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 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 사기죄의 유죄 판결 부분
피해자 E이 피고인에게 평택시 L 일대 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한 사업진행에 필요한 비용으로 사용하라고 하면서 합계 4억 원을 빌려준 것일 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2억 원을 빌려주면 M건설 주식회사(이하 'M건설'이라 한다)에 대한 차용금을 변제하고 M건설과의 도급계약을 해지한 후 피해자 운영의 H과 토목공사에 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겠다, L 토지에 대한 산업단지 조성사업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추가로 2억 원이 필요하다'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없으므로,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위와 같이 총 4억 원을 편취하였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2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합계 4억 원을 편취한 점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먼저 위 합계 4억 원은 모두 피해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서 피고인에게 빌려준 것인데,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았으면 피해자가 이런 거금을 다른 사람에게서 빌려서 피고인에게 빌려 줄 이유가 없다.
피고인은 2009. 3. 23. 사업부지 토지를 Y 등으로부터 합계 85억 원에 매수하기로 계약하면서 그 계약금은 M건설의 V으로부터 4억 원을 빌려 지급한 후, 2009. 9. 20.까지 이자까지 포함하여 V에게 6억 원을 변제하기로 약속하였고, Y 등에 대한 위 토지 잔금도 2009. 12. 31.까지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 당시 피고인이 돈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M건설의 V은 위와 같이 피고인에게 4억 원을 빌려주면서 비록 정식으로 도급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토목공사를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피고인에게 40억 원이 넘는 토목공사 견적서까지 제출하였고, 피해자는 2009. 9. 29. M건설의 견적을 참고하여 23억 8,000만 원(부가세 제외)인 견적서를 피고인에게 제출하여 피고인과 사이에 2009. 9. 29.자 공사도급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피고인이 토목공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M건설을 언급하지 않았으면 피해자가 M건설의 견적서를 참고하여 견적을 낼 이유가 없다.
2010. 5. 10.자 2억 원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Q에게 '2억 원 정도 있어야 지탱할 수 있다'는 말은 적어도 했다는 것인데, '지탱할 수 있다'는 말의 의미는 '돈이 없으면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말로 이해되고, 피고인도 그 전에 다른 업체들이 많이 찾아왔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피해자가 급하게 2억 원을 마련하여 피고인에게 빌려 준 이유는 피고인이 사업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말을 했기 때문으로 볼 수밖에 없다(더군다나 피해자가 추가로 2억 원을 빌려 주기 전인 2010. 2. 2. 사업부지 매도인인 Y 등이 잔금미지급을 이유로 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하여 다툼이 있자, 피고인과 입주업체들은 2010. 4. 28. Y 등을 상대로 토지거래허가협력절차 이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피고인은 이러한 사실을 사전에 피해자에게 알리지 않았고, 만약 피해자가 이러한 사실을 사전에 고지받았더라면 추가로 2억 원을 피고인에게 빌려주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또한 Q는 주식회사 R건설(이하 'R건설'이라 한다) 사장 X의 명함과 사업수지분석표 등을 건네받아 이를 피해자에게 전달하였고, 위 명함과 분석표 등은 피해자가 소지하고 있다가 수사기관에 제출하였는바, 그 제출경위 등을 볼 때 Q와 피해자가 이러한 명함과 분석표 등 서류까지 제출하면서까지 피고인을 모함하는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R건설의 X이 전화통화로 Q나 피고인을 식당에서 만난 기억이 없다고 진술한 것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
나아가 위 합계 4억 원의 용도와 관련하여, M건설의 채무를 변제한다거나 다른 곳에 사업권을 넘기지 않는다는 것 자체로 위 돈의 용도가 사업과 관련되어 지출되어야 하는 것으로 특정되어 있다고 할 수 있고, 피해자가 이러한 용도 외에 피고인의 개인적인 용도에 위 돈을 사용할 것까지 용인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 피고인은 위 합계 4억 원 중 극히 일부만 사업과 관련하여 지출하였을 뿐이고, 그 대부분은 피고인의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하였다[피고인은 피해자의 반환요구로 5,000만 원을 반환하고서 2011. 5. 11. 피해자에게 나머지 3억 5,000만 원을 2011. 12. 30.까지 갚겠다고 차용증까지 써주었으므로, 그 이후의 사용내역은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고, 피고인이 제출한 사용내역 중 2011. 5. 11. 