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관계
원고 및 피고 B는 평택시 소재 E병원의 직장동료이고, 피고 C은 F상담소의 소장이며, 피고 D은 위 E병원의 행정부원장이다.
이 사건 형사사건 등의 경위
원고는 2013. 11. 12. 피고 B를 비롯한 직장동료들과 회식을 하고서,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하여 피고 B를 그녀의 거주지 앞까지 데려다주었는데, 위 승용차 안에서 피고 B의 가슴을 만지고 키스를 하였다.
한편, 피고 B는 2013. 12. 19.경 위 사실에 대하여 원고를 준강제추행의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소를 하였으나, 원고는 2014. 3. 21. 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으로부터 '혐의 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받았다.
원고의 사직서 제출 경위
원고는 2001. 8. 1. E병원에 입사하여 매년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응급의료센터 팀장대리로서 근무하다가, 2013. 12. 17.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퇴사하였다.
청구취지
피고 B는 원고에게 3,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고, 피고 C, D은 피고 B와 각자 원고에게 각 1,5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판결
사건
2014가단7839
판결선고
2014. 12. 19.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 10, 11, 12호증, 제15호증의 15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원고가 피고 B에 대한 강제추행의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피고 B가 원고로부터 합의금을 받아내기 위해 원고를 준강제추행으로 무고하였으므로, 피고 B는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고, 원고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명목으로 3,0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판단
고소·고발 등을 함에 있어 피고소인 등에게 범죄혐의가 없음을 알았거나 과실로 이를 알지 못한 경우 그 고소인 등은 그 고소·고발로 인하여 피고소인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인바, 고소인 등의 고의 또는 과실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표준으로 하여 기록에 나타난 모든 증거와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이때 피고소인이 혐의 없음 처분을 받거나 기소된 후 무죄의 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여 그 혐의 없음 처분 또는 무죄라는 형사판결 결과만으로 그 고소인 등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다고 바로 단정할 수는 없고, 그 고소가 권리의 남용이라고 인정될 수 있는 정도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이 아닌 이상, 고소인의 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대법원 1996. 5. 10. 선고 95다45897 판결,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다29481 판결, 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6다46360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 B가 원고를 준강제추행의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소를 하였으나, 원고가 '혐의 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갑 제2, 3, 11, 1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고소는 수사기관에 수사개시의 단서를 제공하는 것에 불과하고, 고소로 인하여 피고소인의 범죄 혐의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설령 위 고소로 인하여 피고소인이 수사를 받은 후 협의 없음 처분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위 고소에 대하여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 이상 고소인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거나 위 고소로 인하여 피고소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② 원고가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피고 B에게 키스 등을 시도한 직후 '난 더 이상 여기서 너한테 뭐라고 변명을 해도 죽을죄고 어떻게 해서라도 너한테 미안하고, 난 진짜 후회하고 진짜진짜 미안해, 내가 진심으로 미안하다'라고 말하면서 사과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수사기관은 원고에게 범죄 혐의가 있다는 점에 의심이 들기는 하나, 피고 B가 당시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거나 피해자로서의 행동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정도 있다는 이유로 혐의 없음 처분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 B의 형사고소가 권리의 남용이라고 인정될 수 있는 정도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B의 불법행위를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 C이 피고 B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듣고서 비밀엄수의무를 위반하여 원고의 직장 상사인 피고 D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었고, 그로 인하여 결국 원고가 위 직장에서 실질적인 해고를 당하게 되었으므로, 피고 C은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고, 원고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명목으로 1,5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판단
갑 제7호증,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F상담소는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따라 설치되어 여성가족부, 경기도, 평택시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고, 피고 C은 2011. 2.경부터 위 상담소의 소장으로 근무하는 사실, ② 피고 B가 2013. 11. 29. F상담소를 방문하여 피고 C으로부터 자신의 피해사실에 관한 상담을 받으면서 '원고가 E병원을 그만두고 처벌받기를 원한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당시 피고 C은 피고 B에게 증거들을 확보하여 신중하게 형사고소를 결정하도록 조언하면서 직장동료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니 E병원 관계자에게 피해사실을 알릴 것인지에 관한 의사를 확인한 사실, ③ 그 후 피고 C은 2013. 12. 3. 피고 B로부터 형사고소 의사와 함께 E병원 행정부원장인 피고 D에게 피해사실을 알려달라는 부탁을 받고서, 그 다음날 피고 D에게 위 피해사실을 알려준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먼저 피고 C의 직무상 비밀엄수의무 위반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30조는 성폭력상담소장 등에게 그 직무상 알게 된 비밀에 대하여 누설을 금지하는 비밀엄수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나, ㉠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조는 '이 법은 성폭력을 예방하고 성폭력피해자를 보호·지원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점, ㉡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는 성폭력상담소의 업무로서, 성폭력피해의 신고접수와 이에 관한 상담(제1호), 성폭력행위자에 대한 고소와 피해배상청구 등 사법처리절차에 관하여 대한법률구조공단 등 관계 기관에 필요한 협조 및 지원 요청(제5호) 등을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30조에서 비밀엄수의무를 규정한 입법목적은 "성폭력상담소장 등이 성폭력피해자에 대한 상담 및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알게 된 피해사실을 누설함으로써 피해자에게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그 피해사실에 있어 가해자는 비밀엄수의무의 보호대상 내지 그 비밀의 주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 C이 피고 B의 부탁으로 원고의 직장인 E병원에 그 피해사실을 알렸다는 사실만으로는 위 규정에 따른 비밀엄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설령 피고 C이 원고의 직장인 E병원에 피고 B의 피해사실을 알린 행위가 위 비밀엄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보더라도, 위 인정사실 등에 의하면, 성폭력상담소 소장인 피고 C은 피고 B의 성폭력피해에 관한 상담을 하면서 직장동료 사이에서 벌어진 사건이므로 직장에 신고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서,<1> 피고 B의 부탁에 따라 E병원 측에 그 피해사실을 알려주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그 행위에 위법성 내지 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 C의 불법행위를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의 피고 D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원고가 피고 B에 대한 강제추행의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피고 D이 원고에게 피고 B와 합의할 것을 종용하면서 직장에서도 사직할 것을 강요하는 등 해고 사유가 없음에도 실질적인 해고에 이르게 하였으므로, 피고 D은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고, 원고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명목으로 1,5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판단
을다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3. 12. 17. E병원에 '개인사정으로 인하여 2014. 1. 20.자로 사직하겠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 D이 원고에게 위 사직서를 제출하도록 강요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갑 제8, 9호증의 각 기재만으로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D의 불법행위를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중표
각주1)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4조의2, 제25조, 동법 시행령 제18조 등에 의하면, 직장 내 성희롱이 발생된 경우 피해자는 사업주에게 고충신고를 할 수 있고, 사업주는 그 사실이 확인된 경우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조치를 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