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3. 8. 25. 선고 2022가합101781 판결

주문

1.

피고는,

가.

원고 A에게 58,588,937원 및 그 중 50,000,000원에 대하여는 2022. 4. 8.부터, 8,588,937원에 대하여는 2023. 6. 1.부터 각 2023. 8. 25.까지는 연 6%의, 그 다 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나.

원고 B에게 57,797,272원 및 그 중 50,000,000원에 대하여는 2022. 4. 8.부터, 7,797,272원에 대하여는 2023. 6. 1.부터 각 2023. 8. 25.까지는 연 6%의, 그 다 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다.

원고 C에게 15,369,578원, 원고 D에게 22,691,254원, 원고 E에게 18,466,800원, 원고 F에게 23,078,312원, 원고 G에게 17,585,263원, 원고 H에게 18,284,113원 및 위 각 돈에 대한 2022. 4. 8.부터 2023. 8. 25.까지는 연 6%의, 그 다음 날부 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3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경마의 공정한 시행 및 말산업의 육성에 관한 사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축산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국민의 복지 증진과 여가선용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J법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으로 서울, 제주, 부산에서 'K'라는 명칭의 경마공원을 운영하고 있다.

나.

원고들은 피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주식회사 L(이하 'L'라 한다), 주식회사 M(이하 'M'이라 하고, 이들 업체를 통틀어 '용역업체'라 한다)에 고용되어 K 부산경남에서 승마교육이나 승마체험에 사용되는 승용마를 관리하는 마필관리사로 근무하였다. 원고들은 용역업체가 체결한 용역계약에 따라 ① 구사(마구간) 등 청소, ② 사양 관리, ③ 운동 관리, ④ 보조 업무 등을 하였다.

다.

피고는 용역업체에게 아래의 내용이 포함된 과업지시서(이하 '이 사건 과업지시서'라 한다)<2>를 교부하였다.

라.

원고들의 용역업체 입사일 및 소속 업체 변동 내역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마.

정부는 2017년경부터 공공부문의 상시 · 지속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제 근로자, 파견 근로자, 용역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전환정책'을 실시하였고, 피고는 그에 따라 노동자 · 사용자 · 전문가 협의기구(이하 '노사전 협의기구'라 한다) 회의를 거쳐 자회사를 설립하여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피고는 N 주식회사(이하 'N'라 한다)를 설립한 후 위 용역업체를 포함해 여러 외주업체와의 용역계약을 종료하였고, 각 외주업체가 수행하던 업무를 N에 이관하였다.

바.

원고들은 N의 채용공고에 지원하여 2020. 1. 1.경부터 N에서 근무하고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 하 같음), 을 제13, 14,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고용의사표시청구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들의 주장

가)

주위적 주장

원고들이 용역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가 운영하는 K 부산경남에서 마필관리사로 근무한 것은 실질적으로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 그런데, 마필관리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제5조, 파견법 시행령 제2조의 근로자파견이 허용되는 대상업무가 아니므로, 피고는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라 원고들로부터 마필관리 업무를 제공받은 때부터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

나)

예비적 주장

피고가 자회사인 N를 설립하여 원고들을 채용한 것을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보더라도, 원고들은 N에 고용되어 이전과 동일하게 피고가 운영하는 K 부산경남에서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 · 감독을 받아 마필관리사로 근무하고 있으므로, 이는 재차 근로자파견 관계가 성립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라 N 소속인 원고들로부터 마필관리 업무를 제공받은 2020. 1. 1.부터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피고는 용역계약에 따라 용역업체 소속인 원고들을 통하여 용역업무를 제공받았을 뿐 원고들을 지휘 · 감독하지 않았다. 설령 근로자파견 관계가 성립한다고 보더라도, 피고는 노사전 협의기구의 협의를 거쳐 자회사 설립을 통해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였고, 원고들은 그에 따라 N에 지원하여 채용되었는바,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였다. 또한 N가 설립 초기 모회사인 피고로부터 다소간지원을 받았으나 점차 독립성을 강화해 가고 있고, 기존의 과업지시서 중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수정하였으며, N가 말 사양관리를 자체적으로 수행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N 설립 후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 관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나.

관련 법리

파견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 · 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 · 명령을 하는지, 해당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 · 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해당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 · 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239031, 239048,239055, 239062 판결).

다.

