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5. 9. 11. 선고 2024가합10218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한국마사회법 제18조, 제1조에 따라 경마<1>의 공정한 시행과 말산업의 육성에 관한 사업의 효율적 수행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부칙(2007. 1. 19. 법률 제8258호) 제3조, 2007년도 공기업 · 준정부기관 지정(기획예산처 고시 제2007-28호)에 따라 준시장형 공기업으로 지정된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공기관이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조교사<2> 면허를 받아 2003. 3. 5.부터 B 소속 조교사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다.

나.

피고는 2024. 6. 15. B에서 경마를 개최하였고(이하 '이 사건 경마'라고 한다), 같은 날 16:30경 C경주를 실시하였다(이하 '이 사건 C경주'라고 한다). 원고가 관리하는 경주마<3>는 이 사건 C경주의 D번마로 출전하였고(이하 '이 사건 경주마'라고 한다), 당시 이 사건 경주마에는 외국인 기수<4>가 기승(:乘)하였다(이하 '이 사건 기수'라고 한다). 이 사건 경주마는 이 사건 C경주에서 제4위로 도착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기수가 이 사건 C경주 종료 후인 16:33경부터 16:35경까지 사이에 이 사건 경주마에 기승한 채 후검량<5>실 앞 하마대<6>에 도착하자 위 하마대 부근에서 통역사(여성)를 호출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역사'라고 한다). 원고는 위 장소에서 이 사건 기수와 대화하면서 이 사건 통역사에게 대화의 통역을 요청하였고, 이 사건 통역사는 원고와 이 사건 기수 사이의 대화를 통역하였다.

라.

이 사건 통역사는 이 사건 경마에서 예정한 E경주가 종료된 후 이 사건 기수에게 원고가 이 사건 C경주 종료 후 하마대 부근에서 손으로 자신의 신체를 접촉하였다고 밝혔고, 이 사건 기수는 피고 소속 심판위원에게 '이 사건 통역사와 관련한 이슈가 있다. 그 내용은 이 사건 통역사가 직접 진술할 것이다.'라는 취지의 보고를 하였다. 이 사건 통역사는 2024. 6. 15. 18:20경 피고 소속 심판위원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신고를 하였고, 피고 소속 심판위원은 위 신고를 받고 이 사건 통역사에 대하여 제1차 문답조사를 실시하였다.

마.

피고 소속 심판위원은 2024. 6. 16. 및 2024. 6. 22. 원고에 대한 문답조사,2024. 6. 19. 이 사건 C경주 종료 후 하마대에서 이 사건 경주마의 고삐를 잡고 있었던 말관리사<7>(이하 '제1 말관리사'라고 한다)와 이 사건 경주마의 안장을 해제한 말관리사(이하 '제2 말관리사'라고 한다)에 대한 문답조사, 2024. 6. 20. 이 사건 통역사에 대한 제2차 문답조사를 각 실시한 다음 피고의 상벌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제재의 부의를 요청하였다(이하 위 요청으로 개시된 제재절차를 '이 사건 제재절차'라고 한다).

바.

피고의 상벌위원회 소속 간사는 2024. 6. 30. '원고는 B 조교사로서 2024. 6. 15. 이 사건 C경주 종료 후 하마대에서 통역업무 수행 중인 이 사건 통역사의 상체부위를 손으로 접촉하였음. 동 상황은 말의 악벽 등 긴급성을 요한 상황에 기인한 단순 접촉이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통역사가 일관되게 성적 수치심과 굴욕감을 느끼고 있는바, 품위를 유지하여야 하는 경주마 관계자<8>의 준수의무를 위반하였음. 성 관련 사 안은 사회적으로 엄중하게 다루어져야 하며, 원고는 최근 품위유지 준수의무 위반(경마개최운영위원 대상 욕설 및 심판위원 심의거부)으로 상벌위원회 제재처분을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된 후 1년 이내인 자에 해당하여 경마시행규정 제111조 제1항에 의하여 가중제재 대상임'이라는 부의사유로 피고의 상벌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제재를 부의하였다.

사.

피고의 상벌위원회는 2024. 7. 11. 16:00 G 본관 2층 중회의실에서 피고의 제재에 관한 심의를 안건으로 하는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하고, 2024. 7. 2. 원고에게 위 상벌위원회의 개최일시와 장소, 부의사유를 기재한 출석통지서를 발송하였으며, 같은 날 문자메시지로도 이를 통지하였다. 원고는 2024. 7. 2. 이 사건의 소송대리인을 이 사건 제재절차의 대리인으로 선임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재절차 대리인'이라고 한다).

아.

피고의 상벌위원회 소속 상벌위원 9명은 2024. 7. 11. 16:00 G 본관 2층 중회의실에서 개최된 상벌위원회(이하 '이 사건 상벌위원회'라고 한다)<9>에서 이 사건 통역사, 원고, 원고가 선임한 이 사건 제재절차 대리인의 진술을 청취하고 원고에 대한 제재안건에 관한 심의를 마친 후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원고에 대하여 면허정지 12개월의 제재를 의결하였다.

