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자동차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이다. C노동조합 D지부(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고 한다)는 피고의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으로, 경기지역의 버스운송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설립된 지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인 C 노동조합의 산하 노동조합이다.
피고는 2010. 12. 30. 이 사건 조합과 근로시간 면제자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서(이하 ‘근로시간 면제자 합의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조합의 조합원으로서, 2018. 1. 2. 이 사건 조합의 총무부장으로 임명되어 피고의 근로시간 면제자로 지정되었다.
이 사건 조합의 원고에 대한 제명 등
이 사건 조합은 2018. 6. 23.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제명하는 징계결의를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가 2018. 7. 13.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2018. 7. 30. 기각되어 위 제명징계가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2018. 7. 30.자 제명’이라 한다).
이 사건 조합은 2018. 8. 23. 피고의 대표이사에게 2018. 7. 30.자 제명에 따라 원고에 대한 근로시간 면제자 지정을 해제한다는 통보를 하였다(이하 ‘2018. 8. 23.자 근로시간 면제자 해제’라 한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8. 8. 24. 원고에게 원직 복귀 인사발령을 하였다.
원고는 2018. 8. 28. 피고의 대표이사에게 원고에 대한 ‘임금 미지급 및 배차 부여’ 등의 부당한 조치를 중지하여 달라는 문서를 발송하였고, 같은 날 이 사건 조합을 상대로 2018. 7. 30.자 제명의 효력 정지, 조합원 및 총무부장의 지위 보전을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였다(이하 ‘관련 가처분 사건’이라 한다).
피고는 관련 가처분 사건의 1심 계속 중인 2018. 9. 21. 대의원회의 결의에 따라 원고의 비위사실을 징계사유로 하여 원고에 대하여 다시 제명을 하였고(이하 ‘2018. 9. 21.자 제명’이라 한다), 이에 원고는 관련 가처분 사건에서 위 2018. 9. 21.자 제명의 효력 정지, 조합원 및 총무부장의 지위 보전을 구하는 것으로 신청취지를 변경하였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2018카합10099호)은 2018. 12. 3. ‘2018. 9. 21.자 제명의 효력 정지 및 조합원 지위의 보전’을 구하는 부분은 인용하고, ‘총무부장 지위의 보전’을 구하는 부분은 기각하였다. 원고는 2018. 12. 5. 위 결정에 대해 항고하였다.
이 사건 조합은 2019. 6. 28. 2019년 제1차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2018. 7. 30.자 제명을 무기정권으로 경감하는 결의를 하였다(이하 ‘2019. 6. 28.자 징계’라 한다).
이 사건 조합의 원고에 대한 해임 관련
이 사건 조합은 2018. 9. 28. 피고에게 원고를 총무 직위에서 해임한다는 통보를 하였고(이하 ‘2018. 9. 28.자 해임’이라 한다), 2018. 12. 20. 다시 피고에게 ‘원고를 2018. 12. 20.자로 상무집행위원 총무부장 직위를 해임합니다’라는 취지의 통보를 하였다(이하 ‘2018. 12. 20.자 해임’이라 한다).
원고는 관련 가처분 사건의 항고심(서울고등법원 2018라21522호)에서 2018. 8. 23.자 근로시간 면제자 해제, 2018. 9. 28.자 해임, 2018. 12. 20.자 해임의 각 효력정지를 구하는 신청을 추가하였다. 서울고등법원은 2019. 6. 20. 항고심에서 추가된 신청취지 중 ‘2018. 8. 23.자 근로면제자 해제의 효력 정지’를 구하는 부분은 인용하고, 나머지 신청은 기각하였다.
관련 본안소송의 진행 경과
원고는 이 사건 조합을 상대로, ‘이 사건 조합이 원고에 대하여 한 2018. 8. 23.자 근로시간 면제자 해제, 2018. 9. 28.자 해임, 2018. 12. 20.자 해임은 각 무효임을 확인한다’라는 내용의 소(이하 ‘관련 본안소송’이라고 한다)를 제기하였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2019가합100481호)은 ‘관련 본안소송 중 2018. 8. 23.자 근로시간 면제자 해제, 2018. 9. 28.자 해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각하하고, 이 사건 조합이 원고에 대하여 한 2019. 6. 28.자 징계는 무효임을 확인한다’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원고가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수원고등법원 2020나16200호)은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고, 2021. 4. 29. 대법원에서 원고의 상고가 기각되어 관련 본안소송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
원고는 2018. 8. 24.경부터 이 사건 조합의 징계가 부당하다는 등의 이유로 배차를 거부하면서 피고에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다. 피고는 2020. 11. 27.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징계해고를 의결한 후, 2020. 12. 2. ‘원고가 2018. 8. 24.부터 2020. 11. 23.까지 무단결근하였다’라는 사유로 원고를 2020. 12. 31.자로 징계해고(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라고 한다)하였다.