원고들이 용역업체 소속으로 파견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살피건대, 앞서 거시한 증거와 갑 제6 내지 10, 16, 18, 19, 21, 22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은 용역업체 소속일 당시 피고가 운영하는 K 부산경남에서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 · 감독을 받으며 피고를 위한 근로에 종사한 파견법상 파견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파견법 제5조 제1항은 근로자파견사업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제외하고 전문지식 · 기술 · 경험 또는 업무의 성질 등을 고려하여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업무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업무를 대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는 사용사업주는 근로자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마필관리사는 파견법 제5조 제1항 및 동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별표 1에 따른 파견대상업무가 아니다. 따라서 사용사업주인 피고는 용역업체 소속인 원고들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때, 즉 원고들의 최초 입사일부터 직접고용의무를 부담한다.

1)

피고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들에 대한 상당한 지휘 · 명령을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는 용역업체에 말 사양관리를 위탁하면서 이 사건 과업지시서를 교부하였는데, 과업지시서에는 원고들과 같이 용역업체에 소속된 마필관리사가 수행해야 하는 업무의 내용과 작업방법 및 범위가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고, 원고들은 이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다.

②

이 사건 과업지시서에 의하면, 원고들과 같은 마필관리사는 피고의 지시 · 감독에 따라야 하고, 작업구역, 작업내용 등에 대하여 의문이 생길 때에는 피고의 담당자에게 지시를 받도록 되어 있으며, 말의 이상을 발견하면 지체 없이 피고에게 통보하고 필요한 조치를 받은 뒤 그에 따르도록 되어 있다.

③

피고는 원고들에게 직접 또는 관리책임자인 원고<3>를 통해 마필마다 급사량, 급식시간, 영양제 투입 여부, 운동방법, 운동시간 등을 지시하였고, 원고들은 그에 따라마필에 대한 사양관리, 운동관리 업무를 하였다. 피고는 마필에 대해 기승운동, 조마삭운동 등을 실시하였는데, 원고들은 피고가 작성한 기승훈련시간표에 따라 운동 대상말의 사전 준비를 하였고, 운동 후 말을 샤워시키는 등 정비 업무를 하였다.

④

피고는 진료가 필요한 환마를 경마공원 내에 있는 동물병원으로 데려갔는데, 원고들은 피고의 지시에 따라 환마의 이동을 돕거나 수의사가 진료 시 말을 통제하는 등 진료를 보조하였다. 또한 피고가 공연이나 말 체험 등 외부 행사를 개최하는 경우 원고들은 피고의 지시에 따라 마필 끌기를 하거나 펜스 치는 것을 돕는 등 피고의 행사를 보조하였다.

⑤

관리책임자인 원고는 원고들이 작성한 일일업무일지를 취합하여 피고에게 보고하였다. 피고는 관리책임자인 원고를 통해 업무 지시를 종종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전달받은 관리책임자 원고가 나머지 원고들에게 업무 지시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가 결정한 사항을 그대로 전달한 것에 불과하다.

2)

원고들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피고의 지시에 따라 사양관리나 운동관리 업무를 하였고, 업무 종료 후 일일업무일지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보고하였다. 또한 원고들은 피고가 원활한 마필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보조하였고, 환마 진료나 외부 행사가 잘 이루어지도록 피고를 보조하였다. 이와 같이 원고들은 피고 소속 직원들과 독립적으로 구분되어 사양관리나 운동관리 업무를 하였다기보다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유기적으로 협력 관계를 맺으며 마필 관리하는 공동 업무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②

피고는 말을 이용한 사업을 수행하므로 말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바, 원고들이나 피고는 말에 이상이 생길 경우 상호 연락하여 신속하고 적정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하여 원고들은 피고가 작성한 비상연락망에 피고 소속 직원들과 함께 편재되어 있다.

3)

이 사건 과업지시서에 의하면, 용역업체는 피고가 정한 작업인원을 유지하여야 하고, 결원 발생 시 즉시 충원하여야 하고, 충원이 지연되는 경우 결원 발생 시부터 충원 전까지의 일수에 해당하는 용역비를 감액하도록 되어 있다. 용역업체는 작업인원 신규채용 또는 교체 시 사전에 피고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피고가 작업인원 중 부적당한 자의 교체를 요구하면 그에 따르도록 되어 있으며, 종전 용역업체에 소속되어 업무를 하던 작업인원이 고용승계를 희망할 경우 해당 인원을 고용할 의무를 부담한다. 원고들 또한 L에 소속되어 근무하던 중 용역업체가 M로 변경되자, M에 소속되어 용역업무를 수행하였다. 또한 이 사건 과업지시서에 의하면, 피고는 용역업체 작업인원의 근무시간, 근무형태, 휴무일을 정해두었다.

