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관계
피고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골목상권 등 상인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사업을 통하여 소상공인의 경영안정과 성장을 도모하고 전통시장, 골목상권 등 상권의 활성화 및 지역경제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2019. 9. 10. 설립된 재단법인이다.
원고는 2019. 11. 2. 피고에 입사하여 2급 C팀장으로 근무하던 자이다.
원고 행위에 대한 신고
원고를 포함한 피고 소속 직원들은 2022. 11. 11.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가 실시한 2022년 행정사무 감사를 마치고 수원 시내 'D' 식당에서 회식을 하였다.
위 회식 자리에서 발생한 사건 등과 관련하여 2022. 11. 16. 원고에 대한 성희롱 · 성폭력 조사신청서가 피고에 제출되었다. 피고 노동조합은 같은 날 경기도청 감사실에 긴급조사를 요청하는 내용의 공익신고서를 제출하였다.
피고는 2022. 11. 17. 원고에게 이메일로 자택 대기명령을 내리면서 '조사 및 절차 완료 시까지 B 임직원과 소통금지'할 것을 명하였다.
원고에 대한 조사
피고는 2022. 11. 18. 원고에 대한 신고내용을 조사하기 위해 외부 전문조사관을 선정하였고, 이를 통해 2022. 11. 21.부터 2022. 12. 2.까지 신고인, 피해자, 목격자, 원고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었다.
피고는 2022. 12. 16. '성희롱 · 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이하 '고충심의위원회'라고 한다)를 개최하였고, 2022. 12. 20. 이메일로 원고에게 '조사결과 및 성희롱 · 성폭력고충심의위원회 심의결과 통보서'를 전달하였다. 위 통보서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에 대한 해고
2022. 12. 22. 14:00경 E조합 F에서 징계위원회가 개최되었고, 이 자리에서 원고에 대한 '중징계(해임)'가 의결되었다. 피고는 2022. 12. 23. 원고에게 징계의결서 및 징계처분사유설명서를 전달하였는데, 징계의결서에 기재된 해임 이유는 아래와 같다.
원고는 2023. 1. 6. 피고에게 재심의를 신청하여, 2023. 1. 18. 2차 징계위원회가 개최되었다. 2차 징계위원회에서는 '조사 결과 해임 수준의 징계가 적합하다는 근거가 충분함'이라고 판단하고 '중징계(해임)' 결정을 하였다.
피고는 2023. 1. 19. 자로 원고를 해고하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원고에게 해고통보서를 전달하였다. 해고통보서의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하 해고통보서에 기재된 징계사유를 순번에 따라 '이 사건 제○ 징계사유'라 하고, 이를 통틀어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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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2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4, 8, 9, 18 내지 21, 24, 25, 27, 34 내지 36, 39 내지 4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해자들에 대하여 성희롱을 한 사실이 없으므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사건 해고는 다음과 같은 사유로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하거나 피고의 징계 관련 규정을 위반하여 위법하다.
징계의결서, 징계처분사유설명서, 해고통보서 등에 기재된 징계사유는 모두 막연하고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일시, 장소, 피해자가 제대로 특정되지 않았다.
피고는 신고인들의 조사신청서에 기재되지 않은 사유에 대해서까지 조사하여 징계사유에 포함하였다.
원고는 소통금지 명령으로 인해 다른 직원과 접촉하는 것을 차단당하여 유리한 증거를 수집하지 못하였다.
징계위원회에서 외부위원이 징계위원장이 되고, 외부위원이 내부위원보다 많으며, 제척대상인 위원이 징계에 참여하였고, 원고에게 불이익을 줄 의도로 인사위원회가 아닌 징계위원회가 개최되었다.
원고에게 징계위원과 기피권에 대해 사전에 고지하지 않아 기피권을 침해하였다.
징계위원회 개최 후 원고에게 징계의결요구서 사본을 송부하지 않았다.
고충심의위원회에서 중징계를 결정하여 이후 징계위원회 결정에 영향을 주었다.
