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판결
사건
2022고단1590
판결선고
2023. 5. 11.
수원지방법원안양지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안양시 동안구 B, C호에서 전자제품 외형 검사 기계를 제작 하는 ‘D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이다.
피고인은 2014. 11.경 장소불상지에서 피해자 E에게 “D 주식회사는 F, G와 같은 대기업에 장비를 납품하는 유망한 기업이고, 현재 G에 납품할 가전 최종 검사기를 개발 중인데 그 개발만 마무리되면 엄청난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회사가 중국에 납품한 기계 대금이 안 들어와서 현재 개발 중인 기계의 개발비가 일시적으로 부족하니 3억 원을 빌려주면 1년 후에 원금을 변제하고, 매달 연 25%의 이자를 고문료 명목으로 지급하겠다. 또한, 기존에 대기업에 납품한 10여 대의 기계에 대한 유지·관리업무를 독점적으로 취급하고 있어 그에 대한 보수 수입만으로도 돈을 충분히 변제할 수 있으며 담보로 회사 건물에 근저당권 설정해주겠다”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이 언급한 회사 건물은 기존에 설정된 근저당권으로 인하여 잔존 담보가치가 없었고, 위 회사는 2013.경부터 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어 직원들에게 임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여 계획대로 가전 최종 검사기를 개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약정대로 원리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차용금 명목으로 2014. 11. 21.경 3억 원을 송금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피고인은 2015. 3. 9.경 장소불상지에서 피해자 E에게 “개발 비용 명목으로 추가로 3,000만원을 빌려주면 2015. 4. 9.까지 월 2.5부 이자와 함께 돈을 갚겠다”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위 회사는 2013.경부터 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어 직원들에게 임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여 계획대로 가전 최종 검사기를 개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약정대로 원리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차용금 명목으로 2015. 3. 9.경 1,500만 원을 송금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E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차용증, 송금영수증, 송금확인문자메시지, 공정증서, H은행 거래내역, 문자메시지,부동산등기부등본, 수사보고서(고소인측 증거자료 제출), 법인등기부등본(D 주식회사), 2014. 감사보고서, 수사보고서(피의자의 증거자료 제출), 급여미지급 내역서, 회사 신용등급표, 수사보고서(A 개인명의 I은행 계좌열람에 대한), A 명의 I은행 계좌거래내역, 수사보고서(1,500만원 차용금 사용처 검토에 대한), A 명의 I은행 계좌거래내역, 수사보고서(피의자의 증거자료 제출), 일일자금일보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릴 당시에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D 주식회사(이하 ‘D’이라고만 한다)가 G에 납품할 가전 최종검사기를 개발하는 중이어서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으나, 이후 D의 개발담당 직원들이 모두 사직하여 더 이상 개발을 진행할 수 없게 되었던 것이므로, 피고인에게는 사기의 고의가 없었다.
판단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인바,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8도44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사기의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인 2014. 11.경 피해자에게 D의 건물에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겠다고 말하였으나, D의 건물인 안양시 동안구 J건물 제2층 K호, L호, M호 중 M호(이하 ‘이 사건 M호’라고 한다)에 관하여 보건대, D은 2012. 12. 14. 이 사건 M호를 516,780,000원에 매수하여, 2013. 1. 31. 이 사건 M호에 관한 D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함과 동시에 채권최고액 552,000,000원, 근저당권자 중소기업은행으로 하는 근저당권설정등기도 경료하였으며, 2015. 2. 27.에는 N에게 매매대금 484,000,000원에 매도하였다. 위와 같은 각 매매가액과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의 채권최고액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범행 당시 이미 이 사건 M호의 잔존 담보가치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는 이 사건 M호에 관한 근저당권을 설정해주지 아니한 반면, 2014. 12. 22. 주식회사 O에게는 이 사건 M호에 관한 근저당권을 설정해주었고, 2015. 2. 27.에는 피해자에게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지 아니한 상태에서 결국 이 사건 M호를 매각하기까지 하였는바, 피고인에게는 피해자에게 D의 건물에 관한 근저당권을 설정해줄 의사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D은 2013년 말경부터 직원들의 임금을 체불하기 시작하였고, 이에 따라 2014년 초경 24명이던 직원이 2014년 말경에는 10명이 사직하여 14명으로 감원되었으며, 이 사건 범행 당시인 2014. 11.경에도 위 직원 14명의 임금을 체불하고 있었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돈의 일부로 위 직원들의 2014년 10월분 임금을 지급하기는 하였으나, 직원 14명의 2014년 11월분 임금 합계 31,139,740원, 직원 14명의 2014년 12월분 임금 합계 32,984,670원은 결국 미지급하여, 2015. 4.경 모든 직원이 퇴사하여 폐업하였다.
D의 2014. 12. 31. 기준 재무상태표에 의하면 단기차입금 채무가 약 40억 원이고,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범행 당시 부품대금채무만 4억 3,700만 원에 달하는 등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연 25% 또는 월 2.5부의 이자를 지급하였다고 말하면서 피해자로부터 합계 3억 1,500만 원을 편취하였는바, 앞서 본 D의 자금상황, 채권채무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2014. 12.경부터 2015. 2.경까지 피해자에게 이자 명목으로 합계 1,875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는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고율의 이자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가, 2014. 9.경 피고인으로부터 갑자기 연락을 받고 2014. 11.경 이 사건 범행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바,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 이전에 피고인 또는 D의 채권채무관계, 신용상태 등을 파악하거나 장래의 변제 지체 또는 변제불능에 대한 위험을 전혀 예상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피고인 또는 D의 채권채무관계, 신용상태에 관한 설명도 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2014. 11. 21.자 3억 원 중 2억 원은 D의 가수금으로 입금하여 직원 급여지급, 부품대금 지급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나, 110만 원은 개인적 채무변제에 사용하였고, 8,420만 원을 그 사용내역을 확인할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2015. 3. 9.자 1,500만 원 중 1,100만 원은 개인적 채무변제로, 300만 원은 개인 생활비로 사용하는 등 D의 운영자금으로는 사용하지 아니하였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형법 제347조 제1항,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가 유망한 기업인 것처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2회에 걸쳐 합계 3억 1,500만 원을 편취한 것으로, 범행내용 및 피해규모 등에 비추어 그 죄책이 무겁다.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한편, 피고인은 2016년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이외에는 별다른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하여 3,750만 원을 공탁하는 등 피해금액 중 일부가 회복된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직업,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경위 및 내용, 범행수단 및 결과, 범행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박정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