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5. 12. 2. 선고 2025가단51740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C는 2016. 6. 21. B 주식회사(이후 원고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이하 ‘원고’ 또는 ‘원고 회사’라 한다)를 상대로 ‘1989년경부터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12. 10. 27.경 원고 회사에서 담당한 보정공정 중 쓰러져 진단받은 중대뇌동맥의 혈전증에 의한 뇌경색증(이하 ‘이 사건 재해’라 한다)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데 원고 회사는 피고 C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원고 회사에 대하여 개호비와 위자료를 청구하는 손해배상 청구의 소(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F, 이하 ‘손해배상 제1심’이라 하고 위 채권을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이라 한다)를 제기하여 손해배상 제1심 법원은 2020. 8. 6. 이 사건 재해가 원고 회사에서 초과근무 등의 과로와 인체에 유해한 작업환경 등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고 소속 근로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원고가 피고 C에게 개호비 120,448,142원(2012. 10. 27.부터 2030. 4. 26.까지 기간 동안 개호가 필요하다고 판단)과 위자료 3,0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인정하여 “원고는 피고 C에게 150,448,142원과 이에 대한 2012. 10. 27.부터 2020. 8. 6.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가집행선고부 판결(이하 ‘이 사건 손해배상 판결’이라 한다)을 선고하였고, 이에 원고가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2021. 5. 25. 피고 C가 작업환경, 업무상 과로 등의 영향으로 뇌경색증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항소기각 판결(수원지방법원 G)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21. 8. 13. 확정되었다.

나.

피고 법무법인 E과 그 소속 변호사인 피고 D은 피고 C의 손해배상 제1심과 그 항소심의 소송대리인이었다.

다.

원고는 2021. 4. 15. 서울회생법원 2020회합100189호로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고, 2022. 8. 26.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았다. 한편 서울회생법원은 2020. 12. 21. 회생절차 개시신청에 대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 모든 회생채권자 및 회생담보권자에 대하여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에 기한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 또는 담보권실행을 위한 경매절차를 금지하는 결정을 하였다.

라.

피고 법무법인 E 소속 변호사인 피고 D은 2021. 5. 7. 피고 C를 대리하여 서울회생법원에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에 대하여 회생채권신고를 하였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손해배상 판결의 강제집행정지를 위하여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0금제2078호로 피공탁자를 피고 C로 하여 1억 5,000만 원을 공탁하였는데 피고 C는 2021. 6. 8. 이 사건 손해배상 판결의 집행력 있는 판결정본에 터잡아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에 원고 회사가 제3채무자 대한민국에 대하여 가지는 위 공탁금회수채권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신청이유에 원고 회사는 현재 기업회생중에 있으나 피고 C의 채권은 재해보상금[산업재해로 인한 요양비(개호비)등]으로 공익채권에 해당한다고 기재하였다}하였고 위 법원 사법보좌관은 2021. 6. 16. 원고의 위 신청을 인용하는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결정을 하였고 원고 회사가 이에 불복하였으나 위 법원 담당 판사는 2021. 9. 29. 위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인가하는 결정을 하였다.

바.

피고 C는 위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결정 이후인 2021. 8. 31. 위 공탁금 1억 5,000만 원을 출금하였다.

사.

원고는 2022. 9. 21. 위 회생계획인가결정에 따라 피고 C에게 30,928,094원을 지급하였다.

아.

수원지방법원은 2023. 10. 16.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이 회생채권에 해당한다는 전제 하에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 이전에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었고 회생계획인가결정까지 있었으므로 위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이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위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결정을 취소하고 위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을 각하하는 결정(수원지방법원 2021라6142호)을 하였고 위 결정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자.

피고 C는 이 사건 재해와 관련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휴업급여 188,785,300원, 요양급여 72,460,300원, 장해급여 65,519,140원을 지급받았는데, 그 중 이 사건 재해와 관련한 개호비로 2012. 10. 29.부터 2013. 11. 28.까지 지급된 요양급여 액수는 13,881,120원이다.

차.

이 사건 관련 법 조항은 아래와 같다.

