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57,232,375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12. 19.부터 2017. 7. 7.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40%는 원고가, 나머지 6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엔지니어링에 관한 용역업 및 환경영향평가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 A은 2012. 7. 16. 원고 회사에 입사하였다가 2014. 6. 30.자로 해고된 사람이다.
이 사건 협약의 체결
원고는 2012. 8. 30. 주식회사 한올엔지니어링(이하 '한올엔지니어링'이라 한다)과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환경분야 사업의 공동수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협약'이라 한다).
이 사건 비밀유지협약
피고는 2013. 3. 20.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비밀유지협약서를 작성하여 주었다(이하 '이 사건 비밀유지협약서'라 한다).
이 사건 용역사업
한올엔지니어링은 2013. 4.경부터 2014. 4.까지 한올엔지니어링 명의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기술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순번 1부터 3까지 각 '밀양시 사업', '남해군 사업', '성내 사업'이라고 하고, 통틀어 '이 사건 용역사업'이라 한다).
피고의 이 사건 용역사업 수주 등
한편, 피고는 2013. 1. 31.부터 'E'이라는 상호의 개인사업체를 설립·운영하였다.
E은 한올엔지니어링으로부터 창원시가 발주한 'F공사 사후환경조사' 사업, 포천시가 발주한 'G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사업, TK가 발주한 'H' 사업을 하도급 받아 용역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는 원고에게 위 사업들로부터 수령한 용역대금 합계 57,060,000원을 반환하였다.
그 외에도 피고는 2014년경부터 2016년경까지 한올엔지니어링으로부터 이 사건 용역사업을 하도급 받아 용역 수행을 완료하였다.
관련 형사사건
피고는 '원고 회사 직원으로 한올엔지니어링과 원고 간의 이 사건 협약 내용에 따라 사업을 진행해야 할 임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배하여 E이라는 개인사업체를 설립하고 이 사건 용역사업 등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여 원고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범죄사실에 대하여 업무상 배임죄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2017. 1. 21. 확정되었다(수원지방법원 2015고단5266호, 같은 법원 2016노4628호).
변제공탁 등
피고는 2016. 6. 23. 이 사건 용역사업과 관련한 위 형사사건 판결에 따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6년 금제2197호로 원고를 피공탁자로 하여 총 20,034,075원을 변제공탁하였고, 원고는 2017. 4. 6. 위 변제공탁금을 수령하였다.
피고는 2017. 4. 18. 한울엔지니어링으로부터 이 사건 소송 도중 한울엔지니어링과의 화해권고결정에 따른 손해배상금 38,000,000원 중에서 위 변제공탁금을 제외한 나머지 17,965,925원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이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갑 제4호증의 1 내지3, 갑 제5호증의 1, 갑 제5호증의 3, 4, 갑 제7, 36 내지 40호증, 을나 제5,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과 판단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협약은 한올엔지니어링 명의로 수주한 모든 환경분야 사업을 원고에게 다시 용역을 주는 것을 전제로 체결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한올엔지니어링은 원고의 동의없이 이 사건 용역사업을 포함하여 한올엔지니어링 명의로 수주한 수 개의 환경분야 사업들을 피고가 설립한 'E'에게 용역을 주었고, 피고는 위 협약의 내용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E 개인사업체를 설립하고 위 용역을 받아 그 대금까지 수령하였다. ⅰ) 이로 인하여 원고는 한올엔지니어링이 수주한 이 사건 용역사업 계약금 중 이 사건 협약 제4조에 따라 배분받기로 한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한올엔지니어링과의 공동불법행위 내지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73,896,221원[= 182,569,297원(= 이 사건 용역사업 계약금 합계 214,787,409원 × 0.85,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 외주용역비 합계 57,750,000원(= 남해군 사업 35,200,000원 + 밀양시 사업 22,550,000원) - 피고 급여 12,923,076원(= 4,307,692원 × 3개월) - 변제공탁금 20,034,075원 - 한올엔지니어링으로부터 지급받은 손해배상금 