자.

피고는 2024. 7. 14. 원고에게 처분사유를 '원고는 2003. 3.부터 서울에서 활동중인 조교사로서 (중략) 2024. 6. 15. 이 사건 C경주 종료 후 하마대에서 통역업무를 수행하던 통역사의 신체를 접촉하였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상기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원고는 경마의 건전한 시행에 나쁜 영향을 미치거나 품위를 심각하게 손상하는 행위를 하였으며, 2023년 품위유지 준수의무 위반(경마개최운영위원 대상 욕설 및 심판위원심의거부)으로 상벌위원회 제재처분(면허정지 6개월, 2023. 10. 26. ~ 2024. 4. 25.)을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된 후 1년 이내인 자로서 가중제재 대상에 해당하므로 경마시행규정 제108조 제23호, 제111조 제1항에 의거 상벌위원회에서 심의한 결과 원고를 상벌위원회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면허정지 12개월에 처분하기로 의정합니다.'라고 기재하고, 처분의 근거를 '경마시행규정 제108조 제23호, 제111조 제1항'으로 기재하여 원고에게 면허정지 12개월의 제재를 부과한다는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재처분'이라고 한다).

차.

이 사건 제재절차 대리인은 202. 7. 19. 원고를 대리하여 피고 회장에게 이 사건 제재처분의 재심을 청구하였다.

카.

이 사건에 관계된 규정은 별지 관계 규정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제재처분은 무효이므로, 그 확인을 구한다.

가.

원고는 이 사건 상벌위원회 개최일의 일주일 전인 2024. 7. 4.경 피고로부터 이 사건 상벌위원회에 대한 출석통지를 받았을 뿐 구체적인 제재사유에 대한 설명이나 고지를 받은 사실이 없고, 이 사건 제재절차 대리인은 2024. 7. 3. 피고에게 '원고의 성추행 혐의로 인한 징계절차와 관련된 일체의 자료'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이 사건 상벌위원회가 종료된 후인 2024. 7. 12. 공개를 청구한 정보 중 일부만을 공개하였으며, 이 사건 제재절차 대리인이 2024. 7. 4. 피고에게 이 사건 상벌위원회의 개최일자를 연기하거나 이 사건 상벌위원회의 개최 시간을 1시간 연기하여 달라고 요청하였음에도 피고가 이를 거부하였다. 이로써 원고는 이 사건 상벌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과 소명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박탈당하였고,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하였으므로 이 사건 제재처분에는 절차적 하자가 있다.

나.

이 사건 경주마는 축벽<10>이 있다. 원고는 2024. 6. 15. 이 사건 C경주 종료 후 하마대 부근에서 이 사건 통역사의 통역을 통해 이 사건 기수와 대화하였고, 제1 말관리사가 이 사건 경주마의 고삐를 잡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원고와 이 사건 통역사가 이 사건 경주마의 후방에 위치하게 되었다. 원고는 이 사건 경주마가 뒷발로 차는 행동을 할 것을 우려하여 이 사건 통역사의 신체를 잡고 당기다가 균형을 잃어 실수로 이 사건 통역사의 신체에 접촉하게 되었을 뿐 고의로 이 사건 통역사를 추행한 사실이 없다. 이 사건 통역사가 경찰에 피해사실을 신고하거나 원고를 고소하지 않은 점, 이 사건 통역사는 자신과 원고가 이 사건 경주마 머리 쪽에 서 있을 때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진술하였는데, 원고와 이 사건 통역사가 이 사건 경주마 머리 쪽에 서 있을 때에는 이 사건 기수가 원고와 이 사건 통역사를 목격하였을 가능성이 높은데도 그러한 신체접촉 장면을 목격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점, 이 사건 통역사는 피고 소속 심판위원이 실시한 제1, 2차 문답조사시 원고로부터 신체접촉을 당하였을 때 대응을 할 수 없었고 통역을 계속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원고가 이 사건 기수와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통역사가 진술하는 내용과 같은 신체접촉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통역사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 원고와 이 사건 통역사 사이의 신체접촉 은 이 사건 경주마의 축벽으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조치 과정에서 생긴 우발적인 사고이므로 이를 품위유지의무 위반행위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제재처분에는 제재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는 실체적 하자가 있다.

다.