제1조(목적)

이 법은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파탄에 직면해 있는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자‧주주‧

지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하여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

을 도모하거나, 회생이 어려운 채무자의 재산을 공정하게 환가‧배당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제118조(회생채권)

다음 각 호의 청구권은 회생채권으로 한다.

1.

채무자에 대하여 회생절차개시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의 청구권

제179조(공익채권이 되는 청구권)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청구권은 공익채권으로 한다.

2.

회생절차개시 후의 채무자의 업무 및 재산의 관리와 처분에 관한 비용청구권

3.

회생계획의 수행을 위한 비용청구권

5.

채무자의 업무 및 재산에 관하여 관리인이 회생절차개시 후에 한 자금의 차입 그

밖의 행위로 인하여 생긴 청구권

9.

다음 각목의 조세로서 회생절차개시 당시 아직 납부기한이 도래하지 아니한 것

가.

원천징수하는 조세

나.

부가가치세‧개별소비세 및 주세

다.

본세의 부과징수의 예에 따라 부과징수하는 교육세 및 농어촌특별세

라.

특별징수의무자가 징수하여 납부하여야 하는 지방세

10.

채무자의 근로자의 임금‧퇴직금 및 재해보상금

11.

회생절차개시 전의 원인으로 생긴 채무자의 근로자의 임치금 및 신원보증금의 반

환청구권

12.

채무자 또는 보전관리인이 회생절차개시신청 후 그 개시 전에 법원의 허가를 받아

행한 자금의 차입, 자재의 구입 그 밖에 채무자의 사업을 계속하는 데에 불가결한 행

위로 인하여 생긴 청구권

14.

채무자 및 그 부양을 받는 자의 부양료

15.

제 각호에 규정된 것 외의 것으로서 채무자를 위하여 지출하여야 하는 부득이한

비용

제180조(공익채권의 변제 등)

공익채권은 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시로 변제한다.

공익채권은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에 우선하여 변제한다.

제1조(목적)

이 법은 헌법에 따라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향

상시키며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제8장 재해보상

제78조(요양보상)

①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리면 사용자는 그 비용으로 필요한 요양을 행

하거나 필요한 요양비를 부담하여야 한다.

제80조(장해보상)

①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리고 완치된 후 신체에 장해가 있으면 사용자

는 그 장해 정도에 따라 평균임금에 별표에서 정한 일수를 곱한 금액의 장해보상을 하

여야 한다.

제86조(보상청구권)

보상을 받을 권리는 퇴직으로 인하여 변경되지 아니하고 양도나 압류하지 못한다.

제87조(다른 손해배상과의 관계)

보상을 받게 될 사람이 동일한 사유에 대하여 민법이나 그밖의 법령에 따라 이 법의

재해보상에 상당한 금품을 받으면 그 가액의 한도에서 사용자는 보상의 책임을 면한

다.

제1조(목적)

이 법은 산업재해보상보험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

하게 보상하며,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 복귀를 촉진하기 위하여 이에 필요한 보험

시설을 설치‧운영하고, 재해 예방과 그 밖에 근로자의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을 시행하

여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제36조(보험급여의 종료와 산정 기준 등)

1.

요양급여

3.

장해급여

4.

간병급여

제40조(요양급여)

①

요양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경우에 그 근

로자에게 지급한다.

④

제1항의 요양급여의 범위는 다음 각 호와 같다.

6.

간호 및 간병

제57조(장해급여)

①

장해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려 치유된 후 신

체 등에 장해가 있는 경우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한다.

제61조(간병급여)

①

간병급여는 제40조에 따른 요양급여를 받은 사람 중 치유 후 의학적으로 상시 또는

수시로 간병이 필요하여 실제로 간병을 받는 사람에게 지급한다.

제80조(다른 보상이나 배상과의 관계)

①

수급권자가 이 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았거나 받을 수 있으면 보험가입자는 동일

한 사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른 재해보상 책임이 면제된다.

②

수급권자가 동일한 사유에 대하여 이 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받으면 보험가입자는

그 금액의 한도 안에서 민법이나 그 밖의 법령에 따른 손해배상의 책임이 면제된다.

제88조(수급권의 보호)

①

근로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는 퇴직하여도 소멸되지 아니한다.

