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피고 대표이사가 실시한 면접을 거쳐 피고에게 채용되었고, 2022. 2. 21.부터 법무감사실장으로 재직하였다.
피고는 원고 입사 후 연봉 6,500만 원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이 기재된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였는데, 원고는 근로계약서에 날인하는 것을 거부하였다.
원고와 피고의 대표이사인 C은 2022. 5. 20. 사무실에서 말다툼을 하였다.
원고는 2022. 5. 21. 피고의 D 상무에게 '제가 근무하겠다고 해도 대표이사가 자꾸 나가라고 해서 오늘 오전에 짐 정리해서 나왔고, 인수인계는 대표이사에게 어제 올린 주요사건현황 문서에 전부 들어 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정말 부당하고 법적으로 대응할 생각입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원고는 그 다음 주 월요일인 2022. 5. 23.부터 출근하지 않았고, 휴대전화 전원을 꺼두었다.
피고의 인사팀장은 2022. 5. 25.부터 같은 달 30일까지 원고에게 '원고는 무단결근 중이다. 무단결근은 사직의 의미로 간주될 수 있으니 정상 출근을 하길 바란다. 결근 사유를 인사팀으로 전달 바란다. 사직의 의사가 있다면 기존에 담당하던 업무를 인수인계하거나 그에 해당하는 내용을 전달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피고는 2022. 6. 2. 위와 같은 취지의 내용이 담긴 내용증명우편을 보냈다.
원고는 2022. 6. 2. 피고의 인사팀장에게 '무단결근이 아니라 2022. 5. 20. 해고를 당하였다. 해고를 해놓고 무단결근하고 있으니 출근하라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부당해고를 전제로 한 복직명령을 하면 복직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피고의 인사팀장은 '해고 통보한 바 없으니 출근하기 바란다'는 취지로 답장을 하였다.
원고는 2022. 6. 3. 피고가 보낸 내용증명우편에 대한 회신으로 '2022. 5. 20. 피고의 대표이사로부터 일방적 사직 요구에 따라 결국 해고되었다. 피고로부터 해고 취소 및 진정한 의미의 복직명령을 받는 즉시 출근하겠으나, 피고가 지금처럼 회피하거나 무응답할 경우 해고에 따른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보냈고, 피고는 2022. 6. 9. 원고에게 '피고의 2022. 6. 2.자 내용증명우편은 원고의 조속한 출근을 설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원고에게 해고통보한 바 없으므로 정상 출근하길 바란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보냈다.
원고는 이 사건 소제기 후 고용노동청에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성과급 등 미지급,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 미교부,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을 이유로 피고의 대표이사인 C을 고소하였다.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은 2023. 6. 7.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623,280원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약식명령을 청구하면서, '원고와 피고의 근로관계는 무단결근으로 해지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나머지 고소사항에 대하여는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위 불기소처분에 대하여 검찰항고를 제기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
함. 이하 같음), 을 제2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채용될 당시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에 동의한 바 없었으나, 피고의 대표이사는 2022. 5. 20. 피고의 요구에 따르지 않고, 근로자의 동의 없는 포괄임금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원고에게 계속하여 '같은 근무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하여 묵시적으로 해고의 의사를 표시하였다. 피고는 정당한 사유 없이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피고의 2022. 5. 20.자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2022. 5. 21.부터 복직일까지 임금 상당액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의 본질적 요소인 임금에 대한 의사가 불일치하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성립되지 않았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보더라도, 원고는 2022. 5. 23.부터 무단으로 결근하였고, 피고의 출근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는바,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은 합의해지 되었다. 또한 원고는 허리디스크 문제로 정상적으로 근무하기 어려웠음에도 채용 당시 피고에게 이를 고지하지 않았는바, 피고는 기망에 의한 의사표시로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취소한다.
판단
근로계약이 성립되었는지 여부
피고는 면접을 거쳐 원고를 법무감사실장으로 채용하였고, 원고는 2022. 2. 21.부터 피고로부터 임금을 받으면서 근무해왔는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임금에 대한 의사가 일치하지 않아 근로계약이 성립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원고와 피고는 채용 시 정한 원고에 대한 연봉 6,500만 원에 연차수당이 포함되는 것을 원고가 동의하였는지 여부를 다투고 있는데, 피고가 이를 고지하였는지 여부나 원고가 이에 동의하였는지 여부는 사실관계 확정이나 의사해석을 통해 판단 가능하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임금에 대한 의사가 일치하지 않아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고 볼 것은 아니다.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였는지 여부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거시한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2022. 5. 20. 일방적 의사로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여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원고가 출근을 하지 않으며 근로관계 종료의 의사를 보여 합의해지 되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와 피고의 대표이사인 C은 2022. 5. 20. 원고의 연봉에 연차수당이 포함되었는지 여부 등에 대하여 언쟁을 하였다. 원고와 C은 서로 감정을 자극하는 말을 하였고, 이에 화가 난 C은 원고와 함께 근무할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C에게 여러 차례 해고를 하라고 하였으나, C은 반복하여 '해고를 하지 않겠다. 원만하게 근로관계를 종료하자'는 취지로 말하였다. 이와 같이 C은 원고의 태도 등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며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고 싶은 의사를 밝혔으나, 근로관계의 합의해지를 요구하였을 뿐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뜻을 일방적으로 통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후 피고의 다른 대표이사인 E는 원고와 C의 말다툼을 알고 이들에게 '주말 동안 서로 편하게 있자. 이 얘기 안 꺼낸 것처럼 편하게 있자'는 취지의 말을 하여 화해를 권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22. 5. 23.부터 출근하지 않았고, 피고의 인사팀장은 원고에게 2022. 5. 25.부터 같은 달 30일까지 여러 차례 '정상 출근을 하길 바란다. 사직의 의사가 있다면 이를 알려 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피고는 2022. 6. 2. 위와 같은 취지의 내용이 담긴 내용증명우편을 보냈다. 또한 원고가 해고를 당하였다는 취지로 문자메시지에 답장을 하고 피고에게 내용증명우편을 보내자, 피고 측은 '해고를 하지 않았으니 출근하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내용증명우편을 보냈다. 이와 같이 피고는 원고가 결근한 직후부터 계속하여 출근을 요구하였고, 원고를 해고하지 않았음을 명시적으로 밝혔다. 그럼에도 원고는 피고가 부당해고를 인정하지 않으면 출근하지 않겠다면서 계속 결근하여 근로제공을 거부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해고를 당하였는데 해고예고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C을 고소하였으나, 수사기관은 원고와 피고의 근로관계는 해고가 아닌 원고의 출근 거부로 인하여 해지되었다고 판단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선희(재판장) 이희수 김수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