원고에게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되더라도 부주의에 의한 실수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경미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징계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다.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다음날인 2023. 1. 20.부터 이 사건 소제기일인 2023. 12. 11.까지 원고의 임금상당액 98,957,62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이 사건 해고의 무효 여부
이 사건 각 징계사유의 존부에 대한 판단
관계 규정 및 관련 법리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2조는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정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고 있고, 같은 법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 ·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같은 법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 비고는 "성희롱 여부를 판단하는 때에는 피해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하되,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이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문제가 되는 행동에 대하여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하였을 것인가를 함께 고려하여야 하며, 결과적으로 위협적 · 적대적인 고용환경을 형성하여 업무능률을 떨어뜨리게 되는지를 검토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될 경우 성희롱이 성립한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6, 7, 19호증, 을 제5, 6, 7, 10 내지 17, 26, 28, 29, 31 내지33, 37, 38, 43, 44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는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동을 한 것으로 인정되고 이는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동으로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여 징계사유로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제1 징계사유
참고인1은 원고가 신고인1의 얼굴을 잡고 신고인1의 왼쪽 볼에 뽀뽀를 하고, 참고인1이 원고에게 "팀장님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라고 하였음에도 원고는 "왜 나 이렇게 했어"라고 하면서 똑같은 행위를 반복하였다고 하는 등 당시 원고의 행동을 자세히 진술하고 있는데, 이는 직접 경험하지 않았으면 진술하기 어려운 내용으로 보인다. ② 참고인1은 조사과정에서부터 이 사건 재판에 이르기까지 당시 상황을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참고인1뿐만 아니라 참고인2도 동일한 장면을 목격하고 이후 원고의 행동을 주시하면서 동영상을 촬영하기도 하였다.
위 목격자들의 진술 내용, 당시 목격자들이 보인 행동, 이후 원고의 비위행위를 피해자들에게 알리게 된 경위를 보더라도 경험칙에 비추어 특별히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보이지 않고, 원고의 비위행위를 허위로 꾸며내거나 원고를 모함할 지위에 있다거나 달리 그러한 동기를 의심할 만한 정황도 존재하지 않는다.
한편 원고는 2022. 11. 11. 회식 자리에서 이 사건 제1, 2, 4 징계사유와 같은 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당시 원고는 평소 음주량보다 2배나 가까운 술을 마시고 만취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으므로 감사규정 제37조 제5항에 따라 내부종결 처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조항은 지방공무원법 제73조 제3항에 따라 수사기관이 직원에 대한 범죄사실을 피고에게 통보하였으나 추후 '죄가 없음' 결정이 내려지는 경우의 처리에 관한 것으로, 이 사안에 적용되는 규정이라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제2 징계사유
당시 CCTV영상을 통해서도 원고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신고인2에게 몸을 밀착하는 상황이 확인된다.
참고인2, 참고인5, 참고인7을 비롯한 다수 목격자가 원고가 신고인2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신체접촉을 하는 상황, 원고가 신고인2에게 "내가 신고인2를 엄청사랑하지 내가 엄청 좋아하는 것 알지?"라고 하여 신고인2가 불쾌감을 드러낸 상황, 신고인2가 울면서 나가는 상황을 목격하였다.
이 사건 제3 징계사유
목격자가 조사관에게 제출한 동영상을 통해서도 징계대상 행위인 원고의 행동이 확인된다.
참고인1은 "저는 식당에서 바로 나와서 원고가 2차 가자고 신고인1의 어깨동무를 하고 있어서 제가 서로 같이 2차를 안 가게 자리를 정리했다"고 하고, 참고인2는 "각자 나가서 원고가 신고인1이랑 ○○○ 과장이었나 양쪽에 끼고 어깨동무를 하고 2차 장소를 가려고 해서 참고인1한테 신고인1을 데려오라고 해서 신고인1을 원고와 떼어놓아 데려오고"라고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이 사건 제4 징계사유
피해자1은 차량 운전을 위해 당시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였고, 당시 원고가 어깨에 손을 감싸거나 계속 팔을 잡으며 소지하고 있는 지폐를 꺼내 보여주고 술을 마시러 가자고 한 상황, 다음 업무일에 자신의 상급자가 원고의 행동으로 인해 놀라지 않았냐고 하며 위로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다.
참고인 10도 "그거는 봤다. 피해자1의 팔을 잡았는데 어깨동무를 했는지바로 그렇게 제게서 좀 떨어진 자리에서 얘기를 했고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하여 당시 목격한 상황에 대하여 진술하였다.
이 사건 제5 징계사유
원고는 2022. 10. 25. 신고인3의 차를 타고 귀가하면서 대화하던 중 차량의 블랙박스 선을 뺀 행위에 대해서 인정하고 있다.