원고는 조교사로서 마방(馬房)<11>에서 마주<12>들로부터 34필의 말을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는데, 원고의 조교사 면허가 정지되는 경우 원고뿐만 아니라 원고가 고용한 말관리사들과 직원들의 생계가 어려워지고, 원고가 관리하던 경주마들이 관리주체의 변경으로 인하여 큰 혼란을 겪을 우려가 있으며, 해당 경주마의 마주는 그 경주마의 성적 하락으로 인한 손해를 입게 된다. 그 밖에 2024. 6. 15. 이 사건 C경주 종료 후 하마대 부근에서 발생한 신체접촉은 안전사고 예방조치 과정에서 생긴 우발적인 사고인 점, 원고는 1981년경부터 말관리사로, 2003. 3. 5.부터 조교사로 각 종사하여 경주마 관계자로서의 경력이 40년을 넘는 점, 원고가 과거 표창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원고의 건강상태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면허정지 12개월의 제재를 부과한 이 사건 제재처분의 수위는 과중하므로, 이 사건 제재처분에는 제재양정에 관한 재량권 일탈 · 남용의 하자가 있다.

3.

판단

가.

절차적 하자의 존부에 관한 판단

1)

단체의 징계에 관한 규정에서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위원회나 징계를 위한 총회등의 개최일시와 장소를 일정한 기간의 여유를 두고 통지해야 한다거나 징계위원회 등에서 소명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 경우, 이는 징계의 객관성과 공정성 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징계의 유효요건이다. 따라서 징계사유의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확하다거나 징계대상자가 다른 절차에서 자기 행위의 정당성을 이미 주장하였다고 해도 사전통지절차 등을 위반한 징계는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다만 징계대상자가 스스로 징계위원회 등에 출석하여 출석통지절차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충분히 소명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하자가 치유될 수 있다(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20다234965 판결 등 참조).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당사자에게 징계사유와 관련한 소명기회를 주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대상자에게 그 기회를 제공하면 되며, 소명 자체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징계위원회에서 징계대상자에게 징계혐의 사실을 고지하고 그에 대하여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면 충분하고, 혐의사실 개개의 사항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발문하여 징계대상자가 이에 대하여 빠짐없이 진술하도록 조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6두56042 판결 참조). 피고가 조교사의 면허를 취소 · 정지하는 것은 일반 사법상의 법률관계에서 이루어지는 단체 내부에서의 징계 내지 제재처분으로서의 성격이 있으므로(대법원 2008. 1.31. 선고 2005두8269 판결 참조), 앞서 본 법리는 한국마사회법 제24조, 제47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항, 제3항, 경마시행규정 제170조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경마시행규정 시행세칙 제22조 내지 제25조에 따른 경주마 관련자에 대한 제재절차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는 경마시행규정 시행세칙 제24조에서 정한 출석통지절차를 준수하였고, 이 사건 제재절차에서 원고의 소명기회와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었다고 인정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제재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이 사건 제재절차 대리인이 상벌위원회에 제출한 변호인 선임신고서에는 H단체가 발급한 경유확인서가 첨부되어 있는데, 위 경유확인서 발급일시가 2024. 7. 2.15:01인 점,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제재절차 대리인은 2024. 7. 3. 피고에게 이 사건 제재절차에 관한 자료의 정보공개를 청구하였다는 것인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2024. 7. 2. 이 사건 상벌위원회의 개최일시와 장소, 부의사유를 기재한 출석통지서를 발송하였으며, 같은 날 문자메시지로도 이를 통지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2024. 7. 2. 이 사건 상벌위원회에 대한 출석통지를 받았고, 같은 날 이 사건 제재절차 대리인에게 이 사건 제재절차에 관한 법률사무를 위임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2024. 7. 4.경에서야 피고로부터 이 사건 상벌위원회에 대한 출석통지를 받았다는 원고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나)

경마시행규정 시행세칙 제24조 제1항 제1문, 제2문은 "상벌위원회는 마주, 조교사, 기수, 말관리사를 제재하고자 할 때에는 상벌위원회의 개최일시 · 장소 및 부의 사유를 기재한 별지 제5호 서식의 출석통지서를 제재대상자에게 개최 7일 전까지 송달하여야 한다. 다만, 주거부정 등의 사유로 송달이 되지 않는 경우 유무선 통신망을 이용하여 구두로 통보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상벌위원회의 개최일은 2024. 7. 11.이고 원고는 그로부터 9일 전인 2024. 7. 2. 출석통지를 받았으므로, 이 사건 제재절차에서 이루어진 출석통지는 적법하다.