이와 같이 피고는 용역계약에 따라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과 근로자의 수 또는 근로자의 교체, 근무나 휴게시간 등의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4)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과업지시서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업무와 관련하여 상당한 정도의 지휘 · 명령권을 행사할 수 있어, 원고는 마필 관리에 관한 전형적인 업무 외에도 외부 행사에 동원되어 마필 끌기나 펜스를 치는 등 비전형적인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다. 또한 이 사건 과업지시서에 의하면, 원고들은 폭설, 폭우, 동파 등으로 시설, 마장의 복구가 필요한 경우 복구 작업을 보조할 의무도 부담하였다. 이와 같이 원고들의 업무 범위가 한정된 범위로 확정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피고는 전북 장수군과 제주에서 목장을 운영하면서 피고 소속 직원들로 하여금 원고들의 업무와 동일한 그곳 목장의 마필 사양관리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5)

용역업체인 L는 경마공원 내 계근소, 마사 시설관리를 담당하던 업체였고, M은 승마대회 위탁운영, 사료, 승마용품 도매업 등을 운영하던 업체였다.

M은 2016년경 피고가 운영하는 K 서울에서 말 사양관리를 하면서 비로소 말 사양관리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M은 2019년경 L에 소속되어 사양관리 업무를 하던 원고들의 고용을 그대로 승계하여 K 부산경남에서 용역업무를 하였을 뿐 자체인원을 추가로 투입하지는 않았다.

한편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사무실, 마필 관리에 필요한 삽, 빗자루, 장갑, 세제 등 각종 소모품 등을 제공받았을 뿐 용역업체로부터 의복 외에 업무에 필요한 설비나 장비를 제공받은 자료는 찾아보기 어렵다.

6)

피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업체에 고용되어 K 서울에서 근무하던 마필관리사들(이들은 2010년경 내지 2017년경부터 마필관리사로 근무하였다)은 피고와의 관계가 실질적으로 근로자파견 관계에 해당함을 이유로 2017년 내지 2020년 피고를 상대로 직접 고용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은 2017가합101916 사건과 2020가합103936 사건에서 위 마필관리사들이 파견근로자에 해당함을 이유로 '피고가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는 등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각 판결은 항소심 내지 상고심<4>을 거쳐 확정되었다. 위 확정 사건의 마필관리사들은 승용마 외에 일부 경주마를 관리한다는 점, 원고들에 비해 1인당 관리하는 말이 좀 더 많다는 점 외에 원고들과 근무내용이나 근무형태에 있어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라.

피고가 N를 설립하여 원고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것이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한 것인지 여부

위 인정사실과 앞서 거시한 증거 및 갑 제34 내지 36호증, 을 제13 내지 27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노사전 협의기구를 구성하여 그 협의 결과에 따라 자회사인 N를 설립하여 N를 통해 피고에 대한 파견 · 용역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였고, 원고들은 이러한 사정을 모두 인지한 상태에서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파견법상 사용사업주의 고용의무 이행에 갈음하여 시행된 위와 같은 정규직 전환 절차를 통하여 N의 정규직근로자로 채용되었으므로, 피고는 위와 같은 자회사 정규직 전환 방식으로 원고들에 대한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이 용역업체에 소속되어 있던 기간 동안 피고와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었음을 기초로 한 원고들의 고용의사표시청구는 결국 이유 없다.

1)

정부는 2017년경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정책'을 추진하면서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가이드라인'을 작성하여 배포하였다. 위 가이드라인상 정규직 전환 대상자는 기간제근로자, 파견근로자, 용역근로자로, 기간제근로자의 경우 직접 고용 방식으로의 전환이, 파견근로자, 용역근로자의 경우 노사협의,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직접 고용 방식, 자회사 설립 방식,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 설립 방식으로 전환할 것이 제시되었다.

2)

피고는 위 정책에 따라 피고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용역업체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7. 9. 13.경 노사전 협의기구 구성계획을 공고하였다. 위 공고에는 '근로자대표단 8명, 피고 측 협의위원 8명, 전문가 협의위원 4명으로 노사전 협의기구를 구성할 것이다. 2017. 9. 13.부터 2017. 9. 23.까지 근로자 대표단 선정을 위한 신청을 받는데, 신청 단위는 파견 · 용역근로자와 피고 소속 근로자 노동조합을 구분하여 파견 · 용역근로자는 노동조합가입자의 경우 노동조합의 상급단체가 있는 경우 상급단체에서 피고 사업장에 근무하는 조합원 중 3명 이내 추천을, 노동조합의 상급단체가 없는 경우 개별 노동조합에서 피고 사업장에 근무하는 조합원 중 1명 이내 추천을, 노동조합 가입자가 아닌 경우 피고 사업장 내 근무하는 근로자로 해당 업체 소속 다른 근로자의 1/3 이상의 추천을 받아 개별적 신청을, 피고 소속 근로자 노동조합에서 사업장에 근무하는 조합원 중 3명 이내 추천을 한다'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3)