밀폐된 공간 안에서 술에 취한 원고가 급작스럽게 상식적이지 않은 행위를 하여 신고인3으로서는 당혹스러움과 상당한 두려움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이는 신고인3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행동으로 보인다.
이 사건 제6, 7 징계사유
원고는 "애인 생겼어?" 등의 표현은 사용한 기억이 없다고 하면서도 신고인3의 외모 평가를 한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 신고인3을 칭찬하려는 의도에서 한 행동이라고 주장한다.
신고인3은 실제 경험하지 않았으면 하지 못할 정도로 구체적으로 당시 상황을 진술하고 있으며, 다른 직원 또한 해당 장면을 목격하였거나 신고인3으로부터 원고 행위에 대한 전해 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행위는 타인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대상화하는 발언으로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언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 제8, 10 징계사유
원고는 피해자2에게 단축키를 알려준 사실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 사건 제8, 10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발언을 한 사실에 대해서는 부정한다.
피해자2가 2021. 10. 14. 동료직원과 원고의 피임 관련 발언에 대하여 불쾌감을 느꼈다는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은 점, 2022년 제1차 노사협의회에서도 이 부분 원고의 발언이 문제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2가 원고 행위에 대해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이 부분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언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남성 상급자인 원고가 당시 장소와 상황에 맞지 않게 성적인 사실관계를 묻거나 성적인 내용의 정보를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행위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이 사건 제9 징계사유
원고는 2022. 9.경 피해자2의 목에 걸려 있는 사원증을 손으로 잡아당긴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피해자2는 조사관에게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로 불쾌하고 불편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남성 상급자인 원고가 피해자2의 신체에 밀착한 사원증을 잡아당기는 것은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로 보인다.
이 사건 제11 징계사유
원고는 피해자4에게 2022. 9.경 "너도 호빠 갈 돈 아끼면 골프 칠 수 있어"라는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나, 피해자4가 2022. 9. 14. 원고의 위와 같은 발언과 관련하여 동료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가 확인되는 점, 피해자4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 내용을 볼 때 원고가 피해자4에게 위와 같은 말을 했다고 인정할 수 있다. ② 원고의 발언은 피해자4를 남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방문한 여성으로 칭한 것으로 피해자4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언행으로 볼 수 있다.
절차적 하자에 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에는 징계절차상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징계사유 불특정으로 방어권을 침해받았다는 주장
성비위행위의 경우 각 행위가 이루어진 상황에 따라 그 행위의 의미 및 피해자가 느끼는 불쾌감 등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징계대상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각 행위의 일시, 장소, 상대방, 행위 유형 및 구체적 상황이 다른 행위들과 구별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다수를 상대로 하여 복수의 행위가 존재하고, 징계대상자가 그와 같은 행위 자체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경우에도 징계사유의 서면 통지 과정에서 개개의 행위를 모두 구체적으로 특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2. 1. 14. 선고 2021두50642 판결 참조). 각 징계혐의사실이 서로 구별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어 있고, 징계대상자가 징계사유의 구체적인 내용과 피해자를 충분히 알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징계대상자에게 피해자의 '실명' 등 구체적인 인적사항이 공개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징계대상자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지장이 초래된다고 볼 수 없다. 특히 성희롱 피해자의 경우 2차 피해등의 우려가 있어 실명 등 구체적 인적사항 공개에 더욱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2두33323 판결 등 참조).
고충심위위원회 개최 전 진행된 조사과정에서 외부 전문조사관은 원고의 비위행위를 각각 구분하여 원고에게 개별적으로 질문하고 이에 대한 답변을 기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조사관의 질문지를 토대로 스스로 미진했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하여 추가적으로 의견서를 제출하거나 요청사항에 대해 피고에게 검토를 요청하기도하였다. 원고는 조사과정에서부터 변호인을 선임하여 징계절차에 대응하였고, 징계위원회에서도 일부 행위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면서도 "조사를 받는 내용은 알고 있습니다"라고 답하기도 하였다. 이를 고려할 때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서, 징계처분사유설명서에 원고의 징계사유가 다소 개괄적으로 적혀있었다 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대하여 충분히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징계사유 불특정으로 방어권을 침해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조사신청서에 기재되지 않은 사안에 대한 조사가 위법하다는 주장
신고인1, 2, 3은 자신들이 피해자이거나 직접 관련된 이 사건 제1 내지 3, 5 내지 7 징계사유에 대하여 조사신청서를 작성하였고, 이후 외부 전문조사관의 조사과정에서 추가 피해가 확인되어 이 사건 제4, 8 내지 11 징계사유가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 나) B 성희롱 · 성폭력 예방 및 방지 지침(이하 '피고 성희롱 · 성폭력 예방지침'이라 한다) 제12조 제2항은 다른 징계사유와 달리 성희롱 · 성폭력에 대하여 "신청서를 접수한 날로부터 신속하게 조사를 실시하여야 하며, 20일 이내에 조사를 완료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성비위행위의 심각성과 피해자 보호의 필요성을 감안하여 특별 규정을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성희롱의 경우 오히려 조사신청서에 기재된 사항에 대해서만 조사를 실시하도록 하고 이에 한정하여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다면 조사 제도를 둔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신고내용에 한하여서만 조사하여야 한다고 볼 근거가 없다.
