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3. 6. 23. 피고 주식회사 C(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현재까지 근무중이고, 피고 B은 2015. 4. 2.부터 2020. 2. 27.까지 사이에 경비용역업체 주식회사 D에서 피고 회사에 파견되어 경비원으로 배치되어 일하였다.
피고 B은 2021. 2. 5. ‘2018. 1. 초 10:00경 피고 회사 경비실에서 라디오를 듣던 중 원고로부터 라디오 소리를 줄여달라는 요청을 듣자 화가 나, 원고가 앉아 있는 책상 옆에 있던 책상 위의 유리를 망치로 내려쳐 그 파편이 원고의 몸에 튀게 하여 원고에게 폭행을 가하였다.’는 범죄사실(이하 ‘이 사건 폭행’이라 한다)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아 그 무렵 확정되었다(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0고단1669호. 이하 ‘이 사건 형사사건’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피고 B은 2018. 1. 초 원고에게 이 사건 폭행을 가하였다.
피고 B은 2017. 3.경부터 2020. 2. 27.경까지 피고 회사에 근무하면서 원고를 지속적으로 괴롭혔다.
따라서 피고 B은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및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위반에 따른 위자료 30,000,1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 회사는 피고 B의 사용자로서 사용자책임을 부담하므로 피고 B과 공동하여 원고에게 30,000,1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회사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회사는 원고가 피고 회사를 상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이 사건 소 중 피고 회사에 대한 부분은 중복제소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을나 제1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21. 9. 14. 피고 회사를 상대로 ‘원고가 피고 회사에 근무하면서 발생한 상지 및 양측 상지, 손목 및 팔꿈치 부위에 여러 근골격계 질환 및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 발생하였고 산업재해에 따른 요양신청 이후 피고 회사가 불이익한 처우를 하였으며, 피고 B의 직장내 괴롭힘 사건이 있었으나 피고 회사가 개선조치를 하지 않았는바 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1조의2를 위반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소를 제기한 사실이 인정된다(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1가단64250호).
그런데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이 사건 소는 피고 B이 원고에게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함을 전제로 하여 피고 회사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로서 위 사건과는 그 소송물이 서로 다르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피고 회사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원고의 이 사건 폭행 관련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B이 2018. 1.경 원고에게 이 사건 폭행을 가하였는바 피고 B의 이 사건 폭행은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하므로, 피고 B은 원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할 것이다.
피고들은 이 사건 소는 이 사건 폭행이 있었던 2018. 1.경부터 3년이 경과한 후 제기되었으므로, 원고의 청구 중 이 사건 폭행 부분에 대한 위자료 청구는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한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민법 제766조 제1항에 따라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하고, 여기에서 손해를 안다는 것은 현실로 손해가 발생한 것을 안 경우뿐만 아니라 손해발생을 예견할 수 있을 때를 포함한다. 이 사건 폭행은 2018. 1.경 있었고 원고는 그 무렵 자신에게 발생한 손해와 가해자를 알았다고 할 것인데, 원고의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인 2021. 9. 14. 비로소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이 사건 소 제기 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폭행에 관한 피고 회사의 사용자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나, 설령 피고 회사의 이 사건 폭행에 관한 사무집행관련성을 인정하여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폭행에 따른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불법행위일인 2018. 1.경부터 3년이 도과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피고 회사의 항변이 앞서 피고 B의 항변에 관한 판단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타당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국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폭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의 이 사건 폭행 이외의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면, 이는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서 피해 근로자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 갑 2, 3, 6, 7, 9호증의 각 기재, 갑 제4호증의 영상에 의하면, ① 피고 B이 2020. 1. 20.경 원고의 책상이나 근무하는 장소에 콧물을 튀긴 사실, ② 원고가 2020. 1. 29.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를 상대로 하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평택지청에 ‘원고가 2017. 3.경부터 피고 B에게 괴롭힘을 당하여 피고 회사에 개선을 요구하였으나 개선된 바가 없다.’는 취지로 진정을 제기한 사실(이하 ‘이 사건 진정사건’이라 한다), ③ 이 사건 진정사건의 담당 근로감독관이 2020. 2. 26. ‘피고 B이 2020. 1. 20.경 원고의 책상에 콧물을 뱉은 행위 등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되고, 이에 따라 피고 회사에 개선지도(권고)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내사보고를 작성하여 같은 날 피고 회사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는 내용의 개선지도를 송부한 사실, ④ 피고 B이 2020. 2. 27. 주식회사 D에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 ⑤ 피고 회사가 2020. 