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6. 11. 4. 선고 2016가합49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는 2009. 1. 2.경부터 2015. 9. 25.경까지 화성시 C면 소재 인력공급업체인 'D'을 운영하였던 사람이다.

2)

피고는 주방용품 판매업, 수출입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원고로부터 2009.경부터 2014.경까지 피고 회사의 공장 운영에 필요한 생산직 근로자를 공급받았다.

나.

인력 도급계약의 체결

1)

원고는 2009. 2. 16. E의 공동대표자 중 1인인 F과 사이에, E의 공장 운영에 필요한 생산직 근로자를 공급하는 내용의 인력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인력도급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2)

E의 공동대표자인 F, H는 2009. 4. 10. 화성시 C면 소재 주식회사 I(이하 'I'이라고 한다)을 설립하였고, 2009. 7. 8. E의 사업에 관한 일체의 권리 및 의무를 I에게 포괄적으로 양도하면서 E를 폐업하였는데, 원고는 2009. 4. 15. I과 사이에, I이 생산하는 주방용품의 코팅, 포장, 샌딩의 임가공업무를 수량당 단가 300원으로 정하여 수행하기로 하는 임가공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임가공도급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피고 회사의 합병 및 주소지 이전

1)

피고는 2009. 7. 8. I을 흡수합병하였다.

2)

피고는 2014. 8. 29. 그 공장의 소재지를 화성시 C면에서 원주시 J면으로 이전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내지 6, 15, 1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E는 원고로부터 공급받은 근로자들에게 실질적으로 급여를 지급하고 이들을 관리 · 감독하여 그 지시에 따라 일을 하도록 하였으므로 이 사건 인력도급계약은 사실상 도급계약 형식을 빌린 노무계약 내지 근로자파견계약이다.

2)

그런데 I은 E의 사업에 관한 일체의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양수받으면서 이 사건 인력도급계약의 당사자 지위를 승계하였으므로, 결국 I을 흡수합병한 피고는 원고로부터 공급받은 인력들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

3)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인력도급계약에 따라 위 근로자들에 대한 미지급 임금, 수당 등 합계액 318,024,056원, 원고에 대한 미지급 교통비 지원금 6,500,000원, 원고가 피고를 대신하여 위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퇴직금, 수당, 작업복 비용 등에 대한 구상금 합계액 350,524,184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의 주장

1)

원고가 피고에게 공급한 인력은 모두 원고가 자신의 책임으로 고용한 원고 소속 근로자들일 뿐이므로, 이 사건 인력도급계약을 근로기준법상 노무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

2)

I이 이 사건 인력도급계약을 승계하였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I은 원고와 사이에 새로이 이 사건 임가공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3)

피고는 이미 원고에게 이 사건 인력도급계약에 따른 급여 등 금액을 모두 지급하였고, 현재 원고가 청구하는 금액 역시 아무런 객관적 근거 없이 자의적으로 계산된 것이다.

3.

판 단

가.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가사 이 사건 인력도급계약이 사실상 노무계약의 성격을 가지고, 위 계약을 피고가 승계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피고 회사에서 근무한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 등 지급의무를 부담할 뿐이어서, 원고가 위 근로자들을 대신하여 직접 피고에 대하여 그 고용관계의 확인을 구하거나 임금을 청구할 당사자적격이 없다고 본안 전 항변을 하나, 이행의 소에 있어서는 자신이 이행청구권자임을 주장하는 자가 원고적격을 가지고 그로부터 이행의무자로 주장된 자가 피고적격을 가지는 것으로서, 원고의 주장 자체에 의하여 당사자적격 유무가 판가름되며, 원 · 피고가 실제로 이행청구권자이거나 이행의무자임을 요하는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1977. 8. 23. 선고 75다1676 판결, 대법원 1994. 6. 14. 선고 94다14797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위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나.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1)

피고와 근로자들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으려면, 원고용주는 사업주로서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않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며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9. 11. 12. 선고 97누1994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로부터 공급받은 근로자들의 원고용주인 원고가 사업주로서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피고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않다거나 사실상 위 근로자들이 피고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고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피고라는 등의 사정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위 기초사실에 갑 제2, 7, 8, 15, 18, 23, 24호증, 을 제5, 6, 7, 9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직접 시행하는 이력서 제출 및 면접 등 절차를 거쳐 근로자들을 선발하였고, 별도의 사규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었던 점, ② 원고는 피고와 별도로 독립적인 사업장을 가지고 있었고, 자신의 소속 직원들을 위한 통근버스 등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던 점, ③ 원고는 소속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4대 보험에 가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에게 기본급, 각종 수당 등을 직접 지급하였고,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업무 등도 자체적으로 수행하고 있었던 점, ④ 원고는 이미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을 그 기한 내에 지급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으로부터 2016. 8. 30. 벌금 1,000,000원을 선고받아 그 무렵 위 판결이 확정된 점(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6고정40) 등을 종합하면, 위 근로자들은 원고에게 고용된 직원으로서 원고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고 그 임금을 지급하는 주체도 원고라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어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피고와 근로자들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 · 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 · 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 · 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 · 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2다96922 판결).

살피건대 위 기초사실에 갑 제2, 7, 8, 15, 18 내지 21, 23, 24호증, 을 제2, 5, 6, 7, 9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근로자들을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이들로 하여금 피고측의 지휘 · 명령을 받아 피고측을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갑 제17, 22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뒤집기 어렵다.

①

원고 소속 근로자들이 담당한 업무는 주방용품 제작의 코팅라인 및 품질검사, 포장라인에서의 코팅, 포장, 샌딩 등 업무인데, 이는 피고 회사 내 보안을 요하는 업무나 금전취급의 업무 등 전문성 · 기술성이 있는 업무와 구별된다.

②

원고의 사업장은 화성시 C면에 소재하고 있는데, 피고는 이와 관계없이 2014.경 그 공장의 소재를 화성시 C면에서 원주시 J면으로 이전하였고, 이로써 피고로부터 인력 공급도 중단되었다.

③

원고는 소속 근로자들의 조직 구성 및 피고 소속 근로자로의 전환 여부, 연장 근로 여부 등을 직접 결정하였고,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교육, 징계 절차 및 사직 등으로 인한 대체입력의 투입 등 업무도 모두 자체적으로 실시하였다.

④

원고는 소속 근로자들의 피고 회사 내 업무 수행과 관련한 담당책임자의 지위에서, 이들에 대한 지휘 · 감독을 직접 수행하였다.

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와 구분되는 사업장을 두고, 피고와 사이에 체결한 도급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인 기업조직, 설비를 갖추고 있었다.

따라서 위 근로자들과 피고와 사이에 근로자판견관계가 성립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도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성(재판장) 박현이 이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