전 직원 소통금지 명령으로 방어권을 침해받았다는 주장
피고는 2022. 11. 17. 원고에게 조사 및 절차 완료시까지 피고의 모든 직원과의 소통을 금지하였는데, 원고는 위 조치로 인하여 피고 직원들과 접촉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제한되어 방어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한다.
원고에 대한 조사는 원고를 대기발령한 상태에서 외부 전문조사관 주도 하에 신고인, 피해자의 신원과 조사 내용을 비밀로 유지한 상태에서 진행되었고 조사 참여자들에게도 관련 내용을 제3자에게 발설하지 못하도록 보안서약서를 제출받기도 하였다. 원고가 피고 내 상당한 고위직으로 다른 직원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와 같은 조치는 피해자들에 대한 2차 피해를 막고 조사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보이고, 원고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약하여 위법한 정도라 보기 어렵다.
징계위원회 구성 및 개최가 위법하다는 주장
피고 감사규정 제25조 제1항은 "징계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5명으로 구성한다", 제2항은 "징계위원회 위원장은 인사담당 본부장이 되고, 위원 2명은 소속직원을 선임하며, 2명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인사관리를 위하여 감독기관 및 민간전문가로 위촉한다"고 정하고 있다. 원고는 인사담당 본부장이 아닌 외부위원이 징계위원장이 된 점, 징계위원회가 내부위원 2인과 외부위원 3인으로 구성되어 외부위원이더 많은 점, 일부 위원이 제척사유가 있음에도 징계 결정에 참여한 점, 원고와 갈등관계에 있는 노동조합 조합원이 징계위원으로 참여하도록 인사위원회가 아닌 징계위원회를 개최한 점에서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인사담당 본부장 G은 원고의 직속상관임을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피고 감사규정은 위원장이 스스로 회피한 경우에 대하여 정하고 있지 않다. 이에 피고는 지방공무원법 등을 참고하여 외부위원을 위원장으로 하여 징계위원회를 구성한 것으로 보이고, 단지 외부위원이 징계위원장을 맡거나 결과적으로 5인의 징계위원 중 외부위원이 3인이 되었다고 하여 피고 규정에 반하거나 달리 원고에게 불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서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1차 징계위원회 위원 H, I, 2차 징계위원회 위원 J에게 감사규정 제28조에 따른 제척사유가 있다거나, 피고가 원고와 적대적인 노동조합 조합원을 징계위원으로 참여시킬 의도로 인사위원회가 아닌 징계위원회를 열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징계위원 및 기피신청권 미고지로 기피권을 침해받았다는 주장
피고 감사규정 제28조 제2항은 "징계혐의자는 위원장 또는 위원 중에서 불공정한 의결을 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시유가 있을 때에는 그 사실을 서면으로 소명하고 기피를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기피권 행사의 전제로서 피고가 사전에 원고에게 기피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고지하고, 징계위원에 대한 정보를 주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고는 징계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위원을 확인하고 기피신청을 할 수 있었음에도 기피신청을 하지 않았고, 2차 징계위원회에서는 기피신청을 할 위원이 있느냐는 질문에 명시적으로 없다고 답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징계절차에서 징계위원의 명단을 사전에 제공하거나 기피의사를 확인하여야 한다는 명시적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고 내 원고의 지위를 고려할 때 징계위원을 사전에 고지하는 것이 징계절차의 공정성을 위해 적절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 절차에서 원고의 기피권이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징계의결요구서 사본 미송부가 위법하다는 주장
피고 감사규정 제29조 제3항은 "징계의결요구권자는 징계의결요구와 동시에 제2항의 징계의결요구서 사본을 징계혐의자에게 송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피고가 원고에게 징계의결요구서 사본을 송부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기는 하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은 징계혐의자로 하여금 자신이 어떠한 사유로 징계의결이 요구되었는지를 사전에 알게 함으로써 인사위원회에서 적절하게 방어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게 하려는 것이므로, 징계의결요구서 사본의 송부 없이 진행된 징계절차라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징계혐의자의 방어권 준비 및 행사에 지장이 없었다거나 징계혐의자가 이의 없이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하였다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3. 6. 25. 선고 92누17426 판결, 대법원 1993. 12. 14. 선고 93누14851 판결 등 취지 참조). 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기 전 조사관을 통하여 자신의 징계사실에 대하여 고지받았을 뿐만 아니라 추가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하였고, 고충처리위원회에 참석하여 소명기회를 부여받고 이후 고충처리위원회의 심의결과통보서를 송부받기도 하였다. 원고는 자신이 어떠한 사유로 징계절차에 회부되었는지를 알고 있어 징계위원회에서 자신을 방어하는 데 지장이 없었다고 보기에 충분하므로 징계의결요구서 사본의 송부 없이 진행된 징계절차라고 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고충심의위원회에서 중징계로 결정한 것이 위법하다는 주장