노사전 협의기구는 2017. 12. 14. 위 공고에 따른 신청을 통해 선정된 근로자대표 10명, 피고 측 협의위원 8명, 고용노동부 중앙컨설팅팀에서 지원된 3명의 전문가 협의위원으로 구성되었다. 근로자대표단은 파견 · 용역근로자 대표 8명과 피고 근로자 대표 2명으로 구성되었는데, 파견 · 용역근로자 대표 중 5명은 O단체 소속(경비 1명, 시설관리1명, 미화 2명, 조경 1명), 2명은 P단체 소속(경비 1명, 조경 1명), 1명은 Q단체 소속(승용마 사양관리)이었다.

4)

노사전 협의기구는 2017. 12. 28.부터 2019. 12. 28.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전체회의 내지 실무협의체 회의를 진행하였고, 2019. 9. 5. 전체회의를 통해 파견 · 용역 근로자 1425명 중 문화센터 현장운영, 비서, 말산업취업센터 사무보조, 제주목장 관광안내 업무에 종사하는 16명의 근로자를 피고가 직접 고용하고, 원고들인 K 부산경남의 말 사양관리를 포함해 미화, 경비, 시설관리, 조경, 경주로관리, 마사시설관리 등 1,425명의 근로자를 자회사 설립 후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하는 내용으로 '파견 · 용역근로자 정규직 전환 기본합의문'을 체결하였다.

5)

위 노사전 회의 과정에서, 전문가 협의위원은 2018. 8. 23.자 회의에서 위 기본 합의문과 같이 위 16명의 근로자를 직접 고용 방법으로, 나머지 근로자들을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하는 방법을 제안하였으나, 근로자대표단은 이에 대한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후 노사전 회의를 거쳐 처우 개선 등을 논의하면서 말사양관리 근로자를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은 전환 방식에 합의하였다. 말사양관리 근로자 정규직 전환과 관련하여 실무협의를 진행하였는데, 협의 진행 중 위 1심(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17가합101916) 사건(이하 '1심 판결'은 위 사건을 의미한다)이 선고되어 이와 관련한 문제가 주요 의제 중 하나가 되었고, 결국 전환 방식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해 말사양관리 근로자 중 K 서울 및 S 원당에 근무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정규직 전환 협의 대상에서 보류하기로 결정하였다(그리하여 위 기본합의문의 정규직전환 대상인 말사양관리 근로자는 원고들만 포함되었다).

6)

원고들이 소속된 O단체 R조합는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전환에 대하여 찬반투표 결과를 따르기로 결정하였다. 2019. 8. 23.부터 같은 달 25일까지 실시된 찬반투표 결과 전체 소속 조합원 93명 중 879명(94.5%)이 참여하여 전체 투표자 중 706명(80.3%)이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전환방안에 찬성하였고, 이후 노사전 협의기구는 2019. 9. 5. 위와 같이 '파견 · 용역근로자 정규직 전환 기본합의문'을 체결하였다.

7)

그에 따라 피고는 지분 전부를 출자하여 N를 설립하였고, 2019. 11. 22. N 채용공고를 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2019년 11월경부터 2019. 5. 29.경 사이에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에 동의하여 전환채용 신청서를 제출하였고, 2020. 1. 1.부터 N의 정규직 근로자로 근무하고 있다.

8)

피고가 위와 같이 노사전 협의기구를 구성하여 협의 절차를 추진하게 된 경위 및 목적은 원고들을 포함하여 피고 사업장에서 용역 형태로 근무 중인 근로자들에 대하여 피고가 고용의무를 부담하거나 이와 유사한 법률관계에 놓여있음을 전제로 그 의무를 이행하는 방식을 논의하기 위한 것임이 분명하고, 원고들을 포함한 협의 대상 근로자들 역시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일부 원고들은 앞서 본 실무협의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9)

