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평택시 C에 있는 피고의 제2사업장(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서 자동차 부품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2020년 이전부터 수년간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에 이 사건 사업장의 경비용역을 위탁해왔다. 피고와 D의 경비용역위탁계약은 매년 갱신되었는데, 2021년도 경비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2020. 9. 1. D과 다음과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같은 날부터 이 사건 사업장에서 경비 업무를 수행하였다.<1>
D은 2021. 11. 5. 피고에게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의 종료를 요청하였고, 피고와 D은 2021. 11. 30.자로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을 종료하기로 합의하였다.
D은 2021. 11. 초경 원고에게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의 만료를 이유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21. 11. 30.자로 종료된다는 통지(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지’라고 한다)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14호증, 을 제1,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피고의 직접고용의무
피고와 D 사이에 형식적으로 피고가 D에게 경비용역을 도급하는 내용의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이 체결되었으나, 실질적으로는 피고가 D으로부터 원고를 비롯한 경비원을 파견 받아 직접 이 사건 사업장의 경비업무와 관련한 지휘·감독을 하였다. 즉 D과 피고 사이에는 실질적으로 근로자 파견계약이 체결되었다.
2)「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려는 자는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를 받지 않고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사용사업주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파견법 제7조 제1항, 제3항, 제6조의2 제1항 제5호<2>).
그런데 D은 근로자파견사업에 관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았으므로 위 파견법 조항에 따라 피고가 원고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손해배상금 지급의무
피고는 D과 공모하여 원고로 하여금 허가받은 경비업무 외에 동물사육을 하게 함으로써 경비업법 제7조 제5항<3>을 위반하였고,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4>에 따른 감시·단속적 근로에 대한 승인을 받지 않았음에도 승인을 받은 것처럼 원고를 기망하여 기본급과 야간근로수당의 일부만 지급받는 조건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게 하였으며, 형식적 도급에 불과한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을 계약기간 진행 중에 종료시키는 방식으로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하는 등 불법행위를 하였다.
위와 같은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경비업무를 수행한 2020. 9. 1.부터 2021. 11. 30.까지의 연장 및 휴일 근로수당 상당액을 지급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으며,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 따라서 사용사업주로서 원고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는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연장 및 휴일 근로수당 상당액인 15,814,000원<5>과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100만 원을 합한 16,814,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직접고용의사표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참조).
원고는 피고와 D이 형식적으로는 도급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D이 피고에게 원고를 경비원으로 파견하는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 3, 9, 10, 15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게 파견된 근로자로서 원고의 근로관계에 파견법이 적용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갑 제1호증(경비업무일과표), 갑 제9호증(내용증명), 갑 제10호증(방 문객안내문)을 근거로 피고가 원고의 업무를 지휘·감독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1호증(경비업무일과표)에는 작성자가 기재되어 있지 않은데, 이 사건 사업장의 경비업무와 관련하여 전임 경비원으로부터 인수인계를 받았다는 원고의 진술에 비추어<6>, 위 문서는 D의 근로자로서 이 사건 사업장에 배치된 전임 경비원이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한 것으로 보인다.
갑 제9호증(내용증명)은 원고가 경비업무 수행에 관하여 문제점을 지적받자 이에 대해 답변한 내용으로, 수신인이 피고의 인사총무팀 E 부장과 D의 이 사건 사업장 담당자 F 이사로 되어 있고, ‘2021년 8월경 피고의 G 과장 및 D의 F 이사가 원고의 경비업무 관련하여 지적한 것에 대해 답변한다’고 기재된 것으로 보아 피고가 경비업무에 대하여 개선 요청사항이 있을 경우 경비원인 원고에게 직접 주의를 주거나 개선 지시를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가 D의 이 사건 사업장 담당자(위 F 이사)에게 문제점을 고지하면 위 담당자가 원고를 지휘·감독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갑 제10호증(방문객안내문)은 피고가 소속 직원들에게 고객 방문 시 사전에 내부 결재를 받아 응대하도록 하고 그 절차를 공지한 내용일 뿐 원고에게 경비업무 방식을 직접적으로 지휘·감독한 내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수행하는 이 사건 사업장의 경비 업무는 피고의 사업인 자동차 부품 제조와는 구별된 독자적인 업무이고, 원고가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D이 이 사건 경비용역을 수행할 독립적 기업조직을 갖추지 못하였고 단순히 경비원을 피고에게 파견하는 업체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D은 피고로부터 수년간<7> 이 사건 사업장의 경비 및 청소 용역을 위탁받아왔을 뿐만 아니라 피고 외에 다른 회사와도 거래관계를 맺고 있고 각 사업장마다 담당자를 두어 위탁 업무를 관리하고 있으며 소속 직원들의 규모도 상당한 것<8>으로 보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근로관계에 파견법이 적용된다는 전제에 선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설령 원고의 근로관계에 파견법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D이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고 근로자 파견사업을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D이 위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증거로 갑 제15증(정보부존재통보서)을 제출하였으나, 위 통보서에는 원고가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에 어떠한 정보를 청구하였는지 구체적으로 기재되지 않았으므로 위 통보서의 기재만으로 D이 근로자 파견사업에 관한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가 D과 공모하여 경비업법 제7조 제5항을 위반하여 원고로 하여금 경비업무가 아닌 동물사육을 수행하게 하였고, 감시·단속적 