 180,352,072 × 0.8)이 된다.

바.

위자료

이 사건 사고 내용에 비추어 사고 당시 원고의 충격과 신체적, 정신적 고통이 상당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사고 후 3년여가 흐른 후까지도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진단을 받는 등 정신적 고통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인 점, 사고 당시 원고는 만 35세였으므로 약 30년 동안을 노동능력이 제한된 상태로 살아가야 하는 점, 노동능력 상실 정도,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원고의 위자료를 2,500만 원으로 정한다.

사.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채무불이행 및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169,281,657원(= 재산상 손해 144,281,657원 + 위자료 2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8. 4. 25.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3. 8.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를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