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경마시행규정 시행세칙 제24조 제1항에서 정한 상벌위원회 출석통지서에는 부의사유를 기재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송달이 되지 않는 경우 구두로도 이를 통보할 수 있으므로, 원고는 출석통지와 함께 부의사유를 고지 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설령 출석통지 당시 부의사유의 고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 소속 심판위원은 2024. 6. 15. 18:20 이 사건 통역사에 대한 제1차 문답조사를 실시하면서 신체접촉이 발생하기 전후의 정황, 신체접촉 부위 등에 관한 진술을 청취하였고, 2024. 6. 16. 15:00 원고에 대한 제1차 문답조사를 실시하면서 2024. 6. 15. 이 사건 C경주 종료 후 하마대 부근에서 원고가 이 사건 통역사와 함께 있었을 때 발생한 일에 관한 개방형 질문을 하였으며, 원고가 당시 이 사건 통역사의 신체 중 '상반신'에 접촉되었다고만 진술하자, 원고의 진술을 접촉부위가 가슴 부위인지, 엉덩이 부위인지 등에 관한 이 사건 통역사의 진술과 비교 · 대조하는 선택형 질문을 하였다. 또한 피고 소속 심판위원은 2024. 6. 20. 이 사건 통역사를 상대로 제2차 문답조사를 실시하면서 이 사건 통역사 및 원고가 각각 제1차 문답조사 과정에서 한 진술 중 서로 차이가 나는 부분에 관한 부분을 다시 조사하였고, 2024. 6. 22.에는 원고를 상대로 제2차 문답조사를 실시하면서 원고에게 이 사건 통역사가 제1차 및 제2차 문답조사 과정에서 한 신체접촉이 발생하기 전후의 정황, 신체접촉 부위에 관한 진술의 내용을 고지한 다음 원고에게 진술 기회를 부여하였다. 원고는 2024. 7. 11. 개최된 이 사건 이 사건 상벌위원회에서도 상벌위원들에게 제재 혐의사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진술하고, 원고가 제1, 2차 문답조사 과정에서 한 진술 중 이 사건 통역사의 진술과 상반되는 부분을 재차 확인하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서도 답변을 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상벌위원회에 부의되어 심의의 대상이 된 제재 혐의사실 뿐만 아니라 자신과 이 사건 통역사의 각 진술의 차이점이나 그로부터 도출되는 심의의 쟁점까지 파악할 수 있었고, 이 사건 상벌위원회에서도 자신의 입장을 소명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24. 7. 2. 이 사건 제재절차 대리인을 선임하였다. 이 사건 제재절차 대리인은 이 사건 상벌위원회가 개최되기 전에 상벌위원회에 제재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이 사건에서의 주장과 같은 내용을 기재한 대리인 의견서를 제출하였고, 원고와 함께 이 사건 상벌위원회에 출석하였으며, 이 사건 상벌위원회에서 상벌위원이 원고에게 한 질문에 대하여 원고를 대신하여 답변하기도 하였다. 원고와 이 사건 제재절차 대리인이 이 사건 상벌위원회에 출석하여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상벌위원회 출석통지절차나 이 사건 상벌위원회 개최일시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거나 추가 소명기회를 요구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은 찾을 수 없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제재절차에서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충분히 보장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마)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라고 한다)에 따른 정보공개는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정보공개법 제1조 참조), 그 정보공개 청구권은 일반 국민에게 있는 점(정보공개법 제5조 참조), 파견근로자의 사용사업주에 대해서도 적용되는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7항에 의하면,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조사한 사람, 조사 내용을 보고 받은 사람 또는 그 밖에 조사 과정에 참여한 사람은 관련된 내용을 사업주에게 보고하거나 관계 기관의 요청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외에는 해당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 되는 점, 단체 내부에서의성비위 혐의에 대한 징계 내지 제재의 기초자료는 다른 법률 또는 법률에서 위임한 명령에 따라 비밀이나 비공개 사항으로 규정된 정보, 감사 · 인사관리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 개인정보로서 공개될 경우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해당하므로 공공기관으로서는 민사소송법에 따른 제출명령 등 다른 법률 규정에 의하는 경우 외에는 해당 정보를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는 점(정보공개법 제4조, 제9조 제1항 단서 제1호, 제5호, 제6호 참조), 경마시행규정이나 경마시행규정 시행세칙에 제재대상자에게 부의된 제재사유에 관한 근거자료를 공개하여야 한다고 정한 규정은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 또는 이 사건 제재절차 대리인이 피고로부터 이 사건 상벌위원회 개최 전에 이 사건 제재절차에 관한 일체의 자료를 제공받지 못했다는 사정을 들어 원고의 소명기회나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바)

정보공개법 제11조 제1항은 정보공개의 청구를 받은 공공기관이 공개 여부를 결정하여야 하는 기간을 정보공개의 청구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제재절차 대리인은 2024. 7. 3. 피고에게 정보공개를 청구하였다는 것인 바, 피고가 그로부터 10일 이내인 2024. 7. 12. 정보공개 여부를 결정한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나.