피고의 취업규칙과 단체협약
피고의 취업규칙 중 징계해고와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피고와 이 사건 조합의 단체협약 중 근로시간 면제자에 대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내지 5호증, 을1 내지 18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징계해고 무효확인 청구
절차적 하자의 존재
이 사건 징계해고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절차를 위반하여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원고의 방어권을 박탈당하였으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에는 무효에 해당하는 절차적 하자가 있다.
실체적 하자의 존재
원고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사실은 있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조합의 부당한 징계 및 근로시간 면제자 해제조치에 대하여 소송 등을 통하여 다투고 있었고 관련 가처분 등으로 그 효력도 정지되어 있었다. 따라서 근로시간 면제자 지위를 확인받기 위한 관련 본안소송의 판결 확정시인 2021. 4. 29.까지는 원고가 피고에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를 징계해고 사유로 삼을 수 없다.
이 사건 징계해고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함
원고가 지속적으로 이 사건 조합 집행부와 피고의 부당한 결탁을 의심하면서 이의를 제기하자, 피고는 자신의 이해관계에 반하는 원고를 보복· 축출하기 위해 이 사건 징계해고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는 그 자체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81조 제1호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이 사건 징계해고 무효에 따른 임금청구
이 사건 징계해고는 무효이고, 원고와 같은 조건의 동료 근로자가 2021. 1.경부터 2021. 3.경까지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월 평균 임금은 3,161,667원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해고일 다음 날인 2020. 12. 3.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 월 3,161,667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이 사건 징계해고가 무효인지 여부
절차적 하자의 존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는 2019. 3.경부터 여러차례 원고에게 ‘업무복귀명령을 준수하고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하여야 하고 이에 불응하면 취업규칙에 따라 원고를 징계하겠다’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고, 원고는 일부 우편은 수령하고 일부 우편은 수취를 거절하였던 사실, 원고는 피고의 2018. 8. 24.자 업무복귀명령을 거부하면서 2019. 1.경 위 업무복귀명령에 대하여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기도 한 사실, 피고는 2020. 11. 17. 원고에게 ‘업무복귀명령 이후장기간 업무 미복귀를 이유로 2020. 11. 27.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의 징계절차를 개최할 예정이니 이에 출석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으나 원고는 위 내용증명우편의 수취도 거절한 사실, 피고는 2020. 11. 20. 원고에게 위 인사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문자메시지로 통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취업규칙에 따라 소명의 기회를 주었다고 판단되고, 원고는 실질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음에도 스스로 이 사건 징계해고절차에서의 방어권을 포기하였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절차에 무효에 해당하는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실체적 하자의 존부
원고가 2018. 8. 24.경부터 이 사건 징계해고일인 2020. 12. 2.경까지 피고의 원고에 대한 업무복귀명령을 거부하면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의 원고에 대한 업무복귀명령은 정당하므로 원고는 이에 응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원고가 이에 응하지 아니한 채 근로 제공을 거부한 행위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는 7일 이상 무단결근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취업규칙 제44조 제5항 13호에 따라 이루어진 이 사건 징계해고에 실체적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피고의 단체협약 및 근로시간 면제자 합의서의 문언․체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조합이 조합원에 대하여 근로시간 면제자 지정을 해제할 경우 즉시 해당 조합원(근로자)을 원직에 복직시킬 의무를 부담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에게 그 당부를 판단할 권한이나 재량권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 만약 사용자인 피고가 재량으로 노동조합의 근로시간 면제자 지정 해제조치를 거부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근로시간 면제자를 지정하는 과정에 결과적으로 사용자의 의사가 개입하게 되어 노동조합의 활동과 자율성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노동조합법의 입법취지에 반한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업무복귀명령은 정당하다고 볼 수밖에 없고, 피고의 근로자인 원고는 위와 같은 피고의 정당한 지휘․감독권 행사에 응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원고가 관련 가처분사건 항고심에서 2019. 6. 20.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이 사건 조합의 2018. 8. 23.자 근로시간 면제자 해제의 효력을 정지한다’라는 결정을 받기는 하였다. 그러나 위 결정은 원고와 이 사건 조합과의 관계에서 효력이 있을 뿐, 피고에 대해서까지 효력이 미치지는 않는다.
설령 위 결정이 피고에게 어떠한 효력을 미칠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최초로 업무복귀명령을 한 2018. 8. 24.부터 위 항고심 결정일인 2019. 6. 20.까지는 이 사건 조합의 2018. 8. 23.자 근로시간 면제자 해제의 효력이 유지되고 있었으므로 원고가 적어도 약 10개월 동안은 무단으로 결근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원고가 위 기간에 근로 제공을 거부한 것에 어떠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징계해고가 ‘원고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론
이 사건 징계해고가 무효라고 볼 수 없다.
임금청구 부분에 대한 판단
원고의 이 사건 징계해고가 무효라는 전제하에 이 부분 청구를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징계해고가 무효가 아닌 이상,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전서영(재판장) 이용제 정우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