17,965,925원]을, ⅱ) 피고는 이 사건 비밀유지서약에 따라 타사와의 제휴사업에 관한 사항을 자신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하여 악용하지 않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이를 위반하였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위 비밀유지서약에 따른 위약벌로 25,846,154원(= 퇴직 당시인 2013년도연봉 51,692,308원 × 1/2)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99,742,375원(= 손해배상금 73,896,221원 + 위약벌 25,846,15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협약에 따라 운용하면 실질적으로 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던 일부 용역에 관하여 한올엔지니어링은 피고에게 수주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반면 원고는 2014. 6.경까지만 피고가 소속된 I팀을 운영하겠다고 하고 요청한 인력 수급도 거절 하였는바, 피고는 부득이하게 한올엔지니어링과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설령 피고에게 책임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ⅰ) 피고가 이 사건 용역사업과 관련하여 지급하였거나 지급하여야 할 외주용역비용 합계 103,883,026원(= 밀양시 사업 35,800,000원 + 남해군 사업 62,260,000원 + 성내 사업 5,823,026원), ⅱ) 피고가 원고에게 반환한 용역대금 합계 57,060,000원 중 피고가 지급한 외주용역비용 합계 13,500,000원(= 'F공사 사후환경조사' 사업 11,000,000원 + 'G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사업 2,500,000원), ⅲ) 2014. 7. 1.경부터 이 사건 용역계약이 모두 최종적으로 마무리된 날로 볼 수 있는 2015. 12. 30.경까지의 급여 77,538,456원(= 월 급여 4,307,692원 × 18개월)은 각 공제되어야 한다.
이 사건 비밀유지서약서의 금전배상규정은 위약금 내지 손해배상의 예정이라고 볼 수 있는바, 이는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하여 무효이고, 한올엔지니어링이 수주한 이 사건 용역사업에 관한 사항은 원고의 업무상 비밀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 회사 직원으로 이 사건 협약에 따라 업무를 수행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배하여 개인사업체인 E을 설립하고 원고가 수주하여야 할 이 사건 용역사업까지 E 명의로 하도급을 받아 원고에게 계약금 상당액의 손해를 가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한올엔지니어링과의 공동불법행위 내지 채무불이행책임으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2014. 6.경까지만 I팀을 운영하겠다고 하였고 요청한 인력 수급도 거절하였는바 귀책사유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위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손해배상의 범위
채무불이행책임에서 손해배상의 목적은 채무가 제대로 이행되었더라면 채권자가 있었을 상태를 회복시키는 것이므로, 계약을 위반한 채무자는 이행이익, 즉 계약이 완전히 이행된 것과 동일한 경제적 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6다25745 판결 참조). 다만 이행이익 상실의 손해를 입었다고 하여도, 원고가 지출을 면하게 된 비용은 그가 배상받을 손해액에서 당연히 공제되어야 하고, 나아가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담을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취지상 원고가 이행과정에서 기울여야 할 노력이나 이에 수반하여 불가피하게 인수하여야 할 사업상 위험을 면하게 된 점 등 여러 사정을 두루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손해액을 산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다41659 판결 참조). 또한, 일반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의 손해는 위법한 가해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상의 불이익, 즉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와 불법행위가 가해진 이후의 재산상태의 차이를 말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1다25695 판결 참조).
원고는 이 사건 협약에 따라 한올엔지니어링이 수주한 사업 중 2억 원 미만 사업의 경우 계약금의 85%, 2억 원 이상 사업의 경우 계약금의 90%에 해당하는 사업비를 배분받을 수 있었다 할 것인바, 만약 원고가 위 협약에 따라 2억 원 미만의 사업에 해당하는 이 사건 용역사업을 이행하였더라면 각 계약금의 85%에 해당하는 사업비 상당의 이익을 얻을 수 있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금액은 이 사건 용역사업 계약금 합계액 214,787,409원 중 85%에 해당하는 182,569,297원이다.