3. 13. ‘원고가 제출한 영상을 근거로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하여 피고 B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회의록을 작성하였으며 중부지방고용노동청 평택지청에 피고 B을 다른 경비원을 교체하였다.’는 내용의 회신을 보낸 사실, ⑥ 피고 회사가 2020. 3. 19. ’피고 B에 대한 귀책을 인정하며 피고 B을 교체하는 것으로 종결 처리하고, 2020. 상반기에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교육을 실시한다.‘는 내용의 징계 회의를 한 사실, ⑦ 원고가 2020. 3. 4.경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면서 ’직장내에서의 직간접적 괴롭힘이 너무 힘들다. 자살 및 나를 모욕한 회사 사람들에 대한 살의가 든다.‘고 진술하였고 이에 따라 담당의료진이 원고에게 자타해 위험이 있어 입원을 권유하였으며 같은 날 그와 같은 내용의 진단서가 발급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앞서 든 증거, 갑 제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 즉 ① 피고 B이 2019. 9. 16. 내지 2019. 9. 17. 원고의 의자 위에 모래를 뿌리거나 흙발자국을 남기거나 가래침과 콧물을 뱉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점, ② 이 사건 진정사건 당시 피고 회사 담당자 또한 피고 B이 2020. 1. 20.경 원고의 책상에 콧물을 뱉은 행위 이전까지는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다툼으로 생각하였고 위 행위 외에 다른 행위를 확인하지는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③ 원고와 피고 B의 소속 회사가 다를 뿐만 아니라 원고는 피고 회사의 정직원인 반면 피고 B은 주식회사 D로부터 경비원으로 파견된 사람에 불과하며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된 사실은 2020. 1. 20.경 원고의 책상에 콧물을 뱉은 행위에 불과하여 그와 같은 피고 B의 행위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킨 직장 내 괴롬힘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④ 피고 B이 원고에게 폭언을 가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고, 오히려 원고가 2020. 1. 28. 나이가 30세 가량 많은 피고 B에게 ‘그렇게 살면 안 돼요’라고 말하거나 ‘피고 B이 고등학교에서 재직하던 중 강간 사건이 일어났으나 이를 무마하였다.’고 말하는 등 피고 B을 자극할 수 있는 말을 여러 차례 하였음에도 피고 B이 폭언으로 평가할 만한 말을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특히 위 녹음일시는 원고가 이 사건 진정사건을 접수하기 하루 전이고, 원고가 ‘내가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데 마지막으로 아저씨의 말을 듣고 싶었는데 참 쓸모없는 얘기었네요.’라고 말한 점 등에 비추어 원고는 이 사건 진정사건을 접수하기 위하여 피고 B으로부터 자신에게 유리한 말을 이끌어내 이를 녹음하려고 한 것으로 보임에도 피고 B이 별다른 폭언을 하지 않았다), ⑤ 고소인탄원서(갑 제3호증)는 이 사건 형사사건의 수사절차에서 원고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문서에 불과한 점, ⑥ 원고는 적어도 2017. 8. 2.경 자살을 시도하였는데, 위 자살 시도 전에 피고 B이 원고를 괴롭혔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고, 이 사건 폭행 사건 직후인 2018. 2. 8. 진료 당시에도 산재사고로 인하여 피고 회사와 갈등을 겪고 있다고 말하였을 뿐 피고 B에 대하여 언급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며, 2018. 8. 14. 진료 당시에도 산재사고 관련 행정소송에 들어가면서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진술하였고 2018. 10. 10.에도 ‘2주후 재판인데 자꾸 억울한 마음이 든다.’라고 진술하였으며 2018. 12. 5. ‘재판시작하고 더 예민해진 것 같아요.’라고 말하였고, 2019. 2. 20. 2019. 5. 8., 2019. 5. 16., 2020. 2. 4. 등에도 주로 산재사고나 그로 인한 재판, 피고 회사의 동료들에 대한 분노 등에 대하여 진술하였으며 2020. 4. 14. ‘스트레스는 결국 근로복지공단 판정, 피고 회사와의 관계인데.’라고 진술하거나 2020. 6. 23. ‘산재불승인 판정을 받았다.’고 말하는 등 피고 B에 대하여 언급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⑦ 이 사건 형사사건 판결에 피고 B이 원고에게 지속적으로 해코지를 하여 온 정황이 엿보인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양형사유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그 표현 자체에 의하더라도 피고 B이 원고를 지속적으로 괴롭혀왔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사실만으로 피고 B이 직장에서의 우위를 이용하여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한편 피고 B의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피고 회사의 사용자책임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
원고의 이 사건 폭행 이외의 불법행위 관련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폭행 당시 피고 B이 원고에게 ‘귓구멍 쳐먹어라’라고 말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하므로, 피고 B은 원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할 것이다.
그러나 피고들이 이 사건 폭행 이전 또는 2018. 9. 14. 이전의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폭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폭행 당시 이루어진 위 발언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 또한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한편 피고 B이 2020. 1. 20.경 원고의 책상에 콧물을 뱉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그것이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정도의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고, 피고 B의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피고 회사의 사용자책임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
결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경환
각주1) 2019. 7. 16. 이전의 경우에는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 그 이후에는 불법행위 및 위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위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