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판결
사건
2024고단2023
판결선고
2025. 9. 24.
범죄사실
피고인은 B단체 C연맹 D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 E본부 F국장인 사람이다.
피고인은 G, H, I, J, K, L, M 등 일대에서 활동하면서 철근콘크리트 시공업체들에게 조합원들을 고용하도록 요구하고, 조합원을 고용하지 않더라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4조 등에 규정된 근로시간 면제자 제도 및 복지비 적립 등의 내용이 담긴단체협약 등의 체결을 요구하면서 해당 건설공사 현장에 채용된 사실이 없이 임의로 선정된 노조간부, 상근직원들을 근로시간 면제자로 내세워 이들에 대한 급여(속칭 '전임비') 등을 교부받아 이를 조합 운영비로 사용하면서 그 중 대부분을 각자의 급여 명목으로 수령하여 왔다.
한편 ㈜N 등 피해자 회사를 포함한 철근콘크리트 시공업체들은 아파트, 오피스텔, 업무용 빌딩 등 고층의 철근콘크리트 건물을 시공하는 종합건설업체로부터 철근콘크리트 공정을 수급하여 이를 완성하는 사업을 영위하는데, 위 공정은 통상의 공사기간이 정해져 있어 공정의 완료에 따라 이후 다른 공정의 진행 여부가 결정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공사가 지연되어 예정된 공사기간을 준수하지 못하면 고액의 지체상금을 부담하거나 공사 지연으로 인한 원청 업체의 손실을 떠안게 되며, 향후 추가 공사를 수주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등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노동조합 활동 과정에서 철근콘크리트 시공업체들이 공사기간준수에 대한 압박을 느끼고 있음을 이용하여, 미리 경기 지역의 철근콘크리트 공정이 진행되는 공사현장을 파악한 후, 공사현장을 방문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 고용을 요구하고, 고용이 어려울 경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4조 등에 규정된 근로시간 면제자 관련 내용이 담긴 단체협약 등의 체결을 요구하여 피고인이 임의로 선정한 노조 간부, 상근 직원들을 명목상 근로시간 면제자로 지정한 후 이들에 대한 급여(속칭 '전임비') 등을 지급해 달라고 요구하여 왔다. 또한, 피고인은 이와 같은 요구가 거절되면 공사현장 앞에 집회신고를 하여 집회를 개최하거나,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계 법령의 위반 사항을 당국에 민원 · 진정 · 고발 접수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사를 지연시킬 듯 한 태도를 취하여 재산상 손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하는 방법으로 공정의 지연을 두려워하는 업체들로부터 전임비 등을 갈취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21. 9.경부터 같은 해 11.경까지 사이에 O 공사현장에서, 위 공사의 시공사인 P로부터 철근 · 콘크리트 공사를 도급받아 진행 중인 피해자 ㈜N의 현장소장 Q에게 위 공사 현장에서 소속 조합원을 채용할 것을 요구하고, Q이 조합원 채용이 어렵다고 답변하자 "현장에 비노조원 10명을 노조원으로 가입시키고 단협을 체결하자, 전임자도 지정해서 그 비용을 입금해달라"라고 요구하고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공사현장앞에서 집회를 개최하거나 관계기관에 각종 민원 · 진정 · 고발 등을 접수하여 공사를 방해할 것 같은 태도를 취하여 협박하였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Q을 협박하고, 이에 겁을 먹은 Q을 통하여 피해회사로부터 전임비 및 복지비 명목으로 2021. 12. 15.경 이 사건 노조 명의 R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1,461,270원을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위 일시경부터 2022. 5. 16.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6회에 걸쳐 합계 26,758,280원을 송금받아 갈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Q의 법정진술
Q, S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입건전조사보고서(전임비 및 복지비 입금내역 확인)
수사보고서(발생현장 실제 집회개최 노조확인), - 원표 리스트, 수사보고서(공사현장 주변 집회신고 및 개최사실 확인), - 집회신고서 접수증, 집회신고서 사본
수사보고서(피의자 명의 계좌 거래내용 확인), - 회신내역
지급내역, 명함사진 사본, 단체협약서(D노동조합), 통장사본, 이체확인증(N)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이 Q에게 이 사건 노조 조합원의 채용을 부탁한 사실은 있으나, Q을 공갈한 사실이 없고, 공소사실 기재 단체협약은 Q이 먼저 제안하여 체결된 것이라는 취지로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하였다.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하는데,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명시적인 방법이 아니더라도 말이나 행동을 통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떠한 해악에 이르게 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면 족하고, 피공갈자 이외의 제3자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할 수도 있으며, 행위자가 그의 직업, 지위 등에 기하여 불법한 위세를 이용하여 재물의 교부나 재산상 이익을 요구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요구에 응하지 않을 때에는 부당한 불이익을 당할 위험이 있다는 위구심을 일으키게 하는 경우에도 해악의 고지가 된다(대법원 2005. 7. 15. 선고 2004도1565 판결, 대법원 2013.4. 11. 선고 2010도13774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Q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다른 노조원들과 함께 공사현장에 찾아와서 자신을 F국장이라고 소개하며 명함을 주었다. 피고인은 공사현장에 노조원을 채용할 것을 요구하였는데, 만약 노조원을 채용하지 않을 경우 공사현장에서 집회를 하거나, 민원 · 진정 · 고발 등을 접수하겠다면서, 집요하게 찾아와 협박을 하였다. 이에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전임비를 지급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피해사실에 관하여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였고, 위 진술은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어 신빙성이 있으며, 달리 피해회사가 단순한 호의 내지 선의로 적지 않은 금액의 돈을 교부할 별다른 이유도 없어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 조합원 채용을 요구하며 Q을 만나러 다닌 기간 중 이 사건 노조 명의로 집회신고가 된 사실이 있고, 실제로 2021. 12. 13. 이 사건 공사현장 입구 근처에서 이 사건 노조원 20명이 참가한 집회가 개최되었던 것으로 보아, 피해회사 측에서는 집회 등으로 공사가 방해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전임비 등을 지급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Q의 진술에 의하면 전임비 등을 수령한 사람은 피고인이고, 실제로 피해회사는 공소사실 기재 전임비의 상당액(25,297,010원)을 피고인 명의 계좌로 입금한 점, ④ 노조원을 실제로 채용함이 없이 단체협약체결을 빌미로 전임비 등 명목의 금원을 지급받은 것을 두고 정당한 노조활동이라고 할 수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회사에 해악을 고지하여 돈을 지급받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50조 제1항, 징역형 선택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사회봉사명령
형법 제62조의2
양형의 이유
아래와 같은 정상들 및 피고인의 나이, 환경, 성행, 가족관계, 건강상태, 범행의 경위와 동기,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불리한 정상: 이 사건 범행은 단체협약 체결 등 노동조합활동을 빌미로 피해회사로부터 상당 기간에 걸쳐 26,758,280원에 이르는 돈을 갈취한 것이다. 이러한 범행은 불필요한 건설비용을 지출하게 하여 최종적으로는 일반 시민들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 건전하고 성실한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공정한 경쟁 질서를 근본적으로 해치고 정당한 노동조합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와 불신을 일으키기도 하는 등 사회적 폐해도 적지 않아 그 죄질이 불량하다. 피해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피해회사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하였다.
유리한 정상: 피고인이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다.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취득한 이익은 비교적 크지 않다.
판사 이고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