실체적 하자의 존부에 관한 판단

1)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다281367 판결 등 참조). 피해자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 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밖의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2. 9. 29. 선고 2020도1118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단체 내부에서의 성비위 혐의에 관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2024. 6. 15. 이 사건 C경주 종료 후 B 하마대 부근에서 자신의 왼쪽에서 같은 방향을 향하여 서있던 이 사건 통역사의 등뒤로 그의 상체와 왼팔 사이의 겨드랑이 아래까지 자신의 왼팔을 뻗어 왼손으로 이 사건 통역사의 왼쪽 가슴을 접촉하였으며, 이어서 왼손을 아래로 내려 이 사건 통역사의 엉덩이 부위에 닿게 한 사실이 인정되고(이하 '이 사건 비위행위'라고 한다), 이는 경주마 관계자로서 준수하여야 할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제재처분에는 제재사유가 존재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제재처분에 실체적 하자가 있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마주는 그와 말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한 조교사에게만 출전등록 · 신청, 그 밖의 경마에 관한 업무를 위임하거나 그러한 조교사만을 대리인으로 선임할 수 있고(경마시행규정 제15조 참조), 기수는 자유기승기수로 승인을 받은 경우 외에는 피고의 회장과 마방대부계약을 체결한 조교사와 기승계약을 체결하여야 경주마에 기승할 수 있다(경마시행규정 제168조 참조). 이 사건 기수가 2024. 6. 15. 이 사건 C경주에서 예상보다 좋은 성적으로 도착하자 이 사건 C경주 종료 후 후검량을 받기 전 하마대 부근에서 원고에게 향후 중장거리 경주에 해당하는 1,700m 경주에 출전하겠다는 의사를밝혔고, 이에 원고가 이 사건 기수에게 다음에 출전하면 입상권에 들어올 수 있는지를 물어보았으며, 이 사건 통역사가 위 대화를 통역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원고와 이 사건 통역사의 진술이 일치한다.

나)

이 사건 통역사는 2024. 6. 15. 18:20 실시된 제1차 문답조사시 "원고가 '이 사건 기수에게 다음에 더 타면 우승할 수 있겠는지 물어봐 달라.'고 요청할 당시 원고는 오른쪽, 자신은 왼쪽에 서 있었는데 원고가 자신의 몸을 감싸듯이 하면서 원고가왼손을 자신의 왼쪽 가슴에 닿게 한 다음 손을 내리면서 엉덩이까지 스쳐갔고, 이에 자신이 뒤로 물러났다. 위 상황은 이 사건 기수가 이 사건 경주마에서 내리는 과정에서 발생하였고, 이 사건 기수는 원고의 행위를 목격하지 못하였으며, 자신은 이 사건 경주마에서 이 사건 기수가 내린 후 곧바로 원고가 요청한 통역을 실시하고, 위 장소를 벗어나 하마대에 연결된 지하 마도로 내려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2024. 6. 20.14:40 실시된 제2차 문답조사시 및 2024. 7. 11. 개최된 상벌위원회에서도 같은 내용의 진술을 하였다. 이 사건 통역사의 위 진술은 그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다)

피고 소속 심판위원은 2024. 6. 20. 14:40 실시된 제2차 문답조사시 이 사건 통역사에게 먼 거리에서 하마대 부근을 촬영한 CCTV 영상을 원고와 이 사건 통역사, 이 사건 경주마의 상대적인 위치를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확대하여(위 영상에는 피사체의 구체적인 행동이나 동작, 음성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제시하면서 이 사건 통역사가 진술한 사건이 발생한 시점을 특정하게 하였다. 위 영상 중 이 사건 통역사가 지목한 부분에는 이 사건 기수가 이 사건 경주마에서 내릴 당시 이 사건 통역사가 원고의 왼쪽에 있었고, 원고와 이 사건 통역사 모두 이 사건 경주마의 머리 쪽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통역사의 진술은 객관적 정황에 부합하고,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

라)

이 사건 통역사는 2024. 6. 15. 16:53경 하마대에 연결된 지하 마도에서 동료 통역사에게 원고가 1차로 이 사건 통역사의 신체에 접촉한 후 손을 아래로 내려 2차 신체접촉을 하였다는 취지로 피해사실을 알렸고, 이 사건 경마에서 예정되어 있던E경주가 종료된 후 동료 통역사와 함께 이 사건 기수에게도 피해사실을 알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기수는 피고 소속 심판위원에게 '이 사건 통역사와 관련한 이슈가 있다. 그 내용은 이 사건 통역사가 직접 진술할 것이다.'라는 취지의 보고를 하였고, 이 사건 통역사로부터 피해사실을 청취한 동료 통역사는 피고 소속 통역인력 담당부서 직원에게 CCTV 영상의 확인을 요청하였으며, 이 사건 통역사는 2024. 6. 15. 18:20경 피고 소속 심판위원에게 피해사실을 신고하였다. 이 사건 통역사가 2024. 6. 15. 기준으로 만 22세 내지 23세였고, 위 시점으로부터 22일 전인 2024. 5. 25.부터 피고를 사용사업주로, 파견 기간을 1년으로 하는 파견근로를 시작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통역사의 피해사실 신고 경위가 자연스럽고 그 과정에서 허위가 개입될 여지가 없으며, 이 사건 통역사가 허위로 원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도 찾을 수 없다.