②

보헙급여를 받을 권리는 양도 또는 압류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4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쥐지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은 회생채권에 해당하므로 원고 회사가 피고 C에 대하여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채무는 결국 회생계획인가결정에 따른 30,928,042원인데 피고 C는 30,928,042원 이외에도 위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에 따라 1억 5,000만 원을 공탁금 추심으로 지급받아 원고 회사는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 C는 원고 회사에 1억 5,000만 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원고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에서 피고 C의 소송대리인으로서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한 사실 등을 고려할 때 피고 D은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이 회생채권에 해당한다는 사실,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이상 강제집행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법률 전문가로서 알고 있었다고 보아야 하는데 원고 회사가 공탁한 위 공탁금 1억 5,000만 원을 추심하여 원고 회사에 손해를 입혔으므로 이는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한 위법행위에 해당하고, 설령 위 추심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이 회생채권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이 1억 5,000만 원을 이미 지급받은 이상 회생계획인가결정에 따른 30,928,094원을 지급받지 않아야 한다거나 지급받았더라도 원고 회사에 다시 반환하여야 한다는 점을 피고 C에게 고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고지하지 않은 행위는 고의 또는 중과실에 해당하고 따라서 피고 D은 원고에게 위 30,928,094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 법무법인 E은 소속 변호사인 피고 D이 그 업무 집행으로 인하여 원고 회사에 위와 같은 손해를 가하였으므로 피고 D과 연대하여 원고 회사의 손해인 위 30,928,094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판단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책임과 민법상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은 그 인정요건이나 인정금액 등에 있어 구별되고, 채무자회생법은 제179조 제1항 제10호에서 근로자의 ‘재해보상금’만 공익채권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채무자회생법이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파탄에 직면해 있는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자·주주 등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하여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거나 회생이 어려운 채무자의 재산을 공정하게 환가·배당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이 공익채권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위 각 법 규정 취지 및 내용 등으로부터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은 공익채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이 회생채권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요양보상, 장해보상은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금의 일부로서, 사용자의 보호의무 및 생명‧신체의 안전보장에 기초한 법정책임의 성격을 가진다. 따라서 그 본질은 사회적 안전망, 근로자의 생계안정과 직결된 공익적 채권에 해당한다. 또한 산재보험법이 재해보상금의 공적대행제도임을 고려할 때 산재보험으로 보상되지 않은 요양급여, 장해급여, 간병급여 역시 본질적으로 재해보상금의 일부로 평가할 수 있다. 채무자회생법이 재해보상금을 공익채권으로 규정한 취지는 근로자의 생명‧신체보호라는 헌법적 가치에 근거하므로 그 해석에 있어 협의로 제한할 이유가 없다.

②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과 민사상 손해배상은 그 산정 방식과 법적 근거가 다를 뿐 근로 제공 과정에서 발생한 신체 침해에 대한 전보라는 본질은 동일하다. 동일한 사고로 인한 피해임에도 불구하고 재해보상 이외에 실손해 배상은 대폭 감경 내지 탕감한다는 기계적 이분법은 피해의 완전한 회복을 가로막는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할 것이다. 위 근로기준법과 산재보험법 역시 위 각 법으로 보장되지 않는 산업재해로 인한 실손해 부분은 민법 등에 의한 손해배상채권으로 청구할 수 있도록 하여 산업재해의 재해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계안정을 도모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0호의 재해보상금은 근로자의 산업재해로 인한 일체의 손해배상금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 해석함이 타당하다.

③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10호는 채무자의 근로자의 임금․퇴직금 및 재해보상금을 공익채권으로 함께 규정하고 있는바 발생기간과 그 금액을 한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근로자의 생계안정과 사회안전망확보를 최우선하는 입법자의 의도로 보아야 한다.

④

위 채무자회생법 규정의 취지가 산업재해를 당한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계안정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재해보상금과 법률적 성격 등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산업재해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회생계획에 따라서만 변제받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보이고 이는 앞서 본 입법자의 의도에도 반하는 것으로 보인다.