한편 원고가 이 사건 용역사업 수행과 관련하여 지출을 면하게 된 비용 등 이행이익에서 손익상계 내지 공제할 금액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이 사건 용역사업 수행과 관련하여 지출하였어야 할 외주용역비용은 피고의 채무불이행 내지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바, 이 사건 용역사업에 관한 외주용역 비용은 다음과 같이 합계 100,260,000원(= 62,260,000원 + 35,800,000원 + 2,200,000원)으로 봄이 타당하고, 나머지 성내 사업과 관련하여 피고가 청구하는 비용에 관해서는 을나 제22호증의 2, 을나 제25호증의 2 내지 4의 각 지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또한, ⅰ) 피고는 'F공사 사후환경조사' 사업 및 'G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사업과 관련하여 외주용역비용을 지출하였는바 원고의 위 손해배상채권과 상계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을나 제8호증의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위 사업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ⅱ) 피고는 이 사건 용역사업이 마무리 될 때까지 18개월간의 임금을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자인한 3개월을 초과하여 피고가 위 용역사업과 관련한 근무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31,386,221원(= 계약금 중 85%에 해당하는 182,569,297원 - 외주용역 비용 100,260,000원 - 원고가 자인하는 피고 급여 12,923,076원 - 변제공탁금 20,034,075원 - 한울엔지니어링으로부터 지급받은 손해배상금 17,965,92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위약벌 청구에 관한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피고는 '원고 회사 재직 당시 타사와의 제휴 사업에 관한 사항 등에 대해서는 창업 등에 절대 사용하지 않을 것이고, 이를 어길 시에는 퇴직 당시 (또는 직전) 연봉의 1/2에 해당하는 금액을 반환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비밀유지서약서를 작성한 사실, 피고는 원고 회사 재직 당시 알게 된 이 사건 협약 내용을 기화로 동종 업체인 E을 설립하고 이 사건 용역사업까지 수행한 사실은 앞서 살핀 바와 같고, 퇴직 직전인 피고의 2013년도 연봉은 51,692,308원인 사실은 갑 제8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비밀유지서약에 따라 2013년도 연봉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25,846,15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위약금 내지 손해배상예정인지 여부
당사자 사이에 채무불이행이 있으면 위약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는 경우에 위약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는 계약서 등 처분문서의 내용과 계약의 체결 경위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 사건에서 개별적으로 판단할 의사해석의 문제이고, 위약금은 민법 제398조 제4항에 의하여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지만, 당사자 사이의 위약금 약정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이나 전보를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 특히 하나의 계약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에 관하여 손해배상예정에 관한 조항이 따로 있다거나 실손해의 배상을 전제로 하는 조항이 있고 그와 별도로 위약금 조항을 두고 있어서 위약금 조항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해석하게 되면 이중배상이 이루어지는 등의 사정이 있을 때는 위약금은 위약벌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6. 7. 14. 선고 2013다82944 판결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비밀유지서약에 따른 의무 위반시 채무불이행에 따른 실손해배상이 아닌 연봉 및 교육연수비 반환 등을 규정하고 있는 점, 위 연봉 및 교육연수비 반환 등의 반환은 채무불이행에 따른 실손해배상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비밀유지서약에 따른 연봉 및 교육연수비 반환 조항은 피고에게 위 비밀유지서약의 이행을 강제하고 위약을 하였을 때 사적인 제재를 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결된 위약벌로 봄이 타당하므로, 손해배상의 예정임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근로기준법 제20조 위반 및 감액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배되는지 여부
설령 이 사건 비밀유지서약서의 연봉 및 교육연수비 반환 조항이 위약금 내지 손해배상예정이라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이러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 예정 금지 규정을 둔 입법 취지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것에 추가하여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지급하도록 예정되어 있다면 그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이러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자의 직장 선택 자유를 보장하는 데 있는바, 위 조항은 그 주된 목적이 근로관계를 강제하는 데 있지 아니하고 원고의 영업비밀을 보호하는 데 있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57,232,375원(= 손해배상금 31,386,221원 + 위약벌 25,846,154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4. 12. 19.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2017. 7. 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동빈(재판장) 김두홍 문채영
각주1) = 동식물상(생태계)조사 비용 14,300,000원 + 환경질 측정 비용 8,250,000원 + 평가서 작성 비용 11,000,000원 + 복사·제본 비용 2,250,000원
각주2) = 동식물상(생태계)조사 비용 22,000,000원 + 환경질 측정 비용 13,200,000원 + 평가서 작성 비용 22,000,000원 + 복사·제본 비용 5,060,000원
각주3) = 지반 조사 비용 2,200,000원 + 폐기물 성상조사 비용 2,200,000원 + 환경질 측정 비용 1,100,000원 + 복사·제본 비용 323,026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