마)

강제추행은 피해자의 옷 위로 엉덩이나 가슴을 쓰다듬는 행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 어깨를 주무르는 행위, 교사가 여중생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면서 비비는 행위나 여중생의 귀를 쓸어 만지는 행위 등 추행과 동시에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을 행사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방법으로도 성립할 수 있고, 이러한 경우 피해자로서는 피해사실이 공표되는 데에 따른 수치심이나 가해자 및 자신의 사회적 지위, 주변 상황으로 인하여 적극적으로 항의하거나 즉시 거부의사를 표시하기 어려울 수 있다(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도15994 판결 참조). 이 사건 기수는 2024. 6. 15. 이 사건 C경주에서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어 원고에게 향후 이 사건 경주마로 중장거리 경주에도 출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원고도 이 사건 경주마가좋은 성적을 낸 것을 축하하였으며, 현장에는 남성 말관리사들을 비롯하여 다수의 사람이 있었던바, 위와 같이 고양된 분위기의 대화를 통역하고 있던 이 사건 통역사로서는 순간적으로 이루어진 신체접촉에 곧바로 대응하지 못한 채 원고가 요청한 통역을 계속하여 실시하였고,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사실이 공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뒤로 물러나는 정도 이상의 조치를 취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통역사는 당시 만 22세 내지 23세였고, 파견근무를 시작한 때로부터 1개월이 지나지 않았던 점, 반면 원고는 당시 만 60세로서 40년 이상을 경주마관계자로 종사하였으며, 이 사건 경주마의 마주와 체결한 말위탁관리계약, 이 사건 기수와 체결한 기승계약, 말관리사들과 체결한 고용계약의 각 당사자로서 이 사건 경주마와 이 사건 기수의 출전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고, 말관리사들에 대한 노무 지휘 권한이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통역사가 원고로부터 신체접촉을 당한 즉시 거부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수사기관에 대한 신고, 고소를 하지 못했다는 사정을 들어 이 사건 통역사가 한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

바)

원고는, 원고와 이 사건 통역사가 이 사건 경주마 머리 쪽에 서 있을 때에는 이 사건 기수가 원고와 이 사건 통역사를 목격하였을 가능성이 높은데도 이 사건 기수는 그러한 신체접촉 장면을 목격하지 못했다고 진술하였는바, 이 사건 경주마 머리 쪽에 서 있을 때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이 사건 통역사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의 위 주장은 이 사건 기수의 시선 방향과 이 사건 경주마의 시선 방향이 항상 같고, 원고의 신체접촉이 이 사건 통역사의 앞쪽에서 이루어졌다는 전제에 선 것인데, 그와 같은 추정의 전제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 이 사건 통역사는 원고의 신체접촉은 이 사건 기수가 이 사건 경주마에서 내리던 중 이루어졌고, 이 사건 기수는 원고의 행위를 목격하지 못하였으며, 원고는 이 사건 통역사의 등 뒤로 왼팔을 뻗어 이 사건 통역사의 상체와 왼팔 사이의 겨드랑이 아래로 왼손을 집어넣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는바, 이 사건 기수와 같이 원고와 이 사건 통역사를 마주보는 위치에서는 위와 같은 행동을 인지하기 어려운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사)

원고는 2024. 6. 16. 15:00 실시된 제1차 문답조사시 "이 사건 기수에게 다음에 출전하면 입상권에 들어올 수 있는지를 물어 보았을 때 이 사건 경주마가 찰 것 같아서 이 사건 통역사를 잡아당기다가 넘어질 뻔했고, 그때 이 사건 통역사와 몸이 부딪혔으며 그 과정에서 이 사건 통역사의 상반신에 손이 닿았다. 당시 이 사건 통역사에게 미안하다고 했고, 이 사건 통역사는 괜찮다고 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그러나 원고가 제1차 문답조사 과정에서 한 진술은 이 사건 통역사를 잡아당기는 데에 사용한 손이 어느 쪽 손인지, 넘어질 뻔 했을 때 서로 부딪힌 부위가 어디이고, 당시 원고의 손이 닿은 부위가 어디인지 등 스스로 행동하였거나 실제로 경험한 사실에 관한 진술을 하는 경우에는 누락되기 어려운 세부사항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위 진술을 기초로 하여서는 당시 원고의 동작을 재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다. 또한 원고는 제1차 문답조사시 접촉된 부위가 가슴 부위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접촉된 부위가 상반신이고 어느 부위인지는 기억하지 못한다.'라고 진술하였고, 접촉된 부위가 엉덩이 부위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엉덩이는 아니고 앞쪽'이라고 진술하였는바, 불과 하루 전에 스스로 행한 행동 중 일부는 기억하고, 나머지 일부는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납득

질 뻔 했을 때 서로 부딪힌 부위가 어디이고, 당시 원고의 손이 닿은 부위가 어디인지 등 스스로 행동하였거나 실제로 경험한 사실에 관한 진술을 하는 경우에는 누락되기 어려운 세부사항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위 진술을 기초로 하여서는 당시 원고의 동작을 재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다. 또한 원고는 제1차 문답조사시 접촉된 부위가 가슴 부위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접촉된 부위가 상반신이고 어느 부위인지는 기억하지 못한다.'라고 진술하였고, 접촉된 부위가 엉덩이 부위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엉덩이는 아니고 앞쪽'이라고 진술하였는바, 불과 하루 전에 스스로 행한 행동 중 일부는 기억하고, 나머지 일부는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아)