근로에 대한 승인을 받은 것처럼 원고를 기망하였으며, 원고를 편법적으로 부당해고 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으므로 그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피고가 D과 공모하여 원고에 대하여 위와 같은 불법행위를 하였다거나 원고가 그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는 이 사건 사업장 입구 부근에 펜스를 치고 진돗개 1마리와 닭 네 마리를 키우고 있고, 원고가 위 진돗개와 닭들에게 사료를 주고 사육장을 청소하는 등의 작업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경비업법 제7조 제5항은 ‘경비업자’가 허가받은 경비업무 외의 업무에 경비원을 종사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는데, 사료주기 및 사육장 청소는 이 사건 사업장의 경비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피고는 D에게 경비용역 뿐만 아니라 청소용역도 별도의 계약으로 위탁한 것으로 보이므로<9>, 사료 주기 및 사육장 청소가 청소용역의 범위에 포함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피고의 요청으로 또는 피고와 합의 하에 D이 경비원인 원고에게 위 관리업무를 하게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제출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가 D과 공모하여 경비원인 원고에게 경비업무 이외의 업무에 종사하게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면 원고는 감시적 근로자로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휴게 및 휴일 등의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데에 동의하였으나, 이후 D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원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10조<10>에 따른 ‘감시적 근로종사자에 대한 적용제외 승인’(이하 ‘감시적 근로 승인’이라 한다)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 사정만으로 D이 이 사건 근로계약체결 당시 감시적 근로 승인을 받을 계획이 없음에도 감시적 근로 승인을 받을 것처럼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연장 및 휴일근로수당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하였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고,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체결 과정에 관여하였다고 볼 근거도 없다.
[D이 원고에 대하여 감시적 근로 승인을 받지 않았다면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에 따라 근로시간, 휴게,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이 제외되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게 되어, 근로기준법 제56조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연장 및 휴일근로 수당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상대방인 D에게 위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뿐, 원고와 아무런 계약관계가 없는 피고에게 위 수당을 청구할 수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사건 근로계약 제1조 제2항은 ‘원청의 도급(용역)계약이 종료 또는 해지될 경우 본 근로계약은 자동 해지된다’고 정하고 있고, 피고와 D이 합의하여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을 2021. 11. 30.자로 종료하였으므로, 이에 따라 D이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2021. 11. 30.자로 해지한 것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것으로서 적법하다고 판단된다.
원고는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의 형식은 도급계약이나 실질은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피고와 D이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을 종료하는 편법적인 방식으로 원고를 부당해고하였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이 실질적으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류연중(재판장) 박효송 하지인
각주1) 갑 제2호증에는 계약체결일이 ‘2021년 6월’로, 계약기간의 시작일이 ‘2021. 1. 1.’로 기재되어 있으나,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20. 9. 1.경 체결되었고 원고가 위 날짜부터 D에 고용되어 이 사건 사업장의 경비업무를 수행한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각주2) 파견법 제7조(근로자파견사업의 허가) ①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려는 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③ 사용사업주는 제1항을 위반하여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아서는 아니 된다. 파견법 제6조의 2(고용의무) ① 사용사업주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 5. 제7조 제3항을 위반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
각주3) 경비업법 제7조(경비업자의 의무) ⑤ 경비업자는 허가받은 경비업무 외의 업무에 경비원을 종사하게 하여서는 아니된다.
각주4) 근로기준법 제63조(적용의 제외) 이 장과 제5장에서 정한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3. 감시 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사용자가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사람
각주5)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근무기간 동안의 ① 연장근로수당 4,066,000원, ② 휴일근로수당 9,116,000원, ③ 공휴일근로수당 1,627,000원, ④ 공휴일 연장 및 야간 근로수당 324,000원을 합한 금액을 손해배상금으로 청구하고 그 합계가 15,814,000원이라고 주장한다(소장 27쪽 참조). 그러나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위 ① 내지 ④의 구체적인 계산 내역이 불분명하고, 위 ① 내지 ④를 합한 금액은 15,133,000원으로 원고의 손해배상금 청구금액인 15,814,000원과 불일치한다.
각주6) 소장 4쪽 참조
각주7) 원고는 피고와 D의 경비용역계약이 14년간 지속되었다고 진술하였다(소장 10쪽 참조).
각주8) 원고는 D에 소속된 직원이 200여 명이라고 진술하였다(소장 23쪽 참조).
각주9) 을 제1호증의 2(경비 및 청소용역 계약관계종료건)에는 D이 피고로부터 ‘경비 및 청소용역’을 수임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각주10)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10조(근로시간 등의 적용제외 승인 신청 등) ① 사용자는 법 제63조 제3호에 따라 감시 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자에 대한 근로시간 등의 적용 제외 승인을 받으려면 별지 제7호 서식의 감시적 또는 단속적 근로종사자에 대한 적용 제외 승인 신청서를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승인 대상이 되는 감시적 근로에 종사하는 자는 감시업무를 주 업무로 하며 상태적으로 정신적ㆍ육체적 피로가 적은 업무에 종사하는 자로 한다. ④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은 제1항에 따른 신청에 대하여 승인을 할 경우에는 별지 제8호 서식의 감시적 또는 단속적 근로종사자에 대한 적용 제외 승인서를 내주어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