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2. 10. 10. 선고 2012노2989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들은 사측과의 협상이 결렬되자 쟁의행위와 관련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하지도 않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정한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사측이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 사건 잔업거부를 하였고, 이로 인해 사측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였으므로,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하며(형법 제314조 제1항),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한다. 쟁의행위로서 파업(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6호)도, 단순히 근로계약에 따른 노무의 제공을 거부하는 부작위에 그치지 아니하고 이를 넘어서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여 근로자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중단하는 실력행사이므로,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당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지므로(헌법 제33조 제1항), 쟁의행위로서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등 참조).

나.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이 적절히 설시하고 있는 여러 가지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들이 2011. 4. 14. 오전 경 사측과의 마지막 협상이 결렬되자 잔업거부를 하기로 결정한 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1>나 노조 소식지 등을 통하여 조합원들에게 잔업거부방침을 알리는 과정에서 사용자측도 잔업거부의 가능성을 충분히 예견하고 잔업거부지침의 즉각철회를 요청하거나(수사기록 20면) 대체 인력을 준비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들이 소속된 '하청분회'는 사용자측에게 ㉠ '물류 4사'가 원청인 J와 도급계약을 맺으면서 정한 근로자들의 평균시급인 5,611원을 그대로 지급할 것, ㉡ 여성 근로자에 대한 시급 차별을 철폐할 것, ㉢ 수습기간 중 미지급한 상여금을 소급하여 지급할 것 등을 요구하며 이 사건 잔업거부에 돌입하였는데, 이 사건 잔업거부 이후 ㉡, ㉢의 요구가 사측에 의해 수용되는 성과가 있었는바(수사기록 1184, 1185, 1194면), 피고인들은 적정한 임금인상 등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요구조건을 일부라도 관철시키기 위하여 부득이하게 이 사건 잔업거부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잔업거부가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되기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려워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호봉(재판장) 심동영 양성욱

각주1) 2011. 4. 14. 오전 11:35경 전송된 것으로, 같은 달 15. 잔업을 중단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수사기록 458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