원고는 제1차 문답조사시에는 '이 사건 경주마가 차는 행동을 할 것 같아서 이 사건 통역사를 잡아당겼다.'고 진술하였으나, 2024. 6. 22. 11:13 실시된 제2차 문답조사시에는 피고 소속 심판위원으로부터 과거 악벽이 있는 말 주변에 다른 사람이 서있었을 때에도 예방 차원에서 그를 잡아당기는 것과 같은 행동을 한 적이 있는지 질문을 받은 다음부터 이 사건 경주마가 당시 느닷없이 차는 행동을 하였다거나 뒷걸음질로 다가왔다는 진술을 추가하였다. 또한 원고는 제1차 문답조사시에는 균형을 잃었을 때 접촉된 부위를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하다가 제2차 문답조사시에는 균형을 잃으면서 원고의 오른손으로 이 사건 통역사의 몸을 짚었다고 진술하였으며, 2024. 7. 11. 개최된 이 사건 상벌위원회에서는 '당시 소리를 지르며 물러나라고 했다. 왼손 으로 이 사건 통역사의 팔을 잡아당겼으나 움직이지 않아 다리가 꼬여 넘어지면서 오른손이 이 사건 통역사의 명치 부위에 닿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사람의 기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소실되거나 흐려지는 것이 자연스러운데도 오히려 제1차 문답조사부터 이 사건 상벌위원회까지 거듭된 문답 과정에서 진술이 점차 구체적으로 변경되는 것은 이례적인 사정이다. 또한 원고가 제1, 2차 문답조사 및 이 사건 상벌위원회에서 한 진술들 중 이 사건 경주마의 축벽이 발현될 것 같다는 판단에 이른 경위, 이에 대응하여 한 행동이 이 사건 통역사를 잡아당긴 것인지, 이 사건 통역사를 제지한 것인지, '균형을 잃었다'고 표현한 상황의 구체적인 내용, 몸이 서로 부딪혔다는 진술과 원고의 오른손으로 이 사건 통역사의 몸을 짚었다는 진술이 동일한 상황을 가리키는 것인지, 이 사건 통역사에게 사과하였을 때 이 사건 통역사가 어떠한 반응을 보였는지등에 관한 부분은 모호하거나 일관성이 없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1, 2차 문답조사 및 이 사건 상벌위원회에서 한 진술에 이 사건 통역사의 진술 내용과 반대되거나 양립하기 어려운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의 신빙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자)

이 사건 C경주 종료 후 하마대에서 이 사건 경주마의 고삐를 잡고 있었던 제1 말관리사는 2024. 6. 19. 실시된 문답조사시 '이 사건 기수가 하마하고 안장을 해제할 때 이 사건 경주마가 까부는 것을 보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하여 '그때는 좀 덜까불었다. 아무래도 뛰고 들어오니까.'라고 답변하였고, '특별히 이 사건 경주마는 사람이 가까이 가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나.'라는 질문에 대하여 '그런 건 아니었다.'라고 답변하였으며, '우발적으로 이 사건 경주마가 뒷걸음질 한다든지 옆으로 따라간다든지 하는 상황이 특별히 기억나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대하여 '그렇다.'라고 답변하였다. 또한 이 사건 경주마의 안장을 해제한 제2 말관리사는 2024. 6. 19. 실시된 문답조사시 피고 소속 심판위원이 '원고의 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기수가 이 사건 경주마에서 내린 상황에서 이 사건 통역사에게 비키라고 하다가 뭔가 일어났다고 하는데, 그 상황을 목격하였는지'를 질문하자, '그런 건 못 보았다.'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진술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C경주가 종료된 후 하마대 부근에서 긴급하게 이 사건 통역사의 신체에 접촉하여 당기거나 제지해야 할 정도로 이 사건 경주마의 축벽이 발현되었다거나 발현될 우려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통역사는 자신의 등 뒤로 원고가 팔을 뻗어 왼팔 겨드랑이 아래로 왼손을 집어넣었다고 진술한 점, 제1 말관리사와 제2 말관리사는 모두 문답조사시 이 사건 통역사가 1,700m 경주에 출전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통역한 부분까지 들었다고 진술하였으나, 이 사건 기수가 하마하고 이 사건 경주마의 안장을 해제한 후에는 각자 다른 방향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제1 말관리사와 제2 말관리사가 신체접촉이 있었던 장면을 목격하지 못했다는 사정을 들어 원고가 한 진술의 신빙성이 높아지거나 이 사건 통역사가 한 진술의 신빙성이 낮아진다고 볼 수 없다.

다.