이전의 내역만 보면 피고인이 사업 진행과 관련하여 지출한 금액은 불과 6,900만 원뿐이다(토지구입비로 Z, AA에게 입금한 합계 600만 원 + AB회사에 용역비로 지급한 1,000만 원 + AC에게 용역비로 지급한 1,600만 원 + AD의 토지 매입비로 2,700만 원 + 산림조사 기술용역비 1,000만원)].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말을 하여 피해자를 기망하고 피해자로부터 총 4억 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해자는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이 2009. 7.경 자신에게 "이 사건 토목공사 도급계약을 M건설과 체결하였는데, M건설에서 제시한 금액이 높아 M건설로부터 차용한 4억 원을 변제하고 도급계약을 해지하려고 하니 2억 원을 빌려주면M건설에 차용금을 변제한 후 위 도급계약을 해지하고 다시 피해자 운영의 H과 토목공사에 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겠다, 위 2억 원은 조성된 산업단지를 공장용지로 분양한 후 갚아 주겠다"는 취지로 말하여 피고인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2억 원을 지급하였고, 이후 피고인이 2010. 5. 초순경 Q에게 "R건설에서 이 사건 산업단지 조성 부지를 인수하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피해자에게 토목공사를 도급 줄 수가 없다. R건설에 산업단지 조성 사업권을 넘기지 않기 위하여는 2억 원이 필요하니 2억 원을 추가로 빌려달라"고 말하여 Q로부터 위 말을 전해 듣고 2010. 5. 10. 피고인에게 2억 원을 추가로 주게 되었다'는 내용으로 진술하였는바, 피해자의 위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성이 있고, Q의 수사기관과 원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이 피해자의 위 진술과 대체로 부합하고 있으므로,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위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
당심 증인 Y은 당심 법정에서 '2009. 7.경 평택시 F 소재 G 식당에서 처음으로 피해자와 피고인 및 Q가 만날 때 자신도 함께 만나 식사하였으며, 당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사업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경비를 지원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M건설과 공사계약을 파기하려면 4억 원을 변제해야 하니 2억 원을 빌려 달라"고 하는 것은 들은 적이 없는 것 같다'는 등의 내용으로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진술을 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2009. 3.경 사업부지를 매수하면서 그 계약금을 M건설의 대표이사인 BF으로부터 4억 원을 빌려 지급하였는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M건설로부터 4억 원을 빌렸다는 말을 하였기 때문에 피해자가 그 채무의 존재를 알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M건설 역시 위 사업부지 토목공사를 우선적으로 도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피고인에게 위와 같이 4억 원을 빌려 준 것이고 그 무렵 피고인에게 토목공사 견적서까지 제출하였는데, 피고인이M건설과의 관계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피해자에게 위 사업부지 토목공사를 도급하여 주겠다고 하면서 피해자로부터 돈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면 이 또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것이 되는 점, Y과 피고인의 친분관계 등을 고려하면, Y의 위 진술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또한, 당심 증인 BF의 증언은 '위 사업부지 토목공사를 수주할 목적으로 피고인에게 부지 매입자금 4억 원을 빌려주었고, 아직까지 피고인에 대한 대여금을 변제받지 못하였지만, 공사시공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변제기를 유예해 주고 있다. 자신이 피고인과 정식으로 공사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었지만, 피고인과 H이 공사계약을 체결한 것을 알았을 당시에는 피고인이 약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이후 전화통화를 통해 그런 관계가 아니라는 내용을 듣고 나서는 오해를 풀었다'는 내용일 뿐이어서, BF의 위와 같은 증언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기에 부족하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사업부지의 매수대금 등 이 사건 사업을 시행할 자금을 확보하지 않아 사업을 원활히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피해자에게 이 사건 사업부지 토목공사를 도급하여 주겠다고 하면서 이 사건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4억 원에 이르는 거액을 편취한 점, 피고인이 피해자와 위 토목공사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 계약내용대로 이행할 수 없었던 상황임에도 피해자에게 위 토목공사에 관한 계약서만을 반복적으로 작성하여 주어 이로 인한 피해자의 손해가 더욱 증대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아직까지 위 피해자의 손해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등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무(재판장) 임현태 김현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