⑤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5호에 의하면, ‘채무자의 업무 및 재산에 관하여 관리인이 회생절차개시 후에 한 자금의 차입 그 밖의 행위로 인하여 생긴 청구권’은 채무자에 대한 공익채권으로 규정되어 있는바, 같은 법 제56조 제1항에서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있는 때에는 채무자의 업무의 수행과 재산의 관리 및 처분을 하는 권한은 관리인에게 전속하도록 규정되어 있음에 비추어 볼 때, 위 법률 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관리인의 행위로 인하여 생긴 청구권에는 관리인이 채무자의 업무의 수행과 재산의 관리 및 처분과 관련하여 적법하게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상대방이 그 법률행위에 기하여 갖는 청구권뿐만이 아니라, 관리인이 채무자의 업무의 수행과 재산의 관리 및 처분을 함에 있어서 그 업무집행과 관련하여 고의ㆍ과실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 그 타인이 가지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므로, 채무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관리인이 업무집행과 관련하여 저지른 불법행위로 인하여 타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3다66066 판결 등 참조). 이처럼 회생절차개시 후에는 관리인이 업무집행과 관련하여 저지른 불법행위로 인하여 타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는 위 규정과 위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10호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보면 회생절차개시 전에 발생한 손해배상채권이라 하더라도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하여 회사의 근로자에게 발생한 산업재해를 원인으로 한 것이라면 이를 공익채권으로 하여 재해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계안정을 도모할 필요성이 크다고 할 것이다.

⑥

기업이 근로자를 고용하여 사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는 기업 활동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이다. 즉 재해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는 우발적 채무가 아니라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필수적 비용의 성격을 갖는다. 회생절차는 기업(채무자)의 경제적 갱생을 도모하는 절차이기는 하나 이것이 근로자의 생명‧신체의 훼손 내지 희생을 담보로 이루어져서는 안된다고 본다. 근로자의 신체적 희생을 바탕으로 성립한 손해배상채권을 일반 상거래채권과 동일하게 취급하여 감면 내지 탕감하는 것은 기업의 필수적 비용 내지 회생비용을 사회적 약자인 재해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헌법상 정의 관념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근로자의 노동력을 사용하다 발생한 훼손에 대한 복구 비용은 근로자의 고통 분담 대상이 아니라 근로자를 고용하여 사업을 영위한 회사가 우선적으로 부담해야 할 비용으로 보아야 한다.

⑦

채무자회생법이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파탄에 직면해 있는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자·주주 등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하여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는 하나 근로자의 임금․퇴직금채권과 마찬가지로 근로자의 생명 또는 신체를 침해한 산업재해로 인한 손해배상채권 역시 사회적 보장, 사회안전망 측면에서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채권자·주주 등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 조정 또는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 보다는 더 우선적인 가치로 볼 필요가 있다.

⑧

특히 장래에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개호비는 피해 근로자의 생명 유지를 위해 매일매일 새롭게 발생하는 비용이다. 이는 회생절차 개시 전의 원인에 기인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구체적인 자금 필요성과 액수는 회생절차 개시 후의 시간경과에 따라 비로소 확정된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개호비는 근로자의 최소한의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으로서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5호, 같은 항 제10호에 따라 공익채권으로 인정할 필요성이 더욱 높다고 할 것이다.

⑨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은 회생절차의 수행 및 채무자의 사업계속에 필수적인 비용 등, 회생채권보다 우선하여 변제해야 하는 공익채권을 규정하고 있고 그 각 규정은 앞서 본 조항처럼 포괄적이거나 보충적인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 있는바 근로자의 산업재해 보상 및 그 관련 비용은 근로자의 생존권을 보장함과 동시에 기업의 계속적인 운영과 사회적 신용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할 것이어서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15호의 부득이한 비용으로 볼 여지가 있다.

한편 피고 C가 1억 5,000만 원을 지급받은 것은 압류 및 추심명령 결정에 따른 것으로 이에 대해 피고 D, 법무법인 E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C가 원고 회사로부터 30,928,094원을 지급받는데 피고 D, 법무법인 E이 관여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 D에게 원고 회사로부터 추가로 30,928,094원을 지급받지 않아야 한다거나 지급받았더라도 원고 회사에 다시 반환하여야 한다는 점을 피고 C에게 고지할 의무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 D, 법무법인 E에 대한 청구는 이러한 점에서도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채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