피고 성희롱 · 성폭력 예방지침 제16조 제4항은 고충심의위원회가 성희롱 · 성폭력행위 여부를 판단하도록 정하고 있고, 감사규정 제29조는 경징계와 중징계로 구분하여 징계의결을 요구하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고충심의위원회는 성희롱 행위 여부를 판단하면서 징계에 관한 의견을 밝혀 조사대상자를 징계절차에 회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고, 이와 달리 고충심의위원회는 성희롱 해당 여부만을 판단할 뿐 징계에 관한 의견을 밝히는 것이 위법하다고 볼 근거가 없다.
징계양정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러므로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그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 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 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24. 6. 13. 선고 2024다226313 판결 등 참조).
한편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보아 어떠한 성희롱 행위가 고용환경을 악화시킬 정도로 매우 심하거나 또는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경우 사업주가 사용자책임으로서 피해근로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성희롱 행위자가 징계해고되지 않고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성희롱 피해근로자들의 고용환경을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으므로,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아 내린 징계해고처분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게 징계권을 남용하였다고 보아서는 아니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갑 제27호증, 을 제2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사회통념상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인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해고에 징계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의 감사규정 별표1 징계양정기준은 성희롱에 대하여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파면이나 해임, '비위의 정도가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해임을 하도록 정하고 있다. 또한 위 규정 제39조 제1항은 "성폭력 범죄, 성매매, 성희롱에 대하여는 징계를 감경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으며, 피고 성희롱 · 성폭력 예방지침 제18조 제1항은 "원장은 성희롱·성폭력에 해당한다고 인정될 경우 행위자에 대하여 무관용의 원칙에 따라 징계 등 제재절차가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원고는 C팀 전체를 총괄하는 자로 피고 내 직원들의 성폭력 · 성희롱을 방지하도록 노력하고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지위에 있다. 그럼에도 자신보다 하급자들인 피해자들을 상대로 다수 성희롱을 하여 자신에게 부여된 신뢰와 임무를 져버렸으므로 비위의 정도가 중대하다.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피해자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직장 내 근로환경을 악화시키는 중대한 비위행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어 피고의 명예가 크게 손상되었다. 이로 인해 원고와 피고 및 피고 내 구성원들 사이의 근본적 신뢰관계가 깨어진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종전과 동일한 지위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관련자들의 구체적인 진술이 나와 있거나 영상을 통해 확인되는 일부행위들에 대하여도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성적 의도가 없고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변명하는 취지로 현재까지 일관하고 있어, 자신의 잘못을 충분히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원고는 과거에도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이유로 신고인2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고, 노사위원회에서도 원고의 발언이 지적되는 등 성차별적 언행으로 직원들로부터 수차례 주의를 받은 사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다수 피해자에게 성희롱 행위를 하여 복귀할 경우 같은 행위가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편 원고는 조직개편을 통해 특정인을 채용하려는 목적으로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를 사실이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절차상 하자도 존재하지 않으며, 징계양정이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거나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무효라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징계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금전지급청구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석(재판장) 이진규 박용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