앞서 본 바와 같이 노사전 협의기구 회의 과정에서 1심 판결이 선고되어 K 서울에서 근무하는 말사양관리 용역업체 직원들 중 일부가 파견근로자로 인정되어 승소판결을 받았고, 이 때문인지 K 서울과 S 원당에 근무하는 말사양관리 근로자는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전환에 계속 반대하여 결국 정규직 전환 협의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원고들은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들은 노사전 협의기구에 따르지 않고 소송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실현하기보다 소속 노조의 투표결과에 따르기로 하여 노사전 협의기구의 합의안에 따라 전환채용을 신청하였는바, 피고에게 노사전 협의기구의 합의안을 수용하기로 하는 의사를 표명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들은 그 당시 소속 업체(L)가 임금을 체불하였고, 자회사로 전환채용을 신청하지 않으면 실직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으로 인해 자회사로 전환채용을 신청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원고들이 L로부터 퇴직금을 못 받은 것으로 보이나, M이 원고들을 고용승계하여 원고들은 중단 없이 급여를 계속 받아온 점, 원고들은 1심판결의 결과를 알았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추진하던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절차의 진행 경과에 비추어 원고들이 전환방법에 계속 반대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을 피고 사업장에서 배제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10)

원고들이 정규직 근로자로 채용되는 것을 선택한 N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정책'과 이에 따라 구성된 노사전 협의기구의 협의 결과를 이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피고가 지분 전부를 소유하고 있는 피고의 자회사이다. 또한 위 정부 지침에서도 파견 · 용역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 방법으로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전환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고용 방식'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공론화된 상태에서 협의 대상 근로자들을 포함한 이해당사자들 사이의 오랜 기간 동안의 협의를 거쳐 이루어진 결과물로서, 사용사업주의 주도하에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 용역업체들 사이의 고용 이전 · 승계와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마.

원고들이 N 소속으로 파견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살피건대, 앞서 거시한 증거와 을 제31 내지 37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피고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관련 바람직한 자회사 모델'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모자회사 경영협의체를 수립하였고, 과업이행요청문서를 통해 용역업무와 관련한 요구사항을 자회사가 자체적으로 수행하도록 하고 있는 점, ② N는 피고와 독립적으로 관리 · 행정 업무를 수행하고, 자체적으로 인력을 충원하고 있는 점, ③ 피고는 2020. 6. 24.경 N와 체결한 위수탁협약 중 자회사의 경영 · 인사권 침해, 부당한 업무지시 등에 해당하는 내용을 삭제하여 수정된 위수탁협약을 체결한 점, ④ 피고가 종전 용역업체에 교부한 과업지시서도 과업설명서로 변경하였고, 과업내용도 자회사가 재량으로 변경 가능하다거나 상호 협의하여 조정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⑤ 피고가 말사양관리 부서의 근무형태를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지시를 하자, 원고들이 소속된 노조는 N에 피고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회사임을 상기시키며 피고의 담당자에게 항의할 것을 요구한 점에다가 N로의 전환 채용은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의 한 방법으로서 오랜 협의를 거쳐 시행된 점을 더하여 보면, 원고들이 N에 소속되어 한 말사양관리 업무는 용역업체에 소속되어 한 업무와 실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N에 소속된 기간 동안에도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 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바.

소결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고용의 의사표시를 구할 수 없다.

3.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피고는 원고들에게 피고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였다면 원고들이 받았을 임금 상당액과 원고들이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을 손해배상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대하여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할 때까지의 임금 상당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3다14965 판결).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는 경우,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에게 제공하였어야 할 근로를 다른 직장에 제공함으로써 얻은 이익이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이러한 이익은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공제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5다232859 판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용역업체 소속으로 피고에 대한 파견법상 파견근로자에 해당하여, 피고는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의 규정에 따라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피고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였다면 원고들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만 원고들이 위 직접고용의무 발생일 이후에 용역업체에 근무하며 얻은 임금 등의 이익은 공제되어야 한다.

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앞서 본 바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들이 용역업체 소속으로 파견근로를 시작하여 직접고용의무를 부담한 때부터 자회사인 N를 통해 원고들에 대한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기 직전인 2019년 12월경까지 원고들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위 기간 동안 피고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였다면 원고들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과 용역업체에서 받은 임금의 차액은 아래 표 차액란<5> 기재와 같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피고는 아래 표 자인액란 기재와 같이 원고들이 2019. 12. 31.경 퇴사를 전제로 2020년 지급되는 2019년분 성과급의 차액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자인하고 있다.

(단위 원)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표 인용액란<6> 기재의 돈 및 원고 A, B에 대하여는 위 각 돈 중 50,000,000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2. 4. 8.부터, 각 나머지 돈에 대하여는 2023. 5. 30.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3. 6. 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3. 8. 25.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원고 A, B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 대하여는 위 각 돈에 대한 위 2022. 4. 8.부터 위 2023. 8. 25.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선희(재판장) 이희수 김수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