재량권 일탈 · 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1)

취업규칙이나 상벌규정에서 징계사유를 규정하면서 동일한 사유에 대하여 여러등급의 징계가 가능한 것으로 규정한 경우에 그 중 어떤 징계처분을 선택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한다고 할 것이지만, 이러한 재량은 징계권자의 자의적이고 편의적인 재량이 아니며 징계사유와 징계처분과의 사이에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균형의 존재가 요구되므로 경미한 징계사유에 대하여 가혹한 제재를 과하는 것은 징계권 남용으로서 무효라고 하여야 할 것인바, 이와 같은 징계권 남용의 판단 기준은 한국마사회가 그로부터 면허를 받은 조교사 또는 기수에 대하여 면허취소 · 정지 등의 제재를 과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5두8269 판결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갑 제6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제재양정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여 이 사건 제재처분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한국마사회법 시행령 제25조 제3항, 경마시행규정 제108조 제23호, 제101조 제1항에 의하면, 피고는 조교사의 품위유지의무 위반행위에 대하여 면허취소 또는 면허정지(제101조 제1항 제2호 참조), 조교정지(제101조 제1항 제3호 참조), 대부마방회수(제101조 제1항 제6호 참조), 과태금 부과(제101조 제1항 제7호 참조), 견책(제101조 제1항 제8호 참조)의 제재를 부과할 수 있고, 경마시행규정 제101조 제2항에서 정한 제재처분의 구체적인 내용에 비추어 보면,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조교사에 대해서는 면허취소의 제재처분이 가장 높은 단계의 제재에 해당하고, 견책의 제재처분에 이르기까지 위에서 열거한 순서에 따라 제재의 단계가 낮아진다고 할 것이다.

나)

피고는 2014. 9. 3. 여성 말관리사에 대한 강제추행의 범죄사실로 5,000,000원의 벌금형과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선고받은 조교사에 대하여 면허취소의 제재처분을, 2018. 7. 13. 여성 통역사에게 여러 차례 성희롱 발언을 한 조교사에 대하여 3개월 면허정지의 제재처분을, 2022. 10. 30. 여성 기수 대기실에 침입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1년의 징역형과 2년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조교사에 대하여 면허취소의 제재처분을 각 부과하였다. 이렇듯 피고는 경주마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성비위에 대하여는 면허정지 이상의 제재처분을 부과하였던바, 피고가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한 제재의 종류로 면허정지를 선택한 것이 자의적이라고 볼 수 없다.

다)

경마시행규정 제111조 제1항 본문은 "견책 이상의 제재처분을 받고 그 집행중에 있는 자 또는 그 집행이 종료된 후 1년 이내인 자가 견책 이상의 제재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해당 제재량의 2배까지 또는 1단계 위의 제재처분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는 원고에게, 2018. 5. 4. 개최운영위원에게 폭언을 하여 경마시행규정 제108조 제21호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과태금 5,000,000원의 제재처분을,2022. 1. 19. 피고 직원에게 폭언을 하여 경마시행규정 제108조 제23호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면허정지 12개월의 제재처분을, 2022. 5. 18. 개최운영위원에게 욕설을 하고 위협을 가하여 경마시행규정 제4조, 제108조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과태금 7,000,000원의 제재처분을, 2023. 10. 12. 개최운영위원을 상대로 욕설을 하고, 심판위원의 심의를 거부하여 경마시행규정 제4조, 제108조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면허정지 6개월(정지기간: 2023. 10. 26.부터 2024. 4. 25.까지)의 제재처분을 각 부과한 점, 원고는 위 6개월 면허정지 제재처분의 집행이 종료된 날인 2024. 4. 25.로부터 1년 이내인 2024. 6. 15. 다시 이 사건 비위행위를 저지른 점, 앞서 본 제재전력과 이 사건 비위행위의 내용, 이 사건 비위행위 후의 정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제재처분에 따른 면허정지 기간 12개월이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라)

경마시행규정 제101조 제2항 제4호는 "면허정지는 1개월 이상 12개월 이하로 하고 그 기간 중에는 조교사 · 기수로서 신분은 보유하나 직무의 종사를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조교사 직무 정지로 인한 수입 감소 등의 경제적 불이익은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제재처분에서 예정된 것이고, 원고가 마주들과 체결한 말위탁관리계약, 말관리사들 및 마방 소속 직원과 체결한 고용계약의 각 당사자로서 부담하게 될 책임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 역시 면허정지의 제재처분을 받은 조교사가 감수하여야 할 사정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마)

앞서 제3의 나.항에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비위행위가 안전사고 예방조치 과정에서 생긴 우발적인 사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원고의 경주마관계자 경력이나 평소의 소행, 근무태도 등 경마시행규정 시행세칙 제26조에서 제재양정의 참작사유로 정한 사정들은 이 사건 제재처분의 양정에 이미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원고가 과거 표창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원고의 현재 건강상태 등은 필수적인 제재 감경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제채처분이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하선화(재판장) 이학근 김태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